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tovarius –
Elysium (2011) |
85/100 Feb 9, 2020 |
Timo Tolki. Stratovarius의 역사를 다루는 데 있어 이 사람의 이름을 뺀 서술은 의미가 있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할 것이다. 그 이름이 없는 Stratovarius의 역사는 결코 이뤄질 수 없는 개념이라는 데에 말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Stratovarius를 상징하는 것이나 다름 없던 이 괴물 기타리스트가 밴드의 창립 멤버는 커녕, 박힌 돌을 모조리 뽑아 내고 자기 취향에 맞는 새로운 굴러운 돌을 박아 넣은 굴러온 돌 계의 본좌 같은 존재라는 점이다. 그래서 사실 개인적으로는, Timo Tolki의 탈퇴 소식을 들었을 때 그렇게까지 충격은 아니었다. 오히려, Tolki 없는 Stratovarius가 과연 Tolki 역시 하나의 굴러온 돌 정도였다는 점을 증명해 보일 것인가... 하는 호기심이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첫 시작이었던 [Polaris]는 사실 개인적인 기준에서는 그리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평범한 밴드였다면 한 70점에서 75점 정도를 매겼을 법한 그런 앨범이었다. 그런데도 80점이라는 점수를 준 것은, Timo Tolki가 하나의 구성 요소였으며, 그 구성 요소 없이도 충분히 매력적인 음악을 여전히 Stratovarius가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앨범 [Elysium]은 어떤가? 이 앨범에서 그들은 Tolki Era 이후의 무언가를 그들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보였고, 밴드의 구성원들이 Tolki의 부속 부품이 아니었다는 점을 확실히 선언했다.
특히 Tolki의 빈 자리는, 오히려 그보다 훨씬 급이 높다고 해야 옳을 Jens Johansson이 확실하게 메우고 있다. 앨범 전반에서 멜로디 메이킹의 주역은 Johansson이며, Kupiainen은 Johansson이 메우지 못한 작은 공백 지점을 확실하게 틀어막으며 멜로디의 향연을 완성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Tolki Era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Stratovarius와는 다른 방향성을 지향한 채 만들어진 곡들이지만, 그들이 만들어 낸 새로운 지탱점은 여전히 견고하고, 리스너들의 귀를 즐겁게 자극한다. 전반의 구성에서 다소 아쉬운 느낌을 받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지만, Tolki Era를 우리가 경험한 게 벌써 근 20년을 넘어 30년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만큼 익숙지 않은 지점에 대한 아쉬움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들이 완성해 낸 유러피언 메탈과 오케스트레이션의 절묘한 합일, 그리고 Stratovarius가 가진 특유의 북유럽식 서정은 이 앨범에서 매력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과거 [Visions]나 [Destiny], 그리고 [Infinite]에 [Elements] 시리즈를 철저하고도 날카롭게 결합시킨 이 앨범에서 새로운 Stratovarius가 걸어 갈 지향이 보인다-개인적으로는 그런 지향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거장이 걷고 있는 길이기에 그 길에서 매력을 느낀다... 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이들은 Tolki 없이도 Stratovarius이며, Stratovarius는 Tolki의 밴드이기에 앞서 30년 가까이 우직한 세월을 견뎌 함께 해 온 거인인 것이다.
