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달과6펜스라는 책을 읽어보셨나요?
중학생때 읽고 이해를 잘 못하면서도 어렴풋이 받았던 여운이 떠올라 요즘들어 다시 읽게 됐는데, 악기쟁이들(저같은 늦깎이 취미생까지) 마음을 아주 사정없이 뒤흔드는 책입니다. 평범한 삶을 살던 40대의 중년이 예술에 대한 열정에 사로잡혀 가족까지 버리며 모든걸 뒷전으로 하고 예술에 대한 열정을 쫓으며 사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인데(실존 화가 폴 고갱을 모델로 했다고합니다), 읽어보면 사회생활과 동떨어진 외톨이에 거지처럼 살더라도 원하는걸 하는 인생을 살다 가고싶은 마음속 깊숙한 곳에 박혀있는 원초적인 꿈을 끄집어 내버립니다. 저에겐 실행으로 옮길 용기조차 안드는 꿈같은 이야기였지만 자칫 30년뒤까지도 꿈을 끊지 못하고 이어나가다 뒤늦게 터져 후회하진 않을까하는 쓸때없는 걱정도 드네요.
다음은 나레이터 역할을 하는 작중 화자가 주인공인 찰스 스트릭랜드를 찾아가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라는 설득을 하는 부분의 대화중 일부입니다.
"무엇 때문에 부인을 버렸습니까?"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소."
"나이가 사십 아닙니까?"
"그래서 이제 더 늦출 수가 없다고 생각했던 거요."
"훌륭한 화가가 되려면 재능이 필요하고, 잘해야 삼류 이상은 되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걸 위해 모든것을 포기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까?"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오.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가 문제겠소? 우선 헤어나오는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
Lime 2014-03-08 14:52 | ||
소월랑 2014-03-08 16:26 | ||
작가가 서머셋 모옴이었던가요? 근데 이런 류의 스토리는 걍 픽션으로 존재할 때 가치가 있다고 봐요.ㅋㅋㅋ | ||
PHDGom 2014-03-08 17:10 | ||
저도 꽤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마지막에 영혼을 담아 집 벽에 그림을 그렸는데 집에 불을 질렀던가 한걸로 기억하는데.. 그때는 왜그랬는지도 모르고 그냥 읽었던지라 ㅋㅋ 언제 시간나면 한번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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