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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level 5 GammaPriest
Date :  2011-04-07 18:47
Hits :  7607

2001메탈페스트 후기 딴지일보에 있군요

1999년도부텀 해 거르지 않고 여름씨즌을 맞아 꾸준히 기획되었던 대형 롹 페스티벌은 지금까지해서 성공은 둘째치고 뭔 탈없이 치뤄진 게 약에 쓸려고 해도 없을 정도다.

기획사마다 공연 매뉴얼이라는게 갖춰져 있는 나라가 아니라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진행상의 미숙은 아직 걸음마단계인 국내 대형공연기획의 일천함을 고려해서 일단 제쳐 두더라도, 공연 인구의 저변이 얕아 대중의 참여율도 상당히 저조했으며, 무엇보다도 우째된 일인지 롹 페스티발만 있다면 천재지변 호환 마마 등의 무서븐 재앙이 닥쳐서 행사에 결정타를 먹이곤 했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을 기하여 두 개의 국직한 대형 롹 페스티발이 열린다는 소문이 팔도의 롹남롹녀들의 가슴을 부풀어 오르게 만들었으니, 고것은 바로 동두천 소요 롹 페스티발과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탈페스트 2001 여름 대공습이었던 거시다(관청에서 주최한 무료 행사였던 부산 국제 롹 페스티발은 일단 논의에서 제외하도록 한다). 그/런/데,

소요 롹 페스티벌은 가서 봤거나 소식 전해 들은 분덜께선 익히 아시겠다시피, 천재지변과 지나친 운영상의 미숙이 결합되어 말아먹은 모범적 케이스로 자리매김되어 버렸고, 결국 세풀투라와 슬레이어의 투톱체제를 자랑하는 메탈페스트 2001 공연만이 롹팬들의 마지막 기대주로 부상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본 기자를 비롯한 공연 관람자덜은 공연 당일 동대문 운동장을 떠나면서 아주 떨떠름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되었단 말이다. 부실한 준비과정을 거쳐 당일 미숙한 진행까지 이어져 왔다는건 여실했지만, 공연 내용으로 보아 마냥 쒯 공연으로 몰아부치기엔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는 거다. 그/래/서,

요번 좌충우돌 코너에서는, 완전히 상반된 두 개의 관점을 가지고 본 공연에 대한 평가작업을 수행하고자 한다. 주로 공연 진행에 관한 부분에 있어서는 심도깊은 쒯적 관점에서의 분석이 시도될 거시고, 내용면에 있어서는 개별뮤지션들의 무대를중심으로 긍정적인 답안을 도출해 보고자 노력할 거시다.


후기 1 - 투덜이 스머프 버전, "씨바, 돈 물어내란 말이야!"

2001. 8. 23, 목요일, 동대문 운동장 축구장

원래의 공연 시작 예정시간은 오후 5시 30분, 간신히 시간 맞춰 동대문에 도착했다. 운동장 바깥으로 리허설 싸운드는 새어 나오는데, 공연장 주변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기획사 측에서 리허설을 관객들에게 공개하겠노라며 일찌감치 입장시킬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장 주변은 물론 리허설이 진행되는 운동장 안쪽에서도 시끌벅적 왁자지껄 싸운드는 이상시럽게도 전혀 새어 나오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이상스러울 정도의 조용함이 존재할 수 있으려면 반드시 한 가지 전제가 따라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공연장의 내부가 텅 비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조런 우려는 결국 현실화되고야 마는데, 공연시작후 확인한 결과 스탠딩석으로 구분되어 있는 구획에 1/4정도도 관객이 차지 못했다는게 드러났다. (1만 5천명 수용가능 공간에 유료관객은 단 700여명)

동대문 운동장 안쪽에는 따로 울타리를 만들어놓은 스탠딩석으로 관객들의 입장을 허하지 않은채 멀찌감치 대기시켜 놓고 있었고 무대에서는 지리한 사운드 체크와 리허설이 계속되고 있었다. 시간을 끌고 끌다 7시쯤에야 관객들이 자신들의 자리에 찾아들어가기 시작했고, 정작 공연은 예정시간에서 정확히 두 시간 지연된 7시 30분부터 시작되었다.

