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omnium+Red Moon Architect 공연 후기
드디어 가장 좋아하는 밴드 중 하나인 Insomnium을 지난 14일 밤에 보고 왔습니다.
위치는 핀란드 중남부 도시 Jyväskylä의 소규모 공연장에서 진행되었고, 어림잡아서 4~500명은 온 것 같았습니다. 언뜻 보기에 적은 숫자인 것 같지만 여러 도시에서 연속적으로 공연을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큰 공연장이 필요하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당연히 이날 표는 매진되었습니다.
오프닝 밴드로는 Red Moon Architect라는 자국 핀란드의 둠 메탈 밴드가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메탈 아카이브 등에는 멜로딕 데스/둠 메탈로 소개되어 있지만 이날 공연한 곡들은 데스 둠이나 퓨너럴 둠에 가까운 스타일을 보여주었습니다. 둠 메탈 계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남성 그로울링 보컬+여성 클린 보컬 조합을 사용하는 밴드이고, 장르 특성상 테크닉적 면모보다는 위압적인 분위기 위주의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공연 자체는 꽤나 좋은 인상을 남겨 주었고, 진중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진지한 퍼포먼스도 볼만했습니다. 헌데 공연 이후 멤버들이 스스로 주섬주섬 무대를 정리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여져서 다소 짠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왕이면 커튼이라도 설치해 주지...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어쨌거나 오후 10시 무렵에 드디어 Insomnium의 본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신작 Heart Like a Grave의 마지막 곡 Karelia의 앞부분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고, 곧이어 Valediction으로 본격적인 공연이 개시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공연 라인업이 세 명의 기타리스트가 모두 참여한 완전체 라인업이었다는 점입니다.
이전에 작성한 Heart Like a Grave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기타리스트 Ville Friman의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최근 Insomnium은 그를 제외하고 Markus Vanhala와 Jani Liimatainen두 명으로 투어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이번 공연은 아무래도 자국 핀란드에서 하는 공연이다 보니 세 명의 기타리스트가 모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연하게도 완전체 라인업을 볼 수 있었던 저로서는 큰 행운이었고, 또한 3기타로 라이브를 진행한다고 해서 조금도 난잡해지거나 하지 않는 깔끔함을 보여주며 역시나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셋리스트는 대략 절반 가량이 지난 신보 수록곡이었고, 나머지 곡들은 3~6집의 킬링 트랙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먼저 보컬/베이스를 맡고 있는 Niilo Sevänen은 이미 잘 알려진 명성을 증명하듯 스튜디오 버전에 일치하는 수준의 깔끔한 보컬 실력을 보여주었고, Markus와 Jani의 클린 보컬 듀오 역시 매력적이었습니다.
기타 솔로는 대부분 Markus Vanhala가 담당했고, 이제는 어엿한 Insomnium의 핵심 멤버로서 현란한 애드립과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더해진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새 멤버 Jani Liimatainen와의 우정을 과시하는 듯한 재미있는 제스처 역시 기억에 남았습니다.
다른 멤버들 역시 음악의 진지한 테마에 비해 다들 웃음기를 띄고 무대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어 더욱 보는 맛을 더해주었던 것 같네요.
모든 곡들이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곡들은 스튜디오 버전의 에픽한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낸 Pale Morning Star, 거친 면모가 부각되는 Ephemeral, 그리고 The Killjoy나 Into the Woods와 같은 이전 앨범들의 명곡들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또한 앙코르 무대의 The Primeval Dark과 이어지는 While We Sleep,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Heart Like a Grave와 다시 한번 등장해 공연을 마무리한 Karelia 아웃트로는 그야말로 완벽한 구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안 그래도 못 하는 것 하나 없는 Insomnium의 완벽에 가까운 면모를 입증해준 아주 훌륭한 공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아직도 깊은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네요.
여담으론 이번 공연이 지금까지 본 모든 메탈 공연중에서 가장 '얌전했던' 공연이었습니다. 보통 공연 한 번 가면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정신이 없는 경우도 많은데 이번엔 딱 한 두번 정도를 제외하고는 미는 느낌조차 느끼지 못했을 정도로 평화로운(?) 관객석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공연장에 여성팬 비중이 높았네요. 제가 있던 펜스에서는 저 포함 서너 명 정도를 제외하곤 전부 여성 관객이었을 정도로 생각보다 여성 관객이 많았습니다.
어쨌거나 정말 만족스러웠던 공연이었습니다. 다음에는 한국에서 볼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위치는 핀란드 중남부 도시 Jyväskylä의 소규모 공연장에서 진행되었고, 어림잡아서 4~500명은 온 것 같았습니다. 언뜻 보기에 적은 숫자인 것 같지만 여러 도시에서 연속적으로 공연을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큰 공연장이 필요하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당연히 이날 표는 매진되었습니다.
