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spheme –
Blaspheme (1983) |
90/100 Sep 21, 2014 |
신화, 영웅, 서사시 혹은 계몽주의에서 보인 인간에 대한 무한한 긍정을 바탕으로 하는 낭만주의적 감성은 인간을 더 큰 가능성과 긍정적 상상으로 이끌면서 제법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단연코 메탈에서는 이 헤비/파워메탈 쪽이 음악적 특징으로서 이러한 부분과 잘 맞아 떨어지는데, 음악의 표면적 부분부터 어둡지 않고 밝은 분위기에다가 클린 보컬과 멜로디를 바탕으로 하여 하나의 낭만적이면서 거대한 서사시나 영웅전기를 그려냄을 통해 인간의 초월을 바라는 초자연적/초인간적 대상에 대한 미메시스(대상에 대한 흉내를 통한 동화)를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블랙메탈의 경우에도 신화를 따르지만 주로 더 어둡고 진중한 분위기 속에서 주로 기독교를 비판하기 위해서 다른 종교적 요소를 통해 종교적 본성에 나약한 인간의 한계를 역설하고 그것을 공격하는 어느 정도 자연주의적 속성을 더 크게 띄고 있기도 하다.)
이런 특징을 굉장히 잘 표현한 작품 몇 가지를 꼽아보라면 주로 헤비메탈보다 멜로디와 구조가 더 발전한 파워메탈이 많이 들어가지만 몇몇 소수의 헤비메탈 앨범들은 웬만한 파워메탈을 능가하고 이런 특징을 더 진하게 띌 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그들보다 더 진보해 있는 경우가 있다. 지금 소개하는 이 앨범도 그러한데, 프랑스 헤비메탈의 전설 Blaspheme의 정규 1집의 앨범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표현하는 음악적 색체는 무엇인가? 먼저 프랑스적 낭만이다.
여타 헤비/파워가 그렇듯이 기본적으로 스래쉬 이후의 메탈들 보다 밝은 분위기인건 맞지만 이들은 그걸 넘어서 진정으로 낭만주의를 위한 음악이 아닌가 할 정도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부분은 텍스쳐의 공이 상당히 큰데, 보통의 헤비메탈처럼 무겁거나 까칠까칠한 느낌의 질감이 아니라 굉장히 부드러운 질감을 통해서 헤비함을 버린 대신에 밝게 트인 공간감의 프로덕션 안에서 낭만주의적 감성을 잘 살릴 수 있는 것이다.
헤비함의 상실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게 이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프랑스의 낭만이지 결코 일반 메탈에서 보이는 헤비함과는 거리가 멀며 결국 이를 통해서 메탈의 음악적 색체의 다양함과 깊이에 성공적으로 일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앨범 자켓이나 노래의 제목을 보면 전반적으로 사타니즘을 통한 반 기독교를 표현하고 있는 듯한데, 음악 자체가 표현하는 것은 그것과는 상당히 멀다. 이들과 동시대의 밴드인 high power 조차도 일반적 헤비메탈의 색체를 따르면서 좀 더 악마적인 느낌을 부여했지만, 이들은 그 악마적인 것은 그저 수단이고 오히려 이것을 프랑스 특유의 세속주의 법인 “라이시테”에 어울릴 법한 색체로 풀어낸다는 것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결국엔 이런 사타니즘적 요소를 도구 취급하며 기독교와 다를게 없음을 역설하고 궁극적으로 프랑스 특유의 계몽주의 정신으로 기독교를 조롱하고 있다고 봐도 지나침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아주 훌륭하게 음악적 주제와 거시적 색체를 정한 만큼 음악 자체와 그 미시적 영역도 헤비메탈 내에서 본좌급에 드는건 당연지사이고, 거시적 색체만큼이나 음악의 미시적인 부분도 어느 헤비메탈에선 볼 수 없었던 특이성과 높은 수준의 음악성으로 표출한다.
당시에 NWOBHM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면서 모터헤드식 리프를 차용함과 동시에 속도를 높여서 하드락적인 색체를 줄이는게 당시 헤비메탈의 트렌드였는데, 이들과 동시대의 다른 두 명의 전설도 거기에 동참하였으나 이들은 그런 부분들과는 꽤나 거리가 있는 듯한 음악을 들려준다.
