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중의 플레이리스트
과제를 해야 하는데, 꼭 이럴 때가 음악이 잘 들린단 말이죠. 참.
듣고 있는 음반/공연들
1 Aerosmith - Night in the ruts
다시 들어도 에어로스미스는 초기가 최고입니다. 길게 잡으면 Permanent Vacation의 몇몇 곡들까지 진정한 초기 에어로스미스의 하류스러운 진지함이 내재하고 있달까요. 이 앨범은 에어로스미스 멤버들의 마약 문제나 조 페리의 탈퇴에 휩쓸려 몹시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버릴 곡이 없는 앨범입니다. 누가 말했던 대로 기타 실력은 조 페리보다 지미 크레스포가 낫고요. 희한하게 짝수 트랙들이 이 앨범의 베스트들이지 싶습니다.
2 Midnight - All Soul's Midnight
어라. 메킹에 없네요. 2008년 당시 미드나잇이 솔로 컴백을 앞두고 (맞나?) 소량, 아마 수백 장만을 선제작하여 배포했던 음반입니다. 당연하지만 음반으로 구할 수가 없어 다운로드하였지요(아마 정식 발매 음원이 아니고, 어디에도 실리지 않았으므로 크게 저촉되지는 않을 겁니...).
트랙리스트는 이렇고요.
1. Lost Reflection
2. Painted Skies
3. Far Way
4. Transcendence
5. Carnival 1
6. The End
7. Mermaids
8. Carnival 2
9. Midnight Mass
10. What Child Is This?
11. Story of Lost Reflection
크리스마스 캐롤인 10번트랙처럼 크게 진지하지 않은 곡도 있고, 전체적으로 크림슨 글로리 3집의 성향과 유사한 음반입니다. 그러나, 1번 트랙인 Lost Reflection은 몹시 간단하고 잔잔한(?) 버전으로 편곡되었음에도 미드나잇의 보컬이 배는 효과적으로 구사된 최고의 트랙입니다. 죽음이나 인간실존의 허무함을 직면하고 싶을 때 들으면 적절합니다. 응?
RIP Midnight.
3 Al Stewart - 2011년 3월 1일 라이브 부틀렉
긴 말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Year of the cat은 여지껏 들었던 곡 중에서 가장 훌륭한 다섯 곡 안에 꼽아도 충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활동기간이 무려 40년을 넘긴 지금에도 퍼포먼스의 질이 무지막지하게 훌륭하다는 점 역시 최고. 정통 포크 쪽이 더 편히 들리는 제게도 무리 없이 어필할 수 있는 포크락/팝 계열 아티스트라는 점도 쩌는군요.
4 Giacomo Puccini - Turandot (1972, 주빈 메타 지휘에 서덜랜드/파바로티/카바예 주연)
가장 유명한 그 레코딩, 맞습니다. 근래 몇몇 오페라가 웬일로 흥미롭게 들리길래 스스로의 감상 범위를 확장하고자 시도했었는데, 결국 제가 좋아하던 건 성악가들의 소름끼치는 가창력과 그것이 극에 이르는 몇몇 아리아라는 비참한 사실만 다시 깨달았네요. 맨날 듣게 되는 게 결국 [ 서곡 / 대표 아리아 1 / 대표 아리아 2 / 대표 아리아 3 가량부터 엔딩 ] 정도가 전부입디다(나머지는 건너 뛰고). 그래서 가장 처음에 들었던 오페라 음반으로 돌아와 봤어요. 다행스럽게도 이 음반은 스튜디오라 비디오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몰입에 도움이 되는 조건 중 하나죠. 다만 이 음반 역시 개인적으로 몹시 싫어하는 결말, 즉 정본(?)인 토스카니니의 수정판을 따르고 있어 완벽히 즐길 수는 없더군요. 마지막 피날레에서 Nessun Dorma의 선율을 다시 합창하면서 매조짓는 건 너무 심하잖아요. 진짜.
서덜랜드는 상당히 좋아하는 소프라노라 약간 헤매는 것 같아도 패스. 파바로티는 분명 어마어마했던 그의 최전성기에 있습니다만, 강력하면서도 신경질적인 특유의 음색이 종종 부담스러울 때가 없지 않네요. 그리고 테너 아리아 위주로 듣기 때문에 저 스스로가 크게 문제시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소위 '대표 레퍼토리'가 아닌 부분에서는 그저 평이한 수준의 해석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가끔 발견됩니다. 카바예는 짱입니다. 트레이드마크인 어마어마한 호흡 배분이나 피아니시모를 음역 전체에 두르고 있는 듯한 탁월한 음색을 보면 저런 소프라노를 배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스페인이 부러워져요. 다만 가끔 서덜랜드의 투란도트보다 더 완고하고 뚝심 있어 보인달까. 주빈 메타의 지휘에 대해서는 딱히 코멘트할 거리가 없습니다. 사실 지휘에 대해서 그로부터 느껴지는 인상 말고는 아는 게 없으니까요(...).
근데 오페라를 쬐금 훑어보고서 느낀 건데, 대체 프레디 머큐리가 감히 어떻게 몽세라 카바예와 여덟 곡(실제로는 일곱 곡)이나 수록된 음반을 발매할 수 있었을까요... 알고서 보니까 이해가 가질 않아요.
뭐지.. 메탈 음반은 한 장도 없네요.
그래서 과제는 망했습니다. 아. 어떡하지.
새벽 4시부터 작성하다.
구르는 돌 2011-12-06 21:41 | ||
확실히 에어로스미스는 초기작이 갑이지만... 저앨범은 안들어봤네요. | ||
nope 2011-12-06 23:17 | |||
흔히 에어로스미스의 숨은 명반으로 1집과 저 앨범을 자주 꼽죠. 심지어 9번 발라드트랙도 괜찮습니다. | |||
Allen 2011-12-06 21:49 | ||
미드나잇 솔로 앨범 있다는 것은 처음듣습니다 ;; 가면 벗겨보면 더 잘생겼을듯 | ||
nope 2011-12-06 23:19 | |||
https://powerlinead.wordpress.com/tag/crimson-glory-singer-dies/ http://crimson-glory.net/phoenix/index.php?option=com_content&view=article&id=52&Itemid=55&lang=en 잘 생긴 편인데 가끔 빙구처럼 나옵니다. 솔로앨범은 아마 08년에 발매하려다 말았던 걸로. | |||
아노마 2011-12-06 23:16 | ||
오오 다 들어봐야겟군요 | ||
nope 2011-12-06 23:21 | |||
Al Stewart는 70년대 중반의 음반들을 추천드립니다. | |||
Opetholic 2011-12-07 00:21 | ||
다 안들어본 음반이군요 -_- | ||
nope 2011-12-07 15:53 | |||
스스로는 메탈 리스너라고 생각하면서 막상 메탈은 별로 듣지 않는 제 탓입니다. ㅇㅇ | |||
쏘일헐크 2011-12-07 10:25 | ||
음... 다 저에겐 생소한 ㅋㅋ | ||
nope 2011-12-07 15:5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