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GADETH 오리지널과 리마스터 비교청취 [Rust in peace]

1400여장의 콜렉션 중 유일하게 100점을 준 앨범인

메가데스의 RIP앨범의 여러 버전의 음질을 비교청취해봤습니다. 

청취시스템은 마란츠 SA-KI-PEARL LIGHT / 트릴로 MK3 / 인켈 S9500 입니다.

1. 오리지널 (1990)

라이센스와 일본판을 가지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음질의 차이는 없습니다.

오리지널판은 전체적으로 믹싱이 아주 잘 되어 있으며 어느 한 파트가 두드러지게 나서지 않아 귀가 편안하며 사운드별로 윤곽이 뚜렷하되 지나치게 피크되는 소리가 없습니다. 단단한 묵직함과 카랑카랑하고 메마른 리듬파트 사운드가 압권인 앨범이죠. 따라서 작은 직경의 스피커보다는 우퍼가 10인치 이상 되는 스피커로 들어보면 리듬파트 녹음이 얼마나 잘 되었는지 절감할 수 있습니다. 유일하게 음량이 다소 작다는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서 일본판을 사기로 했조. 일본판의 음량이 더 클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똑같다"였습니다. 원소스일 테니 원판격인 미국판도 마찬가지겠죠.

2. 리마스터&리믹스판 (2004)

저음이 부각되는 현대적인 사운드로 변모한 것까지는 허용범위 내지만 사운드에 대한 인상까지 바꿀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소리가 꽉 차 있고 저음이 강조되어 처음 듣는 순간은 "오오!" 하지만 이후 소리에 익숙해져 감동은 그때뿐이었습니다. 리마스터판이라지만 저음 외의 중음, 고음부에서는 특별히 달라진 게 없습니다. 특히 심벌소리를 들어보면 중고음부 소리의 윤곽을 판단할 수 있는데 이 또한 음량 차이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별차이 없다는 메탈리카의 리마스터판 소리만 들어봐도 오리지널에 비해 소리가 스피커 앞으로 튀어나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리마스터판엔 그런 게 없다라는 거죠.

또한 일부 트랙의 소실(정말?)로 오리지널과는 약간의 차이를 보입니다. 각 파트별로 녹음 후 베스트 트랙을 선택해 믹싱하게 되는데 일부트랙이 소실되었다는 것은 베스트트랙이 아닌 버전으로 믹싱이 되었다는 뜻이 됩니다. 실제 몇몇 곡에서는 이 차이가 나타나며 특히 다음 앨범 '파멸의 카운트다운'리마스터판의 보컬트랙은 정말 못 들어줄 만큼 최악이지만 본 앨범에서는 신경쓰지 않으면 잘 모르는 수준임으로 패스합니다.

-파트별 분리도 : 리마스터만 했으면 모를까 머스테인이 자기취향대로 리믹스까지 했기 때문에 섬세한 소리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특히 베이스기타의 타가닥타가닥 하는 현 튕기는 소리가 많이 묻혀버렸더군요. 리듬파트 소리는 풍성해졌지만 그 윤곽은 오히려 두리뭉실해진 느낌? 게다가 오리지널에서는 좌우 분리를 했던 트랙을 중앙처리로 일관해 버린 점이나 코러스의 믹싱을 바꾼 것 등은 좀 아쉽더군요.

-밴드적 음색 : 오리지널과는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개성이 없는 소리가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메가데스 곡들의 특징이 매 앨범마다 곡과 소리의 경향이 다른데, 아마도 머스테인의 독단으로 앨범마다 사운드에 어느 정도 통일성을 부여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리마스터 된 '파멸의 카운트다운'의 사운드는 오리지널과는 판이하게 달라져서 경악했던 기억이...

-음량 : 음량은 아주 좋습니다. 베이스가 튼실해 작은 볼륨으로도 박진감이 넘치죠. 작은 스피커나 이어폰 등에 맞춘 리마스터라 여겨지는군요.

분석적으로 듣길 좋아하는 저로서는 각파트가 보다 생생한 오리지널을 선호합니다만 저음이 빵빵한 리마스터판도 청취환경에 따라서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취향의 차이도 있을 테고 선택은 개인의 몫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