밴드 미스테리 출신의 울나라 기타리스트 안회태가 재적하고 있는 독일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 톡식 스마일이 오프닝을 열었는데, 테크니컬한 연주는 수준급이었으나 2시간동안의 기다림에 기진맥진한 관객들의 흥분을 돋궈줄 만한 음악은 아니었고 게다가 장시간의 사운드체크/리허설을 한 보람을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저음부만 강조되는 등 불안한 모습이 역력했다.

요런 싸운드 문제는 뒤이은 팀들에게서도 계속 돌출되는데, 계속해서 막간 최소 30분 이상씩 잡아먹어 관객들 입에서 십원짜리가 쏟아져 나오게끔 길게길게 세팅/체킹/리허설을 했으면 기다린 보람이 있어야 될텐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빠따로 나왔던 어메리카 뉴욕 출신의 하드코아 밴드 비전스 오부 디스오더 무대의 경우 베이스 소리가 다른 싸운드를 몽조리 잡아먹어 버렸고, 세풀투라의 경우 베이스 드럼 싸운드가 스네어 드럼 소리보다 크고 둔탁하게 나서 감상에 심각한 차질을 일으키기도 했다.

베이스 싸운드만 이빠이 내세운 핌프 롹 밴드 비전스 오부 디스오더

뒤로 갈수록 싸운드 체킹 시간이 조금씩은 단축되는 기미가 보이긴 했다만, 초반부의 경우 거의 한 팀의 공연시간과 맞먹는 사운드체킹 지연 플레이 덕택에 흥분과 기진맥진이 장시간에 걸쳐 반복되는 피곤한 공연이 되어 버렸단 거다. 딴에 기획사측에서는 관객들이 지루해 할까봐 사운드체킹 시간동안 대형 스크린을 통해 판테라 내한공연 비됴를 틀어주었는데, 그거 가지고 기진맥진 열받은 관객들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원성만 높아져 갔다. "씨바, 여기가 무슨 비됴방이냐?!"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관객들의 분노가 최고치에 이르게 된 거슨, 첫 팀 무대가 끝난 후 뒤늦게서야 장내방송을 통해 원래 참가하기로 했던 울나라 밴드 크래쉬와 디아불로가 사정상 공연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내용을 알려주었을 때였다. 또한 데스메탈 밴드 아치 에너미 역시 건강상의 문제로 내한하지 못했다는 사실 역시 마지막 팀인 슬레이어가 무대에 올라오기 직전에야 방송으로 주지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출연을 예상치 못했던 톡식 스마일을 제껴 놓는다면, 원래 예정된 참가밴드 7팀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3팀이나 빵꾸를 냈다는 얘기다.

결석 사유를 밝힌 아치 에너미와는 달리, 크래쉬와 디아불로의 불참에 대해서는 당일 주최측으로부터 어떤 해명이나 이유를 듣지 못했는데, 본 기자가 그 이유를 캐내기 위해 심층잠입취재에 돌입한 결과, 관계자로부터 다음과 같은 신빙성있는 정보를 빼낼 수 있었다.

그렇다. 크래쉬와 디아불로는 분명히 동대문 운동장에 갔었다. 그러나 거기에 도착한 울나라 밴드들은 그곳에서 그만 못볼 것들을 보고 말았다. 그 무대는 울나라 밴드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던 그런 공연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건너온 밴드들 리허설에는 세월아네월아 시간을 무작정 땡겨 주었으면서, 울나라 밴드들에게는 리허설 시간을 주지도 않았다는 거시다. 지금까지의 다른 대형 국제롹공연에서도 악행처럼 반복되었던 국내뺀드 무시가 여기까지 계속되자 참지 못한 크래쉬와 디아불로는 악기 싸가지고 돌아가 버렸단 얘기다.