즉, 이들의 리프의 형태는 당시 NWOBHM의 직선적인 리프들과도 꽤나 차이가 많이 나고, 의외로 락적인 리드미컬함이 상당히 살아있다. 그럼에도 오히려 하드락이 아니라 독특한 헤비메탈로 인식될 지경인데, 그러니까 기존 하드락에서는 메탈에 준하는 나름 직선적이고 빠른 속도 혹은 표면적으로 헤비한 리프나 상당히 그루브 하기만한 리프만 보여 주었던 것에 반해서 이들은 하드락의 리드미컬함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동시에 메탈이 강조하는 외적 헤비함을 죽이고 내적 무게감에 더 비중을 두는 것으로 메탈릭함을 살렸기 때문이다. 곡이 진행되면서 텍스쳐가 리프 하나하나에 무게감을 실어주는게 그것을 잘 증명하고, 덕분에 굉장히 직선적이고 전형적인 NWOBHM 노선의 음악을 들려주는 곡인 Magie Noire 에서는 표면적 헤비함은 강조되나 오히려 내적 무게감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멜로디 역시나 독특하다. 낭만적인 프로덕션에 어울리게 그 색체 또한 굉장히 낭만적이고, 어느 부분에선 웅장하기까지 하며, 고음 부분에선 분위기적 환기를 엄청난 기세로 폭파시키기도 하는 등 그 특이성이 극에 달하고 상당히 좋기까지 하다. 멜로디의 이런 특이성을 잘 들려주는게 리프도 그렇지만 오히려 보컬이 그것을 더 잘 보여주는데, 얇으면서도 청아하고 진한 음색뿐만 아니라 섹시(?)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을 자아내는 프랑스어로 부르는 덕에 음악의 색체에 한층 더 부합할 뿐만 아니라 굉장한 긴장감을 주는 고음을 수시로 넣거나 곡마다 하나의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처럼 멜로디를 진행시켜서 멜로디의 변화를 꽤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상당히 독특하다 볼 수 있다.
또한, 이들만의 독특한 고음이 강조되는 두 곡으로 Vengeance barbare 와 Enfer Paradise를 들 수 있는데, Vengeance barbare 에서는 인트로 부분에서 이들의 낭만을 다 압축해놓은 듯한 낭만적 색체의 고음의 기타 리프를 보여주고 Enfer Paradise 에서는 1:10대 까지 조용히 진행시키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다가 1:15초쯤에 갑자기 프랑스어로 합창을 하는 듯한 갱샤우트를 외치면서 아주 절묘한 진행을 하는데, 이 갱샤우트 하는 부분의 보컬이 뭔가 유령에 홀린듯한 섬짓한 느낌도 자아내서 시종일관 세속적 낭만을 표출하는 이들의 음악적 색체에 홍일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걸로 보이나 결국엔 멜로디 전반에 배긴 강한 낭만주의적 분위기로 그것을 덮어버리기도 한다.
비장할 때는 상당히 비장한데, Sanctuaire 에서는 중반부 까지 무게감 있는 파워 발라드처럼 진행하다가 그것을 반전시켜 폭발하는 형태라던가, 인스트루멘탈 곡인 Resurrection 에서는 비장함과 낭만적인 분위기가 한데 어우러진 것 답게 곡의 멜로디들도 상당히 중의적인 색체를 띄며, 기타 솔로를 통해서 낭만과 비장을 반복 하면서 양극단을 묘사하는 전개를 하기도 한다.
이들 최고의 곡이자 가장 비장한 곡인 Excalibur는 반복성이 강하면서도 서사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는 대곡이다. 절 – 후렴을 통해서 고조와 폭발 형태의 전개를 3번 정도 전개하는데, 인트로의 어쿠스틱 기타가 나오는 부분을 제외하고 절 부분에선 보컬만이 읊조린채로 고독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후렴에 들어와 기타 리프가 나오면서 비장함이 폭발하는 형태를 유지한다. 후렴의 길이도 다른데, 1절에서는 잠깐이었다가 2, 3절에서는 더욱 길어지는 형태로 단순한 것을 어느정도 탈피하기 위한 시도로 보여지고, 3번의 절이 끝난 이후엔 기타 솔로로 들어서면서 그 이후엔 중의적 색체의 리프위로 날쌘 보컬이 지나가더니 코다에 들어서서는 다시 비장하게 끝을 맺는 전개를 하며 대곡의 끝을 알린다. 이런 부분에 있어선 동시대 전설 High Power가 정규 1집 4번째 곡이 블랙메탈에 버금가게 어두운 분위기 내에서 앨범 전체의 유쾌한 분위기와는 정 반대되는 채로 사악함을 집중적으로 살린 것과 어느정도 비견될 만하나 이들은 앨범 전체의 낭만적 분위기를 잃지 않은채로 비장함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선 상당한 차이가 있다.
