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의 동아리생들이 결성한 밴드, 이분들의 ep 앨범을 처음 접했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신인이라고 보기에 힘들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어 더욱 화제가 되었다. 흔히 말하는 뉴웨이브 옵 아메리카 헤비메탈을 표방했던 노이지는 완전하게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밀레니엄 메탈다운 메틀릭한 리프들이 잘 짜여있는 질주감이 넘치는 연주와 이모팝, 팝펑크적인 정서 표출의 안배가 잘 된 곡들이 분명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The Scent Of Death나 BRAVE 같은 곡들은 곡 중간에 빗다운 아니면 2 스텝까지 유도하는 강한 그루브까지 적절히 첨가하는,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까지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실전과 같은 꾸준한 합주로 기본기는 굉장히 탄탄했지만, 경험은 없었다. 이들에게는 공연 경험이 매우 적었으며, 더군다나 대전에서는 뉴스쿨 하드코어 공연을 접할 길이 없었다. 물론 대전 근처에는 청주라는 올드스쿨 하드코어 로컬씬이 있었고, 그 쪽 씬과의 교류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아마 그래서 이들의 음악이 좀 더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처럼 질주 감을 더 부각시키는데 주력하게 된 거 아닌지 조심스럽게 추측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대표 하드코어 레이블 GMC 를 통해 EP 앨범 THE MIRROR를 2008년 12월 달에 발매한 후 드디어 서울로 상경하게 되었고, 분명 서울의 클럽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을 벌이면서, 자신들의 음악에 무엇인가 허전함을 발견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아니다 욕심이 생긴 것이다. 단지 관객 앞에서 연주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함께 어우를 수 있는, 강한 모슁핏까지 조성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 것이다. 서울에서의 나인씬과 바세린의 공연 현장은 분명 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이었을 거라고 본다. 그래서 더욱 더 부지런하게 연구를 하며, Parkway Drive, AS I LAY DYING, LAMB OG GOD 같은 밴드들의 음악도 커버해보면서, 관객들을 변화시키기고,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감을 찾아나간다. It Dies Today와 같은 이모펑크적인 색체가 짙은 밀레니엄메탈 밴드들의 곡을 커버하던 초기와는 변화된 모습이었다. 그리고 꾸준히 신곡들을 만들며, 공연장에 조금씩 선보이며, 대망의 데뷔 앨범Discrepancy을 발매하게 되는데, 확실히 ep에서의 단조로움을 탈피한, 대단한 결과물들이 가득 들어 있어 더욱더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EP 앨범이 밀레니엄메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앨범은 절대 아니었다. 단지, 실시간으로 흐르는 공연 현장에서, 특히 능동적으로 관객들이 움직이는 하드코어 공연장에 대한 이해가 완성되지 않은 앨범이었다. 어쩌면 그런 경험이, 특히나 장르에 대한 의견이 현재까지 팽팽한 메탈코어를 추구하는 밴드에게는 어쩌면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자신들이 다진 초석위에 어떤 변화와 발전을 정규 앨범 Discrepancy에서 이룩했는지, 살펴보겠다.