원래 5시간으로 예정되어있던 전체 공연은, 거의 절반정도를 세팅시간으로 갉아먹으면서 만 6시간이 지난 새벽 1시 30분쯤에 막을 내렸다. 그것도 세 팀이나 무대에 서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사정 변경시의 대책 마련은 물론, 원래의 진행 시나리오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는 증거다. 세 팀이 불참했다는 거 빼면 별다른 돌발상황이나 사고도 없었음에도.

막스 카발레라의 부재와 지나치게 컸던 베이스 드럼 소리가 아쉬웠던 세풀투라의 무대

하여튼, 당 공연은 체계적인 준비 부족으로 당일날 진행하며 우왕좌왕만을 되풀이하는 울나라 공연문화의 미숙함과 함께, 그 잘못이나 시행착오를 눈가리고 냐옹하는 식으로 덮어 버리려는 태도 역시 완벽하게 드러낸 행사로 결론지을 수 있다. 공연이 끝나고, 크래쉬와 디아불로의 불참에 대해 기획사측의 해명과 사과를 들어야 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다가 안전요원에 의해 끌려나가던 어느 열사의 의지를 받들어 담과 같이 결론을 내리고자 한다.

"약속 안 지켰으니 돈 일부라도 돌려달란 말야!!"

후기 2 - 울나라에서 이정도가 어디냐? 버전

2001. 8. 23, 목요일, 동대문 운동장 축구장

당 공연 기획의 결정적인 패착은, 휴가철 다 지나가고 난 어느 평일날을 디데이로 잡았다는데 있다. 특히, 엔트리 넘버들의 면면들이 대부분 80말 90초 시기의 롹팬들에게 크게 어필했던 밴드들이었던 만큼 팬덜의 대부분인 20대 중후반의 직장인세대들이 평일 오후 5시의 공연 티켓을 예매하는게 이땅에서 쉬운 일이겠냐 말이다. 슬레이어와 세풀투라의 만만찮은 국내 지명도를 생각한다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낮은 객석 점유율은 조런 이유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는거 아니겐냐.

사실 공연이라는 게 절반은 관객들이 부니기 만들면서 완성되는 거실진대, 저런 이유들과 함께 아직은 국내에 정착하지 못한 생활밀착적 공연문화의 부재 땜시 1/4정도의 헐빈한 인원으론 암만 진행이 매끄러웠다손 치더라도 무삼 흥이 났겠냐 이말이다.

게다가, 이왕 지연되고 질질 끌었던 사운드 세팅 시간 동안에는, 그나마 판테라 내한공연 영상을 틀어주었던게 아무 이벤트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았냐? 그런 대형 화면과 빵빵한 싸운드 환경에서 라이브 비됴를 보는 것도 어케 보면 색다른 경험일 수도 있고 말이지.

그리고 다른 진행상의 과실과 미숙은 접어두더라도, 막상 무대에 올라왔던 각 뮤지션들의 공연 내용은 거의 흠잡을 데가 없었다는 게 사실이다. 스터디움 다이의 무대에도 꽤 서본 넘들일텐데, 이 정도의 조촐하다 못해 초라한 인원수를 보고 잔뜩 삐져서 빵꾸내고 돌아가 버리지나 않을까라는 조마조마성 생각도 들었는데, 각 팀들의 액션이나 혼신을 다한 연주는 감격적이기까지 했다니까.

그리고, 다소간의 짜증과 단지 기다림 때문에 탈진한 사람들에게, 세 번째 빠따였던 머쉰 헤드의 무대는 그 모든 것을 순식간에 날려 버리기에 충분했다. 다른 팀들과 비교해서도 가장 안정된 사운드 세팅을 보여준 팀이었고, 흔들림 없는 연주력이나 쇼맨쉽, 퍼포먼스, 그리고 관중들을 선동하는 멘트에 이르기까지 올 A를 줄 수 있는 공연이었단 거다. 관객들의 광란 도가니탕화도 머쉰 헤드의 무대에서가 절정 오르가자미였다.

