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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틸라답지 않은 진지함을 내세우는 앨범. 메탈코어를 기반으로 랩을 왕창 섞는 작곡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지만, 앨범의 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다르다. 방탕함과 사치스러움만 내세우는 저질적인 모습에서 벗어나고 "비교적" 진지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작곡도 덩달아 빡세져서 데스코어에 가까운 부분들도 많이 나타난다.

다만 아틸라가 이런 모습을 보여서 신기한거지 곡 자체가 신선하다고 이야기하기엔 애매하다. 예시로 10번 트랙은 아틸라가 이런 곡을 냈다는 점에서는 신기하지만, 곡 자체만 보면 아틸라 나름의 개성인 랩은 아예 빠진 흔한 BMTH 스타일의 메탈코어다. 그리고 원래의 신나고 방방 뛰는 분위기가 사라지고 전반적으로 어둡게 가라앉아서 몇곡 빼면 캐치함도 이전보다 떨어진다. 그래서 내용에서는 성숙해졌을지 몰라도 이전 파티코어 앨범들보다 감기는 맛이 떨어진다고 느껴진다.

사실 진지해졌다는 것도 아틸라치고 그렇다는 말이지 막상 뜯어보면 역시 대단한 내용은 아니다. 애초에 깊은 사색을 위해 아틸라를 듣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별로 매력 있는 변화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나름의 변화 포인트를 준 앨범이지만 아틸라 특유의 가볍고 신나는 매력이 떨어져서 조금 어중간한 앨범이 되지 않았나 싶다. ... See More

아틸라의 존재감 없는 1집. 너무 안 알려져있어서 있는 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레이블도 없이 만든 앨범이고 유튜브에도 뮤비나 공식 음원은커녕 자동 생성된 아트 트랙조차 없으니 그럴만하긴 하다. 그래서 유튜브 뮤직에도 안 뜬다.

이 앨범은 아틸라하면 생각나는 랩과 속사포 스크리밍, 저질스러운 가사는 전혀 없고, 지극히 평범한 데스코어/메탈코어의 모습을 보여준다. 향후 10년간은 전혀 안쓰는 클린보컬도 여기서는 종종 등장하고, 지금의 아틸라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이모스러운 진행도 간혹 보인다. 이후의 앨범들만 듣다가 처음 접하면 여러모로 신기할 법한 앨범.

그래서 이 앨범은 이후의 아틸라가 욕쳐먹는 주된 이유인 곡들이 무지성 랩으로 범벅되어 있다는 점과 가사가 경악스러운 수준으로 저급하다는 점은 피해간다. 그러나 너무 설익고 별 특색도 없기 때문에 간혹 마음에 드는 곡이 몇개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잘 만들었다고 평가하기는 힘들다. 이후의 행보가 호불호는 많이 갈릴지언정 훨씬 신나고 인상도 강렬하다. 그냥 이런 시절도 있었구나 하고 넘길 만한 앨범. ... See More

이 당시에 자주 보일법한 밝고 캐치한 스타일의 평범한 메탈코어다. 딱 하나 특이한 점이 있다면 유명 데스코어 밴드인 Chelsea Grin의 보컬로 활동하던 Alex Koehler가 언클린 보컬로 참여했다는 점이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밴드라서 멤버들 모두 기존에 하던 메인 밴드가 있었지만 알렉스가 활동했던 Chelsea Grin을 빼면 전부 유명한 밴드는 아니다.

언클린을 메탈코어라고 해서 힘조절 한다든가 하지 않고 데스코어에서 쓰던 하이 스크리밍과 굵직한 그로울링을 그대로 가져다 쓰기 때문에 굉장히 날이 서있고 살벌하다. 스크리밍이 특히 인상적인데, 지금이야 알렉스 보컬이 많이 무뎌졌지만 당시에는 매우 날카롭고 독특한 질감을 보여줬던지라 더욱 눈에 띈다. 클린 보컬은 다른 멤버가 전담했고, 이 장르에서 자주 쓰이는 맑고 청량한 클린 보컬을 사용해서 살벌한 언클린과 캐치한 클린의 극단적인 교차가 돋보인다.

