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ultura –
The Mediator Between Head and Hands Must Be the Heart (2013) |
80/100 Nov 7, 2019 |
![The Mediator Between Head and Hands Must Be the Heart](/img2/di.png)
기본적으로 Max Cavalera 탈퇴 이후의 세풀투라(이하 후기 세풀투라)의 음악을 듣고 '좋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몇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본다.
1. 어떤 이유에서든 Derrick Green의 보컬에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
Max Cavalera와 비교해서 한참을 못 미쳐서 싫다던가, 그냥 Derrick의 보컬 자체가 취향과 안맞거나 하다면 후기 세풀투라에 대해서는 좋은 인상을 가지기 어렵다. 막스 재적시절의 세풀투라에 비하면 확실히 후기 세풀투라는 보컬을 중심으로 작곡이 이루어지는 듯한 경향이 보인다. (Dante앨범과 A-Lex앨범은 제외) 막스 시절에는 "Thrash"라는 장르적 특성과 Roots에서의 브라질 토속 음악과의 접 목 시도 등 음악의 색채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후기 세풀투라는 특정 장르에 얽매이기 보다는 데릭의 음색을 살려줄수 있게끔 그루브함을 바탕으로 음악을 발전시켜왔다. 그래서인지 현재 세풀투라의 모습이 Thrash밴드의 모습인가 물어본다면 쉽게 그렇다고 답변하기는 힘들듯하다.
2. 후기 세풀투라를 들으면서 초창기 세풀투라의 모습을 투영하면 안된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현재의 세풀투라는 Thrash Metal에서는 물론, 밴드 초기의 그 모습과는 상당부분 멀어져 있다. 우선 현재 세풀투라 라인업에서 초대멤버는 한명도 없다. 현재 작곡을 담당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Andreas Kisser도 2집부터 참여한 멤버이고, 현 멤버 중 가장 오랜기간 밴드를 지켜온 베이시스트 Paulo Jr. 역시 엄밀히 따지자면 초대멤버가 아니다. 그리고 초대멤버이자 핵심멤버였던 막스가 일찍 밴드를 떠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Sepultura"라는 밴드명을 달고 계속 활동하는지는 개인적으로도 아직 궁금한 부분이긴 하지만, 요지는 멤버의 변동만봐도 초기때와 현재의 밴드의 방향성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초기 세풀투라와 후기 세풀투라는 다른 밴드라고 생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음악적인 공통점도 적다.
노파심에 사족을 붙이자면, 후기 세풀투라의 앨범에 'Max때가 그립다'와 같은 코멘트를 다는 분들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다. 후기 음반에 소싯적을 얘기 하지마라는것이 아니라,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후기 음반을 좋다고 느낄 수 있을 '전제 조건'으로서 후기와 초기를 떼어 놓고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후기 세풀투라가 곧 초기 세풀투라의 여집합은 아니므로 두 쪽 다 좋아하는 케이스도, 두 쪽 다 싫어하는 케이스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앨범에 한해서만 리뷰를 쓰려는 것은 아니고 후기 세풀투라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한게 조금 안타까워서,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한번 정리를 해보고 싶어서 데릭 가입 이후의 앨범들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이랄까 총평을 적어보고 싶었다. 본인 역시 후기 세풀투라를 즐겨 듣기 시작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깊이감은 얕을 수 있음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하고 싶다.
Against와 Nation 두 앨범은 막스 재적 시절의 그 느낌에서는 거의 벗어나지 못한 채, Roots와는 조금 다르지만 Chaos A.D의 연장선에서 보컬만 데릭으로 바뀐듯한 인상을 주는 앨범이다. 아직까지도 귀에 쉽게 안들어오는 앨범들로, 딴건 제쳐놓고라도 연주가 차분해지면서 데릭이 독백하는 듯한 구간이 꽤 되는데 예나 지금이나 참 별로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 나온 Roorback앨범은 개인적으로 처음 접했을때 '오, 데릭 보컬도 제법 괜찮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던 첫 앨범이었다. 데릭의 세풀투라가 드디어 갈피를 잡았다고나 할까, 핵심 멤버의 탈퇴로 휘청거렸던 밴드가 안정궤도로 진입할 수 있었던 앨범이 아닐까 싶다.