사실 이 앨범 이후의 Stratovarius을 아직 들어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거창한 평은 제 얼굴에 침 뱉기가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더 이상의 칭찬은 멈춰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거장이 걸어가는 길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찬사를 보낸다. 이 거인이 언젠가 멈추게 될, 멈춰야 할 날이 찾아 오겠지만... 그 날이 왔을 때 웃음 속에서 그들을 떠나 보낼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 씁쓸한 기억 속에서 웅장한 옛 날을 회상하게 되기보다, 절정의 위치에서 스스로를 멈추게 되기를.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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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atage –
Streets: A Rock Opera (1991) |
90/100 Feb 9, 2020 |
사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프로그레시브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느 순간 프로그레시브 메탈은 내 머리 안에서 극한의 테크닉을 뽐내며 자기 자신만의 세계에서 자신의 동류들과 함께 하는 데 머무르는 장르, 정도로 기록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언젠가부터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는 라벨이 붙은 장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거의 식어버린 상태다. 개인적 취향과 인상비평이니만큼 다소 거친 표현에도 양해를 부탁드리고자 한다. 처음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는 장르에 내가 입문하게 된 것은 Dream Theater를 통해서였지만, 내가 어느 순간부터 Dream Theater에게 느끼고 있는 감정이 바로 저것이다, 안타 깝게도. 테크닉의 극한에는 이르렀으되, 사람의 마음을 만지는 무언가에서는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인지, 비록 자주는 아니지만, 바로 이 앨범, [Streets-A Rock Opera]를 꺼내 듣게 된다. 사실 테크닉으로만 따지자면 Savatage는 결코 Dream Theater의 그것에 미칠 수 없는 밴드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주관적인 부분이지만, 기술의 극한에 도전해 온 Dream Theater에 누가 테크닉으로 도전할 수 있겠는가-물론 많겠지만 (웃음)-? 그럼에도 내가 Savatage를 꺼내 듣게 되는 건... Dream Theater에게서 내가 느끼지 못하는 드라마틱함, 즉 음악의 본령을 듣게 되기 때문이다. 음악의 본령은 사람의 마음을 만지고 비틀어 감정의 홍수 속에 가두는 것. 그리고 Savatage는 그걸 절묘하게 해 내는 밴드다.
사실 이 앨범을 처음 들었던 것은 소위 메탈 3대 컨셉 앨범이라는 소리로 이 앨범을 소개받고 나서였다. 사실 이 앨범이 나오던 그 시절 당시만 해도 그 말이 성립 가능했을 텐데, 지금으로서는 그 표현에 공감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컨셉 앨범도 많고. 하지만, 이 앨범처럼 가슴을 찌르는 앨범을 찾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긴 하다. 하나의 장대한 판타지 스토리는 그 스토리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매력을 줄 뿐이다. 진짜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건,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경험하고 느끼는 순간 하나 하나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순간들이다. 이 순간들을 묵직한 기술과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잡아내고 있는 이 앨범은 그 어느 세대에게라도 만족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무엇보다 Jon Oliva 특유의 광기, 라고 할 수 있는 날카로운 멜로디 감각이 제대로 폭발하고 있다. 사실 이 앨범 이후의 Savatage는 뭔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스포츠카와도 같은 섹시한 질감이 묻어나지만, 이때만큼의 야성미와 날 것 그대로의 신선함을 보여주는 인상은 아니다. 이 시절의 야성미와 신선함은 Savatage만이, 더 정확히는 Jon Oliva만이 해 낼 수 있는 그런 종류의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보컬을 겸하고 있는 Oliva는 자신만이 뽑아낼 수 있고, 스스로 천착해 온 바로 그 지점에서 청자를 사로잡는 폭발적 상상력을 덧씌우고 있다. 이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저 눈을 감고 그 상상력 속에서 함께 잠시 살아갈 뿐.
근 6년만에 처음 쓰는 리뷰로 Savatage를 선택한 것은, 지금 개인적인 삶에서 느끼고 있는 지점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앨범이 바로 이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술의 극한 속에 살아가지만, 그 극한의 기술이 담아내야 하는 것은 평범한 동료 시민의 일상들이다. 그 일상을 함께 공유하고 나누는 순간 그것이 우리를 완성할 것이다.
나는 길이요 빛이요 밤 속의 짙은 어둠이니, 내가 들은 희망과 꿈, 네가 지른 비명을 내가 듣노라. 돌아서지 말고 내 손을 잡아라, 네 마지막 순간 내가 함께 할 것이니, Believe.
나는 그의 외침을 들었고, 믿으며, 믿을 것이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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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 Maiden –
Somewhere in Time (1986) |
90/100 Jun 30, 2014 |
1986년은 세계 헤비 메탈 신에서 왕좌를 차지하고 있던 두 밴드, Judas priest와 Iron maiden이 동시에 앨범을 낸 해이다-물론 두 밴드가 한 해에 동시에 앨범을 발표한 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1984년에 각각 [Defenders of the faith] 와 [Powerslave] 를 발표하기도 했었으니까-. 이 해에 두 밴드가 각각 발표한 앨범의 타이틀은 [Turbo] 와 [Somewhere in time] 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 장의 앨범은 각 밴드의 디스코그래피에서 받는 대접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Judas priest가 낸 [Turbo] 의 경우 Ripper의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에는 Judas priest 디스코그래피 내에서 최고의 문제작 중 하나라는 악명을 누렸지만, Iron mai den이 발표한 [Somewhere in time] 은 Maiden의 커리어에 새겨진 또 다른 명반 중 하나라는 명성을 얻어냈다. 두 앨범의 차이는 무엇일까?