결과적으로, 음악 자체도 메탈에서 보여지는 낭만주의적 색체의 극단이라 할 만할 정도로 마냥 밝거나 어두운 분위기만 표출하는게 아닌 그것을 낭만주의에 종속시켜서 효과적으로 배출하고 있으며, 그러한 점에 있어서는 메탈에서 보여지는 낭만주의 본좌라 칭할 만하다. 또한, 미시적으로도 NWOBHM의 음악적 트렌드를 마냥 따라하지 않고 자기들만의 색체를 유지한채로 영국의 메탈을 비웃고 프랑스 메탈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독특한 음악성을 가졌다는 점과 사타니즘을 이용했지만 오히려 그것을 도구삼아 기독교를 비판하는 계몽주의적 낭만주의의 색체를 성공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도 이 앨범은 프랑스 메탈의 유산이라 할 만하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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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god –
Slumber of Sullen Eyes (1992) |
100/100 Aug 14, 2014 |
메탈의 속성중에 가장 근본적인 속성은 아주 지겹도록 얘기해도 안질리는 바로 "인간의 초월"에 있다. 그 표현방식은 참으로 다양한데, 영웅전기 같은 서사시를 이용한다던지 (파워메탈) 아니면 더욱 철학적/추상적 영역으로 비유화를 통해 인간의 부조리를 그려낸다던지 (데스메탈) 그 외에는 파워메탈과는 좀 다른 맥락으로 아예 신화적 요소를 직접적으로 끌여들여 기독교에 반대되는 종교적 요소를 통해 거대한 서사성을 구현한다던지 (블랙메탈) 하는 등의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물론 이게 다가 아닌건 당연하고, 일단은 저 셋이 가장 그 색깔이 짙기에 일단 저 셋을 넣었다.)
이 쯤 해서 메탈이 갖 는 인간 초월의 속성의 종결자를 가리자면 과연 누가 나올지에 대한 해답은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바로 핀란드 출신의 데스메탈 전설인 데미갓의 1집 앨범이다. 시종일관 비관적이고 데스메탈이 갖는 추상성 뿐만 아니라 그것에 일말의 인간성이 없는건 기본이고, 극도로 염세적이고 한편으로는 심대하게 강력한 맹목적 의지마저도 돋보이는 무서운 앨범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한 것을 통해 구체화된 이들의 음악은 거의 초월적으로 위대하다 싶을 정도의 역대급 데스메탈을 배출해내는건 당연한 일이다.
앨범의 전체적 흐름은 극도로 비관적이고 어두우나 여기엔 순전히 인간의 기준일 뿐인 선이나 악이란 개념은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시종일관 극단적인 비관성으로 인해 비춰지는 거대한 심연을 보듯 밀폐된 상태속에서 우주와도 같은 방대한 공간감을 연출한다.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알 수 없는 맹목적 의지는 극도의 비관에 한번 빠졌다가 후반부에 가서는 다시 초월을 위해 고난을 극복하듯이 위대하게 승천하여 유유히 빠져나오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쯤 되면 눈치챘겠지만 이 앨범은 전체적 구조가 명확하게 잡혀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 곡들의 수준도 상당히 뛰어나고 그들이 전체적 구조를 향해 상당한 통일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만큼 앨범의 전반적 멜로디들도 상당히 화려할 뿐만 아니라 극도로 어둡고, 그 색체는 굉장히 이질적이여서 외계 아니 인간의 인지능력을 초월한 듯한 독특한 느낌을 줘서 이들의 사운드에 신비로움을 부여한다. (물론 사운드를 들어보면 종교인들이 주장하는 신이란 개념과는 다른 무언가이다.) 그 양 또한 상당히 풍부한데, 그 풍부한 양으로 인하여 비관성을 단순히 일원화 시키지 않고 더 다각적으로 접근하는 듯한 느낌을 주어서 앨범의 전체적 주제에 대한 음악성의 깊이를 더할 뿐만 아니라 더욱 철학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물론 진정으로 화려하다는 것은 겉만 번지르르한게 절대 아니지만, 이들은 충분히 겉도 번지르르하고 그 내실 또한 괄목할만 하다. 개별 리프의 텍스쳐들은 선명한게 당연하고, 저돌적인 리프라던가 육중하게 짓뭉게는 브레이크 부분에서 조차도 멜로디는 유지되면서 이들의 음악적 주제를 끊임 없이 고찰시키는 일종의 장치적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보통의 메탈의 경우는 동기를 구성하는 음들까지 신경쓰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들은 그런 초 미시적인 부분까지 상당히 잘 다듬어서 지속적인 멜로디 형성에 유리한 음들만을 엄선한 다음 - 덕분에 멜로디가 풍부한 대신 미시적으로 보면 음의 종류는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 그것들을 조합하여 동기와 리프를 만드는 식으로 기본적인 음악적 틀을 만든다. 