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örhead –
Overkill (1979) |
90/100 May 1, 2021 |
Overkill 1979
[Process 준비 과정]
첫 앨범 Tour를 마치고 Mötorhead는 Bronze Record로 일터를 옮겼고 Single “Louie, Louie”를 녹음, 발매했다. UK Singles Chart 68위에 안착 후 그들은 다시 Tour에 들어갔다. 정작 제작사 관계자는 그 Single이 자신에겐 끔찍하게 들려 흥행이 될지 예상 못했다고 증언했다. 어쨌든 이 Single의 성공으로 Band는 전보다 나은 환경 아래 Album을 제작하게 되었다. 그들의 총괄 제작자는 Rolling Stones와 오랫동안 작업했던 Jimmy Miller.
작업 전 많은 고초를 겪는 동안 Band 내에서는 Idea들이 많이 쌓여져 있던 상태였다 (Overkill: The Untold Story of Mötorhead). “Damage Case”, “No Class”를 포함해서 미리 써 두었던 곡 들을 실황 공연 때 연주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만만의 준비를 하고 있던 그들에게 더 나아진 환경의 앨범 제작은 그들에게 마음 놓고 자신들이 원하는 음악을 표현하도록 해주었다.
이 앨범은 발매 후 UK Albums Chart 24위까지 올라갔고 이 후에 몇 십 년 동안 이어나갈 그들의 음악 Style이 어떤 것인지 확연히 보여주는 작품이라 평 받았다.
[곡별 평가 Songs]
OVERKILL: “제대로 음악 즐기려면 음량을 최대로 높여라.”고 타이틀 곡 첫 구절부터 아예 명령 내리신다. 이 곡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두 가지 특징이 있는데 먼저 Phil Taylor의 무자비하게 질주하는 Double Bass Drum의 사용, 그리고 한번 곡을 끝까지 연주한 후 두 번 더 반복하는 곡의 독특한 흐름이다.
사실 Phil은 처음부터 자신이 완전히 익히기 전까지는 Double Bass Drum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녹음 과정 당시 다른 이들보다 일찍 와서 Double Bass를 연습하다 다른 Member들이 들어오자 자신이 그만두려 했다. 그러나 그들이 그가 연습하는 걸 듣고 계속하라고 하고 자신들도 연주에 합류했는데 그 조합이 Overkill의 탄생이라고 한다.
Stay Clean: 두려움 없이 자기 길을 가고, 자기같이 약물 찾거나 죄짓고 살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아 썼다는 곡. 전 곡과는 다르게 진지한 분위기를 보이는데 짤막하게 가사를 내뱉는 Lemmy의 Vocal과 베이스 솔로를 포함한 것도 이 분위기를 강조하는데 일조한다.
(I won’t) Pay Your Price: 반항심을 거침없이 표현하는데 여기에 빠른 리듬과 간단하지만 매혹적인 리프가 더해져 표현력이 배가 되어 버리는 곡. 그래서인지 펑크의 영향이 돋보인다.
I’ll Be Your Sister: 베이스가 초반 리듬을 잡아주는 게 인상적이다. “락앤롤의 여왕” Tina Turner에게 주려고 했던 곡이라고 Lemmy가 자서전에서 밝혔는데 이게 이뤄졌으면 꽤 재미있었을 거라 생각된다.
Capricorn: 12월생이었던 Lemmy가 자기 별자리를 따서 제목 삼고 자기 삶에 대해 썼다는 곡. 분위기가 쓸쓸하면서 몽환적이다. 이 곡에 포함된 Eddie의 솔로는 기막히게도 사실 그가 자기 기타를 가지고 그냥 이리저리 치던 것을 제작자 Jimmy Miller가 그것도 모른 체 하고 녹음해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곡에 잘 맞는다 (…).
No Class: Chuck Berry 느낌이 확연히 드러난다. 그만큼 Rock n’ Roll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곡이다. Lemmy와 Stand By Your Man을 같이 작업한 Wendy O. Williams에게 헌정한 곡.
Damage Case: 당시 The Deviants 보컬이었던 작가 Mike Farren과 같이 작업한 곡. Little Richard가 불렀으면 어땠을까 생각될 정도로 끈적한 분위기인데, 운(Rhyme) 사용법이 굉장히 두드러진다 (“(…) victimize you/ (…) tantalize you”).
Tear Ya Down: “I’ll Be Your Sister”처럼 Lemmy가 초반에 선보이는 Bass Riff는 초반에 청취자의 관심을 끌어당겨서 끝까지 유지해낸다.
