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ian Review
June 28, 2014
Castevet의 음악은 최근 많이 등장한 블랙메탈 + 포스트코어 + (약간의)매쓰메탈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밴드입니다.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Liturgy, Krallice 같은 밴드들이 뉴욕 출신이라 그런지 이런 음악을 ‘브루클린 블랙메탈’이라는 부르는 이들도 있는데, 이들은 시카고 출신이므로 ‘브루클린’이란 꼬리표를 달기엔 지역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요. 아무튼 이들도 뉴욕의 블랙메탈 밴드와 비슷한 방향의 음악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들 밴드가 비슷하다고 해서 똑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많든 적든 아방가르드 성향을 보인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으며, Castevet 같은 경우에는 리프를 만들 때 포스트 코어 60%, 블랙메탈 40% 정도 비율로 각 장르의 특성을 섞은 후 Meshuggah 풍의 폴리리듬을 살짝 깔아놓았습니다.
그 결과 사운드는 리듬 위주로 진행되고, 이러한 기반 위에 몽환적인 디스토션을 이용하여 눈보라 같은 리프를 덧씌워주면서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쓸데없는 블래스팅 비트가 등장하지 않아 리듬감이 살아있으면서 포스트코어 사운드가 블랙메탈 리프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멜로디는 확연히 드러나지 않고 파편화되어 분위기를 형성하는 역할에만 치중합니다. 나쁘게 말하면 이건 멜로딕한 것도 아니고 멜로딕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리듬이 완벽한 폴리리듬인 것도 아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아닌, 감상 포인트가 애매한 상태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것은 이 앨범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그래서 앨범을 다 듣고 나면 리듬과 분위기는 기억에 남으나 멜로디는 기억에 남지 않았습니다. 리듬과 분위기를 확보했다는 것은 이들의 성과이고 확실한 멜로디의 부재는 이들이 향후 해결해야할 과제가 되겠지요. 그러나 분명한 형태를 취하지 않는 이 앨범의 멜로디와 이들이 구축한 분위기는 서로 연결되어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너무 고민하지 말고 2번 트랙 Cavernous 중반, 3번 트랙 The Curve 중후반이나 5번 트랙 Obsian에서 보여준 톤 메이킹과 멜로디의 배합 능력을 곡 전체에 적용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단순한 멜로디지만, 이를 조금만 확장시켜 적용한다면 이들의 스타일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보다 캐취한 음악을 만드는 게 가능할 것입니다.
한편, 잠깐이나마 이 밴드는 이상한 짓을 하려는 징후를 보이고 있습니다. Between the Buried and Me 같은 이들이 즐겨 써먹는 방법(코드만 맞게 돌아가면 아무 장르나 마구 이어붙이는 방법)처럼, 2번 트랙 Cavernous 중후반부터 곡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난데없이 밝은 느낌의 코드를 등장시킨 후 이를 괴팍하게 뒤틀어나가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아방가르드적 표현이라고 하면 할 말 없습니다만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과는 무관한, 과시적인 시도일 뿐이므로 굳이 이런 무리수는 두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들이 가진 아이디어가 그만큼 풍부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 같아 (다른 곡에서는 이런 짓을 하지 않으므로) 애교 정도로 눈 감아줄 수 있는 수준 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앨범은 좋은 앨범일까요? 좋다고 말하기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많은 아이디어와 발전 가능성을 담고 있지만 현 상태의 음악을 그대로 보자면 멜로디의 부재를 채울만한 다른 무엇인가가 없고 그렇기 때문에 끝까지 듣기에는 지겹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습니다. 폴리리듬을 일부 차용했으나 끝없이 변칙리듬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한계가 있고, 분위기가 독특하나 중독성은 부족합니다.
그러나 나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있던 음악을 섞어 이런 식으로 다시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낸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이 앨범에 담겨있는 음악은 블랙메탈의 요소를 가지고 있으나 블랙메탈은 아닙니다. 포스트락도 아니고 포스트 코어라고 할 수도 없으며 매쓰메탈도 아닙니다. 이런 음악은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브루클린 블랙메탈이라는 이름은 부적절합니다. 누군가 이러한 형태의 음악에 새로운 호칭을 부여하겠지요. 이전에 있던 음악보다 발전적인 형태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새롭고 들어볼만한 음악입니다.
