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PA7OTCumLr4

Metal A to Z: [E]luveitie - Of Fire, Wind & Wisdom

요새 자기 전 A to Z의 엔트리를 꼽는 습관이 생겼는데, 우연치않게 E와 F로 꼽을 수 밖에 없는 밴드가 너무 맥락이 닿아 이번에는 두개를 연달아 꼽게 되었어요
우선 E는 Eluveitie를 꼽겠지만, Eluveitie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선 F를 먼저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F는 자일리톨국 트롤 선생님들 Fintroll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udPOUWOuKI

Metal A to Z: [F]inntroll - Trollhammaren

돌이켜보면 제가 좋아하는 음악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누어지는 것 같습니다.
멋있거나 독특하거나가 바로 그것이죠.
따라서 Humppa라는 독특함에 헤비니스를 입혀 새로운 느낌을 냈던 Finntroll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느꼈고, 이들이 추구한다는 Folk라는 요소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ZRu6Avk9Ys

Metal A to Z: [F]inntroll - Under Bergets Rot

그 관심은 Skyklad나 Cruachan과 같이 근본으로 손꼽히는 이들부터 Chthonic이나 Alestorm과 같이 방법론을 차용한 이들이나 Heilung나 Wardruna와 같이 metal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이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음악을 소개해주었고,
지금도 누군가 자신의 음악에 Folk라는 키워드를 끼워넣기만 한다면, 그냥 지나치지는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끌리는 건 멜데스의 영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Eluveitie나 전기 Equilibrium이었습니다.
Ensiferum도 그렇고, 유독 E와 F에는 이 쪽 밴드들이 많은 기분이 드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eksqG1N0zsA

Metal A to Z: [E]luveitie - The Cauldron Of Renascence

Eluveitie는 관악기를 정말 매력적으로 사용하는 밴드입니다.
그 중 Whistle은 특히 빠른 템포의 곡에서 멜로디 위를 정신없이 날아다니며 신비한 느낌을 내는데, 그게 가장 돋보이는 곡이 바로 위 The Cauldron Of renascence이라 생각합니다.
마치 전장을 앞둔 야만 전사들에게 버프를 뿌리는 의식과도 같은 곡인데, 그 주술적 이끌림에 의존해서 저 역시 중요한 시험의 순간 직전엔 거의 항상 이 곡을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켈트 지혜의 여신 에크네가 특별히 지혜를 주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지만 그런 기억들 때문에 Eluveitie는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밴드 중 하나로 메길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RlYuBsN2kg

Metal A to Z: [E]luveitie - Exile Of The Gods

Eluveitie의 역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분기점은 여성 보컬에 힘을 실었던 5집 Helvetios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로울링을 거의 배제하고 Anna의 스트레이트한 보컬을 전면에 내세운 Rose For Epona는 5집의 급격한 방향전환을 상징하는 곡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Eluveitie이 만든 결과물 중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지만, 당시엔 이들의 이후 행보에 염려를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좀 이격이 느껴졌던 전기와 후기 노선에 대한 정반합의 타협을 찾아가고 있단 느낌이 듭니다.
Anna만큼 시원스럽지만 좀 더 공격적인 인상의 Fabienne의 보컬에는 어딘지 마녀적인 느낌이 나서 야만적인 전사들을 조정하는 이미지가 떠오르거든요.
그 점이 가장 돋보였던 건 사실 F 항목에서 Finntroll 사이에서 고민을 했던 Feurschwanz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던 Bastard Von Asgard란 곡이었는데, Eluveitie에서도 Fabienne의 폭발적인 마성이 드러나는 앨범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제츠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