이후 나온 두 앨범인 Dante XXI과 A-Lex는 컨셉 앨범으로 다분히 실험적인 사운드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후술하겠지만 후기 세풀투라가 가진 고질적 단점은 앨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만족스러운 작품은 쉽게 못 만든다는 것이다. 좋은 곡들이 군데군데 있을 수는 있어도 앨범 전체가 훌륭하다는 평을 들을 수 있는 앨범은 아직도 만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밴드가 앨범 전체적인 유기성 및 구성력이 특히 중요시 되는 컨셉 앨범을 시도한다면? 그렇기에 이 두 앨범에도 좋은 평을 주기는 힘들듯 하다.
다행히도 Kairos부터는 다시 Roorback에서 구현시켜둔 그 안정적 궤도로 다시금 진입했다. 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를 듣는데 있어 훨씬 덜 지루해졌으며 잉여곡들도 크게 줄어서 앨범 단위로도 듣기에도 큰 부담이 없다. 이리저리 실험하는 것은 이전 컨셉앨범에서 할만큼 했었다고 생각하는지 Kairos 앨범 부터 그루브함에 더욱더 무게를 주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최소화했다.
The Mediator Between Head and Hands Must Be the Heart는 직전 앨범의 성향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지만 이 앨범부터 새로 함께하는 Eloy Casagrande라는 드러머가 정말 물건이었다. 유튜브에 드러머 명을 검색하면 공연영상이나 playthrough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므로 꼭 한번 찾아보실 것을 권한다. '젊은 피 수혈'의 아주 좋은 예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뒤이어 나온 앨범이자 현재 가장 최신 앨범인 Machine Messiah는 개인적으로 데릭 가입 이후 최고의 앨범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간 고집스럽다고 할 정도로 고수해온 그루브함을 약간 걷어내고 훨씬 다채로운 음악을 시도했는데 예전 그 두 컨셉앨범 같은 의욕만 앞선 그런 무모한 시도가 아니라, 어느정도 후반 세풀투라의 음악적인 바탕을 정립한 뒤 적절하게 조미료를 첨가해준 느낌이어서 좋았다.
본인도 양자택일을 굳이 하라면 Beneath The Remains와 Arise와 같은 굴지의 명반들이 훨씬 마음에 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후기 세풀투라도 그저 패스하기엔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말했듯 앨범 전체적인 완성도를 비롯한 몇몇 요소가 후기 세풀투라에게 조금 부족한 감은 분명 있지만 앨범당 최소 한두곡 정도는 좋은 곡들이 있고 최근 3개 앨범들은 앨범 통으로 들어도 가볍게 즐기기엔 무리가 없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위의 두가지 조건은 충족된 상태에서... 후기 세풀투라를 듣는데 아무래도 막스나 초기 앨범이 자꾸 생각난다면 어쩔수 없다. 결국 즐겁기 위해서 듣는 음악인데 이유야 어찌됐든 음악을 들으며 기분이 나빠진다면 본말전도가 되어버리니.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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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hem –
Daemon (2019) |
90/100 Oct 26, 2019 |
![Daemon](/img2/di.png)
Mayhem은 지금까지 발매한 모든 정규앨범에 거쳐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해온 밴드 중 하나다. 첫 EP 앨범인 Deathcrush와 이 바닥 내에서 최고 명반 반열에 올라가는 De Mysteriis dom Sathanas 두 앨범 모두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 두 앨범조차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그 두 앨범 이후로는 앨범이 나올 때마다 극단적인 폭의 변화를 계속해서 추구해왔다. 오히려 기타리스트가 교체되었던 Ordo Ad Chao와 Esoteric Warfare가 가장 비슷한 음악을 보여줬다. 