Metropolis: 앨범에 마침 한 곡 모자란다고 들은 Lemmy가 전에 시청한 무성 영화 Metropolis를 보고 영감을 받아 몇 분만에 썼다는 곡. 공연 때마다 연주되는 곡이지만 정작 자신이 들어도 말이 안 되는 가사로 채워졌다고 자서전에서 인정했다.
Limb from Limb: 초반에는 앨범 중 가장 느린 박자로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이 때는 Blues적 요소들이 훨씬 두드러진다. 그러다가 후에 박자가 빨라지며 흥겨운 락앤롤로 끝을 맺는다.
[결론 Conclusion]
종합적으로 전보다는 제대로 준비를 한 덕분인지 그들이 만들기 원하는 음악이 무엇인가를 확연히 보여준다. Rock n’ Roll, Punk, Blues의 요소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전작과는 다르게 더 난폭해지고 더 직설적인 표현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것이 진정한 Motörhead의 시작이라고 평해지는 이유다.
Best Tracks: Overkill, Stay Clean, (I Won’t) Pay Your Price, No Class, Damage Case.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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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örhead –
Motörhead (1977) |
70/100 Dec 8, 2016 |
Motörhead
카우보이 모자, 휘날리는 긴 머리, 구렛나룻, 별의별 힘든 것 다 겪어 본 듯한 굵고 쉰 목소리의 소유자. 또 베이스를 치는데 기타 소리를 힘차게 압도하는 음량을 내뿜어 주는 파워의 소유자. 웬만한 메탈 마니아들은 이 정도 얘기하면 이 분의 이름, 레미 (Lemmy) 가 바로 나온다. 편히 쉬시길…… RIP…
독특한 음악으로 그 당시 다른 밴드들보다 한 차원 더 앞서나갔다는 평가를 받았던 전(前) 밴드 Hawkwind에서 Lemmy는 처음으로 베이시스트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해나가다 약물 휴대 협의로 체포된 후 해고됐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추구하던 음악 방식이 아주 확고했다.
“무조건 빠르게, 건방지게 , 미친듯이 질주하는 록앤롤” 음악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그는 마지막으로 Hawkwind와 작업한 곡 “Motörhead”를 자신의 밴드의 이름으로 삼고 다른 음악 활동을 시작한다.
초반 멤버였던 기타리스트 Larry Wallis와 드러머 Lucas Fox는 다른 밴드 활동을 겸하다 첫 앨범 녹음 도중 결국 팀을 나간다. 그들이 작업한 초기 곡들은 후에 발매된 On Parole 앨범에 포함되어 있는데 당시 밴드 소속사인 United Artists에선 처음엔 이 앨범을 듣고는 절대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아예 발매하지도 않았다. 결국 그 자리에 자신과 알고 지내던 사이이자 가장 유명한 라인업인 기타리스트 “‘Fast’ Eddie Clarke”와 드러머 “Phil ‘Phility Animal’ Taylor”가 합류한다.
그런데 당시 녹음 상황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자신의 지인이지만 그 당시 경험은 없던 소속사 대표 덕분에 스튜디오와 이틀의 시간을 얻어냈지만 밴드 멤버들, 제작자 Speedy Keen, 엔지니어 John Burns 모두 밤새워 가며 작업을 강행해야 했다. 이 이틀의 시간도 처음에는 한 Single만 작업 하기로 했다가 아예 한 앨범 량의 곡들을 녹음했다고 한다. 다행히 이들의 작업을 지켜본 Ted Carroll 대표가 시간을 넉넉히 더 준 덕분에 앨범 작업은 간신히 마무리됐다. 발매된 이들의 첫 앨범은 UK Albums Chart 43위까지 올라갔고 이 성과 덕분에 Motörhead는 작게나마 계속 활동을 이어갈 수가 있었다.
곡들만으로 보면 아예 처음부터 신나게 달려주겠다는 의지가 확연히 드러난다. Overkill이나 Bomber, Ace of Spades보다는 음질이 급하게 진행됐던 작업 과정의 영향인지 꽤 뒤죽박죽이라는 게 단점인데 이건 그 당시의 밴드 멤버들도 동의했다. Hawkwind 때의 곡들을 재 녹음한데다가 그 당시에 더 크게 영향받았던 Rock n’ Roll 장르를 따라가려던 이유에서인지 이후에 나올 앨범들보다 달리는 맛은 적다. 하지만 Lemmy의 대표적인 베이스 음은 이미 이 앨범에서부터 확연히 드러나고 Eddie와 Phil의 실력 또한 마찬가지다. 후에 이들이 영향을 끼친 장르인 Speed Metal보단 Lemmy가 더 추구했던 Little Richard와 같은 Rock n Roll 장르와 Jimi Hendrix와 같은 Blues/Hard Rock에 더 가까운 앨범이라 평한다.