Judas priest의 [Turbo] 앨범과 Iron maiden의 [Somewhere in time] 앨범은 둘 다 새로운 조류로 떠오르고 있던 기타 신디사이저를 도입하는 결정을 내린 앨범이다. 바꾸어 말하면, 양자가 받는 대접의 차이는 신디사이저의 도입 여부만 가지고서는 설명할 수는 없는 노릇이란 뜻이다. 밴드의 멤버들은 여전히 전성기, 즉 1984년의 [Defenders of the faith] 와 [Powerslave] 를 빚어낸 그 연장선상에 있는 인물들이다. 그렇다면 신디사이저 너머의 송라이팅이 결국 문제였다는 뜻일 것이다. Judas priest의 [Turbo] 는 그 부분이 문제였다. Judas priest, Metal gods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그런 느낌의 곡들.
하지만 Iron maiden의 [Somewhere in time] 은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멀다. 이 앨범은 오히려 가장 Maiden스러운 앨범이라고밖에 할 수 없을 곡들로 꾹꾹 눌러담아져 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2000년 [Brave new world] 에서부터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Iron maiden 특유의 작법, 즉 후기 Iron maiden의 노선 변화를 미리 반영하고 있는 그런 느낌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 중 세 곡이 7분을 넘나드는 대곡이라는 걸 생각했을 때, 그런 생각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앨범 이전까지의 Iron maiden이 강렬한 일격 속에 장대하고 복잡한 구성을 꾹꾹 눌러담는 느낌을 주는 밴드였다면, 이 앨범 이후의 Iron maiden은 장대하고 복잡한 구성 속에 강렬한 일격을 숨겨 넣은 느낌을 주는 밴드가 되었다. 이것이 개인적인 [Somewhere in time] 에 대한 소감이다.
여담이지만 그런 구성은 이 앨범의 후속작인 [Seventh son of a seventh son] 에서 절정에 이르렀다가 현재의 Iron maiden에서 완전히 폭발하고 있다... 고 말하고 싶다. 이 앨범이 주는 충격은 그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The number of the beast]-[Piece of mind]-[Powerslave] 로 이어지는 Iron maiden의 클래식 3연타에 버금가는 정도의 명반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앨범이 받는 평가는 의외로 상당히 짜다는 느낌이다. 역시 [Turbo] 와 함께 엮여서 신디사이저를 도입한 변절의 작품, 이란 이미지를 받고 있기 때문일까? 어쩌면 이 앨범의 후속작이 밴드 디스코그래피 사상 최고의 명반으로 꼽히는 [Seventh son of a seventh son] 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대단한 앨범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그런 앨범이다. 포효하는 Bruce Dickinson과 불을 뿜는 Murray/Smith의 트윈 기타, 굳건한 Harris와 McBrain이 받쳐주는 데다 이들 특유의 밀도 높은 빽빽한 구성이 돋보이는 멋진 앨범. 알 수 없는 이유로 저평가받고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Iron maiden이 빚어낸 앨범 중 최고의 점수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을 멋진 앨범이다... 정도로 평가를 요약하고 싶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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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yper –
Second Coming (2013) |
90/100 Oct 4, 2013 |
Michael Sweet은 늙었다. 늙었다고밖에 할 수 없다. 1963년생이니, 이젠 만으로도 얄짤없이 50대다-물론 서양은 나이를 만으로 세니까 Sweet이 공식적으로 50대에 진입한 것은 2013년부터다. 한국식으로 재자면 이미 작년의 Michael Sweet도 50대였겠지. 하지만 이게 뭐 중요한가. 고작 한두 살 차이인 것을-. 당연히 맑고 청아한 고음역을 주무기로 하던 그의 보컬 스타일은 변화할 수밖에 없다. 변화해야 정상이기도 한 나이가 되었다. 헤비 메탈 보컬리스트의 전설 영역에 자리잡고 있는 Rob Halford 역시 40대에 진입하는 시점에 발표한 앨범인 [Painkiller] 부터 보컬 스타일이 확연히 바뀌었고, 나이를 좀 더 먹은 시점을 보면 확실히 약해진 모습을 보여 줄 때도 있었고.
