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king Black Metal이라는 통칭으로는 온전히 설명이 불가능한, 마치 그 무게를 잴 수 없는 거대한 바이킹선 혹은 그 높이를 알 수 없는 장엄한 피오르와 같은 음악적 역량과 깊이의 메탈밴드가 있다. 밴드의 정체성은 Viking 외에도 Folkloric, Melodic 등의 수식어들로 보완되며, national romanticism의 결정체인 이 밴드의 음악 장르 묘사에 있어 가장 적합한 단어는 Sognametal(송달 지역의 메탈)이라는 고유한 명칭일 것이다. 바로 Valfar(Terje Bakken)의 Windir이다.
노르웨이 지역들 중에서도 가장 노르웨이다운 천연 절경을 자랑하며 세계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송네피오르와 유럽 본토에서 가장 큰 요스테달 빙하를 간직한 Sogn(Sogn og Fjordane) 지역은 노르웨이 서부에 위치한 fylke(자치주)로서, 그 안에서도 발파르의 생가는 송달(Sogndal)이라는 kommune에 위치한다. 이 마을은 노르웨이의 오랜 전통적 소산과 농촌사회의 문화를 중히 여기고 다수 보존하고 있는 곳이었으며, 발파르의 곡들에서 주요 음악적 배경을 이루고 나아가 밴드의 정체성 그 자체가 된다. 그만큼 Windir는 블랙메탈 중 그 컨셉과 음악 요소에 있어 특정 지역색을 가장 많이 내포하고 잘 살린 밴드라고 할 수 있다. 발파르의 묘비에 쓰여있는 글귀 Sakne e endelaust(Longing is endless)와 2집 6번 트랙 Saknet(The Longing)의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발파르는 일평생을 그의 고향인 송달 지역에 대한 애정과 사명, 그리고 과거 전통 노르웨이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끝없는 그리움으로 살아간 사람이다. 발파르의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오늘 그의 삶과 음악적 자취 그리고 후대에 남긴 영향 및 가치에 대해 적어보아 발할에 가 있을 그의 영혼을 기리려 한다.
Valfar는 4-5살 무렵부터 항상 음악을 많이 들어왔었는데, 감상에 있어 그가 특별한 커넥션을 느껴 주목하였던 곡들은 마음에 ‘슬픔’의 감정을 일으키는 음악들이었다. 이후 블랙메탈이라는 음악이 등장하며 그의 음악적 관심을 사로잡았는데, 그는 이 장르를 나름대로 연구하고 특히 Burzum 등의 초반기 세컨드 웨이브 블랙메탈에 심취하며 자신만의 음악적 방향을 찾아가려 애썼다. 그러한 경위를 거쳐 그는 16살 때부터 Windir라는 원맨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Valfar의 말에 따르면, Windir(old Norwegian for Warrior)라는 단어는 그가 자신의 밴드로 전해주고 싶은 아이디어들과 분위기에 가장 적합한 이름이었다. 그는 이 단어 속에서 명예를 보았고, 세상의 누군가가 명예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전사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에게 있어 이 명예라는 개념은 과거 송달 지역의 여러 전사들 이야기를 곡으로 풀어내는 데 있어 중요한 영감이 되었으며, 그는 “내가 만일 과거의 전장에 싸우러 투입된다면 2분도 버티기 힘들 것이지만, 내게 진정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와 같은 실제 전장에서의 살인이 아니라 (전사들이 갖는)명예와 의무감이라는 개념”이라고 말한 바 있다.
Valfar는 작곡할 때의 자신의 성향 및 태도에 대하여도 언급한 바 있는데, 그는 보다 더 folkish하거나 black적인 곡을 쓰겠다는 생각은 굳이 하지 않고 그때 그곳에서 알맞게 느껴지는대로 즉 마음이 가는대로 작곡한다고 하였다. 그에게 있어 포크 음악이란 실존하는 오래된 곡조들이었으며, 그는 이러한 포크 음악들을 여러 다른 방식들로 응용하는 것을 좋아했다. 이는 윈디르 곡들에서 전반적으로 느낄 수 있는 바이킹 포크적인 멜로디들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노르웨이의 옛 포크 선율들을 메탈화시킨 1집의 8번 트랙 Sóknardalr(Outro 연주곡), 2집의 1번 트랙 Byrjing(Intro 연주곡)과 2, 7번 곡 등에서 확인 가능하다.
