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악평 자주 날립니다.
최근엔 소악의 The Days of Grays를 깠군요... 나쁜 앨범은 아니지만 좀 방향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지라.
하여간 구린 앨범이 됐든 좀 별로인 앨범이 됐든 그런 점 지적하는 거야 뭐가 문제일까요. 구린 거 구리다고 하시고 별로면 별로라고 하시면 됩니다. 그냥 그 정도의 선만 지켜달라는 거죠.
저도 꽤 음악관이 편협합니다. 메탈 듣는 분이 아이돌도 좋다고 하면 '메탈만 고집하면 메탈피그 취급받을까봐 저러는 건가?' 하는 생각도 가끔 하고요. 근데 아이돌 듣는 사람들을 까고 싶진 않습니다. 걍 무시하죠. 듣든 말든.
예전에 리뷰나 코멘트 남기는 행위에 어마어마한 사명감을 지닌 사람들을 본 적이 있는데, 어차피 한 밴드의 음악관이나 세계관은 리뷰어나 리스너의 세치혀놀림으로 변하는 게 아닌지라 리뷰를 통한 밴드의 각성 따위는 말도 안된다고 봅니다. 하물며 영문도 아닌 한글로 리뷰 적는 메킹이라면 더더욱.
그나마 리뷰나 코멘트에 의미가 있다면 소비자들 간의 의견 피력 정도인데, 결국 우리가 여기 남기는 내용물들은 한마디로 상품평 정도거든요. 나는 별로였다. 나는 괜찮았다. 이런 정도에 그쳐야지, 이거 좋다고 한놈은 잘못됐다 하는 식으로 나가면 문제라는 거죠.
음식에 비유하신 분들이 있던데, 만약 해당 앨범을 듣는 사람이 정신 이상이 온다거나 하는 식의 피해를 입는다면 그건 분명 정크 푸드라고 불릴 수 있을 겁니다. 근데 DSO 앨범을 좋게 듣는 사람이 그렇던가요? 저는 안 들어 봐서 모르겠습니다만 그거 듣는다고 사람이 맛이 가거나 미치거나 수명이 깎이진 않을 것 같은데요.
예, 듣고 나서 짜증이 났든지 돈이 아까웠든지 할 수는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런 점만 언급하면 됩니다. 좋다고 하는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주장할 이유는 없지요. 태원신 말마따나 음악은 바다와 같은 것 아니겠습니까? 폴매카트니 말마따나 음악에 편견을 갖는 것은 인종차별보다 무서운 거고요.
만일 어느 리뷰에 혹해서 앨범 샀다가 돈을 날렸다고 해도, 그건 소비자 본인의 부주의로 인한 결과일 뿐입니다. 어쩔 수 없는 경우죠. 다만 이런 점에 있어서 악평의 의의도 있다고는 봅니다. 근데 선을 넘으면 안 된다는 거죠.
사실 왜 이 부분을 갖고 시시비비가 갈리는지 이해할 수 없네요.
Eagles 2011-04-24 07:37 | ||
본 게시물에 달려있던 댓글 5개를 삭제하였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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