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umvirát Review
Band | |
---|---|
Album | Triumvirát |
Type | Album (Studio full-length) |
Released | July 13, 2012 |
Genres | Black Metal |
Labels | Demonhood Productions |
Length | 57:49 |
Ranked | #6 for 2012 , #243 all-time |
Album rating : 95.3 / 100
Votes : 18 (1 review)
Votes : 18 (1 review)
August 30, 2023
블랙 메탈 밴드들 중 근 10여년간 귓전을 울리는 밴드가 셋 있다. Mgła, Batushka, Cult of Fire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 되겠다. 이들 밴드들의 출신지에는 공교롭게도 블랙 메탈의 성지나 다름없는 스칸디나비아 반도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세 밴드의 출신지는 동구권에 속해 있는 국가들이다. Mgła, Batushka는 폴란드고, Cult of Fire는 모국이 체코다. 오늘날 이들 국가들도 익스트림 메탈 밴드들이 활동할 만한 여건이 아주 좋지 않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구 소련이 건재한 시절에도 폴란드는 Vader나 Behemoth 같은, 현재 익스트림 메탈 씬을 주도하는 밴드들이 혜성같이 등장한 적이 있으며, 체코 역시 익스트림 메탈씬에서 굵직한 업적들을 남긴 여러 밴드들을 낳은 국가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이 국가들도 상당한 규모의 익스트림 메탈 강국이라 할 만하다.
현재 세 밴드를 모두 들어본건 아니고, 가장 먼저 접해본 밴드는 Mgła였다. 명성이 자자한 그들의 세 번째 정규앨범을 들었던 것은 아니었고, 첫 정규앨범 Groza를 들어봤는데, 어째서 이들에 대해 왜 블랙 메탈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는지는 잘 이해되었다. 하지만 Cult of Fire는 Mgła 다음으로 접하게 된 밴드인데, 이들의 데뷔 앨범 Triumvirát은 근 10년 동안 들어왔던 그 어떠한 블랙 메탈 앨범과도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압도적인 인상을 남겼다. 사실 이들의 데뷔 앨범에 블랙 메탈 팬들이 바친 모든 찬사에 대해서는 다소 고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블랙 메탈 씬이 신선함을 상실한지는 이미 워낙 오래인지라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를 안 하게 된 것도 퍽 오래되었다. 그저 신선함에 굶주릴 대로 굶주린 블랙 메탈 팬들이 Cult of Fire에 대해서만 괜스레 호들갑스럽게 군다 여기고만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들이 데뷔하고 한참이 지난 현시점이 되어서야 Triumvirát을 접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묵은 숙제를 해치워야 겠다는 마음으로 이 앨범을 들어보고 말았을 때, 블랙 메탈 팬들이 어째서 그토록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는지 저절로 수긍하게 되었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Triumvirát을 처음 들었을 때 뇌리를 스치는 밴드가 하나 있었다. 10년도 더 전이었나, 메탈 킹덤에서 꽤나 화제가 되었던 Deathspell Omega의 Fas- Ite, Maledicti, in Ignem Aeternum가 머릿 속에 떠올랐다. 워낙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앨범인지라 메탈 킹덤 유저들 사이에서도 여러차례 언급되었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Triumvirát 또한 Deathspell Omega의 ‘그’ 앨범 못지않게 쇼킹하게 다가왔다. Deathspell Omega의 Fas- Ite, Maledicti, in Ignem Aeternum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오로지 하강하고 또 하강할 뿐인 깊고깊은 무저의 심연을 연상시키는 사운드를 들려준다면 Cult of Fire는 청자한테 좀더 익숙한 지옥에 대한 몸서리처지는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Triumvirát은 악마들이 득시글거리는 지옥의 아비규환을 아주 캐치하게 들려준다. 본작의 서두를 여는 Závěť světu는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범상치 않은 압도적인 아우라가 앨범 전면에 도사리고 있다. Triumvirát 만큼 청자의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작품은 참으로 오랜만에 접하는 듯하다.
