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 In
Register

Scorn Defeat Review

Sigh - Scorn Defeat
Band
preview 

Sigh

Albumpreview 

Scorn Defeat

Type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GenresBlack Metal
LabelsDeathlike Silence Productions
Length43:12
Ranked#31 for 1993 , #1,689 all-time
Album rating :  87.3 / 100
Votes :  18  (1 review)
Reviewer :  level 10         Rating :  80 / 100
일본 문화의 가장 특징적인 면 중에 하나는 "그로테스크"에 대한 수용에있다.
일본은 아주 이질적이고 괴이한 형체에 대해서 그 본연의 특이성으로 받아들이는 허용수준이 아주 높으며, 이 점은 분명 세계 어디서도 유례를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다.
예를 들어 어린이들이 주로 보는 특촬물의 괴수들은 미국 공포영화의 그것 보다 압도적으로 더 혐오스럽고 기괴하다.
가장 검열이 심한 아동 영상물부터 그로테스크를 받아 들이는 것이다.
이런 그로테스크의 추구는 놀랍게도 문화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서, 일본 문화의 다양성으로 증폭, 발전되었다.

이건 우리나라와 정 반대라고 볼수 있는데, 이질성을 아주 극도로 경계하는 대한민국 문화는 유행을 따라가는데엔 세계 최고지만 그만큼 개성은 실종된다.
세계에서 제일 옷을 잘입고, 제일 재밌는 드라마를 양산하고, 팔리는 음악을 제일 잘 찍어내는 곳은 미국과 한국이다. 이 두 나라가 세계 최고다.
그러나 다양성은 완전히 증발해 버린것도 현실이다. 이 점은 영화, 음악, 만화, 패션 등등 문화 전 영역에 걸쳐진 심각한 전염병이다. 조금만 튀는 행동을 해도 숨통이 끊어질 때까지 돌을 던지는 저열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예술 인식아래에선 오로지 흥행몰이만을 목표로 하는 3류 예술만이 판칠 뿐이다.

이와는 정반대로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일본은 아주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 개인의 자유를 가장 마음껏 발산할수 있는 예술 장르인 출판 만화에 있어서 세계 최고인 일본의 우월성을 보면 바로 입증되는 바이다.

아무튼, 일본의 이런 다양성의 토양위에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세계에서 유일한 분위기의 앨범, Scorn Defeat다. 이 앨범은 역대 최고 수준의 블랙메탈 앨범은 분명히 아니지만, 그 유니크한 분위기 연출에 있어서는 아주 독보적이다.
음악이 그다지 동양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요괴가 판치는 일본의 기괴한 숲속이 연상되는 공포스런 느낌이 아주 인상적이며, 때때로 등장하는 피아노 솔로잉의 연약한 선율은 희멀건 분칠을 한 가부키 무용가가 곧바로 연상될 정도로 의도하는 주제와 작곡의 방향성이 명확하다.

이 앨범의 악곡은 불안정하고 혼란스럽다. 불결한 리프는 다음을 예측할 수가 없고, 뜬금없이 등장하는 피아노나 피리, 혹은 노배킹 솔로잉은 당황스럽기 까지 하다.
그러나 이 앨범은 바로 이래서 최고다. 앞서 말한 일본 그로테스크 문화의 빛나는 산물이기 때문이다.

지금 나에게 반문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난 일전에 Between The Buried And Me의 Coma Ecliptic (2015)에 참혹한 비평을 가하며 그 이유를 "압도적인 혼란성"에 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Scorn Defeat과 Coma Ecliptic의 차이는 바로 창조자의 의도에 있다.
이 앨범을 관통하는 혼돈은 지극히 의도적인 불길함이지만, 후자의 경우는 그냥 "혼란스러워 보이고 싶어하는 혼란"에 불과하다. Scorn Defeat는 청자가 자연스레 그 불쾌함과 불길함을 맥을 짚어 따라가며 앨범을 집중해 감상하는데 무리가 없다.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하나의 주제로 일관되게 진행되며, 연출력에 있어서는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Coma Ecliptic은 그 어떤 세계도 창조하지 못하고 이것 저것 등장만 시키는 것이다. 하나의 영화에 수십개의 "완전히 관계없는" 서로다른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격이다.