또한 Valfar는 “곡을 만들 때 어떠한 목표도 설정하지 않지만, 어떠한 정신적 레벨에 도달한 상태일 때에만 곡을 만든다”고 하였으며, 슬픔의 감정을 느낄 때 비로소 작곡의 가장 큰 원동력을 얻었다. 이로써 발파르는 슬픔이 음악적으로 표현될 때의 카타르시스를 매우 좋아한 사람이었다는 것과, 윈디르의 모든 음악에 기본적으로 슬픔의 정서가 깔려있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더불어 이는 청자인 나조차 일정한 정신적 경지와 마음 상태에 있지 않고서는 아무 때나 윈디르 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꺼려져 왔던 그동안의 이유 모를 경향의 근원이었을 것이다.
이밖에도 발파르의 긴 테마곡에 대한 선호, 당대 포크메탈이라 불리는 상당수 밴드들이 주는 가벼운 분위기와 인상에 대한 지양 등의 특성들 역시 Windir가 비애감, 그리움, 애향심과 같은 주제들을 진중하고도 심도 있게 다루어 내는 음악적 결과를 낳았다.
Windir의 멤버구성은 밴드활동기(1994-2004)의 전반(1994-2000)과 후반(2000-2004)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반에는 Valfar 혼자 모든 작곡과 거의 모든 연주를 도맡아 했던 실질적인 원맨밴드였다. Valfar는 본인이 인정한 완벽주의자였다. 그래서인지 이따금 자신의 연주 스킬이 자신이 만든 곡들을 완벽히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느꼈다. 이는 그가 초중반기에 세션드러머 Steingrim 등 가끔 세션 뮤지션들을 두게 된 이유였다. 이 세션 뮤지션들과 함께 라이브도 한 바 있으나 윈디르가 공연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으며, 하더라도 노르웨이 내 인근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2집 이후 밴드의 방향성에 대해 고찰을 하던 발파르는 그와 음악적으로 많은 것을 공유해온 Hvàll이라는 동네 친구 및 그가 속해있던 심포닉 블랙메탈 밴드 Ulcus의 멤버 전원을 2000년에 정규 멤버들로 들이게 된다. Hvàll은 발파르와 고작 50미터 떨어진 곳에 살았고 거의 한 살 때부터 발파르와 함께 놀았다고 한다. 내향적인 발파르와는 달리 Hvàll은 호쾌한 야심가였다. 그는 윈디르 음악에 스래쉬적 요소를 고려해 리프를 만들거나 테크노 비트 등 여타 실험적인 파트들을 첨가하여 변화를 도모하였고, 고향에 남아있는 발파르를 뒤로 한 채 멤버들을 이끌고 2003년 미국 밀워키에서 공연을 뛰기도 하였다.
Windir의 음악적 특징에 있어 가장 도드라지게 뛰어난 부분은 단연 멜로디이다. 윈디르의 음악은 그야말로 멜로디의 축복이자 향연이며, 겹겹이 층을 이루는 매혹적인 멜로디라인들이 곳곳에서 흘러나는 양상은 마치 여러 색깔의 빛들이 동시에 또는 시간차를 두고 찬란히 피어오르는 북국의 오로라 같다. Valfar는 자신의 음악은 곧 멜로디이고, 멜로디 없이는 공허와 영혼의 부재를 느끼며, 멜로디 없는 테마를 작곡하려면 곤란을 겪는다고 하였다. 발파르는 자신의 멜로디 가득한 음악들이 청자들에게 일종의 축복 받는 듯한 환상적인 느낌을 주기를 원했으며, 그것이 곧 자신의 음악적 비전이라 여겼다. 당장 4집 5번 트랙인 Fagning만 들어봐도 전쟁에서의 영광을 안고 금의환향하는 전사를 환영하는 듯한 순박하게 장식적인 멜로디들이 곡 전체를 고향 빛처럼 아늑하게 감싸 안고 있다.
