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2011년 2월쯤이었니까 벌써 10년전입니다. 당시 싸이월드 클럽 모임에서 어떤 동갑내기 녀석을 만났는데 제가 기타를 들고 찍은 사진을 봤다면서 자기도 메탈을 학생때부터 좋아했다면서 이야기를 해보니 아는 밴드가 고작 스틸하트, 스키드 로, 메탈리카, 본 조비, 헬로윈 정도.... 헬로윈의 A tale that wasn't right 은 알아도 Future World 도 모른답디다. 그러니까 90년대초에 알던 밴드와 곡들을 그때까지 우려먹었던 셈이죠.

그래서 이런놈하고 계속 이야기를 해야하나? 이렇게 생각을 했지요. 당시에도 스마트 폰이 있긴 했지만 지금보다 보급률이 좋을때가 아니었으므로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보다 2G폰을 쓰는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저도 2G폰을 썼었고 2G폰에도 동영상 촬영기능이 있었지만 화질이 별로 좋지 못해 거의 사용을 한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처럼 연주 동영상을 저장하고 다니던 시절이 아니었죠.

그러면서 연주하는것도 직접 보고싶고 집에 가서 기타도 직접 보고싶다면서 놀러가도 되겠냐고 제안을 하더군요. 그래서 그러라고 하고 약속 날짜를 잡았죠. 퇴근시간 무렵에 찾아와서 방안 이곳저곳을 두리번 거리더군요. 당시에 일렉기타가 방안에 한 5대 정도있었는데

이놈 왈 "우와! 많다. 나 하나 줘도 되겠다.

이런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말라고 핀잔을 좀 줬지요. 그러면서 이놈이 하는말이

"야! OO아 기타 한번 쳐줘봐"

그래서 당시에 Running Wild 곡을 많이 연습하던 시절이라 Little Bighorn, Victory, Riding the storm 의 기타리프 몇소절을 쳐줬습니다.

그랬더니 이놈 하는 말이 "야! 그런거 말고 스트라이퍼의 In god we trust 나 스틸하트의 she,s gone 이런거 있잖아. 그런거 한번 쳐봐."이러더군요.

"그런 곡들은 내가 연습해보지 않은 곡이라 당장 못해. 나도 연습해야 가능하지. 니가 치란다고 곧바로 칠수 있는게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죠.

그놈왈 "일렉기타 치면 그런곡들은 처음부터 기본으로 치는거 아니었어? 나는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 "일렉기타 연주가 기본이 어딨냐!" 일렉기타가 쉬운줄 알아? 너 음악 좋아하는놈 맞냐? 핀잔을 좀 줬죠.

그 말을 듣고는 더 볼일없다는듯이 가겠다면서 "나 집에 갈때 차에서 듣게 저기 CD 하나만 가져가도 되냐?"
이러더군요. 정품 CD를 말입니다.

참 어이가 없더군요. 정품 앨범 CD를 집에 갈때 듣는다면서 하나 달라는 말에 기가 차서 할말을 잃어버렸죠.

하도 어이가 없어서 빨리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예전에 구워놓은 CD 한장 줘서 보냈지요. 그때 기억에 아마도 파워메탈 밴드 Celesty 였을겁니다.

그리고 한 2주후에 이놈한테 또 문자가 왔습니다.

OO아. 나도 기타 배우고 싶다. 너 기타 많잖아. 부탁인데 나 기타 한대만 주라!

야! 장난하냐? 기타가 무슨 음식점에서 이사람 저사람한테 주는 박하사탕인줄 알아? 너같은면 수십만원짜리 아무한테나 막 주겠냐? 너 고급승용차도 타고 다니잖아. 그런놈이 일이십만원이 없어 기타를 못사냐? 기름값 아끼고 그돈으로 그냥 하나 장만해라.

나 돈 없다. 친구끼리 기타 한대도 못주냐?

너가 왜 내 친구냐? 동갑이라고 다 친구냐? 너는 그냥 인터넷 모임에서 만난 사람일뿐이지 친구가 아니야. 착각하지 마라. 너 앞으로 이 따위 문자 보내면 가만 안둔다.

이러고서는 대화가 끝났죠. 살다살다보니 저런놈도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로부터 1년뒤인 2012년 봄에 카카오톡으로 문자가 또 왔습니다. 이놈이 내 전번을 저장했었던 모양이더군요.

기타 실력 좀 많이 늘었냐? 여전히 기타가 많네. 하나만 줄수 없냐?

기가 막혀서 바로 차단시켜버렸죠.

 

Rock'nRo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