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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level 9 Sentinel
Date :  2009-08-30 22:55
Hits :  9551

[삶의 단상]

지금 한국 사회는 온통 효율로 뒤덮여 있는 듯하다. 일할 때도 효율, 회의할 때도 효율, 놀러 갈 때도 효율, 심지어 의식을 거행할 때도 효율이다. 사무실의 업무나 공장의 생산 라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 과정, 일상의 여러 층위까지도 효율이 점유한지 오래다. 홀로 무엇을 할 때조차도 효율적이지 못하면 자책감이 들 정도다.

언제부터 우리에게 효율이 이렇게 중요한 사회적 가치가 되어 버렸을까? 적어도 18~19세기에는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효율이 사회적 삶을 지배하는 원리이자 시대의 우선적인 가치가 되었다. 바야흐로 이제 효율의 시대가 되었다고 말해도 좋은 시점에 우리는 서 있다.

이러한 고민을 안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5․16 군사 쿠데타와 만날 수 있다. 1961년 5월 16일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자 ‘가장 신속하게 효율적이며 능률적인’이라는 슬로건이 재빠르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슬로건은 공공연한 암호가 되어 국가 조직은 물론이거니와 국가 조직 밖에도 출입하며 개입했다. 깡패 소탕이든, 좌익 척결이든, 부정축재자 단속이든, 경제 건설이든, 공문서 작성이든 가장 신속하게 효율적이며 능률적으로 처리되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그렇게 요구되었고 명령이 떨어졌고 사람들은 점차 그 분위기에 순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 국가 발전으로 수렴되었다.

이들 국가 재건 세력은 국가 재건론을 표방하면서 국가 효율성이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구악舊惡의 과거’와 ‘새로운 국가 건설’이라는 명확한 이분법적 대립 구도를 취했다. 이는 곧 현실에 대한 전면적 부정-분해-재설계의 메커니즘을 작동시키려는 것이었다. 국가 재건 세력이 행정 기관 내부에서 포착한 구악은 나태와 가난, 게으름과 무능함, 부정과 부패, 기강 해이와 사리사욕 등 다양했다.

이런 시스템이 효율적이었나 하는 것은 그리 대수로운 문제가 아니다. 진정한 문제는 오히려 자본주의적 효율의 형성 과정이 구태만 부정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서 찾아야 한다. 그것은 표면적으로는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구태에 울타리를 친 것 같아 보이지만, 심층적으로 민주주의적 가치까지 에워쌌다. 우리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자본주의적 효율에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것은 그것이 민주주의적 가치를 부정했다는 점, 나아가 그것을 부정하면서 진화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없다면 개인은 권력의 서식처, 교정 대상, 관찰과 평가의 대상, 나아가 정보덩어리에 불과하다. 이 사회는 점점 합리성과 전문성이 강화될 것이고 그럴수록 한층 세련되게 운영될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가치가 선험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한, 그렇게 민주주의의 가호가 없는 한 개인의 실존적 삶에서 그런 세련됨은 오히려 포박이요 재앙은 아닐까? 현대 사회야말로 합리성의 미명아래 많은 것이 가려지는 세계다. 사회가 세련되게 변모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쓸쓸한 일이다.

자본주의적 효율성은 개인화를 촉진하면서도 개인을 격자화된 평가 시스템에 가두며, 이를 통해 한 개인을 끊임없이 비정상적인 존재로 만든다. 이러한 흐름에서 비정상적인 존재로 분류되고 배제되고 규정된 개인은 스스로 그것을 내면화하면서 살아가는 것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은 어디에 어떻게 처하든 무위도식을 할 가능성이 높은 자나 정상에 미치지 못하는 불구의 존재로 취급받아야 한다. 나아가 표준에 도달하지 못했음을 반성해야 하는 존재다.