Cult of Fire의 데뷔 앨범은 매우 신선하게 들리지만, 사실 이들의 작품을 구성하는 사운드의 여러 요소들은 신선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된다. 이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들을 창안해 냈다기보다는 선배 블랙 메탈 밴드들이 탄탄하게 구축해 놓았던 여러 요소들을 영리하게 조합·가공하여 Triumvirát을 만들어냈다고 보여진다. 여기에서는 블랙 메탈의 비조인 Mayhem은 물론이거니와,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에너지가 들끓었던 Immortal이나 Gorgoroth 등의 밴드가 엿보인다. 하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압도적으로 장엄한 분위기가 앨범 전체를 드리우고 있는데, 이것은 Emperor가 남긴 유산을 창조적으로 계승했다고 여겨진다. 다만 Emperor의 것이 북구권의 칼바람 몰아치는 음산함을 지향한다면, Cult of Fire는 죄인들이 악마들에게 끔찍하게 고문당하는 지옥의 참혹한 정경을 사운드로 녹여낸듯한 느낌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느껴진다. 본작에서 블랙 메탈 팬들이 접해보지 못했던 것은 무엇 하나 없다고 느껴진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들, 견고하게 조성된 이 모든 유산들이 Cult of Fire의 손에 맡겨지니 이런 놀라운 작품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이들의 재능에 감탄하게 된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걸쳐있는 노르웨이를 필두로 하고, 스웨덴, 핀란드가 거들고 있는 블랙 메탈 씬의 패권은 Mayhem과 Darkthrone이 완성된 포맷을 제시한 이래로 이 지역을 벗어나 다른 국가로 넘어간 적이 단 한순간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Cult of Fire의 데뷔 앨범을 들으면서 생각을 조금은 달리하게 되었다. 북유럽에서도 노르웨이가 블랙 메탈의 종주국이라고는 하나, Cult of Fire가 Triumvirát을 발표한 그 시점에 벌써 고착화가 이루어진지는 오래였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블랙 메탈의 메카로 여겨지는 것도 이제 무리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미 중심부에서 신선하다고 생각되는 밴드는 없었으며, 오히려 주변부에서 더 참신한 밴드들이 더 많이 나타나는 듯하다. Cult of Fire의 Triumvirát은 그러한 밴드의 전형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언제고 이들보다 더 뛰어난 밴드가 탄생할 수도 있겠지만, 당분간은 이 밴드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길 밴드는 없을 거라는 강한 예감이 든다. 그만큼 Triumvirát이 남긴 여운은 상당하다.
현재 세 밴드를 모두 들어본건 아니고, 가장 먼저 접해본 밴드는 Mgła였다. 명성이 자자한 그들의 세 번째 정규앨범을 들었던 것은 아니었고, 첫 정규앨범 Groza를 들어봤는데, 어째서 이들에 대해 왜 블랙 메탈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는지는 잘 이해되었다. 하지만 Cult of Fire는 Mgła 다음으로 접하게 된 밴드인데, 이들의 데뷔 앨범 Triumvirát은 근 10년 동안 들어왔던 그 어떠한 블랙 메탈 앨범과도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압도적인 인상을 남겼다. 사실 이들의 데뷔 앨범에 블랙 메탈 팬들이 바친 모든 찬사에 대해서는 다소 고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블랙 메탈 씬이 신선함을 상실한지는 이미 워낙 오래인지라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를 안 하게 된 것도 퍽 오래되었다. 그저 신선함에 굶주릴 대로 굶주린 블랙 메탈 팬들이 Cult of Fire에 대해서만 괜스레 호들갑스럽게 군다 여기고만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들이 데뷔하고 한참이 지난 현시점이 되어서야 Triumvirát을 접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묵은 숙제를 해치워야 겠다는 마음으로 이 앨범을 들어보고 말았을 때, 블랙 메탈 팬들이 어째서 그토록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는지 저절로 수긍하게 되었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Triumvirát을 처음 들었을 때 뇌리를 스치는 밴드가 하나 있었다. 10년도 더 전이었나, 메탈 킹덤에서 꽤나 화제가 되었던 Deathspell Omega의 Fas- Ite, Maledicti, in Ignem Aeternum가 머릿 속에 떠올랐다. 워낙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앨범인지라 메탈 킹덤 유저들 사이에서도 여러차례 언급되었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Triumvirát 또한 Deathspell Omega의 ‘그’ 앨범 못지않게 쇼킹하게 다가왔다. Deathspell Omega의 Fas- Ite, Maledicti, in Ignem Aeternum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오로지 하강하고 또 하강할 뿐인 깊고깊은 무저의 심연을 연상시키는 사운드를 들려준다면 Cult of Fire는 청자한테 좀더 익숙한 지옥에 대한 몸서리처지는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Triumvirát은 악마들이 득시글거리는 지옥의 아비규환을 아주 캐치하게 들려준다. 본작의 서두를 여는 Závěť světu는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범상치 않은 압도적인 아우라가 앨범 전면에 도사리고 있다. Triumvirát 만큼 청자의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작품은 참으로 오랜만에 접하는 듯하다.
