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less Review
November 17, 2024
Dall'urbanizzato al mondo fantastico e contemplare
지난 앨범 낸지 만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바로 신작이 나와서 의아했던 DGM의 통산 12집입니다.
"한 남자의 인생을 형성한 선택들에 대한 탐구를 목적으로 한 상상 속 여행"이라는 컨셉의 본작은 지난 2020년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등장했던 DGM의 스타일 변화가 더욱 급격히 이뤄졌으며, 이들이 메이저로 도약하는 작품이었던 2009년의 frAme과 그 복제판이었던 2013년의 Momentum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만큼 이질적입니다. 어떻게 보면 2016년의 The Passage부터 시작되었던 실험을 통한 한 발짝씩의 변화를 통해, 본작에서 DGM은 더 이상 매너리즘 밴드는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본작의 특징은 첫 번째, 전체적인 템포를 낮췄습니다. 2020년작 Tragic Seperation은 포스트 심포니 X의 절정이었고, 작년의 Life에서도 살짝 완급 조절을 했지만, 본작은 날카로운 리프 메이킹와 스피드에서 오는 '날렵함'을 절삭했습니다. 리프조차도 상당히 부드러워져서 마이클 로미오식 리프 메이킹은 마지막 트랙에 가서야 순한 맛으로 다시 맛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두 번째이자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도시적인 분위기의 탈피입니다. 앨범의 컨셉에 맞춰 본작은 상당히 빈티지하면서도 관조적, 몽환적인 분위기가 일품입니다. 이는 지난 앨범까지도 살아있었던 밴드의 이미지, Urbanized Symphony X라는 이미지에서의 변신을 시도한 흔적이며,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고 느껴집니다. 이전과는 다른 키보드의 사운드 포징, 어쿠스틱 사운드의 강화와 다채로운 색감의 악기 활용, 이전에는 거의 분위기를 주도한 적이 없던 다양한 조성의 사용까지, 이전까지의 DGM의 주무기였던 집약적인 테크닉과 스피드와는 다른 미학을 앨범의 정면에 내세웠습니다. 지난 앨범의 첫 트랙이었던 Unravel the Sorrow에서 선보였던 "새로운 세계로의 인도"하는 분위기를 앨범 전체에 확장시킨듯한 느낌이라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이는 최근 Secret Sphere의 급격한 심포닉화가 연상되는 사운드 메이킹인데, DGM의 것은 DGM 나름의 신선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인트로 트랙인 Promises부터가 상당히 인상적인데, 인트로 한 곡에서 DGM, Dream Theater, Evergrey, Omnium Gatherum이 다 들릴 정도로 모던하면서도 융합적인 사운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2번 트랙인 The Great Unknown은 전작의 1번 트랙인 Unravel the Sorrow와 유사한 분위기의 곡인데, 선공개되었을 때 개별로 들었을 때랑, 앨범 전체로 이어 들을 때랑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질 정도로, 컨셉 앨범의 수록곡이면서도 개별 트랙의 개성이 잘 살아 있습니다.
3~4번 트랙은 미들 트랙으로 가는 트랙으로 기존의 DGM을 생각하면 박진감이 떨어질 만한 파트겠으나, 곡 내에서의 완급 조절을 통해 몰입감이 떨어지지 않게 해주는데, 어떤 파트에서는 Symphony X의 명작 컨셉 앨범 V의 DGM식 재해석이 아닌가 느껴지는 부분도 있어서 새삼 이들의 Symphony X 사랑이 다시금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앨범에서 거의 유일한 스피디한 트랙이라 할 수 있는 5번 트랙 From Ashes는 그나마 DGM의 기존 전형적인 스타일을 앨범의 사운드과 컨셉에 맞게 잘 버무린 곡으로, 곡의 진행 내내 리드 기타가 후방에서 쉴 새없이 16비트로 연주하는 게 포인트이며, 간주에서는 16년 앨범 The Passage의 첫 곡 The Secret의 서주를 재현한 오마주도 있습니다.
6번 트랙 Final Call는 2번 트랙과 마찬가지로 전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전작을 워낙 좋게 들었어서 분위기 환기용으로는 이만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간주에서는 본작의 분위기로 전환되었다가 리프라이즈 하는 구성이 인상적입니다.
7번 트랙 Blank Pages는 마지막 트랙을 앞두고 미들 템포로 분위기를 다잡는 곡인데, Evergrey가 21년도 앨범에서 중간 미들 트랙들을 이런식으로 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의 희노애락이 교차하는 듯한 조성의 변화와 그 와중에 격정으로 치닿는 마크 바질레의 보컬과 시모네의 기타 솔로가 조화롭게 하모니를 이루고 있습니다.
마지막 트랙인 ...Of Endess Echoes는 말줄임표를 넣은 걸 봐서 앞 트랙 아무거나 가져다 놓고 말을 이어도 그럭저럭 끼워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는 농담이고, 16년 앨범 이후 간만에 10분이 넘는 대곡입니다. 전체적인 템포는 루즈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으나, 몸을 편안하게 맡기고 들으면 물 흐르듯 흘러가는 전개가 일품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앨범에서 가장 많이 듣는 곡입니다.