그 결과 사운드는 리듬 위주로 진행되고, 이러한 기반 위에 몽환적인 디스토션을 이용하여 눈보라 같은 리프를 덧씌워주면서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쓸데없는 블래스팅 비트가 등장하지 않아 리듬감이 살아있으면서 포스트코어 사운드가 블랙메탈 리프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멜로디는 확연히 드러나지 않고 파편화되어 분위기를 형성하는 역할에만 치중합니다. 나쁘게 말하면 이건 멜로딕한 것도 아니고 멜로딕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리듬이 완벽한 폴리리듬인 것도 아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아닌, 감상 포인트가 애매한 상태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것은 이 앨범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그래서 앨범을 다 듣고 나면 리듬과 분위기는 기억에 남으나 멜로디는 기억에 남지 않았습니다. 리듬과 분위기를 확보했다는 것은 이들의 성과이고 확실한 멜로디의 부재는 이들이 향후 해결해야할 과제가 되겠지요. 그러나 분명한 형태를 취하지 않는 이 앨범의 멜로디와 이들이 구축한 분위기는 서로 연결되어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너무 고민하지 말고 2번 트랙 Cavernous 중반, 3번 트랙 The Curve 중후반이나 5번 트랙 Obsian에서 보여준 톤 메이킹과 멜로디의 배합 능력을 곡 전체에 적용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단순한 멜로디지만, 이를 조금만 확장시켜 적용한다면 이들의 스타일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보다 캐취한 음악을 만드는 게 가능할 것입니다.
한편, 잠깐이나마 이 밴드는 이상한 짓을 하려는 징후를 보이고 있습니다. Between the Buried and Me 같은 이들이 즐겨 써먹는 방법(코드만 맞게 돌아가면 아무 장르나 마구 이어붙이는 방법)처럼, 2번 트랙 Cavernous 중후반부터 곡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난데없이 밝은 느낌의 코드를 등장시킨 후 이를 괴팍하게 뒤틀어나가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아방가르드적 표현이라고 하면 할 말 없습니다만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과는 무관한, 과시적인 시도일 뿐이므로 굳이 이런 무리수는 두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들이 가진 아이디어가 그만큼 풍부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 같아 (다른 곡에서는 이런 짓을 하지 않으므로) 애교 정도로 눈 감아줄 수 있는 수준 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앨범은 좋은 앨범일까요? 좋다고 말하기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많은 아이디어와 발전 가능성을 담고 있지만 현 상태의 음악을 그대로 보자면 멜로디의 부재를 채울만한 다른 무엇인가가 없고 그렇기 때문에 끝까지 듣기에는 지겹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습니다. 폴리리듬을 일부 차용했으나 끝없이 변칙리듬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한계가 있고, 분위기가 독특하나 중독성은 부족합니다.
그러나 나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있던 음악을 섞어 이런 식으로 다시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낸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이 앨범에 담겨있는 음악은 블랙메탈의 요소를 가지고 있으나 블랙메탈은 아닙니다. 포스트락도 아니고 포스트 코어라고 할 수도 없으며 매쓰메탈도 아닙니다. 이런 음악은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브루클린 블랙메탈이라는 이름은 부적절합니다. 누군가 이러한 형태의 음악에 새로운 호칭을 부여하겠지요. 이전에 있던 음악보다 발전적인 형태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새롭고 들어볼만한 음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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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
---|---|---|---|---|
1. | The Tower | 4:57 | - | 0 |
2. | Cavernous | 7:15 | - | 0 |
3. | The Curve | 7:55 | - | 0 |
4. | Fathomed by Beggars and Victims | 5:12 | - | 0 |
5. | Obsian | 5:12 | - | 0 |
6. | The Seat of Severance | 6:40 | - | 0 |
Line-up (members)
- Ian Jacyszyn : Drums
- Andrew Hock : Vocals, Guitars
- Nicholas McMaster : Bass
101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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