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blood Review
March 18, 2021
개인적으로 이탈리아 출신 밴드 가운데 가장 최고인 밴드를 꼽자면 저는 당연히 랩소디(Rhapsody)를 선택할 것입니다. 이 밴드가 가진 컬러를 설명하자면 그야말로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상 이탈리아의 밴드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랩소디는 제게 가장 큰 비교 기준이었습니다.
Labÿrinth, Vision Divine, Secret Sphere는 이탈리아의 많은 프로그레시브 / 파워 메탈 밴드들 가운데 대표격으로 언급되는 팀들입니다. 이들은 랩소디와 커리어의 시작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빠릅니다. 그럼에도 전 랩소디가 초창기에 보여준 강렬한 음악적 자양분(멜로딕 파워, 심포닉, 네오 클래시컬, 프로그레시브)과, 이로 인해 받은 거대한 임팩트로 인해 이상의 밴드들을 들었을 때 랩소디만큼의 감흥을 얻지는 못했고, 결국 이탈리아의 프록파워 씬은 모두 랩소디 이상의 음악적 역량을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단정지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하위 호환 같다는 생각까지도 했었습니다.
이상의 세 밴드들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프록파워 씬의 통일된 테마는 하나 같이 스피디하면서 밝고 얇은 사운드의 파워(스피드) 메탈에 드림 시어터식 서정성과 구성미를 가미하는 시도였는데, 그래서 항상 멜로디가 별로다, 애매하다는 식의 평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차라리 드림 시어터의 테크닉이나 연주 테마 쪽을 따와서 서커스를 하는 쪽이 더 어필하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죠. 그런 점에서 심포니 엑스류 비르투오소를 적극 계승한 2000년대 후반부터의 DGM은 제가 이탈리아 밴드들 가운데 이제 랩소디 다음으로 손꼽는 픽이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런 평을 견지하는 입장에서 래비린스와 시크릿 스피어가 올해 초에 신작을 냈습니다. 래비린스의 작품은 아직 다 듣지는 못했지만 기존의 노선대로 나아가는 모양인데, 시크릿 스피어의 작품은 듣고 꽤나 감탄했습니다. 드림 시어터, 심포니 엑스로 대표되는 정통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영향을 물씬나게 받은 이탈리아 파워 메탈 씬에서 DGM이 심포니 엑스를 계승한 밴드로서의 완성형을 보여주었다면, 시크릿 스피어의 이번 작품은 반대로 드림 시어터류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이탈리아식으로 완성형으로 융화시켰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운드 면에서 기존의 무게감이 부족한 이탈리아식 남방 기타 톤보다는 밝고 명랑한 느낌을 유지하는 가운데 요즘 추세에 맞추어 헤비니스가 어느정도 가미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작에서는 컨셉트 앨범 + 유기적 구성으로 승부를 보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변박 쇼를 DGM보다 더 적극적으로 구사하면서 드림 시어터류를 자연스럽게 흡수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후방에 은은하면서도 밀도 있게 오케스트레이션이 가미되었는데, 이를 통해 상향평준화된 현재 씬에 걸맞는 사운드 포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너무 깔끔하길래 이 사운드 누가 만졌는지 알 것 같다는 느낌이었는데 역시나 DGM의 Simone Mularoni였습니다)
트랙들은 선공개된 앞트랙보다 오히려 중반부 트랙들의 리프 메이킹, 연주, 오케스트레이션 백킹, 멜로디 등 악곡 요소가 모두 상급입니다. 가장 손꼽는 곡은 6번 트랙 Against All the Odds입니다. 앞부분 듣고 이 밴드도 역시 옛날 식으로 계속 가나 싶었는데 트랙들을 하나 하나 들어갈 수록 관록이 더 붙었구나 느끼게 되더군요.
아무튼 예상 외로 높은 퀄리티로 나와 만족스럽게 들었던 작품입니다. Michele Luppi가 보컬로 남아 있었으면 더 빛나지 않았을까 싶으면서도, 오히려 루피의 목소리에 악곡의 미학이 더 묻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니, 이런 컬러의 보컬이 역시 프로그레시브 메탈 쪽에는 더 어울리는 것 같다고 생각을 정리하게 됩니다.
* Best Tracks
- The End of an Ego, Against All the Odds, Thank You, The Lie We Love
Labÿrinth, Vision Divine, Secret Sphere는 이탈리아의 많은 프로그레시브 / 파워 메탈 밴드들 가운데 대표격으로 언급되는 팀들입니다. 이들은 랩소디와 커리어의 시작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빠릅니다. 그럼에도 전 랩소디가 초창기에 보여준 강렬한 음악적 자양분(멜로딕 파워, 심포닉, 네오 클래시컬, 프로그레시브)과, 이로 인해 받은 거대한 임팩트로 인해 이상의 밴드들을 들었을 때 랩소디만큼의 감흥을 얻지는 못했고, 결국 이탈리아의 프록파워 씬은 모두 랩소디 이상의 음악적 역량을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단정지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하위 호환 같다는 생각까지도 했었습니다.