Motorhead: Hawkwind 활동 중 Speed라는 약물 복용에 대한 풍자를 목적으로 Lemmy가 직접 쓴 곡. 한 편으로 보면 익살스럽고, 또 다른 한 편으론 우스꽝스러운 가사가 들려진다. 이 앨범에서는 제일 빠른 곡으로 Hawkwind 때보다 더 직설적이고 더 난폭하고 더 빠르다. 후에 이들의 음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확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Vibrator: 제목만으론 무슨 뜻인지 성인 분들은 다 아실 듯하다. Motörhead가 주로 쓰는 주제 중 하나인 성(性)적 취향이 워낙 크게 드러난 곡들이 많이 있는데 이 곡이 그 중 하나다. 前 멤버 Wallis가 진동기를 마치 사람처럼 표현해 그 관점에서 가정해 쓴 곡인데 가사 하나하나의 표현이 아주 기막히다.
Lost Johnny: Hawkwind 시절에서부터 다시 쓰인 곡 중 하나. Jimi Hendrix 같은 느릿느릿한 Blues Rock의 영향이 보이지만 Lemmy의 음색, 모든 악기들의 조화가 꽤 잘 어우러진 덕분에 괜찮은 곡으로 표현되었다.
Iron Horse/Born to lose: Lemmy 대신 드러머 Phil Taylor 외 2명이 만든 곡으로 폭주족과 오토바이 사이의 관계를 표현해낸 곡. Phil이 직접 해본 경험을 써 내려서인지 자기 오토바이 위에서 기꺼이 살고 죽겠다고 표현된 의지가 인상적이다.
White line fever: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다른 곡들보다 녹음 상태가 깔끔하지 못하다. 질주보다는 허둥지둥하는 느낌이 더한데 이로 인해서인지 가사 전달, 음색 또한 뒤쳐진다.
Keep us on the Road: 후에 더 확실하게 드러날 밴드의 음색을 보여주는 곡 중 하나. 중간 속도지만 연주의 조화가 두드러진다.
The Watcher: Hawkwind 시절 곡 중 하나. Acoustic인 원곡과는 다르게 전자 기타와 드럼이 더해져 더 뒤틀리고 괴상한 느낌을 주는 곡으로 바뀌어졌다.
The Train kept A-Rollin: Tiny Bradshaw의 곡을 리메이크했다. 전부터 수많은 분들이 리메이크를 할 정도로 Rock-and-Roll 장르에 이 곡이 끼친 영향은 엄청나다고 평가 받는다. (Aerosmith와 The Yardbirds도 재녹음했고 Led Zeppelin도 처음으로 호흡 맞출 때 이 곡을 연주했단다). Motörhead의 버전은 밴드의 명성답게 더 난폭하다. 특히 Phil Taylor의 달려주는 드럼 연주가 첫 곡과 더불어 여기서 가장 잘 어울린다고 평한다.
(이후의 곡들은 재발매 때 더해진 보너스 트랙들로 싱글 곡, 앨범 작업 도중 삭제되었다가 복구된 곡들이다)
City Kids: 前 멤버 Wallis가 참여한 곡. 연주는 인상적이지만 가사 면에서는 미숙하게 보인다.
Beer Drinkers & Hell Raisers: Blues Rock 밴드의 ZZ Top 커버 곡. 두 보컬이 함께 부르는 원곡과 마찬가지로 여기선 Lemmy와 Eddie가 번갈아 가며 노래하는 몇 안 되는 곡들 중 하나. 자신 있게 내지르지 않고 미숙하게 곡을 처리한 건 아쉽다.
On Parole: 前 멤버 Wallis의 곡. 반복되는 Riff, 가사와 흐름에서부터 이미 50, 60년대 Little Richard와 같은 Rock n roll의 느낌이 확실히 표현되는 곡.
Instro: 연주곡. 세 멤버의 Hard Rock적인 조화를 잘 보여주는 곡.