Cult of Fire의 데뷔 앨범은 매우 신선하게 들리지만, 사실 이들의 작품을 구성하는 사운드의 여러 요소들은 신선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된다. 이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들을 창안해 냈다기보다는 선배 블랙 메탈 밴드들이 탄탄하게 구축해 놓았던 여러 요소들을 영리하게 조합·가공하여 Triumvirát을 만들어냈다고 보여진다. 여기에서는 블랙 메탈의 비조인 Mayhem은 물론이거니와,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에너지가 들끓었던 Immortal이나 Gorgoroth 등의 밴드가 엿보인다. 하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압도적으로 장엄한 분위기가 앨범 전체를 드리우고 있는데, 이것은 Emperor가 남긴 유산을 창조적으로 계승했다고 여겨진다. 다만 Emperor의 것이 북구권의 칼바람 몰아치는 음산함을 지향한다면, Cult of Fire는 죄인들이 악마들에게 끔찍하게 고문당하는 지옥의 참혹한 정경을 사운드로 녹여낸듯한 느낌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느껴진다. 본작에서 블랙 메탈 팬들이 접해보지 못했던 것은 무엇 하나 없다고 느껴진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들, 견고하게 조성된 이 모든 유산들이 Cult of Fire의 손에 맡겨지니 이런 놀라운 작품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이들의 재능에 감탄하게 된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걸쳐있는 노르웨이를 필두로 하고, 스웨덴, 핀란드가 거들고 있는 블랙 메탈 씬의 패권은 Mayhem과 Darkthrone이 완성된 포맷을 제시한 이래로 이 지역을 벗어나 다른 국가로 넘어간 적이 단 한순간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Cult of Fire의 데뷔 앨범을 들으면서 생각을 조금은 달리하게 되었다. 북유럽에서도 노르웨이가 블랙 메탈의 종주국이라고는 하나, Cult of Fire가 Triumvirát을 발표한 그 시점에 벌써 고착화가 이루어진지는 오래였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블랙 메탈의 메카로 여겨지는 것도 이제 무리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미 중심부에서 신선하다고 생각되는 밴드는 없었으며, 오히려 주변부에서 더 참신한 밴드들이 더 많이 나타나는 듯하다. Cult of Fire의 Triumvirát은 그러한 밴드의 전형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언제고 이들보다 더 뛰어난 밴드가 탄생할 수도 있겠지만, 당분간은 이 밴드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길 밴드는 없을 거라는 강한 예감이 든다. 그만큼 Triumvirát이 남긴 여운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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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vide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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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Závěť světu | 7:19 | 93.3 | 3 | Audio |
2. | Satan Mentor | 4:58 | 86.7 | 3 | Audio |
3. | Černá aura | 4:19 | 90 | 2 | |
4. | Horizont temnoty (bonus track) | 8:12 | 90 | 2 | |
5. | Z jícnů propastí | 7:30 | 87.5 | 2 | |
6. | Sluhové věčného | 6:18 | 85 | 2 | |
7. | Triumvirát | 4:58 | 92.5 | 2 | |
8. | Návrat zářného zla (bonus track) | 6:29 | 90 | 2 | |
9. | Bytosti z prázdnoty (bonus track) | 7:44 | 90 | 2 |
Line-up (members)
- Infernal Vlad : Guitars, Vocals
- Devilish : Vocals
- Tomáš Corn : Drums
6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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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메탈 밴드들 중 근 10여년간 귓전을 울리는 밴드가 셋 있다. Mgła, Batushka, Cult of Fire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 되겠다. 이들 밴드들의 출신지에는 공교롭게도 블랙 메탈의 성지나 다름없는 스칸디나비아 반도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세 밴드의 출신지는 동구권에 속해 있는 국가들이다. Mg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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