오프닝 밴드로는 Red Moon Architect라는 자국 핀란드의 둠 메탈 밴드가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메탈 아카이브 등에는 멜로딕 데스/둠 메탈로 소개되어 있지만 이날 공연한 곡들은 데스 둠이나 퓨너럴 둠에 가까운 스타일을 보여주었습니다. 둠 메탈 계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남성 그로울링 보컬+여성 클린 보컬 조합을 사용하는 밴드이고, 장르 특성상 테크닉적 면모보다는 위압적인 분위기 위주의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공연 자체는 꽤나 좋은 인상을 남겨 주었고, 진중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진지한 퍼포먼스도 볼만했습니다. 헌데 공연 이후 멤버들이 스스로 주섬주섬 무대를 정리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여져서 다소 짠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왕이면 커튼이라도 설치해 주지...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어쨌거나 오후 10시 무렵에 드디어 Insomnium의 본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신작 Heart Like a Grave의 마지막 곡 Karelia의 앞부분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고, 곧이어 Valediction으로 본격적인 공연이 개시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공연 라인업이 세 명의 기타리스트가 모두 참여한 완전체 라인업이었다는 점입니다.
이전에 작성한 Heart Like a Grave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기타리스트 Ville Friman의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최근 Insomnium은 그를 제외하고 Markus Vanhala와 Jani Liimatainen두 명으로 투어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이번 공연은 아무래도 자국 핀란드에서 하는 공연이다 보니 세 명의 기타리스트가 모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연하게도 완전체 라인업을 볼 수 있었던 저로서는 큰 행운이었고, 또한 3기타로 라이브를 진행한다고 해서 조금도 난잡해지거나 하지 않는 깔끔함을 보여주며 역시나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셋리스트는 대략 절반 가량이 지난 신보 수록곡이었고, 나머지 곡들은 3~6집의 킬링 트랙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먼저 보컬/베이스를 맡고 있는 Niilo Sevänen은 이미 잘 알려진 명성을 증명하듯 스튜디오 버전에 일치하는 수준의 깔끔한 보컬 실력을 보여주었고, Markus와 Jani의 클린 보컬 듀오 역시 매력적이었습니다.
기타 솔로는 대부분 Markus Vanhala가 담당했고, 이제는 어엿한 Insomnium의 핵심 멤버로서 현란한 애드립과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더해진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새 멤버 Jani Liimatainen와의 우정을 과시하는 듯한 재미있는 제스처 역시 기억에 남았습니다.
다른 멤버들 역시 음악의 진지한 테마에 비해 다들 웃음기를 띄고 무대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어 더욱 보는 맛을 더해주었던 것 같네요.
모든 곡들이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곡들은 스튜디오 버전의 에픽한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낸 Pale Morning Star, 거친 면모가 부각되는 Ephemeral, 그리고 The Killjoy나 Into the Woods와 같은 이전 앨범들의 명곡들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또한 앙코르 무대의 The Primeval Dark과 이어지는 While We Sleep,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Heart Like a Grave와 다시 한번 등장해 공연을 마무리한 Karelia 아웃트로는 그야말로 완벽한 구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안 그래도 못 하는 것 하나 없는 Insomnium의 완벽에 가까운 면모를 입증해준 아주 훌륭한 공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아직도 깊은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네요.
여담으론 이번 공연이 지금까지 본 모든 메탈 공연중에서 가장 '얌전했던' 공연이었습니다. 보통 공연 한 번 가면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정신이 없는 경우도 많은데 이번엔 딱 한 두번 정도를 제외하고는 미는 느낌조차 느끼지 못했을 정도로 평화로운(?) 관객석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공연장에 여성팬 비중이 높았네요. 제가 있던 펜스에서는 저 포함 서너 명 정도를 제외하곤 전부 여성 관객이었을 정도로 생각보다 여성 관객이 많았습니다.
어쨌거나 정말 만족스러웠던 공연이었습니다. 다음에는 한국에서 볼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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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ENO 2020-02-17 02:33 | ||
크으 인섬니움 공연 정말 보고 싶습니다. ㅠㅠ | ||
MMSA 2020-02-17 18:05 | |||
언젠가 한번 꼭 내한해줬으면 좋겠네요 | |||
제주순둥이 2020-02-17 03:10 | ||
같은 밴드라도 핀란드에서 공연을 보면 뭔가 느낌이 되게 색다를 것 같습니다. 인섬니움 음악 특성상 뭔가 모슁같은 거 하기도 애매해서 진중하게 관람하게도 될 것 같구요 ㅎㅎ 부럽습니다. | ||
MMSA 2020-02-17 18:05 | |||
네 관객석 분위기가 생각보다 훨씬 얌전했네요ㅋㅋ | |||
마르코 2020-02-17 12:47 | ||
살면서 핀란드 한번은 가보고 싶은데..ㅠ 부럽습니다! | ||
MMSA 2020-02-17 18:07 | |||
앞으로는 평생 올 일이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공연 즐기다 가려고 합니다~ | |||
또니지 2020-02-17 18:29 | ||
진심 부럽습니다~~~~ ㅎㅎ 많은 공연 행복하게 즐기다 건강하게 오십시요~~~ | ||
MMSA 2020-02-18 00:06 | |||
감사합니다!! | |||
녹터노스 2020-02-17 18:57 | ||
인섬니움 제발 한번 보고 싶네요 ㅜ 한국 내한은.. 힘들겠지요? 부럽습니다~ | ||
MMSA 2020-02-18 00:07 | |||
Omnium Gatherum처럼 좀 왔으면 좋겠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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