I’m Your Witch Doctor: John Mayall & the Bluesbreakers 커버 곡. Eddie와 Lemmy가 함께 부르는 몇 안 되는 곡 중 하나로 후에 Riff를 따라 부르는 흐름을 제외하곤 밋밋한 느낌이 꽤 나지만 달리는 표현은 확실하다.
첫 앨범이라는 부담감을 날려버릴 정도로 이 앨범에서의 Lemmy, Eddie, Phil의 조합은 훌륭하다. 다만 외부의 압력을 받으며 서둘러 작업을 마쳐서인지 음질 면에서 꽤 뒤떨어진 것은 아쉽다. 타이틀 곡 말고는 질주하는 느낌은 이후 앨범보다 덜하고 가사 와 그 표현력에서는 뒤떨어지지만 예전의 진득한 Blues와 흥겨운 Rock ‘n’ roll 느낌의 Motörhead를 잘 보여준 앨범이라 평한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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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 Maiden –
The X Factor (1995) |
65/100 Apr 17, 2016 |
The X Factor 1995
Fear of the Dark 투어 이후 보컬리스트 Bruce Dickinson은 이미 Iron Maiden에서의 활동에 허무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자기 상황을 설명하기도 전에 이미 다른 팀원들과 소속사에서는 다른 Tour를 또 준비 중이었고 (“Real Live Tour”) 그 과정 중에 Bruce Dickinson은 탈퇴하겠다는 자기 의견을 분명히 밝혔고 결국 그 Tour는 그의 Farewell Tour가 되었다. 이미 팀을 나간다는 마음이 있는 이상 Tour도 그렇게 행복하게 진행되지는 못했을 터인데 과연 Steve Harris는 가끔씩 Dickinson이 원하는 만큼 참여를 안 했다고 주장했고 그 때문에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다고 한다. Dickinson은 이를 부정했는데 누가 진실을 확실 히 말했는지는 아직 불명이다.
어쨌든 Dickinson은 팀을 떠났고 솔로 활동을 새로 시작한다. 반면에 Iron Maiden에선 수백 개의 데모 테이프를 들은 끝에 자신들의 opening을 열어줬던 Wolfsbane 밴드의 보컬 Blaze Bayley를 영입한다.
Chart Performance:
전 앨범인 Fear of the Dark와는 완전히 다른 음악 때문인지, 전설적 프로듀서 Martin Birch나 Dickinson이 빠져서인지는 몰라도 팬들은 새로운 Iron Maiden의 사운드에 낯설어 했던 모양이다. 모국인 UK에서 Official Albums Chart #8, Silver Certification (60 000+) 까지 올라갔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에서는 전 앨범보다 좀 아쉬운 성과를 거두었다.
General:
장점을 여러 가지로 뽑자면 이렇다.
1) 전(前) 앨범에서 제대로 달리는 박자나 그리고 밝은 분위기는 거의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전쟁과 우울함, 좌절감 등의 어두운 주제들과 여러 번 변경되는 흐름, 그리고 장대한 분위기가 대신 한다. Harris가 이혼 과정을 밟던 도중이었던 만큼 괴로운 개인적인 상황의 영향이 꽤나 컸던 앨범이다. 이 점에서 난 분명히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 예상하지만 나는 그래도 새로운 방향으로 음악을 만든 이 과감한 시도에 대해 박수를 쳐주고 싶다. Paul Di’Anno에 이어 Dickinson이 그랬듯, Bayley에게 무조건 전(前) 보컬 Dickinson의 음악성을 따라가라는 강요를 할 이유가 난 없다고 본다.
2) Bayley가 작곡자로서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린 곡들이 대부분 그의 음색에 맞게 만들어진 게 눈에 띈다. 자신의 한계를 잘 알고 있었던 듯 자신이 잘 소화해 낼 음역에 맞춰 곡을 만든 게 아닌가 싶다. 전 보컬 Dickinson보다는 낮은 음역에 더 두꺼운 음색이 그 당시 훨씬 어두운 분위기에서 곡을 쓰던 Harris에게는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둘의 조합이 각 곡마다 대체로 잘 맞았고 그로 인해 전 앨범보다 어두운 분위기도 잘 표현되었다.
3) 물론 예전 앨범에서도 드러나지만 Black Sabbath 초기의 Ozzy Osbourne이 Tony Iommi의 기타 리프를 따라가며 기괴한 느낌을 주던 노래 부른 방식이 여기서도 영향을 크게 끼쳤다. 다만 어두움을 강조한 Bayley의 보컬 덕분에 우울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느낌의 표현은 배가 되었다.