멜로디 자체의 독창성과 우수성 이외에도, 종래 블랙메탈과 동일시되는 것에 선을 그었던 발파르의 음악적 소신을 보여주는 듯한 특유의 개성적 리프들은 윈디르 음악을 더욱 독특하게 만든다.
Verse1에서 트레몰로로 물결 깔거나 연속 다운피킹하던 리듬기타를 Verse2에서는 팜뮤트를 이용해 말발굽처럼 전환하는 리프(Heidra, Fagning, Ætti Mørkna 등), 단계적으로 개별 음들을 찍어 올리거나 내리며 일렁이거나 여기서 코드나 음을 바꿔가며 찍어 내려오는 층계식 멜로디의 리드(Mørket sin fyrste, I ei krystallnatt, Svartesmeden og Lundamyrstrollet, Saknet, Todeswalzer, Fagning, Dauden 등), 솔로나 연주 위주 부분에서 일차적으로 제시된 기타 멜로디가 바로 뒤에는 동일한 리듬패턴 위에서 부가선율과 조화되며 함께 울려퍼지는 기법(Saknet, Fagning 등) 등 참신하게 와 닿는 구성이 많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들뜨게 한다.
악기 편성에 있어 Windir는 바이킹/포크메탈 밴드에 대다수가 예상할 법한 목관악기들이나 백파이프, 혹은 전통 현악기들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많은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윈디르만의 악기 사용적 특징은 아코디언의 뛰어난 활용일 것이다. 아코디언은 근현대 노르웨이 포크 춤곡들에 자주 사용되는 악기이기도 한데, 발파르는 이 뛰어난 아코디언 실력으로 어릴 때부터 마을 축제 때 음악들을 연주해주고는 했다.
어쨌거나 메탈과는 거리감이 있는 악기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발파르가 메탈 음악을 하면서 아코디언을 집어 들었을 때 웃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다수의 메탈밴드들이 아코디언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Windir의 가사적 특성은 첫째: 형태적 측면에서 노르웨이어, 그 중에서도 Sogn지역 방언의 옛 버전인 Saognamaol로 작성되었다는 것, 그리고 둘째: 내용적 측면에서 지역 역사, 민담 및 전설 이야기가 이에 천상 걸맞는 음악과 어우러져 마치 이야기책처럼 선명하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가사는 영미권 진출 및 인지도 확장 의도에 따라 영어로 작성된 곡들이 있는 3,4집을 제외하고는 모두 송달 본토의 언어로 쓰여졌다. Valfar는 작곡과 작사에 Sogndal Bygdebok 이라는 책을 참고한 바 있는데, 이 책에는 건립부터 현대까지 송달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소상히 담겨있다고 한다.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답게 평소 틈만 나면 책을 뒤적이며 본인 음악과 가사에 대해 고심했던 발파르의 모습이 그려진다.
가사의 언어도 의미있지만 윈디르는 하나의 곡 속에 고향 이야기를 담아 풀어내는 실력, 즉 스토리텔링에 있어 밴드만의 독창성을 보여주었다. 가장 유명한 곡들 중 하나인 Arntor, ein windir와 Svartesmeden og Lundamyrstrollet을 듣다 보면 어느새 곡의 배경을 이루는 공간 속에 가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민속조의 음악 속에서 슬피 부르짖는 발파르의 보컬과 옛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는 듯한 클린보컬은 물론, 이야기의 상황 전환에 따른 리프와 분위기의 변환이 워낙 탁월해서 헤어나오기 쉽지 않으며 이야기가 끝나도 여운과 감동은 계속된다.