이 앨범을 듣고 있으면 상당히 육중하고 헤비함에도 지속적으로 풍부한 멜로디가 나오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고, 그러니까 이건 기존의 메탈에서도 볼 수 없었던 초월적인 수준의 깊이라는 점이라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결정적으로 이것을 이용해서 각 리프마다 리프가 갖는 객관적 특징을 이용하여 이들이 표현하는 여러 특징들을 아주 역동적이고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말 말도 안되지 않는가? 이들이 갖는 초월적 비관성과 그에 대한 초월적 의지의 산물 및 위에 설명한 모든 요소는 이런 식으로 만들어 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개별 곡들의 구조 또한 굉장히 뛰어나다. 기본적으로 데스메탈 답게 당연히 순환형 구조를 탈피했으며, 그 기본 특성인 혼돈 형태보다는 더 서사적이고 모험적이나 난잡해지는 일이 없는 견고한 형태의 구조를 모든 곡들이 띄고 있다. 앨범의 전체적 구조인 거대한 비관속에 빠진 뒤 맹목적인 의지로 그 곳에서 부터 탈출하고 인간의 인간에 대한 초월이라는 발전적인 전개와 밀폐됨과 동시에 하나의 거대한 우주를 연상시키는 공간감과도 상당히 잘 어울리는 개별 구조라고 볼 수 있다. 개별 곡을 이어서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앨범의 논리적 구조는 문제가 없고, 상대적으로 6번 기점으로 보았을 때 후반부가 전반부 보다 뒤쳐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분명히 전반부 곡들이 더 뛰어나고 후반부가 떨어지는건 맞으나 이것을 앨범 전체 구조에 기인해 해석하자면 이들이 강조하는 극단적인 비관성과 염세성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초반부 곡을 더 뛰어나게 설정한게 아닌가 싶으며, 뿐만 아니라 거기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숨겨져 있는 맹목적인 의지에 대한 어느정도의 복선을 남겨두었다고도 할 수 있다. 특히 6번 트랙의 절정 부분에서 그것이 터질 때 앨범의 전체적 분위기는 180도 환기됨과 동시에 비관의 강조 대신 맹목적인 의지를 더욱 표면에 강조시킴으로써 1번부터 5번까지의 그 어려웠던 고난을 뚫고 올라온 것에 대해 효과적인 강조를 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 즉 전반부는 인간 그 자체의 한계와 그로 인한 극단적 비관을 상징했다면 그 뒤에 후반부는 어느정도 그것을 돌파하고 초월의 길에 한층 더 다가간 것에 대해 환기 시키기 위한 역할로 곡을 상대적으로 쉽게 만들었다고 생각을 해볼 수도 있다. 결국 그 결실은 10번 곡을 통해서 완벽하게 돌파하며 11번을 통해 드디어 초월의 경지를 잡게 된다. 즉, 이를 통하여 발단 - 전개 - 절정 - 마무리의 논리적 구조를 완벽히 완성했다는 점이다.
이렇듯 총제적으로 종합 해보았을 때 데미갓의 이 앨범은 메탈을 넘어 역사적인 유산인게 분명하고, 그 음악적 가치는 가히 초월적으로 위대하다고 할 만하다. 또한, 이렇게 극소수의 훌륭한 메탈은 이 정도로 음악적인 근거와 그에 따른 뛰어난 철학적 사유를 갖는데, 메탈의 고전적 오마쥬의 그 특성상 그게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으로, 분명 메탈을 들으면서 이를 따지는건 우스운 일일수도 있으나 이를 그냥 오락으로 받아들이느냐 이를 통하여 더 발전적인 행위를 하느냐는 청자의 몫에 달려있고, 이 앨범은 그에 따른 촉매제가 되던지 아니면 단순한 놀이로 전락하던지 할 수 있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것은 각자 알아서 선택하길 바란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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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matory –
Denial (1992) [EP] |
80/100 Aug 14, 2014 |
1. 펑크/스래쉬적 리프와 리듬의 직접적 사용
2. 거대한 기타톤
3. 직선적인 전개 및 개성 부족
위의 세 가지는 스웨덴 데스메탈의 특징이다. 물론 뛰어난 몇 밴드들은 그렇지 않지만 평균적인 특징을 종합해보면 저러한 특징이 나오고, 그 평균들은 저런 특징들을 눈치 없게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 된 것 역시 스웨덴 데스메탈의 현실이다.