Sigh의 1집 Scorn Defeat는 생생히 살아 숨쉬는 불쾌한 에너지로 가득찬 혼돈의 응집체이다. 영상이 아닌 소리로 표현한 공포영화이며, 그로테스크 영상 모음집이라고 할수 있다. 그리고 불길하지만 자꾸 손이 가게되는 기묘한 매력이 있다. 아주 이질적인 감각이 오히려 중독적인, 신비한 체험을 하게 해주는 앨범이다. 한마디로, 그로테스크 하다.

서두에 언급한 일본문화 특유의 "그로테스크에 대한 관용"의 정점이 바로 Scorn Defeat다. 한 나라의 문화의 특장점을 형상화한 이런 문화 유산은 높이 평가 받음이 마땅하다. 메탈 리스너라면 이런 가치있는 앨범을 놓쳐서는 안된다.

무려 23년전 등장했던 Scorn Defeat를 보면 "괴이함은 나쁜것이다"라며 무려 21세기 현재에도 검열에 검열을 계속하는 대한민국 예술계가 참으로 비참하고 한심해 보인다. 그저 방구석에서 평생 공부만한 먹물들이 꽉 잡고 있는 권위적인 대한민국 예술계에 언제쯤 그로테스크에 대한 관용을 기대해 볼수 있을까? 엽기적이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역설적으로 온갖 쩍벌춤이 난무하는 엽기적인 대한민국 예술계를 만들어내고 있는것이다. 문화 다양성의 시발점은 앞서 언급한 일본의 예처럼 바로 그로테스크와 이질성에 대한 관용적 인식에 있다는 뜻이다. K팝이니 뭐니 아무리 위대하다 자위해도, 다양성이 실종된 대한민국 음악계는 악취나는 쓰레기더미에 불과하다.

평론가들 또한 각성해야할 필요가 있다. 어디 온갖 똥폼은 다 잡으며 미사여구 붙여가며 한다는게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따위의 영화나, 새로나온 걸그룹 앨범에 대해 아무 필요도 없는 심오한 비평이나 해대는거다. 쪽팔린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각잡고 평가해야할 대상은 바로 이런 Scorn Defeat 같은 진정한 의미의 예술작품이다.

위대한 문화는 어디 천재 한명이 위대한 작품을 내서 시작되는게 아니라, 위대한 토양을 만들어 주고 그 위에 나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예술에 대한 인식은 이제 뿌리부터 바뀔때가 되었다.
11 likes
Share on Facebook
Share on Twitter

Track listing (Songs)

titleratingvotes
1.A Victory of Dakini6:5086.73
2.The Knell4:2186.73
3.At My Funeral5:43803
4.Gundali5:57853
5.Ready for the Final War9:1781.73
6.Weakness Within3:0778.33
7.Taste Defeat7:56853

Line-up (members)

