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언 팝메탈이 보여주는 '천상계 멜로디' 의 정점>

TNT는 록/메탈이라는 매니악한 음악중 에서도 더 매니악한 AOR이라는 장르를 듣는 사람들에게 주저없이 탑클래스로 칭송받는 밴드입니다. 비록 AOR 장르로 더 많이 알려진 밴드이지만, 개인적으로는 The Final Countdown으로 유명한 밴드 'Europe'과 같이 유럽적인 정서가 가미된 팝메탈음악이 그들 음악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견이지만 본 밴드의 핵심멤버인 토니하넬은 고음보컬이면서도 유니크한 음색은 물론 격렬함부터 서정성까지의 폭넓은 표현력, 여기에 극강의 성량까지 갖춘, AOR이 아닌 팝메탈이라는 더 넓은 장르에서 둘러봐도 Stryper의 마이클 스위트나 Firehouse의 CJ스네어와 더불어 이쪽 밴드의 탑클래스 보컬리스트계에 놓아도 손색이 없는 역량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비록 장르 특성 상 범 대중에 대한 인지도는 처참히 부족하고, 또한 그들의 디스코그라피와 커리어는 분명 다른 일류 밴드들에 비하면 매우 빈약하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그들의 디스코그라피에서 전작인 'Tell No Tales'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투톱에 해당하는 본작 'Intuition'은, 제가 서두에 언급한 대로 '천상계 멜로디'라는 표현이 전혀 과장이 아님을 자신할 수 있을만큼 훌륭한 퀄리티의 곡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반면 그러한 매력이 앨범 전체에서 유기적으로 고르게 있기보다는 빼어난 곡들과 그렇지 않은 곡들 간의 두드러진 편차가 나타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나타납니다.

몇몇 싱글의 압도적인 퀄리티를 생각하면 100점짜리 앨범이지만, 앨범자체로서의 전반적인 완성도는 80점대 초반정도라 생각하여 점수는 대략적인 평균인 90점이 적당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1) A Nation Free(4.0/5.0)는 뛰어난 고음역과 성량을 자랑하는 보컬 토니하넬의 오히려 절제된 가창, 차분하고 진중한 음성에 더해지는 성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멜로디로 앨범을 소개하는 인트로입니다. 마치 앨범 커버에 그려진 신전에 입성하는 것을 청각적으로 훌륭히 전이시킨 느낌입니다.

2) Caught Between The Tigers(2.5/5.0)와 6) Forever Shine On(3.5/5.0)는 본 앨범의 전반적인 멜로딕 팝메틀성향보다 정통 메탈에 가까운 헤비한 곡입니다. 다만 2번곡은 전반적인 앨범의 정서와 너무나 동떨어진 분위기로 이질감을 주며, 멜로디 자체의 흡입력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6번곡은 헤비트랙으로서 분위기나 멜로디에서 2번트랙보다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작의 'Tell No Tales'나 'Everyone's a star'와 비교하자면, 전반적으로 본작의 헤비트랙은 전작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아쉬운 작품입니다.

서정적인 기타아르페지오 도입부, 80년대 팝메탈의 전형적인 신나는 리듬과 애상감의 절묘한 조화, 토니하넬의 압도적인 가창력 모두를 즐길 수 있는 3) Tonight I'm Falling(5.0/5.0)과 미드템포에서 오직 멜로디 하나만으로도 미칠듯한 상쾌함과 드라이브감, 청량감을 주는 5) intuition(5.0/5.0)은 앨범에서 뮤직비디오까지 촬영하며 싱글로 내세운 대표곡이자 본작을 들어본 팬들의 리뷰에서 가장 먼저 추천하고 있는 원투펀치트랙입니다. 어떤 수식어로도 이 두 곡의 위대함을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본 리뷰를 보신 분들 역시 백문이불여일청.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들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곡입니다.

4) End Of The Line(5.0/5.0)은 이쪽 계열음악에서의 필수요소(?)인 발라드 곡입니다. 평범한 사랑노래가사이지만, 대부분의 양산형 락발라드에 나타나는 통속적이거나 신파적인 느낌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이들의 강점인 멜로디와 편곡, 가창에서의 최대의 역량이 집약된 고급스러울만치 아름다운 발라드트랙입니다.

7) Learn To Love(4.5)는 메탈밴드가 흔히 보여주지 않는 상큼하게 밝은 매력을 발산하는 미들템포 트랙입니다. 사실 본작의 3~5번곡이 너무 깡패라(...) 잘 언급이 안되는 비운의 곡이지만 역시 이들의 뛰어난 멜로디감각이 잘 반영된 작품입니다.

8) Ordinary Lover(3.0/5.0)는 짧은 간주곡인데, 익살스러운 톤과 뉘앙스의 나레이션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집니다. 이 곡을 넣은 의도가 무엇인지는 짐작이 안되는데, 앨범 전체의 분위기와는 안맞는 것 같고 굳이 없어도 무방할 듯한 곡입니다.

9) Take Me Down(5.0/5.0)은 은은한게 녹아드는 키보드배킹이 중심이 된 멜로디와 미들템포의 경쾌함이 잘 조화 된 본작의 숨은(?) 베스트 트랙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타솔로 이후 차분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급격히 전환하여 곡을 전개 한 뒤 다시 템포를 올리며 터트리는 구성이 특이한데, 이상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들으면 들을 수록 깊이 매력을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구성력을 가진 트랙입니다.

10) Wisdom(2.5/5.0)은 2번 곡과 더불어 본작에서 제 감상으로 가장 아쉬운 곡입니다. 막 엄청 후지고 나쁘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마치 고해성사라도 해야할 것 마냥(...)본작의 전체적 분위기와 너무 엇나갔다 싶을정도로 심각하고 장엄한 분위기로 일관하며 앨범을 마무리하는 발라드곡입니다. 같은 발라드트랙이지만 뛰어난 퀄리티의 4번곡과 비교하면 본작의 마무리라는 면에서 더욱 아쉬움이 생깁니다.

너무나도 좋아하는 밴드이자 앨범, 곡들이어서 본 리뷰를 쓰면서 객관적으로 작성해야한다 생각하면서도 편파성과 팬심을 온전히 제거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AOR이라는 매니악한 장르의 소수팬 만이 아닌, 락을 좋아하는 음악팬이라면 누구라도 한번 들어볼 가치가 있는 명반이라고 자신하며 추천합니다. ... See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