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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level 20 똘복이
Date :  2019-09-30 13:56
Hits :  5960

이준기님의 글에 덧붙여

어쩌면 누군가는 나이를 먹고 또한 음악을 듣는 방식이나 포멧도 변경되면서 다양한 갈래가 나뉘는 것 같습니다.

어느분의 리플처럼 저 역시 실물로 손에 쥐어야 하는 만족감이 가장 클 뿐더러, 그것이 소위 장르의 명반, 혹은 초창기의 대단한 사운드적 확립이나 방향성을 제시한 가치를 지닌 것이라면 더더욱이 실물로 (물론 저는 라이트한 리스너로 초반과 재발매반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다는 주의입니다. 리마스터링은 싫어하는 편이고요.) 만져보고픈 마음이 강합니다. 별것 아니겠지만 그게 당시의 씬에서 그렇게 큰 가치를 지닌 밴드에 대한 경외심과 나름대로의 존경 같은 느낌도 들고요.

게다가 꼭 옛날의 앨범이 아니라 막 나온 신보일지라도 먼저 유튜브나 음원을 통해 듣는것을 극도로 꺼리게 됩니다. 심지어는 평 조차도 안보려 하는 편입니다. 이게 안에 무엇이 담겨있을지, 그게 어떤 느낌이고 좋을지 나쁠지 그것 자체가 주는 설레임이나 미스테리함도 저에겐 굉장한 기쁨입니다.

제가 물고빨고 좋아하는 Revenge의 4집도 이미 미국에서 날라오고 있는 중에 제주순둥이님이 먼저 감상평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으아, 감상평을 보자마자 진짜 미친듯이 먼저 들어보고 싶더군요. 그래도 워낙 좋아하니 참아집니다. 며칠 후 신나게 도착한 음반을 들었죠.

음반을 아주 조금씩은 모으다보니 (제가 가진게 얼마나 조금인지는 예전에 음반보유량에 대한 글들을 참조하시면 될 듯합니다.) 어느덧 듣지 못하고 구매만 해 둔게 쌓이네요. 그러다보니 오히려 더더욱 유튜브로 무언가를 듣는것을 멀리하게 됩니다.

잘 모르고 휘리리 검색하거나 자동 재생으로 연관된 것을 들으며 이게 누구지? 뭐하는 밴드지? 뭔곡이야? 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것 보다 미리 사놓은 앨범이라도 제대로 감상해야 하는게 저에겐 우선입니다. 그것조차 못 할 정도로 바쁜 (쓸데없이 바쁜) 삶을 살다보니 오히려 그 찰나의 시간은 온전히 실물 앨범을 꺼내 넣고 듣는데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래서일까 코멘트냐 리뷰도 (졸필에 제대로 된 글도 아닙니다만) 쉽게 쓸 수 없게 됩니다. 적어도 수십번은 감상해야 그나마 코멘트 몇 줄이라도 제 감상을 조금은 정직하게 실을 수 있더군요.

무식하고 갑갑할지 몰라도 결국 그렇게 흘러가게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완벽히 같지는 않더라도 그런 분들이 꽤 계시니 좋아하는 장르를 떠나 반가운 마음이 드네요.

가끔 앨범을 올리시고 구매하시는 분들을 보면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에 경외감도 들고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그런 분들이 올리는 리뷰나 코멘트는 제 의견과 상반되더라도 관심이 가고 즐겁게 다가오죠.

결국 완전히 cd나 lp, tape이 퇴출되거나 사라질 날이 언젠가는 오겠죠. 오히려 그 때가 되면 쌓아뒀던 박스를 개봉해 지난 시간과 비용, 애정이 담긴 자신의 보물을 더 어루만지며 회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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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16 rag911     2019-09-30 14:58
저도 이놈에 소유욕은 끊기지 않네요 ㅋ 몇장 없지만 시디 엘피가 없어지는날까지는 계속 사모으지 않을까 합니다 ^^
level 20 똘복이     2019-09-30 16:07
그래서 뭉쳐야 합니다. 골방론자들은.
level 악의꽃     2019-09-30 15:34
자제하는 마음은 개나 앓는 질병이다.! 질러라!
level 20 똘복이     2019-09-30 16:07
짤방 하나 생각나네요.

질러라!!! 네가 언제 돈이 있어 질렀었느냐! 하는 ㅎㅎㅎㅎㅎ
level 악의꽃     2019-09-30 16:55
질러라! "양은 곧 질이다"
level 16 rag911     2019-09-30 17:32
네가 언제 돈이 있어 질렀었느냐!!ㅋㅋㅋㅋ완전 요즘 저네요 ㅋㅋㅋ
level 9 krisiunking     2019-09-30 15:38
저도 리스펙 하는 입장에서 어떤 포멧이든 모으는걸 좋아해요.
level 20 똘복이     2019-09-30 16:07
모으면 좋지요
level No.8 빌리홀 [강퇴됨]     2019-09-30 15:56
운영자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IP : 117.111.17.112
level 20 똘복이     2019-09-30 16:08
저는 없습니다. ㅎ
level 16 dragon709     2019-09-30 16:27
좋아하는 밴드의 신보를 레코드점에서 사가지고는 마치 여자친구 사진 보는냥 하염없이 쟈켓을 바라보며 집에 와서 플레이시키기 위해 포장비닐을 뜯는 그 설레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제겐 그 느낌 때문에 cd를 포기하지 못하는것도 있는것 같네요>^^
level 6 Chaoser     2019-09-30 17:41
저는 CD가 웬만한 엠피쓰리파일보다 음질이 괜찮다는걸 알고 CD를 사기 시작했습니다.

