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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level 7 romulus
Date :  2007-09-20 15:52
Hits :  10661

테이프에 관한 신기한 추억

예전에 누나가 클래식 테이프를 많이 사놔서 즐겁게 듣던 중, 어느날 문뜩 지금 가지고 있는 테이프 음반들을 cd로 다시 사서 들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돈을 모아서 똑같은 음반들을 cd로 샀는데 웬걸... 음질이 더 안좋은 겁니다. 특히 테이프로 들었을 때는 아주 흥겨웠던 음반들이 cd로 들으니까 그렇게 재미없고 밍밍할 수가 없더군요.

때문에 한동안 경우에 따라 테이프가 cd보다 음질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부터 한동안 클래식 음반들을 테이프, cd 모두 안듣고 있다가 어느 날 한 번 심심해서 테이프랑 cd를 같이 들어보니, 테이프가 저음이 확실히 강조되어 있었습니다.

아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테이프는 저음이 취약한 저급기기에서 재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부러 저음을 과장되게 왜곡해서 넣어서 그렇다는군요. 그 말 듣고 다음부터 클래식 들을 때, EQ부분에서 저음부를 강화해서 들으니까 웬걸? 다시 클래식 음악이 흥겹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테이프는 cd에 비해 음질이 나쁘다.'라는 것은 기본 상식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어떻게 나쁜지는 사람들이 잘 모릅니다. 잡음은 누구나 아실테고, 표현력 섬세함 고음 이딴 단어를 떠나서 테이프 음질을 그냥 한마디로 말하자면 '좀 앵앵댑니다.'

cd는 미니컴포넌트에 넣고 튼 뒤 멀치감치 떨어진 상태로 들어도 앵앵대거나 하지 않는데, 테이프는 멀찌감치 떨어진 상태로 들으면 차이가 많이 납니다.

또 한가지 사실. 아날로그로 녹음된 음반의 경우는, CD로 나올 때 디지털 리마스터 과정을 거쳐서 나옵니다. 그러나 테이프의 경우는 디지털 리마스터 같은 것은 생각조차 할 수도 없습니다. 제가 Slayer 의 Show no mercy를 테이프로 몇 번 들어봤는데 진짜 죽음입니다.(지금 팔리는 Show no mercy CD는 리마스터가 두번이나 되었는데도 음질이 개떡입니다.)

게다가 cd는 하급기기에서 재생할 때랑 상급기기에서 재생할 때랑 음질이 급격하게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LP나 테이프 같은 아날로그 매체는 하급기기랑 상급기기의 음질 차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이 납니다.

따라서 테이프도 [나카미치 드래곤]같은 전설적인 명기 카세트 데크에 넣고 돌리면, 중가 CDP에서 CD돌리는 것보다 음질이 훌륭할 수도 있습니다.(이건 아버지한테 들은 사실) 근데 솔직히 우리같은 사람들이 무슨 돈으로 비싼 카세트 데크나 턴테이블을 살 수 있겠습니까?

요즘은 뭐 테이프 음반은 줘도 안가지는 시대니까 별 상관은 없는 자료지만 필요한 분도 계실 것 같아서, 여러가지 생각나는대로 주절주절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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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15 김한별     2007-09-20 17:05
익스트림쪽엔 음반들이 아직도 테잎으로 많이 나오고있어서 어쩔수 없이 요즘도 테잎을 구하고 있다는 ^^;
level 7 romulus     2007-09-20 22:06
맞아요. 테이프로만 나오는 앨범들이 너무 많아요. 그런 앨범들은 마스터 테잎도 관리를 대충하기 때문에 나중에 CD로 만들려면 아예 처음부터 재녹음해야 하는 경우가 많죠.
level 7 romulus     2007-09-21 01:43
테이프에 관해서 말을 못한 것이 몇가지가 있는데요.

1. 테이프는 단지 보관만 하고 있더라도 음질이 계속 떨어집니다. 자기장을 이용한 '자기'테이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재생을 하면 할수록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고요. 특히 고음쪽이 손상이 심해집니다.

2. 초고역대 주파수 표현에서는 cd가 확실히 월등합니다.

3. 공테이프로 녹음하거나 혹은 복사하는 경우에는 테이프에 내용을 기록했던 장치 외에 다른 장치에서 재생하면, 재성능이 나오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테이프를 녹음했던 그 제품에서는 음질이 좋게 나오지만, 같은 회사의 다른 제품 혹은 다른 회사 제품에서 재생했을 때에는 어느정도 손해를 보게 됩니다.(그렇다고 보존상태가 월등히 더 안좋아지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4. 카세트 테이프도 음질에 따라 등급이 다릅니다. 일반(타입 I), 크롬(타입 II), 메탈(타입 IV)로 나눌 수 있는데, 일반 테이프들도 음질에 따라 등급이 나뉩니다.(물론 차이는 큽니다.) 일반보다는 크롬이, 크롬보다는 메탈 테이프가 음질이 좋지만 메탈 테이프는 호환성이 좋지 않습니다.

5. 카세트 테이프의 단점을 엄청나게 많이 개선한 차세대 포맷으로 한 때 DCC,DAT등이 나왔으나 음반사들의 방해로 시중에 출시되지는 않았습니다.(궁금하시다면 스스로 찾아보세요. 자세히는 저도 모릅니다.)
level 3 elisa     2007-09-21 22:02
잠깐의 여유로움(?)이겠지만 테이프를 옹기종기 모아놓고 듣는 아기자기함이 그리울 때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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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과 더블어 "Stranger"의 "Stranger"가 최고의 곡 중 하나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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