반면에, 개인적으로도 무척이나 궁금한 부분인데,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가장 오랜 기간 Mayhem을 지켜왔던 Necrobutcher나 Hellhammer는 작곡에 관 여하는 바가 오히려 적었고, Euronymous, Blasphemer, 그리고 현재의 Teloch에 이르는 당대의 기타리스트들이 주 작곡 역할을 도맡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실험적이었던 Grand Declaration of War앨범을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기본적인 ‘블랙메탈’ 포맷은 유지하고 있는데다가 빠르게 연주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축축 처지는 그 특유의 느낌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참 신기했다. ‘Euronymous가 있던 초기 Mayhem과 지금의 Mayhem은 완전히 다른 밴드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도 Blasphemer와 함께 작업했던 Wolf’s Lair Abyss ~ Ordo Ad Chao 시절과 Teloch와 함께 작업했던 Esoteric Warfare 이후를 비교해보면 그리 음악의 색깔이랄까 경향성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동의하시리라 생각한다. Esoteric Warfare가 바로 직전 앨범인 Ordo Ad Chao와 비슷한 선상에 놓여 있고, 이번 신보인 Daemon의 경우 Wolf’s Lair Abyss, 내지는 Chimera와 아주 흡사하다.
일단 레코딩이 정말 깔끔해졌다. 의도적으로 무겁고 음침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듣는 입장에선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사운드였던 지난 두 앨범과 달리 Wolf’s Lair Abyss때가 생각나는 날카로운 사운드로 돌아왔다. 지난 두 앨범을 그다지 싫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개인적으로는 이런 깔끔한 사운드를 선호하기에 충분히 반길만한 변화점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깔끔해진 연주 위에 Attila의 보컬이 놓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듯한데, 굳이 믹싱을 그렇게 무겁게 하지 않아도 Attila의 역량이나 특유의 분위기는 어디 안 간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본다. 앞에서 기타리스트들이나 작곡에 관한 이야기를 줄줄 늘어 놓았지만, Mayhem이라는 밴드의 음악에 있어서는 확실히 보컬이 그 절반 이상의 지분을 차지한다고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전작부터 함께 해오고 있는 기타리스트인 Teloch의 경우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전임자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바탕을 충실히 재현하려는 의도를 가진 듯하다. 전작은 앞서 언급했듯이 Ordo Ad Chao와 유사도가 높은 앨범이었고, 이번 앨범의 경우 Grand Declaration of War 앨범을 제외한 Chimera 이전 앨범들의 요소들을 조금 조금씩 섞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심지어 4번 트랙인 Malum에서는 1집의 Pagan Fears가 연상되기도 하였다. 그나마 못 보던 거라 할 만한 부분은 3번 트랙인 Bad Blood의 후반부에 튀어나온 기타솔로. 1집의 Freezing Moon 등의 곡에서도 기타솔로 자체는 있었지만, 이번 신보에 실린 기타솔로는 그 당시 그것과는 다른, 뭐랄까, 정석에 충실한? 솔로를 보여줘서 살짝 놀랐다. 아마도 또 다른 기타리스트인 Ghul(Cradle of Filth에서 잠깐 기타를 쳤던 Charles Hedger)이 연주한 것으로 보이는데, 처음 들었을 땐 좀 뜬금포 아닌가 싶었다가 듣다보니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여기저기 이전 요소들을 차용했지만 전체적으로는 Wolf's Lair Abyss앨범과 공통분모가 가장 많았다. 아무튼, 아마도 앨범 하나 정도는 더 내주지 않을까 싶긴 한데, 이렇게 복고 방향으로 계속 가서 다음 앨범에서는 1집이나 Deathcrush같은 분위기의 앨범을 선보일지 혹은 Grand Declaration of War 앨범처럼 파격적인 실험 앨범을 다시 시도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꽤 기대가 된다. 예전에 후기 Mayhem을 별로 안 좋아하던 시절에도 Hellhammer 드럼소리 하나 들으려고 계속 찾아 들었던 적이 있기에, 웬만큼 이상한 앨범이 나와도 다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너스트랙이 두 곡 있는데, 두 곡 모두 상당히 괜찮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왜 애초에 그냥 12트랙으로 발매를 안 했는지 모르겠지만 꼭 체크해보시길 권한다. 