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I Reviews
(8)Date : Dec 25, 2013
본 앨범은 야리 마엔파가 Ensiferum을 탈퇴한 후 근 8년간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낸 음반이다. 앨범의 제목인 Time은 앨범을 만드는 데 걸리는 세월을 뜻한다는 농담이 생길 정도로 베이퍼웨어의 대명사가 되기 직전까지 갔다. 원래 CD를 꽉 채울 분량으로 기획했다가 앨범을 둘로 쪼개서 Time I을 먼저 발매하여 더욱 장대한 서사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을 보면, 야리에게 Time이라는 앨범은 인생의 1/3을 건 집착이자 도박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인생의 황금기를 바친 집착의 결과물은 무엇일까.
원래 앨범을 살펴본다고 하면 앨범 전체를 봐야 하겠지만, 귀에 들어오는 것은 1번-2번 트랙(When Time Fades Away - Sons of Winter and Stars) 뿐이다. 이는 필자가 지금까지 음악을 들어보면서 1번-2번 트랙만큼 완벽한 (익스트림) 파워 메탈 곡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별과 겨울을 상징하는 전사의 [탄생 -> 타락 -> 방황 -> 회개(혹은 구원)]이라는 이야기 구조는 이미 다스 베이더(스타 워즈), 호루스 헤러시(Warhammer 40,000), 실마릴리온 등의 예를 통해 대중 문화에서 이미 여러차례 쓰인 바 있다. 2번 트랙이 보통 파워메탈 밴드 수준의 곡이었다면 야리가 (나이가 서른 다섯인데 중2병에 다시 걸렸다면서) 이름값을 못한다며 묻혔을 것이다.
다행히도 야리가 리듬 기타/클린 보컬/익스트림 보컬을 혼자 맡으면서 밴드원 모두가 연주 실력을 발휘하고, 배경에 적절하게 합창단 코러스와 신스를 깔아준 덕분에 해당 주제는 웅장하면서도 멋있게 재탄생했다. 특히 2번 트랙의 탄생 -> 타락 부분(0:00 ~ 7:05)은 그 부분까지의 기승전결이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동시에 타락에 몸담으면서 생길만한 감정(무언가를 희생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죄책감 뒤에 생기는 희열)을 익스트림 보컬과 클린 보컬을 교차시키면서 아주 설득력있게 들려주고 있다. 라이브 영상에서 관객들이 발버둥치며 따라부르려 하는 것도 이렇게 멋있다고 생각되는 트랙에 몸을 맡기기 위한 것이다. 호루스 헤러시 도중에 호루스를 따랐던 스페이스 마린의 기분이 이랬을까.
또 한가지 크게 칭찬하고 싶은 점은 앨범의 음질이다. 보통 곡 하나하나마다 이렇게 많은 수의 심포닉 악기와 코러스, 음향 효과가 들어가게 되면 산만하게 들리거나 뭉개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이 앨범에서는 믹싱 과정에서 곡의 음량을 적정한 수준에서 제한하고 여타 메탈 앨범보다 다이나믹 레인지를 무려 4dB나 추가로 확보한 덕분에 모든 악기와 음향 효과가 깨끗하게 들리면서 서로를 보완해주고 있다. 귀가 피곤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더 듣게 된다.(다이나믹 레인지를 무시하고 음량을 무식하게 올린 Insomnium의 Ephemeral은 세번 연속으로 듣는 게 힘겹고, 오케스트라를 쓴답시고 악기와 코러스를 무식하게 때려박은 Dark Passion Play는 해당 앨범과 동일 음량으로 들어보면 오케스트라 부분이 완전히 뭉개지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앨범의 모든 것을 제대로 들려주고 싶다는 바램에서 우러나온 배려가 아닐까.
이 앨범에서 들을만한 곡의 길이가 짧다는 평이 아주 많다. 그 말이 맞다. 전체 재생 시간 40분 중에서 인상에 남지 않는 3번 트랙을 제외하면 들을만한 부분은 CD 하나에 32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100점이 아니라 95점밖에 주지 못해서 아쉽다.
그렇게 인생의 황금기를 바친 집착의 결과물은 무엇일까.
