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 Review

Band	Kiss
Album	Kiss
Type	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April 1974
Genres	Hard Rock
Labels	Casablanca Records
Length	35:13
Ranked	#14 for 1974 , #3,696 all-time

Reviewer :  구르는 돌         Rating :  90 / 100

세계적인 록 밴드 Kiss의 역사적인 데뷔 앨범. Gene Simmons와 Paul Stanley의 만남에서부터 밴드의 굵직하면서 파란만장한 역사는 시작되었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Kiss의 전신인 Wicked Lester라는 밴드를 뉴욕에서 결성했다. Kiss의 기괴한 분장 컨셉은 이때부터 이미 선을 보이고 있었다고 한다. 차츰 멤버들을 보강해 나가면서, 라이브 활동에 매진한 이들은 마침내 메이저에서 활동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 즈음에 이들은 Kiss를 밴드명으로 하기로 하였다. 기독교의 일부 극단주의자들은 밴드명을 Knights(Kids) In Satan's Service의 약자라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Gene Simmons는 단지 섹시하고 강렬한 인상이라 지었다고 밝혔었다.

Kiss는 주로 Hard Rock 혹은 Heavy Metal 밴드로 정의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이들의 데뷔 앨범을 비롯한 몇몇 초기 앨범은 이들의 관심이 Glam Rock에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그러한 경향은 동명의 데뷔 앨범에서 강하다. 본작은 Led Zeppelin이나 Black Sabbath 같은 하드록 밴드보다 New York Dolls, T. Rex 글램 록 밴드들과 유사한 점이 더 많다. Kiss의 데뷔 앨범에 실려 있는 록 사운드는 하드 록보다는 글램 록에 더 가깝게 들린다. 아마도 거친 하드록을 상상하고 이 앨범을 듣는 다면 고개를 갸우뚱 할 수도 있다. 이들의 기괴하면서도 번쩍이는 의상만 봐도 이들이 David Bowie나 T.Rex와 같은 글램 록 밴드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받은 사실은 충분히 알 수 있다.

앨범은 데뷔 앨범이라는 사실을 의심할 만큼 잘 만들어졌다. 본작은 현재까지도 Kiss의 라이브 무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곡들로 메워져 있다. Rolling Stones의 명곡 Brown Sugar와 흡사한 리프로 진행되는 Strutter를 비롯해서, 역시 비슷한 방향을 지향하는 Nothin' to Lose에 감칠맛 나는 리프가 매력적인 Firehouse와 Deuce는 이 밴드가 시작점부터 얼마나 재기 넘치는 밴드인지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앨범에 실린 곡들 중에서 가장 유명세를 누린 곡은 Cold Gin이지만, 객관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 모든 곡들이 퀄리티가 높은 갓 데뷔한 밴드로서는 상당한 수준이다. 앨범에서 가장 이색적으로 들리는 곡은 대미를 장식하는 Black Diamond이다. 다른 곡들이 글램록 특유의 활기차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띠고 있는데 반해, 이 곡만은 심각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앨범에서 유일하게 서사적인 매력을 지닌 곡으로 여타 곡들과는 구별되는 매력을 띠고 있어 아주 좋아하는 트랙이다. 개인적으로 Kiss의 앨범들 중에서 가장 아끼는 앨범은 Destroyer인데, 이 앨범은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작품이다. 데뷔 앨범이기에 더 생생하고 신선한 매력을 풍기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앨범에 불만 요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앨범은 하드록보다는 글램록에 좀더 가까운데, 그러다보니 이후의 작품들에 비해 사운드가 다소 느슨한 감이 있다. 흥겨운 분위기가 감돌지만 무언가 Kiss 특유의 에너지가 다소 결여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Kiss의 전성기 앨범들에서 느낄 수 있는 팽팽한 긴장감 또한 이 앨범에서는 맛볼 수 없다. 앨범에 실린 곡들의 퀄리티는 밴드의 작품 중에서 가장 성공한 Destroyer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되지만, 약간 늘어지는 사운드는 옥에 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본작에 수록된 곡들의 진정한 매력을 살피려면 77년에 발표한 라이브 앨범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된다. Kiss 전성기적의 방약무인한 에너지와 타이트한 긴장감이 폭발하는 사운드로 연주하는 Alive!를 들어봐야 본 앨범에 수록된 가치를 알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