보너스트랙 둘을 포함한 12곡 중에서 돋보이는 킬링트랙 같은건 없지만 그저 Attila의 보컬만 듣고 있어도 순식간에 러닝타임이 끝나 있을 정도이고 Hellhammer의 드러밍이야 두말하면 입만 아프며, 작곡과 연주도 Attila와 어울리게끔 잘 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올해 나온 신보 중 정말 마음에 드는 신보였다. 처음 Mayhem이라는 밴드를 접할 당시에는 도대체 왜 핵심 멤버들이 죽고 나서도 Mayhem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활동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에 1집 이후 앨범들에는 왠지 모를 거부감이 들었다. Wolf’s Lair Abyss를 들어보고는 Euronymous 따라하려고 참 애쓴다는 생각이 들었고 Grand Declaration of War를 듣고는 결코 Euronymous를 따라갈 수는 없다는 자괴감에 그만 멘붕하고 실성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직도 그 1집의 음악성과 분위기 및 오리지널리티는 절대 재현 못했고 앞으로도 재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 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그냥 모든 앨범들을 두루두루 다 즐겨 듣고 있는 입장이다(…) 초창기 미만잡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가 시간이 흐르고 난 뒤 중후기작들도 귀에 차츰 들어온 Mayhem과 비슷한 케이스로 Satyricon과 Sepultura, In Flames 등이 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그 밴드들의 후기작들에 대해서도 리뷰를 또 써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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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Theater –
Distance Over Time (2019) |
90/100 Feb 23, 2019 |
![Distance Over Time](/img2/di.png)
드림시어터와 같이 음악적으로나 대중적으로나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활동기간도 제법 오래된 밴드들이 내는 신보는 구설수에 오르는게 그 운명인 듯 하다. 사람이 내는 아이디어는 유한한 법이고 이전 명반들에 익숙해진 팬들의 기대치는 하늘을 찌르기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상황에 빠진 밴드들은 뚝심있게 하던거 계속 하던지, 혹자가 보기에는 무리수라 여겨질만한 초강수를 두며 큰 폭의 변화를 꾀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는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욕먹기 일쑤고 후자는 성공적이라고 평가된 케이스가 희박하다. 드림시어터의 경우, 핵심 초대 멤버의 탈퇴라 는 크나큰 손해를 입기도 했고 5집 이후로는 그 음악적인 수준과는 별개로 '신선함'은 찾기 어려웠기에 앞서 말한 딜레마가 다른 중견밴드와 비교해 좀더 일찍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The Astonishing이라는 밴드 나름의 초강수를 두었지만 팬들 대부분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팬들의 여론이 피드백이 된건지, 밴드 자신들도 그런 스타일에 스스로가 위화감을 느꼈던건지는 알 수 없으나 이번 앨범에서는 다시금 기존의 후기 드림시어터 스타일로 돌아왔다. 본작을 들어보면 10~12집과 큰 차이 없는 경향의 음악이라 일단은 듣기에 익숙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역대 드림시어터 정규음반중 가장 러닝타임이 짧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앨범과 곡들 전체적인 길이가 간소화되었다. 전체 러닝타임이 1시간을 약간 넘는데, 이는 다른 밴드들의 앨범과 비교했을때 결코 짧은 러닝타임이 아니지만 나도 다 듣고 '벌써 끝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드림시어터의 앨범이라기엔 무척 짧게 느껴졌다. 다른 밴드들과는 다르게 드림시어터 같은 밴드의 앨범을 통으로 감상할때는 보통 각잡고 재생을 누르는 편인데 이 앨범은 그런 부담감이 없어진 한편 이전작들과 같은 느낌과 수준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았다.