그런데 이 앨범에서의 Michael Sweet은 나이같은 것은 장식에 불과하다는 것을 온 몸으로 들려주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물론 스튜디오 앨범이다 보니 보정도 제법 들어간 게 사실이긴 하지만... 2004년에 발표한 만 40세 시절의 라이브 앨범과 비교해 봤을 때 오히려 10년의 세월이 더 지난 이 앨범에서의 보컬 퍼포먼스가 더 강력하다고 느낀다면 그건 오버일까? 아니, 오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맨 처음 이 앨범의 The way를 들었을 때가 떠오른다. 정말 원곡을 부르던 그 시절로부터 한 점의 떨어짐도 없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보컬 퍼포먼스를 들려주고 있는 정도니까-물론 나이 50이 된, 아저씨를 넘어 할아버지 단계로 접어드는 기준에서의 이야기이긴 하다. 아무리 그래도 나이 50의 Sweet과 20대 중반의 팔팔한 Sweet을 동일 선상에 두는 건 무리니까-.
To hell with the devil, The way, More than a man 등의 초고음역이 요구되는 곡들을 꼭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언젠가 친구들에게 서양인의 축복받은 성대 운운하면서 Lost horizon의 Highlander(The one)을 들려줬던 기억이 난다. 그때 친구들은 나이를 먹으면 서양인의 성대도 쇠퇴하기 마련이라며 웃고 넘겼지만, 나이 50이 된 Sweet의 보컬을 들으면서도 그렇게 웃어 넘길 수 있을까. 아닐 거라고 본다. 그 때 못지 않은 여전한 막강한 고음역을 들려주고 있는 게 이 앨범에서의 Sweet이니까. 거기다 더 원숙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멋진 성숙한 보컬 덕분에라도 이 앨범에 90점이나 되는 점수를 부여할 수밖에 없다. [Murder by pride] 를 리뷰하면서도 비슷한 표현을 썼던 것 같은데, 이건 쇠퇴하는 사람의 보컬이 아닌, 더 성숙해 가는 사람의 보컬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선곡표는 전반적으로 마음에 든다. 다만 [In God we trust] 시절의 곡과 [Against the law] 시절의 곡이 하나도 없다는 건 좀 아쉬운 부분. 물론 [Against the law] 앨범의 선곡이 빠진 건 이해가 간다. 그 시절의 Stryper를 지금의 Stryper는 나름의 흑역사로 치는 것 같으니까. 하지만 [In God we trust] 앨범에서의 선곡이 없는 건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In God we trust는 역시 어려울 지 몰라도 Always there for you나 Keep the fire burning, The writing's on the wall같은 명곡들이 줄이어 포진해 있는 데다 이 앨범에서 들려주는 Sweet의 보컬이라면 충분히 이 곡들을 소화하는 게 가능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이들을 알게 된 지 어느새 1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것 같다. 맨 처음 이들을 들었던 시점이 고등학교에 막 입학하던 즈음이었으니, 10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어쩌면 그 이전에 들었을 수도 있고 하니 확언은 못하겠다. 하지만 메탈에 처음 빠지던 즈음을 Kiske와 함께 화려하게 장식해 준 보컬리스트가 재적하는 밴드다 보니, 항상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봐 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런 그들이, 아직도 살아 이런 레코딩을 들려주고 있다는 건... 축복인 것 같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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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as Priest –
A Touch of Evil: Live (2009) [Live] |
40/100 Oct 2, 2013 |
라이브 앨범은 밴드에게 있어서는 양날의 검과도 같은 존재이다. 양질의 라이브 앨범이 발표되는 경우-라이브 앨범의 질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기준이 몇 개 있는데, 밑에 써내려갈 생각이다. 뭐 이미 Iced earth의 [Alive in Athens] 를 리뷰하면서 밝힌 기준이긴 하지만-라면? 밴드의 라이브 역량을 칭송하는 또 하나의 전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형편없는 질의 라이브 앨범이라면? 도대체 왜 이 앨범을 낸 것인지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밴드가 돈독이 올라서 이런 앨범을 내고 있다는 폭언 앞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일을 겪게 될 것이다. Judas priest의 이 라이브 앨범은... [Unleashed in the east] 로부터 시작된 이 밴드의 위대한 라이브 역사 한 장에 새겨질 앨범이 될 것이다. 욕설과 폭언으로 말이다.
