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타시아 in Anaheim 후기
[메탈 오페라를 가장한 야부리만담쇼를 가장한 토비 패밀리의 유쾌상쾌 첫 미국발 쇼]
올스타를 모아모아 보컬조합을 바꾸어가면서 스테이지를 만들었는데, 이전 보컬들이 참여한 곡은 보컬 조합만 바꾸었는데 느낌이 확 다르게 나오던게 묘했습니다
참여 인원만 해도 호화진이었는데, 파워메탈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샤샤 패스와 미로가 연주하는 걸 무대에서 직접 보았던게 큰 행운입니다. 실제로 토비가 하던 말 중 하나인데, 파워 메탈로 뜨고 싶으면 일단 이 사람의 손을 거치는게 키포인트라고 할 정도로 업자들 사이에서 유명했다더군요. (카멜롯, 앙그라, 감마레이, 랩소디, 헤븐스게이트, 건 배럴, 아트 반체, 헤븐리, 에피카, 에드가이, 그리고 아반타시아... 이 밴드들이 모두 샤샤의 손길을 거쳤습니다)
이번에 참여한 보컬은 하트만, 욘사마, 마틴, 키스케, 랭한, 소머빌, 앳킨스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일단 한 보컬 했던 사람들이니 실력은 다들 출중했고요. 하트만은 사실 왜 그 아까운 보컬능력 냅두고 기타를 맡았는지 좀 이해가 안갔었는데, 엥간한 밴드 기타리스트만큼 치더군요. 백보컬로 가끔가다 질러주는데 그 실력이야 어디 안갑니다. 키스케는 성대관리 지금까지도 참 잘했고, 다만 그날 좀 피로했던건지 자꾸 어딘가에 기대려고 하더군요. 지 차례 아닐때는 하트만 곁에 자꾸 붙어가지고 왠 쌍라이트 형제마냥 두 구에서 조명이 죄다 반사되가지고 눈이 아팠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특히 어느 한컷에서는 유난히 눈이 많이 부십니다)
참여했던 게스트 보컬마다 전부 개성이 확실했던 점도 재미를 더했는데요. 랭한은 음색이 로이칸 마냥 알맹이가 딱 있는게 그윽했고, 아만다 소머빌은 그 실력이야 예전에 카멜롯 공연에서 한 번 봤었고, 다만 의상이 너무 펑퍼짐해서 딱 내쉬빌 아줌마같았던데 좀 걸리긴했는데 원래 골격 적당히 크고 몸은 좋으셨으니. 나이때문에 라이브 잘 못할거라고 생각했던 에릭 옹은 젊은시절에 했던 스크래치와 음색을 무리없이 잘만 냈고, 뱃살 대비 성대는 여전히 튼튼합니다. 프리티 메이즈 보컬 로니 앳킨스야 뭐... 워낙 잘긁고 굴렸던 성대를 굳이 더 칭찬할 필요도 없겠죠. 가장 역할을 많이 배분받았었는데, 거의 3시간 가량을 지치지 않고 미친듯이 뛰어다니면서 질렀던게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욘사마는... 그냥 제가 신을 보았습니다. 라이브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보컬은 많았지만 무대를 100% 압도한다고 여기는 가수는 제가 본 라이브 기준 거의 없었는데, 그 중 한명입니다. 100%도 아니고 200%라고 하겠습니다. 혹시 이 사람이 내한을 왔다싶으면, 무조건 티켓 끊으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성대마모가 한창 진행중인 토비가 사실 가장 걱정됬는데, 그 원래부턴 할배 비브라토는 빼더라도 가시덤불로 쫙쫙 휘감는 날카로움을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유지하더군요. 유튭에서 라이브 무리하다가 가래끓는 소리도 종종 냈었는데, 이 날만큼은 달랐습니다. 투어 빡세다고 엄살피더니 정작 자기가 컨디션 최고조...
이날 공연은 유난히 멤버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던 점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비즈니스를 떠나 정말 음악이 좋아서 무대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관객들도 알더군요. 멤버들끼리 각자 사이도 매우 좋아보이고 장난도 잘치고, 다만 몇몇은 약간 팬픽에서나 볼법한 장면이 가끔 나왔는데, 누굴지는 대충 예상해보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몇몇분은 남녀를 안가립니다(?))
팬들이 좋아하는 Scarecrow, Sign of the Cross, Avantasia 이런 킬링은 죄다 나왔고, 역시 앨범 홍보차원에서 최근작에서 1/4가량 나왔습니다 (환호가 가장 컸던 트랙은 Scarecrow와 Wicked Symphony). 토비가 이번 앨범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던게, 끊임없이 자기가 뽑은 2010년도 결과물 중 가장 마음에 든다고 계속 얘기하더군요.
P.S
- 첫 앨범이 28장밖에 안팔려서 한동안 미국에 공연을 안갈거라고 다짐했다캅니다
- 가장 히트친게 하필이면 하드록에 가까운 Lost in Space라 잠시 하드록 전향을 생각해보았다고 하네요
- 공연 도중에 토비는 안찾고 자꾸 다른 게스트만 찾아서 관객들한테 매수당했냐고 야부리를
- 토비는 자신의 히트곡을 Very big shit으로 말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안 뜬건 그냥 shit, 못 뜬건 fucking shit(...)
- 고운 생김새와는 달리 마틴은 욕을 매우 찰지게 합니다
- 란데의 실제 목소리는 매우 젠틀하고 기품이 있습니다. 그리고 토비 말에 의하면 패밀리끼리 알콜파티 열어도 절대 취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역시 바이킹 ㄲㄲㄲ)
- 토비가 아만다 소머빌을 부르는 애칭은 내쉬빌 아줌마(...)
- 키스케는 지금이나 예전이나 토비의 절친이자 우상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키스케는 자기보다 어리지만 토비를 존경한다고 하네요
- 샤샤 아재는 웃는모습이 이쁩니다
천승세 2016-04-14 16:40 | ||
미국공연이라 제프나 롭락도 같이 했으면 했는데...없군요. 다음 아반타지아는 꼭 롭락좀 복귀시켜줬으면ㅠㅠ | ||
내일부터 2016-04-14 17:15 | ||
종합세트 답군요 ㅋㅋ 보고싶당 | ||
Rocris 2016-04-16 03:22 | ||
그저 부럽습니다 | ||
골방 2016-04-16 05:17 | ||
이건 진짜 부럽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