드림시어터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게 깊은 애정을 갖고 푹 빠지진 않아서일까, 나 같은 경우엔 드림시어터 신보 소식이 들려도 그렇게 간절하게 기대하며 기다린 적은 별로 없다. 기대수준이 높지 않아서인지 드림시어터의 최근작들을 처음 접할때마다 나는 항상 만족스러웠고 이번 신보도 마찬가지이다. 그렇지만 드림시어터의 후기작들 페이지에 보이는 혹평들도 읽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부분은 있었다. 본작에 먼저 리뷰를 남기신 분의 말을 빌리자면 '진부하고 발전이 없다'고 평하셨는데, 절대로 틀린 말이 아니며 사람에 따라서는 당연히 그렇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적어도 내 입장에서 본 드림시어터는 이 이상 발전이 없어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퀄리티를 유지해주는 밴드이며 발전이 없을지언정 퇴보는 안 했다고 생각하기에,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감상에 부담이 느껴지지 않게끔 깔끔한 길이로 앨범을 만들어 준 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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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lica –
Hardwired... to Self-Destruct (2016) |
80/100 Nov 18, 2016 |
![Hardwired... to Self-Destruct](/img2/di.png)
몇년전에 공개된 Lords of Summer라는 곡을 듣고는 큰 기대를 않고 있었는데 예상외의 결과물이 뽑혀서 적잖이 당황했다. (심지어 Lords of Summer도 2016년버전은 나쁘지 않다.) 쓰래쉬 빅4 밴드 중 하나로 이름이 높은 만큼 메탈리카에게 쓰래쉬메탈로 복귀를 원하는 팬이 많긴 하지만 본작은 쓰래쉬와는 역시 거리가 있기에 이 앨범 평가란에는 여지없이 혹평세례가 이어지리라 예상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명작이다!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준수한 작품이라는 인상이었다. 음원이 풀린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여러번을 돌려듣고 있는 중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지루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고 레코딩 면에서도 전작에 비하면 훨씬더 깔끔하게 되었다. (전작 Death Magnetic도 개인적으로 지루한 작품은 아니었고 2000년도 후반에 나왔다고 하기엔 이해할 수 없는 레코딩 상태만 거슬릴 뿐이었다.) 일찌기 각종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리프나 구성자체는 매우 간결하게 뽑혔는데 덕분에 Load/Reload앨범의 헤비버전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그 분위기가 유사하다. 하지만 간결한 가운데 이들만이 뿜어낼 수 있는 힘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으며 오랜기간 음악생활을 한 뮤지션의 원숙함이나 여유도 느껴진다. Load/Reload 앨범과 다른 점이라면 이번 앨범에는 평균 러닝타임 6~7분대의 대곡들이 12곡이나 배치되어 있지만 크게 빠지는 트랙 없이 평균이상의 퀄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Load/Reload 때도 Fuel, The Memory Remains, King Nothing 같은 지금도 라이브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곡들이 있음에도, 전체적으로 힘이 빠져서 그런지 주목할만한 곡의 비율이 적었지만, 이번 신보는 곡들 하나하나가 다 나름의 개성과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기사중에 이번 앨범의 모든 곡이 뮤직비디오로 제작될 것이라는 소식도 있었는데 (물론 돈이 많아서 가능한 일이지만) 그만큼 밴드도 개별 곡들에 대해 자신감 내지는 자부심이 있다고 추측된다. 리프들도 내 귀에는 그렇게 수준이 덜떨어진다거나 하는 식으로 들리진 않고 다 적절하게 각 곡의 분위기를 살리는 방향으로 잘 짜여져 있다고 생각한다. 전곡이 평균 이상의 완성도를 보이는 중에 주목되는 트랙들은 역시 선공개된 3곡과 Halo on Fire, Spit Out the Bone 같은 곡들이다. 특히 Moth into Flame같은 곡은 블랙앨범 후로 발표한 곡들 중에 제일 멋진 곡이라고 생각하고, 마지막 곡 Spit out the Bone도 왜 이 곡은 선공개가 안되었나 생각될정도로 멋진 곡이다. 이 두곡은 곧 있을 내한공연에서 꼭 연주해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도 있다.