라이브 앨범의 퀄리티에 대한 개인적인 기준은 대략 이 정도다. 상술했듯이 Iced earth의 [Alive in Athens] 리뷰에서 적어내렸던 것들이다. 라이브 앨범의 볼륨을 얼마나 잡아야 할 것인지, 현장감은 어느 정도로 살려야 할 것인지, 그들이 라이브 앨범을 낼 정도의 역량을 갖추고 있는 것인지, 밴드가 라이브 앨범을 통해 상술을 추구한다는 이미지가 쌓이지는 않을지. 아마 이 기준 중 뒤의 두 기준에 있어 Judas priest에게 의문을 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미 [Priest... Live!] 라는 역사상 최고 수준의 라이브 앨범을 뽑아냈던 이들에게 실력에 대한 의문을 품는 건 무의미할 거고, 이들이 라이브 앨범을 상술로 낼 생각이었다면 몇 번은 우려먹을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서 뒤의 의문도 해결된다. 그럼, 나머지 둘은 어떤가?
유감스럽게도, 이 앨범은 앞 부분의 기준을 완벽하게 씹어먹는 앨범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일단 구성을 보자. 딱 11곡이다. 뭔가 잘못 들은 것 같다고? 아니다, 딱 11곡 맞다. 다시 말하겠다. 딱 11곡이라고. 일단 여기서부터 제정신이 아니란 소리밖에 할 수가 없다. Judas priest의 라이브 앨범인데, 원 디스크에 고작 11곡이라고? 이 말도 안되는 볼륨으로 라이브 앨범을 낼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경악스럽다. Judas priest가 어떤 밴드인데! 1974년 데뷔한 이후 이 앨범을 발표할 때까지 35년간 활동을 해 온 밴드가, 고작 11곡을 담은 원 디스크짜리 라이브 앨범을 내 놓는다고? 이게 무슨 정신줄 놓은 짓이란 말인가?
거기다 선곡 리스트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갈 것 같다. 나름대로 고르게 들어간 느낌이라고는 해 줄수 있겠다. 근데, 낯익은 넘버 몇 개가 안 보인다. 근데 그게 크다. 아니, Judas priest의 라이브 앨범인데 Breaking the law와 The sentinel이 없다고? 이건 또 무슨 헛소리란 말인가? 아니, Judas priest의 라이브에 Breaking the law와 The sentinel이 없다고? 이게 도대체 제정신으로 내 놓을 수 있는 라이브 앨범이란 말인가? 이건 무슨 Helloween이 Keeper of the seven keys를 디스코그래피에서 삭제하는 소리란 말인가? 이게 납득이 갈 거라고 생각했을까? 이런 식의 선곡을 팬들이 납득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Judas priest가 정신줄을 많이 놓으셨단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거기에... 유감스럽게도 라이브 퀄리티가 좋다고도 하기 어렵다. 이 앨범에 포함된 음원을 부를 당시 Halford는 만으로 54세 혹은 57세다-이것도 골때린다. 띄엄띄엄 떨어진 공연을 대충 짜집기해서 라이브 앨범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라-. 당연히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노장 밴드가 내는 라이브 앨범의 다른 의의 중에 아직 이 밴드가 건재하다는 걸 알리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걸 감안해 보면, 이런 정도의 라이브 퀄리티로 그런 선언을 하려 했다는 게 의심스러울 정도니까. 말 그대로, 조잡하고 조악하다. 이런 앨범을 라이브 앨범이랍시고 들려주고 싶었단 말인가? 도대체 어디까지 똥칠을 하려는 속셈이냐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내가 Judas priest의 앨범을 리뷰하면서, 이렇게 분노하고 싶게 만들 앨범이 있을 줄은 몰랐다. 심지어 [Jugulator] 를 리뷰할 때도 이렇게 화를 내진 않았었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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