직선적인 펑크/스래쉬 드럼은 직선적인 리프를 만들고 그 리프들은 필연적으로 스래쉬의 리듬을 띄며 다만 스래쉬 만큼 절도있거나 폭력성을 가미한 것도 아닌채로 뜬금 없이 펑크적인 리듬을 경박한 그루브로 해소하는데 거기 에 거대한 기타톤은 이런 분위기에 어울리지도 못한채로 과도한 느낌만 남은 채 음악의 일관성에 해를 줄 뿐만 아니라 데스메탈의 특징도 살려내지 못한다. 그럼 뛰어난 탈-스웨덴 데스메탈 말고 이런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로 상향평준화를 시킨 밴드가 있는가? 바로 이들이다.
이들은 저 모든 특징을 망라한다. 기타 톤은 거대하며, 대놓고 펑크/스래쉬 리듬과 아예 스래쉬 브레이크에 나올법한 리프 전개를 쓰기도 하고, 전개도 비교적 직선적이다. 그러면 이들은 곧이 곧대로 받아 들였는가? 살펴보자.
1. 거대한 기타 톤을 위시로한 프로덕션은 오히려 둔하고 멍청한 느낌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의 앨범 커버에 걸맞게 이세계적인 분위기 아래 추상적으로 보이는 거대한 괴물이 꿈틀대는 듯하며, 거대한 기타 톤을 지나치게 확장하지 않고 거대하지만 정도를 지키되 다른 악기들도 명료하게 들리면서 분위기는 일관되고 집중이 되는 분위기를 유지한다.
2. 직접적인 펑크/스래쉬 리프의 사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트랙 전체에 아예 그런 부분마저 따로 있는게 부지기수 이지만, 전혀 경박한 그루브로 푸는게 아니라 오히려 이것을 유연하게 풀어내고, 특히 3번 트랙의 인트로는 아예 스래쉬 브레이크에나 나올법한 리프로 점진적인 변화를 주는 것이 일품이다.
3. 직선적으로 보이는 리프들이 주를 이뤄서 직선적인 듯 보이지만 시시각각 변화를 준다. 비교적 스케일이 크지 않으나 이세계적인 데스메탈 리프가 바탕이라서 저 2번의 리프들과 잘 어울리는데 이를 바탕으로 중간 중간 2번의 리프를 브레이크의 용도로 삽입시켜서 예상을 깨는 등의 유연한 구조를 형성한다.
이런 특징들처럼 이 앨범은 평균적인 스웨덴 데스에서 보이는 특징(들이자 단점)을 훌륭하게 상향평준화를 시켰고, 여타 좋다고 판단되는 다른 데스메탈에 비해서 펑크/스래쉬 리프의 직접적인 사용이나 일반적인 구조 등으로 그 음악성이 일반적이고 비교가 안 될 수 있으나 ‘스웨덴 데스메탈 특징들의 상향 평준화’에 공헌한 점에 있어서는 꽤나 괜찮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고, 그 원리이자 단점들에 충실함에도 그것들을 자신들의 개성으로 승화시킨 충분히 개성 있는 앨범이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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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ubus –
Incubus (1987) [Demo] |
85/100 Aug 11, 2014 |
당시 가장 완전한 데스메탈을 하던 텍사스 데스메탈 컬트인 네크로보어와 동시대의 밴드이자 87년도라는 똑같은 년도에 앨범을 내기도 했던 어찌보면 네크로보어의 라이벌 격인, 그러나 네크로보어랑 똑같이 전설적인 미국 데스메탈 컬트이다. 이들은 데스메탈의 강성지인 플로리다 출신이면서도 당시 플로리다 데스, 더 넘어가 태동기의 데스메탈과는 다른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이들과 같이 가장 완전한 데스메탈이었던 네크로보어보다 더욱 데스메탈 스럽기도 하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리프에서 보이는 스래쉬의 잔존성을 아예 탈피했다는 점인데, 그러니까 리듬 뿐만 아니라 그 리듬을 통해 나오 는 리프의 멜로디 역시나 어느정도 약간의 스래쉬성을 보유하던 당시 데스메탈과는 아예 리프의 구성요소들이 그 근본부터 달리 한다는 점이다. 