메탈리카하면 항상 까이는 이유중에 하나가 또 연주력 아닐까 싶은데, 애초에 메탈리카가 테크니컬한 면모로 명성이 높은 밴드는 아니었다 치더라도 연주 자체도 이 분야 음악을 감상함에 있어 큰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에 언급을 하지 않을수는 없다. 라스의 드러밍 같은 경우 전작 Death Magnetic에서 좀 너무 나댄다(;;)싶을 정도로 쓸데 없이 튀는 느낌이 이번 앨범에서는 많이 사그러들어 딱히 감상에 방해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잘 들었었다. 단지 개인적으로 걸리는 점은 커크의 기타플레이였다. 정확히 언젠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시점부터인가 커크의 솔로잉은 점점 퇴보하여 와우페달밖에 그를 표현할게 남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비교적 최근 라이브들을 봐도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상당히 불안정하고 실수도 잦은 모습은 역시 상당히 실망이었는데, 이번 앨범에서도 그게 좀 마이너스로 작용한 감이 있다고 본다. 맨 처음 공개된 Hardwired에서의 솔로는 잘 달리다가 갑자기 맥을 확 끊어버리는 이상한 솔로를 선보이는가 하면 Atlas, Rise!에서는 전작 Suicide & Redemption의 솔로라인 중 일부를 그대로 가져오는 등 이래저래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그래도 (커크가 만든 멜로디인지는 모르겠지만) 각 곡에서 들려주는 멜로디는 전체적으로 괜찮은 편이었다. 로버트의 베이스는 ManUNkind 도입부나 마지막곡 중간부분에서 짤막하게 전면에 나서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밴드 사운드를 지탱해주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주고 있고 제임스의 보컬도 역시 나이가 무색할만큼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게 정정하다. (전작과 본작의 갭이 거의 10년에 이른다는 점과 제임스의 나이를 생각해보면 현상유지도 상당히 높게 평가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Load/Reload 이후 앨범에 익숙하다면 그렇게 식겁할 앨범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Load/Reload앨범과 Death Magnetic 앨범의 장점을 고루 잘 취합한 앨범이라 생각하고 때문에 후반기 앨범중에서는 제일 양질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Creeping Death나 Battery같은 곡을 이들에게서 신곡으로 접할 수는 없을것 같아 물론 팬심에 아쉽긴 하지만 이런 방향도 나쁘지 않고 이정도의 결과물만 계속 내준다면 환영해주고 싶다. 여담으로 이 앨범을 한참 듣다가 Load/Reload를 들어보면 또 새롭게 다가오는 듯 하다.. 그 앨범들이 못 만든 앨범은 절대 아니고 다만 시기랄까, 타이밍을 잘못 만난 앨범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역으로 Load/Reload가 나올 시기에 이 앨범이 나왔어도 욕을 사발째 들이켰으리라 확신한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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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d Sevenfold –
The Stage (2016) |
90/100 Oct 28, 2016 |
![The Stage](/img2/di.png)
전작 Hail to the King에서 다소 아리송한 행보를 가려하던 A7X이 세상에 내놓은 3년만의 새 앨범이다. 우선 전체적인 감상은 '다시 돌아왔다!'로 요약할 수 있겠다. 어떻게 보면 전작이 선배 밴드들에게 헌정하는 의미의 단발 이벤트성 앨범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수많은 팬들이 Hail to the King앨범에 대해 The Rev가 없어지니 아무것도 못하는 밴드였나, 창작력이 고갈되었다. 