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atic Fear를 접했던 제 얘기를 꺼내고자 합니다.
제가 이래 글 쓰는 건 첨인 것 같은데 ^^; 그냥 불현듯 떠오르기에 말이죠.
메탈을 제가 접하게 된 건 고2때츰... Caliban을 통해서 였습니다.
제가 쫌 특이한건지 저는 Caliban - Strapping Young Lad - Cannibal Corpse로 이어지면서 메탈에 지대하게 관심을 느끼게 됐는데요. 이 때 갑자기 메탈을 좋아하는 친구가 튀어나와 추천해 준 밴드가 바로 Estatic Fear 였습니다. 2집 Sombre dance죠.
처음 들으면서, 아리따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빠져드는 순간 갑자기 괴팍한 짐승아저씨의 소리가 ㅡㅡ 들리더군요.
정말 식겁했습니다. 그때의 기억으론 이만한 충격이 없었을겁니다. 달콤한 생크림 케잌에다 난데없이 와사비를 부왘하고 뿌려댄 느낌이라고나 할까... 뭐 음악을 이딴식으로 만들었나 싶기도 하구요.
참... 미녀와 야수의 조합이라곤 하지만 진짜로 너무 매치가 안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요.
피아노나 바이올린 같은 악기로 잔잔하게 연주해주다가 갑자기 쟁쟁대는 기타도 그랬구요.
그래서 CD를 되돌려주고선, 니가 추천해준 그것은 정말 못들어주겠다고 한마디 했죠.
근데 이녀석이 자꾸 와서 자기는 이해가 안된다면서 쫌만 더 들어보라고 권유하더랍니다.
하지만 그때도 여전했습니다. 그냥 뭔가... 안맞는다, 안어울린다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러다 어느날 밤, 비가 오고있었습니다.
독서실에서 집으로 가는길에 왠지 생각나서 한번 틀어보고 들어보니 괜찮다, 싶더라구요.
근데 이때부터... 생각날때마다 틈틈이 틀어보곤 하다가, 그 친구한테 계속 듣다보니 뭐 괜찮은 것 같다고 했더니 불쑥 그러면 마지막곡(Chapter IX)을 들어보라네요. 그래서 듣게 되었는데... 듣다가 와 이런 신세계가... 하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그이후로 본격적으로 Estatic Fear를 접하게 됐죠. 결국엔 항상 명반얘기 할때 손꼽곤 하는 앨범이 되었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듣고싶은 때가 많더라구요. ^^ 제가 조금 잡식성이라 몇몇장르를 빼곤 광범위하게 듣는 편이거든요. 그런데도 Estatic Fear는 잊혀지지 않고 항상 떠오르는 밴드이곤 합니다. 다만 남들에게 추천을 잘 하진 못해요. 처음의 저랑 똑같이 반응할 거 같아서요^^;
정재승 교수님의 '과학콘서트라'는 책에서는 메탈에 대한 호감을 '적응의 과정'을 통해 얻는거라고 했던 설명을 본 적이 있었는데, 첨듣고 확 꽂혔던 것도 있긴 했지만, Estatic Fear를 접할 때도 그렇고 Lacrimas Profundere 접할 때도 그렇고 몇몇 부분에서는 어느정도 일리가 있단 생각도 드네요. 메킹분들은 Estatic Fear를 첨 들었을때 어떤 느낌이셨는지 궁금하네요.
메킹분들 중에서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어떤 앨범이라고 다 좋아하고 다 싫어하겠습니까. 호불호야 당연히 있는거겠죠? 마치 제가 메탈리카나 아이언 메이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처럼요. 남이 좋다거나 싫다고 너무 까대진 않았으면 좋겠네요^^; 즐거운 메탈 라이프 보내시길 lml
슈퍼메탈 2011-01-20 15:04 | ||
좋은글이네요 ㅋㅋ | ||
mad butcher 2011-01-20 15:32 | ||
저도 처음 들었을땐 뭐 이딴게 다있나 했는데 비오는 11월에 들었더니 신세계가 펼쳐졌습니다. | ||
이규엽 2011-01-20 15:41 | ||
저는 뒤늦게 수입반으로 구입해서 못봤지만 라이센스로 사신 분들 말씀 들어보면 해설지에 써있기를 '듣는이를 고르는 음악' 이라고 써있다고 하셨었던 기억이 나네요 | ||
Micactu 2011-01-20 16:37 | ||
"본작은 감상자가 음반을 고른다기 보다는 본작이 감상자를 고르게 된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작품으로 피를 토하는 고통과 분노와 처연한 아름다움이 궁극을 넘어 허무한 슬픔의 꼭지점에 위치하는 명작" 이라고 라이센스 속지에 써있다고 하네요. 뭐 좀 오버스럽긴하지만...사실 이 앨범은 엄청나게 감성적인, 감성위주의 음반이라 사람에따라 호불호가 갈리는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Matthias Kogler 가 부클릿에도 써놨죠 "This album is dedicated to all those, who have and still to...enjoy the pure and intense calmness which melancholy can bestow upon us" (이 앨범은 슬픔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순수하고도 강렬한 평온을 즐길 수 있는 그리고 즐겨야할 모든이에게 바친다) 여튼 제 인생 최고의 앨범 중 하나 | ||
Matt 2011-01-20 17:52 | ||
저는 메탈킹덤의 추천으로 듣게 되었는데 ㅋㅋㅋㅋ 그 전부터 익스트림메탈을 들었던터라 한번 듣자마자 뿅 갔어요 ㅋ 아직도 우울할때나 우울해지고싶을때 항상 듣습니다...ㅋㅋ 참 Estatic Fear의 1집도 굉장한 명반이니 꼭 들어보세요~ 2집만큼 듣기 편한(?) 느낌은 아니지만 처절한 느낌은 굉장히 잘 살린 명반이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 ||
SchmerZ 2011-01-21 01:19 | |||
1집도 당연히 듣고있죠~ 전 2집을 선호하지만 1집도 무시못하죠. | |||
Norther_ 2011-01-20 18:31 | ||
Chapter IX 저도 이거 꼭 자기전에 듣던건데 ㅋㅋ 카니발콥스로 입문했단게 조금 쩌는듯; | ||
앙코롸 2011-01-20 19:35 | ||
저는 챕터 4를 가장 먼저 들어봤었는데 한번에 꽂혔습니다 ㅋㅋ 에스테틱 피어 이야기만 나오면 제가 에스테틱 피어 듣는다고 하니깐 "그런 과대평가 된 거품밴드를 듣냨ㅋㅋ" 라면서 바보취급하던 사람이 떠오르네요... ㅡ.ㅡ 어딘가에 EF관련 글을 썼을때도 댓글의 태반이 과대평가 된 평범한 밴드라는 이야기였고...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앨범이 있을수는 없겠지만 가끔은 어째 그 명성때문에 필요이상으로 과소평가 받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쩝 | ||
SchmerZ 2011-01-21 01:19 | |||
제가 비오던날 생각났던 곡은 챕터2였지요^^; 챕터2에서도 맨 처음에 빗소리가 들려서 연상이 됐거든요. | |||
WinterMadness 2011-01-21 00:12 | ||
듣고 바로 꽂혔죠. 물론 메킹에서 추천이 많아서 접하게 되었습니다. | ||
DJ-Arin 2011-01-21 17:32 | ||
저를 메탈의 세계로 인도해준 밴드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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