이런 점은 꽤 마음에 들지만 정작 그것 외에는 큰 특징이 없는 평범한 메탈코어다. 알렉스는 이 EP 이후 Chelsea Grin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밴드를 탈퇴했다. 밴드는 한 차례의 멤버 교체와 정규 1집 발매 후 The New Low로 이름을 바꾸면서 활동을 계속했는데, 안타깝게도 클린 보컬 멤버인 Garrett Garfield가 사망하면서 밴드 활동이 중단됐다. ... See More

2016년 데뷔 EP인 μ'sick으로 화려한 어그로를 끌었던 Dehumanizing Itatrain Worship이 드디어 발매한 첫 정규 앨범이다.

이전과 비교하면 변화가 꽤 크다. EP에서 보여줬던 광폭함과 자극적이었던 믹싱은 사라지고 비교적 정갈한 모습을 보여준다. 보컬 또한 초고음 피그스퀄만 내내 질러대던 광기를 보여줬던 이전과 달리, 이번 앨범에서는 피그스퀄도 물론 자주 사용하긴 하지만 정직한 그로울링의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 엄청난 질주감과 보컬의 광기가 돋보이던 밴드였기 때문에 이렇게 정갈해진건 조금 아쉽다고 느껴진다.

그래도 애니메 슬램이라는 컨셉에 걸맞게 이번에도 엉뚱하고 발랄한 멜로디로 밴드의 엽기적인 정체성을 드러내는데, 이런 부분에서는 더 발전한 것 같기도 하다. 원래는 그냥 멜로디 곁들이는 정도가 전부였던데 비해 이번에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앨범 전반에서 변칙적이고 능글맞은 진행을 보여준다. 그래서 슬램불탈 특유의 묵직하게 짓누르는 느낌과는 거리가 멀고, 밝고 톡톡 튀는 인상을 남긴다.

이전과 비교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나름의 새콤한 매력이 있다고 느낀 앨범이었다. μ'sick EP의 인상적인 인트로 연주곡이었던 Niconiconi의 리메이크 또한 반가웠다. ... See More

정규 3집 낸지 겨우 반년 조금 넘었는데 벌써 새로 나온 To the Grave의 EP. 왜 이렇게 신보가 빠른가 했는데 새로 쓴 곡들은 아니고 Offcuts라는 이름답게 3집에 넣으려다 취소된 곡들을 다듬어서 모아놓은 것이었다.

선공개된 2번 트랙이 데스코어답게 매우 빡세고 긴장감 있으면서도, 마냥 뻑뻑하지만은 않고 은은하게 멜로딕한게 그 조율이 훌륭하다. 그래서 EP 전반도 그런 스타일이길 기대했는데 실상은 곡들이 전부 따로 논다. 여러 컨셉으로 기획했다가 취소된 곡들을 한곳에 긁어모은거라 어쩔 수 없지만, 어쨌든 앨범 단위로 듣는 입장에서 일관성이 떨어지고 분위기가 오락가락하는건 아쉬운 부분이다.

대신 곡 단위로 보면 기존에 보지 못했던 신선한 모습들이 많이 보여서 좋았다. 위에서 이야기한 2번 트랙도 좋았고, 3, 6번 트랙은 원래 To the Grave의 모습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곡이라 새롭고 노래도 좋다. 1번 트랙은 비교적 무난하고 4, 5번 트랙은 실험적인 전개들이 좀 껴있긴 한데 나쁘진 않지만 큰 감흥은 없었다. 마지막은 온라인 음원에만 보너스로 실린 Enter Shikari 커버곡이다. 데스코어로 커버하다보니 좀 과하게 빡세긴 한데 그냥 재미로 들으면 될듯.

이렇게 곡 하나씩 보면 좋긴 한데 위에서 이야기했듯 이질적인 진행방식의 곡들이 다수 모여있어서 왜 정규 앨범에서 탈락했는지는 알 것 같다. 다만 그런 곡들을 긁어모아 발매한 이 EP에서 여러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느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 See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