개인적으로 옛 노르만 언어를 사용해 가사를 쓴 밴드들은 더러 있지만, 윈디르만큼 자신의 전통에 큰 애정을 가지고서 고향에 전해져 내려오는 민간전승 이야기를 지역 방언으로 그만큼 깊이 있고 혼신을 다해 스토리텔링한 음악은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Windir의 정규 3,4집 및 Sognametal의 커버아트는 모두 노르웨이 낭만주의 화가들(Hans Gude, Adolph Tidemand, Johan Dahl)의 자연과 서민적 삶을 표현한 그림인데, 이 낭만주의 특히 국민낭만주의야말로 그 지향점에 있어 윈디르의 사상 및 이상향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가장 많은 예술적 일파일 것이다. 윈디르 음악의 향수적, 서정적, 환상적 아름다움은 윈디르의 낭만성을 증명한다. 실제로 윈디르는 음악에 있어 옛 노르웨이 포크음악 뿐만 아니라 노르웨이 국민악파 작품들을 참고하였고, 메탈계에 일종의 민족주의적 움직임을 본격 시작한 밴드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처럼 윈디르의 음악은 표현 및 사상적으로 national romanticism 계통의 성향을 띠고 있다.
Sognametal DVD에 쓰는 리뷰인 만큼 이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본작에는 윈디르 공식 해체 전 마지막으로 2004년 9월 3일에 오슬로에서 진행된 발파르 추모 겸 밴드의 마지막 공연 Heidra Valfar Concert의 영상이 실려 있다. 이 날은 살아있었다면 발파르의 26번째 생일이 되었을 날이었다. 공연은 멤버들의 동료를 잃은 상실감이 윈디르 음악의 슬픈 아름다움과 어우러져 극한의 감동을 자아낸다. 윈디르 밴드 로고 밑의 송달 지역의 엠블럼, 그리고 발파르의 친형인 Vegard Bakken이 일부 곡들에서 게스트보컬로서 보여주는 절규는 이 공연의 추모적 분위기를 더한다. 공연의 마지막 부분에서 ‘Terje! Terje!(발파르의 본명)’를 외치는 관중들 속에서 시작되는 발파르의 생전 사진들 영상과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Byrjing, 그리고 이어서 터지는 마지막 곡 Arntor, ein windir는 윈디르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심금을 울릴 것이다.
원래 기타리스트였으나 발파르의 부재로 이 공연에서 보컬 겸 기타를 충실히 맡아 낸 Sture, 발파르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이자 초기 시절부터 드럼파트 조력자였던 Steingrim, 3집부터 작곡에 관여하며 발파르와 함께 윈디르의 앞날을 그렸던 Hvàll, 리드기타 Strom과 키보디스트 Righ 모두 발파르와 끈끈한 우정을 유지하던 오랜 이웃 친구들이었기에 공연의 슬픔은 배가 된다. 작살나는 바이킹 목소리를 가진 클린 세션보컬 Cosmocrator도 이 라이브에 출연했다. Cosmocrator는 노르웨이 데스블랙 밴드인 Mindgrinder 출신인데 이 밴드와 더불어 저명한 바이킹블랙, 포크블랙 밴드들인 Enslaved, Finntroll이 이 공연에서 게스트 밴드로 공연을 하였고 이 추모 공연이 개최되도록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당시 공연은 매진되었는데, 이 라인업에 윈디르의 작별 공연까지 2만 5천원 정도에 볼 수 있었던 노르웨이인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이 공연 외에도 이 DVD에서는 윈디르가 세션 멤버들을 두는 작은 동네 밴드였던 1996년 시기부터 인지도를 확보하고 모든 포지션에 정규 멤버들을 갖춘 뒤인 2003년까지 있었던 라이브 클립들을 볼 수 있고, 발파르와 노르웨이 방송국 NRK와의 인터뷰 영상에서 발파르가 직접 자신의 음악에 관해 간략히 소개하는 장면들을 확인할 수 있으며, 발파르와 윈디르의 일상이 담긴 사진들에서 살아생전 발파르의 수려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발파르는 자신의 고향에서 음악작업 외에도 노르웨이인 특유의 자연사랑으로 농사일, 동물 돌보기, 산책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가 노르웨이의 유명 스튜디오인 Grieghallen에서 진행되었던 2집 Arntor의 레코딩을 위해 그리 멀지 않은 도시인 베르겐을 방문했다가 바로 병이 나서 자신은 어쩔 수 없는 시골 체질이라고 여겼다는 일화나, 평소 무대공포증 때문에 공연을 꺼렸다는 사실 등은 발파르의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들을 보여준다.