  • Mirai Kawashima : Vocals, Bass, Synth, Sampling, Programming, Vocoder
  • Shinichi Ishikawa : Guitar
  • Satoshi Fujinami : Bass
  • Junichi Harashima : Drums
14 reviews
cover art Artist Album review Reviewer Rating Date Likes
Hangman's Hymnpreview90Dec 29, 20210
Scenes From Hellpreview100Dec 26, 20202
Ghastly Funeral Theatrepreview75Dec 20, 20202
Infidel Artpreview90Dec 20, 20202
Scorn Defeatpreview
▶  Scorn Defeat Review (1993)
80Oct 24, 201511
Hangman's Hymnpreview80Sep 12, 20130
Scenes From Hellpreview90May 31, 20130
The Curse of Izanagipreview85May 31, 20130
Hail Horror Hailpreview90May 9, 20131
Ghastly Funeral Theatrepreview80May 9, 20131
Infidel Artpreview90May 9, 20131
Hangman's Hymnpreview90May 9, 20130
In Somniphobiapreview95May 9, 20130
Hangman's Hymnpreview90Mar 27, 20120
1
Scorn Defeat
preview  Sigh
▶  Scorn Defeat Review (1993)
level 10 피규어no5   80/100
Oct 24, 2015       Likes :  11
일본 문화의 가장 특징적인 면 중에 하나는 "그로테스크"에 대한 수용에있다. 일본은 아주 이질적이고 괴이한 형체에 대해서 그 본연의 특이성으로 받아들이는 허용수준이 아주 높으며, 이 점은 분명 세계 어디서도 유례를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다. 예를 들어 어린이들이...
Scenes From Hell
level 10 제츠에이   100/100
Dec 26, 2020       Likes :  2
Sigh류 extreme 화법의 정수. 전작이 흡사 초기 팀 버튼 영화와 같은 광기어린 호러 분위기라면, 본작은 무명의 스너프 필름의 그것이다. 말 그대로 Scenes From Hell이다. 기본적으로는 이번작 역시 Gallows Gallery와 Hangman's Hymn의 노선을 따라가, 시종일관 악마와 지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 ... Read More
Ghastly Funeral Theatre
level 10 제츠에이   75/100
Dec 20, 2020       Likes :  2
SIGH의 "G"에 해당하는 EP. ('S'corn Defeat - 'I'ndifel Art - 'G'hastly Funeral Theatre - 'H'ail horror hail) 성교를 통해 해탈에 이른다는 일본 밀교의 한 종파, 진언(Shingon)종 타치카와 류, 세이메이(晴明)와 도만(道満)이라는 두 명의 유명한 음양사의 설화를 기반으로 한 부적(펜타그램과 9개의 격자무늬 선), ... Read More
Infidel Art
level 10 제츠에이   90/100
Dec 20, 2020       Likes :  2
전작에서 찍먹했던 심포닉함을 적극 활용하면서 아방함에 힘을 실고, 앨범을 관통하던 블랙의 정서를 다소 내려놓아 정말 혼란스럽다. 마치 넘치는 재능을 뽐내기라도 하듯 쉼없이 선보이는 각종 심포닉 요소들의 활용이 모두 좋긴 했지만,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굉장히 투박했던 남성... Read More
Hail Horror Hail
level 6 파타히데   90/100
May 9, 2013       Likes :  1
Sigh은 이 앨범부터 노선을 갈아타기 시작했다.Ifidel ary 나 GFT,Scorn defeat 에서는 그래도 블랙메틀을 베이스에 두고 아방가르드한 느낌을 주는 곡을 만들었다면 이 앨범부턴 그것이 역전된다.난해함이 주가되고 블랙이 종이된다.물론 멜로디는 기본이다.쉽게말해 멜로디를 베이스로 두고 그것... Read More
Ghastly Funeral Theatre
level 6 파타히데   80/100
May 9, 2013       Likes :  1
그냥 저냥 괜찮은 평작.상당히 괜찮은 평가를 받지만 난 이 앨범이 그렇게 까지 명작은 아니라고 본다.2집에 비해선 블랙적인 느낌은 강화되었고 미라이가 음산한 느낌을 주려고 굉장히 노력했단게 느껴졌다.2집에서는 오히려 후기에 보여줄 Sigh같은 멜로디가 떠올랐다면 이 작품은 2집 인... Read More
Infidel Art
level 6 파타히데   90/100
May 9, 2013       Likes :  1
Sigh의 초기작 중에 가장 인지도가 높은 앨범이다.높은 인지도만큼 음악도 전작 Scorn Defeat에 비해 훨씬 더 발전했다 생각한다.첫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나는 과연 6트랙을 듣고 있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멜로디를 숨겨놨지만 아직은 완숙함이 느껴지진 않는 작품이다.한곡이 이... Read More
Info / Statistics
Artists : 47,275
Reviews : 10,438
Albums : 170,285
Lyrics : 218,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