우선 리듬을 살펴보자면 스래쉬 특유의 절도 있는 상태로 딱딱 끊어지면서 연속되게 진행되는, 즉 강렬한 리듬 강조를 통해 폭력성을 도출시키는 부분에서 완전히 탈피하였고 뿐만 아니라 아예 리듬이 겉으로 강조되는 것도 없이 그저 물흐르듯이 부드럽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외면에서 어느정도 리듬을 강조 시키는 스래쉬와 리듬을 리프의 흐름에 종속시켜서 멜로디의 진행을 더욱 자연스럽게 만드는 데스메탈의 차이를 잘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리듬 파트를 그렇게 개조시킨 덕에 리프의 동기들은 훨씬 더 커다란 자유도를 갖는다. 말인 즉슨, 강렬한 리듬아래 어느정도 리프 동기들을 절제시키고 종속시켜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멜로디를 형성하는 - 물론 스래쉬의 특징을 통한 어느정도의 일반화를 하였다. - 스래쉬 메탈에 비해서 데스메탈은 리듬보다 리프의 멜로디, 더 들어가서 리프를 구성하는 동기들이 리듬에 얽매이지 않은 채로 훨씬 풍부한 멜로디를 형성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은 증명한 것이다. 그 덕분에 리프들은 아주 정신 없이, 엄청난 속도로 흐르고 그 흐름 또한 굉장히 자연스럽고 부드럽다. 거기다가 리프 길이랑은 별개로 그 내부의 멜로디의 길이도 상당한데, 즉 절제된 멜로디 때문에 멜로디의 길이가 하나의 구체화를 형성하지 못하는 스래쉬랑은 다르게 아예 멜로디의 길이가 곧 리프의 길이로 될 정도로 멜로디가 길 뿐만 아니라 그만큼 풍부하다. 이 덕분에 리듬은 엄청난 속도를 통해 자유롭게 흘러가는 멜로디에 맞춰서 트레몰로 처럼 미니멀하게 흘러간다.
(리듬의 스래쉬성은 당시 사코파고나 세풀투라 등 몇 선구자들이 극복한 경우도 있지만 이들처럼 완전한 데스메탈을 보여주진 못했다. 더욱이 사코파고는 블랙메탈에 가까웠다.)
멜로디 그 자체로도 아예 후대 밴드들과 비교해봐도 왠만한 밴드보다 훨씬 데스메탈 적이고 아예 완전한 데스메탈 멜로디의 표본은 이 때 생성된게 맞다 싶을 정도로 완전한 수준이다. (이들의 라이벌 네크로보어 역시나 완전한 데스메탈 이었지만 리듬 부분에서 스래쉬의 그것을 완전히 청산하지 못하였고,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반음계의 성격이 강했다.) 아예 완전히 폐쇄적이기도 한데다가 더욱 뒤틀리게 들어오는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완벽하게 귀곡성 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데스메탈 특유의 혼돈적 에너지를 상당히 잘 살리고, 위에 언급한 무지막지한 속도랑 트레몰로 리프라는 강점이 작용해서 전혀 늘어짐 없이 엄청난 수준의 혼돈적 멜로디로 청자를 쪼아온다. (아마, 이들의 절정에 다다른 멜로디는 3번 곡 초반부에 나오는 Dies Irae의 오마쥬격인 멜로디 리프가 나올 때 일 것이다.)
기타 솔로도 상당히 자주 사용되다 못해 아예 주 리프에 곁들여지는 보조 리프 수준의 대위법 처럼 사용되는데, 주 리프가 엄청난 속도를 통해 청자를 몰아부친다면 기타 솔로는 그 뒤 오는 결정적인 후속타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주 리프에서 나오는 멜로디도 굉장히 풍부한 편인데 기타 솔로는 아예 완벽하게 귀신소리다. 아마 모비드 엔젤의 기타 솔로랑 상당히 흡사하다고 하면 흡사할 정도로 굉장히 혼돈스러울 뿐만 아니라 형체가 없이 공포스러운 채로 사방팔방 흩날리는 듯한 무언가를 연상시키는 완전한 혼돈의 멜로디이며 이 후속타를 통해 이들은 "완전한 데스메탈"이 무엇인지를 청자에게 톡톡하게 각인시켜 주고 있다.