침체 부니기를 일거에 날려 버렸던 머쉰헤드의 무대

아마 과반수 이상의 관객들이 세풀투라와 슬레이어의 모습을 보기 위해 왔을 걸로 추정되며, 다른 거 다 잊고 그 두 공연만 생각한다면 티켓값이 그리 아깝지 않은 공연이었다고 사료된다.

먼저, 세풀투라의 경우. 앞서 지적한 것과 같이 드럼 사운드 세팅에서의 문제가 있었고, 전임 보컬 막스 카발레라가 재적하고 있던 시절의 넘버들이 연주되는 시점에서는 작금의 보칼에서 그 아우라를 느끼기가 힘들었다는 안타까움 역시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우악스런 현재의 보칼 데릭 그린의 야만적인 하드코어틱 보칼 역시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으며, [Territory], [Refuse/Resist], [Dead Embryonic Cells], [Roots, Bloody Roots] 등 주옥같은 그들의 명곡이 바로 눈앞에서 연주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 감격적인 일임에 틀림없었다.

슬레이어 보칼&베이스 톰 아라야의 위용 - 여전했다!

저 감격은 본 공연의 메인 밴드였던 슬레이어의 무대에서 상한가를 기록하는데, 이들의 고전 명곡 [Raining Blood]로 시작해서, [War Ensemble], [Seasons in the Abyss], [Mandatory Suicide], [Post Mortem]등을 거쳐 앵콜곡이었던 [South of Heaven][Angel of Death]에 이르기까지 10년이 넘게 그들을 기다렸던 팬들을 위해 1시간이 넘도록 달리고 달려 제대로 뽕을 뽑아주었다.

특히 슬레이어의 경우, 전 드러머 데이브 롬바르도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전성기 부니기의 안정된 사운드를 들려주었으며, 전체적인 세팅 역시 특별히 거슬리는 점 없이 균형을 이루어서 전체 공연의 대미를 후련하게 장식하는데 큰 역할을 해 주었다. 왜 다 늙어서 이제야 왔냐?라는 한탄이 쥐벼룩 눈꼽만큼도 안 나올정도로 그들의 외모와 액션과 연주력과 파워 또한 여전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본 공연은 흥행의 실패와, 진행의 미숙으로 빚어진 빵꾸및 지연등의 문제를 제외하고 공연 내용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상당히 괜찮았단 얘기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일단 무대에 올라온 뮤지션들은 관객이 많건 적건 신경 안쓰고 최선을 다해 주었고, 울나라 관객들 역쉬 적은 인원일지언정 혼신의 힘을 다해 끝까지 헤드뱅잉질과 슬램질을 펼치지 않았겐냐. 마지막에 슬레이어의 톰 아라야가 다소 감격한 듯 "담번에 또 만나자"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말이다. 어쨌든 10년이고 기다린 보람은 있었다니까, 울나라에서 슬레이어의 공연을 보게 되다니. 그게 어디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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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문제가 많았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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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3 벤튼     2011-04-12 02:51
저때 못가고 전 슬레이어를 무려 8년후 2009년 도쿄에서 만났습니다......무려 목 부상으로 해드뱅잉을 거의 마지막으로 하던시절에.......ㅠㅠ 그이후 2010시즌부터는 해드뱅 안하더라구요...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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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_sells 2024-11-2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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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co75 2024-11-15 10:56
이상하게 오늘은 Dissection "Unhallowed" 땡기네요. 이런 날 조심해야는데...
똘복이 2024-11-14 21:10
Imprecation Imprecation Imprecation Imprecation Imprecation Imprecation
Evil Dead 2024-11-14 17:13
Slayer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