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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level 10 주난
Date :  2021-03-07 00:10
Hits :  3776

정말 뒤늦게 Death를 재미있게 들은 사람의 뻘글

2020년 메탈스톰 어워드 데스메탈 부분 앨범을 찾아 듣다가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인도했다.
20년 넘은 음악이 이제야 들린다.

Death는 그 밴드명 그대로 ‘데스메탈 그 자체’로 불리는 데스메탈 계의 레전드 중의 레전드지만 정작 Death의 앨범 중에 전통적인 – 물론 전통적인 데스메탈이란 거 자체에 대해 수많은 견해가 있겠지만 – 데스메탈 앨범은 2집 『Leprosy』(1988) 정도일 것이다.

데뷔작인 『Scream Bloody Gore』(1987)는 데스라기보다는 스래쉬에 더 가깝고 이 앨범을 듣다보면 새삼 Slayer가 스래쉬-데스메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깨닫게 된다.
『Scream Bloody Gore』를 들으면서 Slayer의 『Hell Awaits』(1985)와 『Reign In Blood』(1986)가 떠오르지 않는 사람은 『Hell Awaits』와 『Reign In Blood』를 듣지 않은 사람뿐이다.

내 취향은 오히려 그런 데스-스래쉬와 데스메탈에서 벗어나 여러 가지 변화를 보여주던 시기의 Death다. 4~6집이 딱 그 시기다.
7집이자 마지막 앨범인 『The Sound of Perserverence』(1998)는 아직 많이 들어보지 않았고 4~6집 만큼의 재미는 없었다.

4~6집 또한 큰 틀에서 보자면 데스메탈이라 할 수 있지만 - 이 또한 선입견이라고도 할 수 있는 - 무식하게 때려부수는 데스메탈이 아니라 보다 세련되고 매끄럽게 들리면서도 변화무쌍한 데스메탈을 추구했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과거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스래쉬 메탈을 다시금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요즘 용어로는 테크니컬 데스메탈이라고 부르던 익스트림 프로그레시브라고 부르던, 4집 이후의 Death는 바로 그 장르를 만들어내는데 기여했고 그 장르에 속한 요즘의 어지간한 밴드보다 훨씬 재미있는 음악을 들려준다.

그러고 보니 블랙 메탈 레전드인 Emperor도 Death와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In The Nightside Eclipse』(1994)로 블랙메탈이 변방의 컬트가 아니라 음악적 가치가 있음을 증명했으며 『Anthems To The Welkin At Dusk』(1997)로 심포닉 블랙메탈이 무엇인지를 정의하자마자 『IX Equilibrium』(1999)에서는 스래쉬 메탈의 영향을 다시 드러내며 변화한 모습을 보였고 마지막 앨범인 『Prometheus: The Discipline Of Fire And Demise』(2001)는 프로그레시브-아방가르드 블랙메탈적인 모습까지 보여줬다.
비록 장르는 다르지만 하나의 장르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데 큰 영향을 끼친 대가들의 행보는 비슷해지는 모양이다.


내가 살고 있는 임대아파트에는 TV가 아예 없고 본가에 내려갈 때만 가끔 TV를 본다. 작년인가 재작년부터인가 TV를 틀 때마다 트롯트 관련 프로그램이 나왔다.

참가자가 나와서 한 곡씩 부를 때마다 ‘역대급’, ‘최고’, ‘믿을 수 없는’ 그야말로 전혀 믿을 수 없는 과장된 감탄사와 수식어를 붙이며 놀라는 출연진과 관객들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트롯 관련 프로그램에 나온 참가자 중에 20년은 고사하고 2년 뒤에 살아남을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이런 생각을 소위 ‘꼰대’, ‘틀닦’이라 불러도 좋다. 한순간의 유행으로 사라져갈 음악을 듣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10년, 2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놀라움을 주며 살아남은 음악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

Death는 분명 그런 밴드 중의 하나다. 어쩌면 20년 뒤에도 어떤 이가 나와 같은 글을 쓰고 있을 지도 모른다.

https://blog.naver.com/tryace7/222266828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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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8 reerror     2021-03-08 23:24
인정!!!
level 10 주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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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2024-05-23 21:56
간만에 COF - Cruelty and the beast 돌리는 중입니다. 명반 오브 명반입니다 ㅜ
fosel 2024-05-21 22:58
아침은 아직 춥던데;;;;
앤더스 2024-05-21 21:34
이제 여름 준비해야겠네요
fosel 2024-05-20 23:46
슬레이어의 Hell Awaits 떠오르는 밤이다... 안되겠다....한곡 때리고 자야겠다....
jun163516 2024-05-19 19:53
삼겹살에 소주 먹고싶은 저녁이군요 ㅎㅎ
fosel 2024-05-19 00:30
냉삼은 사랑입니다. ㅎㅎ
앤더스 2024-05-13 16:24
하루만 버티면 공휴일이네요~
fosel 2024-05-12 23:21
웰컴 투 월요병;;;;
fosel 2024-05-05 17:05
비 비 비 무슨 3연벙도 아니고....
am55t 2024-05-03 13:12
김재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