어떻게 보면 DGM의 강점이었던 꽉 잡힌 텐션의 사운드의 벨트를 확 풀어버린 느낌이라 불만일 분도 있을 것 같습니만, 컨셉 앨범의 분위기에 맞춰 새로운 사운드 스케이핑을 선보인 밴드의 본작에 대해서 저는 만족하면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앨범을 통해 밴드는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구축했으며, 또한 자신들의 정체성이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임을 다시금 입증하는 앨범이 아닐까 합니다.
지난 앨범 낸지 만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바로 신작이 나와서 의아했던 DGM의 통산 12집입니다.
"한 남자의 인생을 형성한 선택들에 대한 탐구를 목적으로 한 상상 속 여행"이라는 컨셉의 본작은 지난 2020년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등장했던 DGM의 스타일 변화가 더욱 급격히 이뤄졌으며, 이들이 메이저로 도약하는 작품이었던 2009년의 frAme과 그 복제판이었던 2013년의 Momentum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만큼 이질적입니다. 어떻게 보면 2016년의 The Passage부터 시작되었던 실험을 통한 한 발짝씩의 변화를 통해, 본작에서 DGM은 더 이상 매너리즘 밴드는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본작의 특징은 첫 번째, 전체적인 템포를 낮췄습니다. 2020년작 Tragic Seperation은 포스트 심포니 X의 절정이었고, 작년의 Life에서도 살짝 완급 조절을 했지만, 본작은 날카로운 리프 메이킹와 스피드에서 오는 '날렵함'을 절삭했습니다. 리프조차도 상당히 부드러워져서 마이클 로미오식 리프 메이킹은 마지막 트랙에 가서야 순한 맛으로 다시 맛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두 번째이자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도시적인 분위기의 탈피입니다. 앨범의 컨셉에 맞춰 본작은 상당히 빈티지하면서도 관조적, 몽환적인 분위기가 일품입니다. 이는 지난 앨범까지도 살아있었던 밴드의 이미지, Urbanized Symphony X라는 이미지에서의 변신을 시도한 흔적이며,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고 느껴집니다. 이전과는 다른 키보드의 사운드 포징, 어쿠스틱 사운드의 강화와 다채로운 색감의 악기 활용, 이전에는 거의 분위기를 주도한 적이 없던 다양한 조성의 사용까지, 이전까지의 DGM의 주무기였던 집약적인 테크닉과 스피드와는 다른 미학을 앨범의 정면에 내세웠습니다. 지난 앨범의 첫 트랙이었던 Unravel the Sorrow에서 선보였던 "새로운 세계로의 인도"하는 분위기를 앨범 전체에 확장시킨듯한 느낌이라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이는 최근 Secret Sphere의 급격한 심포닉화가 연상되는 사운드 메이킹인데, DGM의 것은 DGM 나름의 신선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인트로 트랙인 Promises부터가 상당히 인상적인데, 인트로 한 곡에서 DGM, Dream Theater, Evergrey, Omnium Gatherum이 다 들릴 정도로 모던하면서도 융합적인 사운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2번 트랙인 The Great Unknown은 전작의 1번 트랙인 Unravel the Sorrow와 유사한 분위기의 곡인데, 선공개되었을 때 개별로 들었을 때랑, 앨범 전체로 이어 들을 때랑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질 정도로, 컨셉 앨범의 수록곡이면서도 개별 트랙의 개성이 잘 살아 있습니다.
3~4번 트랙은 미들 트랙으로 가는 트랙으로 기존의 DGM을 생각하면 박진감이 떨어질 만한 파트겠으나, 곡 내에서의 완급 조절을 통해 몰입감이 떨어지지 않게 해주는데, 어떤 파트에서는 Symphony X의 명작 컨셉 앨범 V의 DGM식 재해석이 아닌가 느껴지는 부분도 있어서 새삼 이들의 Symphony X 사랑이 다시금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앨범에서 거의 유일한 스피디한 트랙이라 할 수 있는 5번 트랙 From Ashes는 그나마 DGM의 기존 전형적인 스타일을 앨범의 사운드과 컨셉에 맞게 잘 버무린 곡으로, 곡의 진행 내내 리드 기타가 후방에서 쉴 새없이 16비트로 연주하는 게 포인트이며, 간주에서는 16년 앨범 The Passage의 첫 곡 The Secret의 서주를 재현한 오마주도 있습니다.
6번 트랙 Final Call는 2번 트랙과 마찬가지로 전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전작을 워낙 좋게 들었어서 분위기 환기용으로는 이만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간주에서는 본작의 분위기로 전환되었다가 리프라이즈 하는 구성이 인상적입니다.