포제스드랑 닮은 중고음의 날카로운 그로울링으로 일관하는 네크로보어랑은 다르게 유동적인 보컬을 보여주는데, 일반적인 육성 그로울링 부터 시작해서 일시적으로 날카로운 스크리밍을 지르다가도, 그 직전에는 육성 그로울링보다 더 낮은 음침한 저음 그로울링을 구사하는 등 상대적으로 밋밋했던 네크로보어보다 훨씬 생동감 있고, 혼돈성을 기초로하는 데스메탈의 색체에 딱 맞는 보컬 구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데스메탈의 일반적 특징인 밀폐된 공간감을 통해서 청자를 더욱 뒤틀어감으로써 혼돈성을 강조하는 것 답게 프로덕션도 상당히 밀폐되어 있고, 기타 톤 역시나 어느정도 두꺼운 상태에서 어둡게 잡아놔서 그런 밀폐감 조성에 상당히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거기다 저음 강조는 기본이고 고음도 상당히 강조가 잘 되어서인지 스크리밍 보컬이나 기타 솔로가 나올 때에도 상당히 자연스럽게 들릴 뿐만 아니라, 음질 역시나 데모 특유의 구린 음질이라고 하기엔 기타 톤이 너무 적절할 뿐만 아니라 기타 솔로가 나올 때의 저음의 기타 리프만 아니면 거의 모든 음역대가 선명하게 잘 들려서 오히려 상당히 성공한 프로덕션이라고 할 만하다. 이 부분 역시나 조악한 음질을 바탕으로 상당히 넓은 공간감과 날카로움을 강조하여서 음악적 특색을 살린 네크로보어랑 여러 차이 중에 또 다른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라고 할 만하다.
네크로보어와 함께 유명세나 음악적인 영향력은 크다고 볼 순 없지만 이들의 음악 자체는 당시로서는 가장 완전한 데스메탈이자 이미 완성판 데스메탈인 만큼 그 중요도는 분명히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분명 당시 유명한 초기 데스메탈 밴드들과 익스트림 메탈의 시초격 되는 스래쉬, 1세대 블랙에 밀리는건 맞지만 적어도 완전한 데스메탈의 탄생을 알고 싶다면 꼭 관심을 가져볼만한 전설적인 밴드라고 말할 수 있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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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crovore –
Divus De Mortuus (1987) [Demo] |
85/100 Jun 26, 2014 |
텍사스에서 86년도에 결성 되었고 87년도에 이 전설적인 데모를 발매하였으며, Incubus 와 함께 80년대 미국 데스메탈 컬트의 양대 산맥이다.
당시 모비드 엔젤과의 교류도 있었다는데, 그걸 증명하듯 음악 내적으로도 당시로써는 가장 완전한 데스메탈을 들려준다. 커다란 특징이라면 포제스드를 전체적으로 더욱 어둡게 하고 잔존해있는 스래쉬성을 거의 제거해버리면 이러한게 나온다 싶을 만큼 포제스드를 바탕으로 하는 느낌이 강하면서도, 그보다 훨씬 혼돈적이다.
보컬부터 제프 베세라랑 흡사한데, 흔히 알고있는 저음의 두꺼운 그로울링이 완전히 정립되기 전의 중음의 톤에서 비교적 날카로운 상 태의 그로울링을 구사하면서 제프 베세라 보다 더 강하게 끌어내어서 혼탁한 회오리가 몰아치는 분위기에 잘 어울리며, 기타 솔로 역시나 데스메탈 적으로 완전하게 뒤틀린 멜로디의 귀곡성을 제대로 보여줌과 동시에 진행 방향이 어느정도 딱딱 맞게 떨어지는 스래쉬의 기타 솔로랑은 다른 아예 그 마저도 예측 할 수 없는 완전한 데스메탈적 혼돈에 부합하는 등 포제스드에서 보인 데스메탈의 요소들을 훨씬 극대화 시켰단 느낌이 강하다.
그에 걸맞게, 리프들은 데스메탈적인 혼돈스러운 멜로디를 자주 사용하면서도 거시적인 틀로 보면 스래쉬성을 거의 완전하게 제거 하였으나, 스래쉬에서 보인 반음계 적인 틀은 100% 청산하진 못했는데, 이로 인해서 리프 진행 방향의 큰 틀을 보면 스래쉬랑 형태는 다르지만 어느 정도 스래쉬처럼 절도 있게 리듬이 맞아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정확하게, 리프에서 나오는 멜로디들은 스래쉬를 완전히 탈피하였으나 리프를 구성하는 각 동기들은 그 진행방향을 스래쉬 특징인 반음계 적인 리듬을 통해 굉장히 절도 있는 진행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데스메탈은 그 특성상 스래쉬처럼 리프 동기들이 갖는 진행 방향의 틀이 정해져 있을 경우엔 높은 자유도를 바탕으로 나오는 거시적 혼돈성을 재현하기 어렵게 되지만, 바꿔 말하면 이런 특징을 갖을 수 밖에 없는 80년대의 태동기 데스메탈임에도 불고하고 후대 올드스쿨 데스메탈에 나오는 거시적 혼돈성을 이 데모는 아주 성공적으로 재현했다고 말할 수 있다.