웅장하면서 아름다운 연주곡 A Stardust Tide를 지나, 앨범의 실질적인 첫 곡이라 할 수 있는 Salvage로 시원시원하게 앨범의 포문이 열린다. 1집에서 들려주었던, 그런 시원시원한 질주감과, 오밀조밀 잘 짜여진 기타 리프들이 EP의 모습과 비슷해 보이지만, 적당한 템포의 조절과 그 사이 사이에 적절하게 삽입한 빗다운은 이들의 음악을 좀 더 힘 있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단조로운 진행의 극복과 관객의 참여를 더 유도할 수 있는 재미까지 선사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빗다운 속에 흐르고 있는 메탈코어적인 하드코어한 그루브는 분명 하드코어 공연장의 꽃이라 부를 수 있는 모슁핏을 유발시키는데 부족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분위기를 더 힘 있게 만들어주는 더 강한 슬로우 템포의 빗다운 후에 극적으로 흐르는, 이모팝, 팝 펑크적인 색체가 짙은 서정적인 감성의 표출이, EP에 수록된 곡들보다 더 깊이가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곡, 특히나 공연장에서 분위기를 확실히 뛰어주고 있는 Down with the King도 그런 성공적인 변화의 노이지를 잘 나타내는 앨범의 대표적인 곡이라 할 수 있겠다. A POP의 보컬 이재원의 피처링을 통해 더욱 아름다운 감성이 묻어나는 멜로디가 살아있는 HISS는 앨범의 분위기를 다채롭게 하는 킬링 트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앨범에서 실린 곡들 중에 비교적 가장 치열한 연주를 들려주는, Out of the Line은 나인씬의 보컬 배경세의 피처링도 돋보이지만, 모쉬한 그루브의 흐름속에 간간히 터져 나오는 블레스트 비트와 기타의 트레몰로 연주는 곡의 분위기를 더욱 혼돈스럽게 한다. 분명 노이지의 향상된 연주력을 잘 나타낼 뿐만 아니라, 잦은 변화의 연주가 많지만 뚜렷한 극적인 분위기 연출까지 돋보이는 곡이다. 스래쉬 메탈적인 시원시원한 질주감이 잘 살아있는, Polymorphism 역시 예상치 못 한 분위기의 반전을 확인 할 수 있는데, 노이지의 감성 표출이 이모팝펑크에 머물지 않고 홉스폴이나, 포이즌 더 웰, 엔비같은 스크리모의 영역까지 자신들의 표현폭을 넓혔음을 잘 나타내는 곡이다. (Saliva) Dance는 빗다운과 블레스트 비트로 곡을 마무리하는 점은 앞의 트렉 Polymorphism과 큰 차이지만, 강렬한 호소력도 가지고 있는 곡이다. 스래쉬 메탈적인 질주감과 후미에 적절하게 배치된 모쉬한 그루브, 그리고 극적 전개까지 돋보이는 the gathering, the last staement 역시 흥미로운 곡들인데, Blindness같은 곡은 유러피안 파워메탈 적인 스트레이트함과 멜로디컬하면서 뛰어난 훅을 가진 후반을 장식하는 이색적인 곡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앞서 보여준, 결국 이것이 노이지구나 할 수 있는, 노이지의 장점이 집결되었다고 할 수 있는 Forgotten Lives로 노이지의 대망의 데뷔 앨범 Discrepancy는 드라마틱하게 마무리 되는데, 물론 숨겨진 히든 트랙 역시 노이지의 특유의 끼가 살아있는 재미난 곡이다.
ep 앨범에서 표현하지 못 했던 것들이 이번 노이지의 데뷔 앨범에, 한꺼번에 꽉꽉 채워졌는데, 하드코어 공연장에서 관객들과 얼마나 친밀해지려고 노력했는지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모슁핏과 싱얼롱까지 유도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적극 활용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밴드로서 가사에 일부 한국어를 첨가했던 점들도 좋은 예가 되겠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시도에서 마무리 되지 않고 분명 노이지의 것으로 귀결 되었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분명 노이지에는 천재가 없다. 잉베이 맘스틴, 마이크 포트노이, 아니면 데이브 롬 바르드, 롭 헬포트같은 천재는 없다. 하지만 재능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재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역시 가지고 있다. 물론 너무 의욕만 앞서서 과욕이 보이는 모습도 없지만, 그렇다고 절대로 게으른 밴드도 아니다, 자신들의 부족한 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더 연구하고 노력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어떻게든 자신의 것으로 만드려는 모습은 정말 누구나 본받을 점이다. 그래서 더욱 더 노이지의 데뷔 앨범에 큰 열정이 느껴지는 지도 모른다. ... See More
5 lik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