원래 앨범을 살펴본다고 하면 앨범 전체를 봐야 하겠지만, 귀에 들어오는 것은 1번-2번 트랙(When Time Fades Away - Sons of Winter and Stars) 뿐이다. 이는 필자가 지금까지 음악을 들어보면서 1번-2번 트랙만큼 완벽한 (익스트림) 파워 메탈 곡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별과 겨울을 상징하는 전사의 [탄생 -> 타락 -> 방황 -> 회개(혹은 구원)]이라는 이야기 구조는 이미 다스 베이더(스타 워즈), 호루스 헤러시(Warhammer 40,000), 실마릴리온 등의 예를 통해 대중 문화에서 이미 여러차례 쓰인 바 있다. 2번 트랙이 보통 파워메탈 밴드 수준의 곡이었다면 야리가 (나이가 서른 다섯인데 중2병에 다시 걸렸다면서) 이름값을 못한다며 묻혔을 것이다.
다행히도 야리가 리듬 기타/클린 보컬/익스트림 보컬을 혼자 맡으면서 밴드원 모두가 연주 실력을 발휘하고, 배경에 적절하게 합창단 코러스와 신스를 깔아준 덕분에 해당 주제는 웅장하면서도 멋있게 재탄생했다. 특히 2번 트랙의 탄생 -> 타락 부분(0:00 ~ 7:05)은 그 부분까지의 기승전결이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동시에 타락에 몸담으면서 생길만한 감정(무언가를 희생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죄책감 뒤에 생기는 희열)을 익스트림 보컬과 클린 보컬을 교차시키면서 아주 설득력있게 들려주고 있다. 라이브 영상에서 관객들이 발버둥치며 따라부르려 하는 것도 이렇게 멋있다고 생각되는 트랙에 몸을 맡기기 위한 것이다. 호루스 헤러시 도중에 호루스를 따랐던 스페이스 마린의 기분이 이랬을까.
또 한가지 크게 칭찬하고 싶은 점은 앨범의 음질이다. 보통 곡 하나하나마다 이렇게 많은 수의 심포닉 악기와 코러스, 음향 효과가 들어가게 되면 산만하게 들리거나 뭉개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이 앨범에서는 믹싱 과정에서 곡의 음량을 적정한 수준에서 제한하고 여타 메탈 앨범보다 다이나믹 레인지를 무려 4dB나 추가로 확보한 덕분에 모든 악기와 음향 효과가 깨끗하게 들리면서 서로를 보완해주고 있다. 귀가 피곤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더 듣게 된다.(다이나믹 레인지를 무시하고 음량을 무식하게 올린 Insomnium의 Ephemeral은 세번 연속으로 듣는 게 힘겹고, 오케스트라를 쓴답시고 악기와 코러스를 무식하게 때려박은 Dark Passion Play는 해당 앨범과 동일 음량으로 들어보면 오케스트라 부분이 완전히 뭉개지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앨범의 모든 것을 제대로 들려주고 싶다는 바램에서 우러나온 배려가 아닐까.
이 앨범에서 들을만한 곡의 길이가 짧다는 평이 아주 많다. 그 말이 맞다. 전체 재생 시간 40분 중에서 인상에 남지 않는 3번 트랙을 제외하면 들을만한 부분은 CD 하나에 32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100점이 아니라 95점밖에 주지 못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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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Jul 15, 2013
너무나도 화려한 에픽 데스메탈. 애초에 데뷔앨범에서 강렬한 이미지로 많은 팬들을 사로잡았던 Wintersun의 복귀작은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기존의 튼튼한 구성과 직선적인 파워, 서정적인 멜로디에 반해 지나치게 화려해지고 산만해졌다는 평가와, 익스트림 계열의 기준점이 되는 대형 밴드들의 아류밴드가 양산화되고 모던 멜데스가 세력을 확장시키는 가운데 새로운 신구 조화의 장을 열었다는 찬사를 보내는 팬들로 갈렸다.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꽉찬 기타 사운드, 그리고 비메탈적인 요소와 악기의 도입으로 많은 것을 담아놓았으며, 에픽적인 구성에 걸맞는 거친 샤우팅과 데스메탈 보이스를 교차시키고 있다. 멜로디 측면에서는 상당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으며, 리프가 아주 강력한 편이 아니라서 동종 계열 입문자에게도 충분히 추천할 수 있을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인스트루메탈의 성격이 강한 부분이 많아서 긴 러닝타임을 끌고 가는 완급조절도 대단한 수준이다. Finland라는 약속된 헤비메탈의 땅에서 건져진 물건이라는 점도 매력포인트이며, 자국의 여러 밴드들이 많은 곡에서 테마로 사용하고 있는 차가운 이미지를 전 트랙에 반영시키고 있기도 하다. 같은 주제를 다루게 되는 차기작이 기다려지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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