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가장 완전한 데스메탈을 하던 텍사스 데스메탈 컬트인 네크로보어와 동시대의 밴드이자 87년도라는 똑같은 년도에 앨범을 내기도 했던 어찌보면 네크로보어의 라이벌 격인, 그러나 네크로보어랑 똑같이 전설적인 미국 데스메탈 컬트이다. 이들은 데스메탈의 강성지인 플로리다 출신이면서도 당시 플로리다 데스, 더 넘어가 태동기의 데스메탈과는 다른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이들과 같이 가장 완전한 데스메탈이었던 네크로보어보다 더욱 데스메탈 스럽기도 하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리프에서 보이는 스래쉬의 잔존성을 아예 탈피했다는 점인데, 그러니까 리듬 뿐만 아니라 그 리듬을 통해 나오는 리프의 멜로디 역시나 어느정도 약간의 스래쉬성을 보유하던 당시 데스메탈과는 아예 리프의 구성요소들이 그 근본부터 달리 한다는 점이다. 우선 리듬을 살펴보자면 스래쉬 특유의 절도 있는 상태로 딱딱 끊어지면서 연속되게 진행되는, 즉 강렬한 리듬 강조를 통해 폭력성을 도출시키는 부분에서 완전히 탈피하였고 뿐만 아니라 아예 리듬이 겉으로 강조되는 것도 없이 그저 물흐르듯이 부드럽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외면에서 어느정도 리듬을 강조 시키는 스래쉬와 리듬을 리프의 흐름에 종속시켜서 멜로디의 진행을 더욱 자연스럽게 만드는 데스메탈의 차이를 잘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리듬 파트를 그렇게 개조시킨 덕에 리프의 동기들은 훨씬 더 커다란 자유도를 갖는다. 말인 즉슨, 강렬한 리듬아래 어느정도 리프 동기들을 절제시키고 종속시켜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멜로디를 형성하는 - 물론 스래쉬의 특징을 통한 어느정도의 일반화를 하였다. - 스래쉬 메탈에 비해서 데스메탈은 리듬보다 리프의 멜로디, 더 들어가서 리프를 구성하는 동기들이 리듬에 얽매이지 않은 채로 훨씬 풍부한 멜로디를 형성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은 증명한 것이다. 그 덕분에 리프들은 아주 정신 없이, 엄청난 속도로 흐르고 그 흐름 또한 굉장히 자연스럽고 부드럽다. 거기다가 리프 길이랑은 별개로 그 내부의 멜로디의 길이도 상당한데, 즉 절제된 멜로디 때문에 멜로디의 길이가 하나의 구체화를 형성하지 못하는 스래쉬랑은 다르게 아예 멜로디의 길이가 곧 리프의 길이로 될 정도로 멜로디가 길 뿐만 아니라 그만큼 풍부하다. 이 덕분에 리듬은 엄청난 속도를 통해 자유롭게 흘러가는 멜로디에 맞춰서 트레몰로 처럼 미니멀하게 흘러간다.
(리듬의 스래쉬성은 당시 사코파고나 세풀투라 등 몇 선구자들이 극복한 경우도 있지만 이들처럼 완전한 데스메탈을 보여주진 못했다. 더욱이 사코파고는 블랙메탈에 가까웠다.)
멜로디 그 자체로도 아예 후대 밴드들과 비교해봐도 왠만한 밴드보다 훨씬 데스메탈 적이고 아예 완전한 데스메탈 멜로디의 표본은 이 때 생성된게 맞다 싶을 정도로 완전한 수준이다. (이들의 라이벌 네크로보어 역시나 완전한 데스메탈 이었지만 리듬 부분에서 스래쉬의 그것을 완전히 청산하지 못하였고,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반음계의 성격이 강했다.) 아예 완전히 폐쇄적이기도 한데다가 더욱 뒤틀리게 들어오는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완벽하게 귀곡성 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데스메탈 특유의 혼돈적 에너지를 상당히 잘 살리고, 위에 언급한 무지막지한 속도랑 트레몰로 리프라는 강점이 작용해서 전혀 늘어짐 없이 엄청난 수준의 혼돈적 멜로디로 청자를 쪼아온다. (아마, 이들의 절정에 다다른 멜로디는 3번 곡 초반부에 나오는 Dies Irae의 오마쥬격인 멜로디 리프가 나올 때 일 것이다.)
기타 솔로도 상당히 자주 사용되다 못해 아예 주 리프에 곁들여지는 보조 리프 수준의 대위법 처럼 사용되는데, 주 리프가 엄청난 속도를 통해 청자를 몰아부친다면 기타 솔로는 그 뒤 오는 결정적인 후속타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주 리프에서 나오는 멜로디도 굉장히 풍부한 편인데 기타 솔로는 아예 완벽하게 귀신소리다. 아마 모비드 엔젤의 기타 솔로랑 상당히 흡사하다고 하면 흡사할 정도로 굉장히 혼돈스러울 뿐만 아니라 형체가 없이 공포스러운 채로 사방팔방 흩날리는 듯한 무언가를 연상시키는 완전한 혼돈의 멜로디이며 이 후속타를 통해 이들은 "완전한 데스메탈"이 무엇인지를 청자에게 톡톡하게 각인시켜 주고 있다.
포제스드랑 닮은 중고음의 날카로운 그로울링으로 일관하는 네크로보어랑은 다르게 유동적인 보컬을 보여주는데, 일반적인 육성 그로울링 부터 시작해서 일시적으로 날카로운 스크리밍을 지르다가도, 그 직전에는 육성 그로울링보다 더 낮은 음침한 저음 그로울링을 구사하는 등 상대적으로 밋밋했던 네크로보어보다 훨씬 생동감 있고, 혼돈성을 기초로하는 데스메탈의 색체에 딱 맞는 보컬 구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데스메탈의 일반적 특징인 밀폐된 공간감을 통해서 청자를 더욱 뒤틀어감으로써 혼돈성을 강조하는 것 답게 프로덕션도 상당히 밀폐되어 있고, 기타 톤 역시나 어느정도 두꺼운 상태에서 어둡게 잡아놔서 그런 밀폐감 조성에 상당히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거기다 저음 강조는 기본이고 고음도 상당히 강조가 잘 되어서인지 스크리밍 보컬이나 기타 솔로가 나올 때에도 상당히 자연스럽게 들릴 뿐만 아니라, 음질 역시나 데모 특유의 구린 음질이라고 하기엔 기타 톤이 너무 적절할 뿐만 아니라 기타 솔로가 나올 때의 저음의 기타 리프만 아니면 거의 모든 음역대가 선명하게 잘 들려서 오히려 상당히 성공한 프로덕션이라고 할 만하다. 이 부분 역시나 조악한 음질을 바탕으로 상당히 넓은 공간감과 날카로움을 강조하여서 음악적 특색을 살린 네크로보어랑 여러 차이 중에 또 다른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라고 할 만하다.
네크로보어와 함께 유명세나 음악적인 영향력은 크다고 볼 순 없지만 이들의 음악 자체는 당시로서는 가장 완전한 데스메탈이자 이미 완성판 데스메탈인 만큼 그 중요도는 분명히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분명 당시 유명한 초기 데스메탈 밴드들과 익스트림 메탈의 시초격 되는 스래쉬, 1세대 블랙에 밀리는건 맞지만 적어도 완전한 데스메탈의 탄생을 알고 싶다면 꼭 관심을 가져볼만한 전설적인 밴드라고 말할 수 있다. ... See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