7번 트랙 Blank Pages는 마지막 트랙을 앞두고 미들 템포로 분위기를 다잡는 곡인데, Evergrey가 21년도 앨범에서 중간 미들 트랙들을 이런식으로 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의 희노애락이 교차하는 듯한 조성의 변화와 그 와중에 격정으로 치닿는 마크 바질레의 보컬과 시모네의 기타 솔로가 조화롭게 하모니를 이루고 있습니다.
마지막 트랙인 ...Of Endess Echoes는 말줄임표를 넣은 걸 봐서 앞 트랙 아무거나 가져다 놓고 말을 이어도 그럭저럭 끼워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는 농담이고, 16년 앨범 이후 간만에 10분이 넘는 대곡입니다. 전체적인 템포는 루즈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으나, 몸을 편안하게 맡기고 들으면 물 흐르듯 흘러가는 전개가 일품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앨범에서 가장 많이 듣는 곡입니다.
어떻게 보면 DGM의 강점이었던 꽉 잡힌 텐션의 사운드의 벨트를 확 풀어버린 느낌이라 불만일 분도 있을 것 같습니만, 컨셉 앨범의 분위기에 맞춰 새로운 사운드 스케이핑을 선보인 밴드의 본작에 대해서 저는 만족하면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앨범을 통해 밴드는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구축했으며, 또한 자신들의 정체성이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임을 다시금 입증하는 앨범이 아닐까 합니다.
1 like
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video | ||
---|---|---|---|---|---|
1. | Promises | 85 | 1 | ||
2. | The Great Unknown | 90 | 1 | Music Video | |
3. | The Wake | 90 | 1 | ||
4. | Solitude | 90 | 1 | ||
5. | From Ashes | 90 | 1 | ||
6. | Final Call | 90 | 1 | Music Video | |
7. | Blank Pages | 90 | 1 | ||
8. | ...Of Endless Echoes | 95 | 1 |
7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
▶ Endless Review (2024) | 90 | 5 days ago | 1 | ||||
Life Review (2023) | 95 | Nov 19, 2023 | 8 | ||||
Tragic Separation Review (2020) | 95 | Oct 10, 2020 | 14 | ||||
Different Shapes Review (2007) | 80 | Oct 3, 2020 | 3 | ||||
Passing Stages: Live in Milan and Atlanta Review (2017) [Live] | 95 | Feb 23, 2020 | 2 | ||||
FrAme Review (2009) | 80 | Mar 6, 2012 | 2 | ||||
FrAme Review (2009) | 95 | Apr 23, 2011 | 0 |
1
Tragic Separation Review (2020)
SamSinGi 95/100
Oct 10, 2020 Likes : 14
DGM은 1994년부터 시작한 제법 경력 있는 밴드이지만, 밴드의 주도권을 쥔 멤버들이 세대 교체되듯 바뀌어나가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DGM은 사실 2000년대 밴드라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딱 10여년 전, 밴드 간판은 1985년에 내걸었지만, 굴러들어온 돌 티모 톨키가 밴드를 개조하여 1990년... Read More
Life Review (2023)
SamSinGi 95/100
Nov 19, 2023 Likes : 8
[Symphony X를 닮고 싶었던 비르투오소의 결실 Completion of Urbanized Symphony X]
이탈리아에서 오소독스한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추구하는 밴드로는 1세대(페이츠 워닝, 워치타워)를 자양분으로 삼았던 엘드리치(Eldritch), 2세대(드림 시어터, 심포니 엑스)를 자양분으로 삼은 DGM이 있고, 나머지 프록... Read More
Different Shapes Review (2007)
구르는 돌 80/100
Oct 3, 2020 Likes : 3
DGM을 주목받게 만들어준 수작 FrAme은 이들의 주목받지 못했던 과거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였다. 이 정도 실력있던 밴드가 여러 장의 앨범을 만들어낼 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사정이 궁금하여 FrAme의 전작인 Different Shapes를 들어봤다. FrAme과 거의 같은 프레임에서 제작된 앨범임을 확인했다. D... Read More
Passing Stages: Live in Milan and Atlanta Review (2017) [Live]
SamSinGi 95/100
Feb 23, 2020 Likes : 2
세대교체 완료 후 메이저로 등극한 DGM의 커리어를 결산하는 라이브 앨범으로, 밀라노의 공연은 The Passage의 수록곡을, 애틀란타의 공연은 frAme과 Momentum 앨범 수록곡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탈리아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강자답게 거의 완벽한 연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두가 각... Read More
FrAme Review (2009)
구르는 돌 80/100
Mar 6, 2012 Likes : 2
2009년 DGM은 갑작스럽게 주목받는 밴드가 되었다. 이 무명 밴드가 발표한 수작에 Progressive Metal 팬들은 호들갑스럽게 반응했다. 밴드에게 FrAme는 7번째 작품이건만 팬들은 갓 데뷔한 신인이 발표한 걸작을 대하는 태도로 이들을 환대했다. 그도 그럴게 DGM은 그동안 메탈 팬들의 시야에 들어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