등의 수많은 비판을 했지만, 이번 앨범은 그 비판들을 무색하게 할만큼 예전과 비슷한 스타일로, 어떤 부분에선 더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도 전작이 질 자체가 떨어지는 앨범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 전의 앨범들과 비교했을 때 이들만의 맛이 떨어지고 조금 심심함을 느꼈던건 사실이었는지라 솔직히 이번 앨범에 대해 그다지 큰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았다. Brooks Wackerman이라는 유명 테크니션 드러머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긴했지만 이 라인업으로 내한이나 한번더 와서 라이브 한번 보고 싶다 정도에 그쳤다. Hail to the King 같은 앨범에 어떤 괴물 드러머가 들어와서 쳤던간에 지금처럼 인식이 안 좋아지는 건 피할수 없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던 찰나에 첫 싱글이자 타이틀곡인 "The Stage"가 몇주전 뮤직비디오와 함께 깜짝공개 되었다. 이들의 명곡인 Critical Acclaim을 연상케하는 오르간 인트로부터가 범상치 않았는데 노래를 들으면서 감탄밖에 안나왔다. 8분 30초라는 싱글곡 치고는 대단히 긴 길이의 곡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위화감 없이 순식간에 러닝타임이 끝났다. '새 앨범이 너무 욕 먹을 앨범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이 곡을 듣자마자 '최대한 빨리 신보 통째로 들어보고 싶다'로 바뀌었고, 지난 몇주간 가장 많이 들은 곡 중에 하나가 되었다.. 여담으로 뮤비도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음악에 집중하느라 처음 몇번은 뮤비를 제대로 못봤는데 시사하는 바가 있어 여러 생각을 해보게끔 하는 뮤비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음악 자체랑도 잘 어울려서 감동이 배가 되었다.
사실 첫 감상때는 타이틀 트랙이 너무도 강한 매력을 가지고 있던 탓인지(게다가 본작의 1번트랙으로 배치가 되어 있으니) 나머지 트랙들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와중에 가장 귀에 먼저 들어오는 요소는 단연 드러밍. 세션이었던 Mike Portnoy를 제외하면 The Rev 이후 그다지 깊은 인상을 남기는 드러머는 없었는데 이번 드러머인 Brooks Wackerman은 확실히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해주는 모습이었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연주임에도 귀가 절로 가는 존재감 넘치는 드러밍은 '역시'라는 감탄을 불러내기 충분했다. 개인적으로는 Bad Religion이라는 펑크밴드를 들으면서 이 드러머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 당시에도 독특한 톤으로 꽤 인상이 깊었던 기억이 난다. 이외에도 너무나 유명한 Tenacious D같은 밴드에서도 활동을 했고, Korn의 7집 앨범인 Untitled에서도 무려 Terry Bozzio라는 거물급 드러머와 함께 세션으로서 참여한 경력이 있다. 물론 그가 작곡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드러밍 자체만으로도 이번 신작에 어떤 활기와 함께 새로운 느낌을 불어넣어 줬다는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곡들을 전체적으로 보면 러닝타임이 다들 긴 편인데 그만큼 예전의 프로그레시브한 방향으로 곡구성이 돌아간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난해하지도 않으며 이들만의 특징을 잘 살린 악곡이라 더욱 마음에 든다. 5~6년전? 이들을 처음 접했을때는 메탈코어밴드라는 소개와 함께 접한 기억이 있는데 지금의 이들을 보면 코어사운드와는 꽤나 거리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하다. 또한 이전 앨범들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류의 키보드와 스트링의 활용도 나타나는데 마지막 곡 Exist에서 그 특징이 두드러진다. 15분이 넘는 대곡이긴 하지만 앞에 5분 가량의 연주로만 이루어진 파트 1, 11분 가량 까지 이어지는 파트2, 그리고 나머지를 정리하는 느낌의 파트3, 총 세파트로 나뉘어져 듣기에 큰 부담은 없는 곡이다. 나머지 곡들도 처음 들을때는 살짝 갸우뚱했지만 들을수록 매력이 넘치는 곡들로 꽉 채워져 있으며 딱히 빠지는 트랙없이 두루두루 신경써서 작곡한 느낌이다. 여전히 킬링트랙으로는 선공개되었던 The Stage를 꼽고 싶지만 전체적으로 참 완성도 높은 앨범이라고 본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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