이상의 세 밴드들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프록파워 씬의 통일된 테마는 하나 같이 스피디하면서 밝고 얇은 사운드의 파워(스피드) 메탈에 드림 시어터식 서정성과 구성미를 가미하는 시도였는데, 그래서 항상 멜로디가 별로다, 애매하다는 식의 평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차라리 드림 시어터의 테크닉이나 연주 테마 쪽을 따와서 서커스를 하는 쪽이 더 어필하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죠. 그런 점에서 심포니 엑스류 비르투오소를 적극 계승한 2000년대 후반부터의 DGM은 제가 이탈리아 밴드들 가운데 이제 랩소디 다음으로 손꼽는 픽이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런 평을 견지하는 입장에서 래비린스와 시크릿 스피어가 올해 초에 신작을 냈습니다. 래비린스의 작품은 아직 다 듣지는 못했지만 기존의 노선대로 나아가는 모양인데, 시크릿 스피어의 작품은 듣고 꽤나 감탄했습니다. 드림 시어터, 심포니 엑스로 대표되는 정통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영향을 물씬나게 받은 이탈리아 파워 메탈 씬에서 DGM이 심포니 엑스를 계승한 밴드로서의 완성형을 보여주었다면, 시크릿 스피어의 이번 작품은 반대로 드림 시어터류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이탈리아식으로 완성형으로 융화시켰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운드 면에서 기존의 무게감이 부족한 이탈리아식 남방 기타 톤보다는 밝고 명랑한 느낌을 유지하는 가운데 요즘 추세에 맞추어 헤비니스가 어느정도 가미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작에서는 컨셉트 앨범 + 유기적 구성으로 승부를 보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변박 쇼를 DGM보다 더 적극적으로 구사하면서 드림 시어터류를 자연스럽게 흡수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후방에 은은하면서도 밀도 있게 오케스트레이션이 가미되었는데, 이를 통해 상향평준화된 현재 씬에 걸맞는 사운드 포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너무 깔끔하길래 이 사운드 누가 만졌는지 알 것 같다는 느낌이었는데 역시나 DGM의 Simone Mularoni였습니다)
트랙들은 선공개된 앞트랙보다 오히려 중반부 트랙들의 리프 메이킹, 연주, 오케스트레이션 백킹, 멜로디 등 악곡 요소가 모두 상급입니다. 가장 손꼽는 곡은 6번 트랙 Against All the Odds입니다. 앞부분 듣고 이 밴드도 역시 옛날 식으로 계속 가나 싶었는데 트랙들을 하나 하나 들어갈 수록 관록이 더 붙었구나 느끼게 되더군요.
아무튼 예상 외로 높은 퀄리티로 나와 만족스럽게 들었던 작품입니다. Michele Luppi가 보컬로 남아 있었으면 더 빛나지 않았을까 싶으면서도, 오히려 루피의 목소리에 악곡의 미학이 더 묻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니, 이런 컬러의 보컬이 역시 프로그레시브 메탈 쪽에는 더 어울리는 것 같다고 생각을 정리하게 됩니다.
* Best Tracks
- The End of an Ego, Against All the Odds, Thank You, The Lie We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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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video | ||
---|---|---|---|---|---|
1. | Shaping Reality | 2:23 | 88.3 | 6 | Audio |
2. | Lifeblood | 5:31 | 91.7 | 9 | Music Video Audio |
3. | The End of an Ego | 3:44 | 88.9 | 9 | Lyric Video Audio |
4. | Life Survivors | 4:02 | 91.4 | 7 | Audio |
5. | Alive | 4:51 | 93.6 | 7 | |
6. | Against All the Odds | 4:09 | 92.5 | 8 | Music Video |
7. | Thank You | 4:37 | 94.3 | 7 | Audio |
8. | The Violent Ones | 4:02 | 91.4 | 7 | |
9. | Solitary Fight | 6:02 | 90 | 6 | |
10. | Skywards | 3:56 | 86.7 | 6 | |
11. | The Lie We Love | 8:17 | 93.1 | 8 | Audio |
Line-up (members)
- Roberto "Ramon" Messina : Vocals
- Aldo Lonobile : Lead Guitar
- Gabriele Ciaccia : Keyboards
- Andrea Buratto : Bass
- Marco Lazzarini : Drums
10,437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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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feblood Review (2021)
SamSinGi 90/100
Mar 18, 2021 Likes : 10
개인적으로 이탈리아 출신 밴드 가운데 가장 최고인 밴드를 꼽자면 저는 당연히 랩소디(Rhapsody)를 선택할 것입니다. 이 밴드가 가진 컬러를 설명하자면 그야말로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상 이탈리아의 밴드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랩소디는 제게 가장 큰 비교 기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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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ametal 95/100
Apr 25, 2021 Likes : 1
Secret Sphere je na hudobnej metalovej scéne dosť zavedené meno, spájajúc sa s kvalitnou hudbou, takže keď vydali novinku "Lifeblood", bol som samozrejme zvedavý, či si udržali svoj kredit (štandard). Hudba kombinuje Melodický Power/Prog. Metal, pričom občas počujete aj Rock -ové prvky (napríklad refrény, alebo aj určitá gitarová vyhrávka). Album je kvalit... Read More
Stradivarius 90/100
Dec 29, 2012 Likes : 1
2000년대 초반에 내놓았던 2집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새로 판을 짠듯한 신보이다. Vision Divine에서 그야말로 괴물같은 보컬 능력을 보여주었던 Michele Luppi를 새로 영입해서 유려한 이탈리아식 멜로딕 파워메탈을 선보이고 있는데, 리스너들의 우려와는 달리 보컬의 능력에만 치중한 모습이... Read More
thy_divine 80/100
Sep 20, 2008 Likes : 1
파워메탈이 유명한 국가들을 찾다가 알게된 이탈리아의 밴드.
약간 언더그라운드 형식이라는 편견이 있긴했지만 노래의 구성력은 뛰어난 편이다.
Recall Of The Valkyrie를 처음으로 이들의 성향을 어느정도 파악하였다.
마찬가지로 필자도 이들의 음질상태 및 중후한 맛이 떨어지는게 흠일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