거시적인 리프 진행 방향의 준-반음계적인 틀로 인하여 멜로디도 직접적으로 강조되는 듯 아니어서, 후대에 나올 올드스쿨 데스메탈 보다 멜로디가 부족해 보일 수 있는데, 오히려 이들은 그것을 강점으로 활용한다. 사실 멜로디는 웬만큼 풍족할 뿐만 아니라 아직 남아있는 약간의 거시적 절도성 으로 인해 오히려 굉장히 ‘흉폭하고 공격적인’ 느낌도 준다는 점이다. 즉, 이들의 전체적인 사운드가 그려내는 것을 보면 거대한 공동묘지에 몰아치는 해골의 회오리가 보이는 공포인데, 저런 준-반음계적 특징 때문에 이런 회오리가 더욱 흉폭 하게 다가오는 느낌을 주어서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다시 한번 뒤집어 말하면 당시 데스메탈 들이 스래쉬의 반음계적인 틀을 완전히 탈피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들에 비해서 그 특징을 제대로 활용을 못했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들의 이런 데모 전반에 걸친 음악적 특징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곡은 바로 데모 타이틀곡인 3번곡인데, 여타 저음 상태에서 준-반음계처럼 지속되는 다른 곡들의 리프들과는 다르게 리프들의 틀은 반음계처럼 진행되나 멜로디는 완전한 멜로디이며, 솔로에서 보여지는 고음처럼 진행된다. 인트로의 리프는 잠깐이지만 상당한 수준의 긴박한 공포를 극대화 시키는 날카로운 멜로디이며, 특히 브레이크 리프는 준-스래쉬 브레이크 적인 헤비함과 절도있는 리프 속에서도 기존 리프처럼 완전한 멜로디의 형태를 유지함과 동시에 멜로디들은 해골회오리가 모든 걸 뭉게는 듯한 이질적인 헤비함을 선사하는 사기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곡 자체의 구조도 절과 후렴을 두 번 반복하는 전반부의 순환 구조에서 브레이크 리프로 들어선 이후에는 두 번의 브레이크 리프 절을 진행하고 보컬 부분을 없앤 전반부 절의 리프들을 그대로 갖다 쓰면서 혼돈적인 솔로를 대위법으로 넣어주는 등 어느 정도 전형적이지만 당시 스래쉬보다 굉장히 발전된 변형 순환/기초적인 혼돈형 구조를 보여준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들의 가장 큰 무기는 지극히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바로 (일반 대중들 기준에서 보았을 때) 최악의 녹음 상태에서 나온 걸작 프로덕션 이다. (어디까지나 일반 대중들 시선으로) 기타 소리는 엄청나게 짓뭉게 졌으며, 베이스가 상당하게 강조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녹음의 상태도 소음이 굉장히 심한 듯해서 아예 난장판인데, - 자세히 보면 – 이런 상태에서도 기타 소리는 나름대로 꽤나 명료할 뿐만 아니라 드럼 치는 소리가 지나치게 강조 되었지만 듣는 데는 불편함이 없고 특히나 기타 솔로의 고음 부분은 되려 굉장히 날카로운 것 때문에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단지 불편한 것이라면 첫 곡의 저음으로 내려가는 부분에서 소리가 심하게 짓뭉게 진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프로덕션으로 인해 기타 소리가 소음 속에 가려진 느낌이 강해서 그 리프들 역시나 마찬가지가 되는데, 바로 이 점이 이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거대 공동묘지 안의 해골 회오리바람이 휘몰아치는 혼탁함과 그로 인한 공포의 조성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교적 깔끔해진 88년도 녹음본 트랙을 들어보면 –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 상대적으로 이들의 음악적 색체가 상당히 죽어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렇듯 총체적으로 굉장한 수준의 사기적인 데모를 내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탓에 데스메탈 전반에 대한 영향력은 어느 정도 전무해 보이긴 하지만 이들이 해외에서 컬트 취급 받는 것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고, 분명히 데스메탈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데모이자 밴드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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