확실히 CD로 사는게 음원이 반영구보존도 되니 좋더라고요

----

근데 제가 시디음원을 파일로 변환하는걸 그 유명하디 유명한 시디렉스만 알고 있는데 다른데는 뭐 괜찮은거 없을까요?
level 13 BlueZebra     2019-09-30 17:52
오잉... 혹시 윈도우10 사용하신다면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 12 사용하셔서 뽑으시면 됩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시면 바로 나옵니다 간단하고 금방 끝납니다.
level 20 똘복이     2019-10-01 00:04
그 느낌도 빼 놓을 수 없죠. 물론 여자친구 사진과는 상관없는 염소에 페인팅에 뭔 후드티를 뒤집어쓰고 방독면을 써대도... 설레이더군요. ㅠㅠ
level 16 dragon709     2019-10-01 07:23
음;;; 생각해보니 여자친구 사진이 좀 더 설레일것 같긴 하네요! -_-;;;;;
level 7 getnasty     2019-09-30 18:30
저는 현물음반이 아닌 음원으로 들으면
뭔가 예전에 친구CD를 빌려 듣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뭔가 내것이 아닌, 언젠가는 돌려 줘야 할 것 같은 느낌...
level 21 grooove     2019-09-30 21:58
딱 어울리는 표현입니다 내것이 아닌거 같은 느낌.
level 20 똘복이     2019-10-01 00:04
내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과 동시에 그래서인가 집중이 잘 안되요...신기하게도요 ㅠㅠ
level 19 Rock'nRolf     2019-09-30 18:33
일렉기타에 빠졌던 지난 10여년간 구입한 앨범이 고작 70여장입니다. 장비구입하고 직장인 밴드하느라 앨범 구입할 여력이 없었으니 그럴밖에요. 그것도 내한공연또는 락페때 부스에서 구입했던게 대부분입니다. 지금은 밴드도 안하고 장비도 왠만큼 갖추다보니 딱히 돈쓸곳도 없으니 다시 앨범구입으로 취향이 변하더군요. 올해 구입한 앨범만 500여장입니다.
level 19 서태지     2019-09-30 18:53
올해만 500여장 ㅎㄷㄷㄷ 대단하십니다
level 15 푸른날개     2019-09-30 19:03
우리같은 사람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이상 씨디가 없어지지 않을듯해서 오래도록 음반 사재끼 하면서 음악을 같이 들어요 ㅋㅋ
level 20 똘복이     2019-10-01 00:03
없어지면 제가 훔쳐간 것으로 생각하십시오. ㅎㅎㅎㅎㅎ
level 15 푸른날개     2019-10-01 06:43
열일 하십니다 ㅋㅋ
level 19 앤더스     2019-09-30 21:18
음반을 사서 보관하고 쳐다보면서 들어야지 직성이 풀립니다.. 수집벽이 있으신분들은 공감하실듯요.. 저는 갯수는 적지만 꾸준히 사다 모으고 듣고 있습니다^^
level 20 똘복이     2019-10-01 00:03
골방론자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level 6 엽기조폭샘     2019-09-30 22:25
공감가는 글 입니다.^-^
level 20 똘복이     2019-10-01 00:03
감사합니다~ ^^
level 12 Southern Kor     2019-10-01 22:30
그게 어떤 느낌이고 좋을지 나쁠지 그것 자체가 주는 설레임이나 미스테리함도 저에겐 굉장한 기쁨입니다. -> 너무 공감입니다. 저는 아예 미리 들어보지도 않고 음반을 사기도 합니다. 그렇게 음악을 접하는게 상당한 기쁨이었습니다.
엘피는 이야기가 좀 다른데, 재즈나 클래식 같은경우 엘피가 제작된 년도, 국가에 따라 음질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서 초판 재반 국가 등 까다롭게 선정하기는 합니다. 엘피가 시디보다 돈이 많이 들더군요. 대신 좀 더 살아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level 20 똘복이     2019-10-02 12:21
저는 미리 들어보고 사는 경우가 아예 없다시피...(물론 100%는 아닙니다. 어떠한 경로건 추천이건 통해 접한 쪽도 있긴 하지요)해서 확실히 그런 재미가 큽니다.

엘피의 경우도 저는 아직은 그렇게까지 전문적으로 세분화하여 초, 재, 프린트 국가에 대한 각 버전별 사운드 구분까지는 미리 확인 못하는지라 좋아하는 것이라면 일단은 삽니다. ㅎㅎㅎ 갈길이 멀지요
level 18 이준기     2019-10-01 23:34
제 이름이 글 제목으로 올라오니 깜짝 놀랐네요... 저 때문에 진지한 글을 올리신거 같은데 혹여나 언짢으신 기분없으시길 바라고 공감가는 입장에서 응원하겠습니다.~~ (음악감상일 뿐이지만... ㅎㅎㅎㅎㅎ)
감사합니다~~
level 20 똘복이     2019-10-02 12:19
별로 언짢은 것 없습니다. 읽으셨다면 아시다시피 동질감에 쓴 글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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