발파르는 2004년 1월의 겨울 날 가족의 만류에도 혼자 여느 날처럼 산책길에 나섰고 때마침 발생한 눈사태에 갇히게 되어 저체온증으로 때 이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당시 그는 25세의 나이였고, 14일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의 시체가 깊고 차가운 눈 속에서 발견된 것은 그가 죽고 난 뒤 삼 일 뒤였다. 이로써 10년간의 그의 음악적 행보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Windir는 Valfar와 함께 죽었지만, 송달 지역에서는 Windir의 정신을 이으려는 여러 움직임들이 나타났다. 그 중 Windir와 음악적 유사점은 덜하지만 Hvàll을 비롯한 남은 윈디르 멤버들이 창립한 블랙앤롤 밴드 Vreid가 유명하고, Windir의 키보디스트 Righ, 기타리스트 Strom(1집까지), 드러머 Steingrim(demo까지)이 다른 송달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멜블랙 밴드 Cor Scorpii는 Windir의 감각적이고 애수 어린 정서를 이어받아 나름의 스타일로 잘 살려냈다. 이 외에도 Sigtyr, Mistur 등 같은 Sogn지역 출신의 아티스트들이 윈디르의 음악에 영감을 받아 그 유산을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가족 농장 일에 힘을 쏟으며 우수한 작곡 능력과 연주 실력을 갖추었던 산골짜기 순수한 농부 Valfar가 그토록 애향적인 음악으로써 노르웨이적 전통과 지역적 가치들을 향한 그리움을 표했듯이, 숱한 Windir의 팬들 중 하나인 나는 Valfar의 부재를 일평생 그리워하며 살아갈 것이다. 발파르를 사랑하는 마음에 필연적으로 장황한 만연체의 글이 되어버렸으나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감사드리고 오늘도 Windir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음에 Valfar에게도 재차 감사를 표한다.
Valfar의 자연, 고향, 전통 사랑은 숭고하고도 눈물겹게 아름다우며, 이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관심사를 음악적으로 승화시켜 매번 역작들을 탄생시킨 Valfar 역시 그러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Valfar는 찬란한 슬픔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Sogndal의 피오르, 스스로의 독창성을 지키며 꾸준히 푸르른 기개를 유지하는 침엽수의 모습과도 닮았다.
자연조차 곁에 두고 싶어 하여 일찍 데려가버린 아름다운 비극 전설의 주인공 발파르
메탈계 전체에서의 존재감과 인지도는 그리 크지 않지만 일단 한번 알게 되면 쉽게 잊을 수 없는 밴드 윈디르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은 자신의 고향에 대한 Valfar의 진심어린 애향심이 우러난 음악이라 그런지 Windir의 음악은 듣고 있어도 또 듣고 싶은,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내 마음 속 고향으로 자리잡았다.
2019년 9월 3일 노르웨이 대자연의 인간화이자 인간화된 Sogndal인 발파르의 41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글을 마친다.
사족
개인적으로 Windir는 밴드의 음악, 연주 등에 얽힌 기억과 추억이 많고 본인의 삶에 있어 가장 지배적인 메탈밴드이다. 십대 중반부터 가장 좋아해온 밴드이자 첫 소장한 메탈음반이었을 뿐더러 본인에게 viking, folk라는 평생 갈 취향을 남겨서 이러한 음악적 코드를 추구하는 여러 좋은 밴드들에 견문을 넓혀주었기 때문이다. Valfar(발할라의 아버지/주인을 뜻하는 Odin의 다른 이름들 중 하나)라는 닉네임은 정말 발파르의 삶에 잘 어울리는 이름이며, Dead와 더불어 이름값을 정말 충실히 해냈다고 생각하는 뮤지션이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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