그러나 비록 개인의 삶이 비정상적인 운명에 내던져져 있지만, 인간은 정상적으로 살아갈 운명을 개척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 점을 기억해야만 한다. 역사는 제행무상의 지혜를 가르쳐 준다. 현재 나를 규정하는 것이 결코 영원하지 않으며 곧 다른 무엇으로 변화해 갈 것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야 말로 삶의 지혜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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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8 IDWK     2009-08-31 00:09
세상이 점점 옳은게 좋은것이 아니고 좋은게 옳은것이다 라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사회안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정상적으로 살아가기란 참 힘드네요
level 21 Eagles     2009-08-31 00:17
지금 한국 시민사회는 민주주의에 대한 제대로된 의식도 없으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 따위는 당연히 태초에 얻어진 것인 듯 생각조차 안하고 있죠. 이 부분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죠. 시대의 양심이라 할 수 있는 젊은 대학생들은 술과 섹스에 쩔은지 오래되었죠. 엠비정권이 들어서면서 그 가치에 대해 고뇌하는 사람들이 늘긴 했지만 별반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경제제일주의에 대한 후폭풍은 당분간은 계속될 것입니다. 전과자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됐지! 썩은양심이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됐지! 엠비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보면서 죽은박정희의 망령이 아직도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런 주제에 관해서는 뭐 얘기하자면 끝도 없죠 ㅎㅎ 이승만이 대통령 해먹을려고 나라 두동강이 내는데에 적극 협조하면서부터 나라꼴은 우습게되었죠. 친일파들은 떵떵거리며 자손들까지 잘먹고 잘살고, 독립운동가들은 굶어 죽어갔죠. 만주에서 독립군 때려잡은 일본군장교 박정희가 해방된 식민지의 대통령이 된 이 땅에서 정의를 말하면 개병신되는거죠.. 옳은소리하면 병신되는거는 30년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글쓴 분의 요점에는 좀 빗나간 것 같네요;
level 9 Sentinel     2009-08-31 00:24
님과 같이 분노해야 할 것에 분노할 줄 아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는 데서 희망을 찾습니다.
level MaidenHolic     2009-08-31 15:02
엠비는 경제도 못살리니 문제
level 7 Charisma     2009-08-31 22:18
얼마 전 무슨 정치구조 개편이라고 하면서 이원정부제니 대통령 중임제+상하원제 뭐 얘기나오던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지금 있는 제도에서 똑바로 할 생각은 안하고 맨날 제도만 뜯어고치려고 생각만 하니 한심해서 큰한숨이 나오더이다...
level 9 Sentinel     2009-08-31 22:44
개인적으로 대통령 중임제는 빨리 되었으면 하고요 노무현 대통령이 할려고 했는데 한나라당이 대선 전략이라면서 못하게 했죠. 정치 수준은 국민의 의식수준에 비례합니다
level 19 Mefisto     2009-09-01 00:14
저는 언론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국민들을 언론으로 가려놓고 자기들은 그 장막 뒤에서 그들의 권위와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방책을 다씁니다. 언론의 힘은 생각보다 강합니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수구 신문들이 '할말은 하는 신문'이라 자청하며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있습니다. 벡션님께서는 엠비정권이 들어서면서, 그 가치에 대해 고뇌하는 사람이 조금은 늘었다고 하셨지만, 전 그냥 인터넷의 발달 등에 따른 일종의 대중심리효과로만 보입니다. 실질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고 그냥 MB하면 나쁜거다라고 인식하는 사람만 늘어난거죠. 제 주위도 보면 어처구니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땅 한마지기 없는사람이 종부세에 찬성하는가 하면, 자본이라곤 콧털만큼도 없는 사람이 금산분리를 강력히 주장합니다. 과연 누구에게 이익될 것인지 그들은 진정 아는 것일까요? 물론 있는사람이면 그래도 된다는 말은 아니지만, 이러한 현상은 언론의 힘이 얼마나 강하며, 한국의 썩을대로 썩은 언론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 구조가 계속되게 되면 한국사회의 0.1%는 계속해서 무소불위의 기득권을 휘두를 것이고 일반서민들은 언론의 수건에 눈이 가린채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고 당하고만 살것입니다. ///////////////그냥 나오는대로 적다보니 두서가 없어진듯 하네요 ^^;; 릴렉스;;
level 9 Sentinel     2009-09-01 00:19
달동네 사는 사람들이 종부세를 "세금폭탄"이라고 써놓은 거대신문의 헤드라인을 보고 혀를 차는 유머러스한 풍경이 한 때 절 슬프게 했찌요.
level 19 Mefisto     2009-09-01 00:45
아이고, 너무 흥분했는지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했네요. 정정합니다 *금산분리를 -> 금산분리 폐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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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Chef 2024-12-14 02:05
물론 이름 바꾼 Patriarkh였지만 볼만한 공연이었습니다
gusco75 2024-12-13 11:48
서버가 또...불안정하네요ㅠㅠ
서태지 2024-12-12 07:52
바트쉬카 장난 아니었나 보군요 ㄷㄷ 내년에는 Cult of fire 오길 기도합니다
MasterChef 2024-12-09 18:35
어제 바트쉬카 내한 정말 지렸습니다 이름 바꾼김에 제대로 활동 해줬으면..
jun163516 2024-12-08 23:36
저는 블랙메탈... 이모탈 듣고있습니다 내일 출근이라 맥주는 다음에 ㅋㅋ
앤더스 2024-12-08 14:43
데스메탈의 후끈함이 필요한 계절입니다!!
서태지 2024-12-07 09:44
역시 겨울에는 데스메탈
gusco75 2024-12-05 14:28
그냥 포기하심이...정신 건강에 좋아요.ㅎ
metalnrock 2024-12-04 20:33
서버 이제 그만 아파했음 좋겠어요. 레알루
gusco75 2024-12-02 17:07
서버가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