여러 단점도 보이는 데 주요 몇 가지를 뽑자면 이렇다.
1) 반복되는 흐름이나 멜로디 면에서 지루한 면이 생긴다는 점이다. Harris를 포함한 작곡자들이 전 앨범들처럼 빠른 박자의 곡들을 많이 썼다면 이 지루함이 훨씬 줄어들었을지도 모른다. 여러 번 변경되는 흐름이 듣는 이의 흥미를 끌 수 있을진 모르나 만일 이 흐름이 이 앨범에서와 같이 비슷하게 연속으로 시행되면 역으로 흥미를 잃게 만드는 게 이 Progressive한 면의 도박이다. 어쿠스틱 기타나 여러 음향 효과로 극적인 면을 강조하려 시도한 건 흥미롭지만 결과를 완벽하게 이끌어냈다고 평하지는 못하겠다.
2) Production 면에서 보컬의 강점을 더 표현해 주지 못한 것도 문제다. 사실 Bayley와 같은 보컬은 한정된 음역을 지닌 이상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이 넓지가 않다. Paul Di’Anno의 경우도 음역이 Dickinson보다는 낮더라도 음색이 날카롭고 여기저기서 솟구치듯 질러댔고 또 Remember Tomorrow와 같은 곡에서 부드럽게도 표현해내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한 곡을 들어도 지루한 면 없이 흥미롭게 곡을 표현해줬다. 후에 Bayley의 “Silicon Messiah”, “The Man Who Would Not Die” 등의 솔로 앨범들을 보면 느린 곡이라도 자신의 강력한 음색을 끝까지 표현해 냈고 또한 악기들도 어설프게 분위기를 바꾸기보다 계속 격렬하게 연주해줬기에 Iron Maiden 때보다 훨씬 나은 인상을 남겼었다. 그의 음역에 맞춰 Ballad 식으로 표현해낸 건 좋은 생각이었지만 아예 그의 장점인 ‘강렬한 어두움’의 느낌을 제작이나 연주 면에서 확실히 표현해 줬더라면 훨씬 나았을 거라 예상한다.
Songs:
Sign of the Cross (Harris): 배경은 Umberto Eco의 소설 The Name of the Rose. 합창으로 웅장한 느낌을 준 후 천천히 진군하는 부대를 묘사하듯 snare 드럼이 울리고 노래가 불려진다. 신에 의한 존재와 그의 계시에 대한 의문을 던지더니 기타 솔로와 함께 흐름이 연속으로 변경된다. Maiden답게 확실히 Progressive한 면이 들어가 있는 곡으로 10분여간의 긴 곡에도 불구하고 다른 곡보다는 지루함이 거의 없다.
Lord of the Flies (Harris, Gers): William Golding의 같은 이름의 소설을 배경으로 쓴 곡. 비슷한 멜로디가 반복되지만 그로 인해 그 안에 보여진 소설 속 잔인한 섬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Man on the Edge (Bayley, Gers): 영화 Falling Down을 배경으로 쓴 곡으로 앨범 중에선 제일 빠른 곡. 곡의 흐름이나 악기들의 조화 모두 훌륭하고 Bayley의 가장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범위에 맞춰져 있어서 신나게 달리는 데에 별 무리가 없다. Single로도 발매됐는데 좋은 선택이었다고 평한다.
Fortunes of War (Harris): 전쟁에서 막 돌아온 병사의 심정을 주제로 정한 곡. 우울한 그의 심정을 부드럽게 표현해내다가 한 단계 강렬해지며 다른 면의 처절한 심경도 표현해낸다. Harris의 Galloping 스타일이 후반부에 빨라지며 돋보여지는 게 특징. 그가 쓴 대부분의 곡들의 특징인 창가가 여기선 꽤나 어색하게 들린다.
Look for the Truth (Bayley, Gers, Harris): 전(前) 곡보다 더 활력 있는 분위기의 곡. 처음엔 단지 자신의 삶 속의 아픈 진실을 늘 기억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걸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최근 가사를 반복하며 들어보니 한 편으로 Harris가 자신에게 가장 괴로웠던 경험에 대한 심경을 표현해낸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The Aftermath (Harris, Bayley, Gers): Fortunes of War와는 다르게 전쟁 도중과 이후의 처참한 광경의 모습을 표현한 곡. 전쟁 자체에 대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봤을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게 흥미롭다. 여러 번 변경되는 흐름이 인상적.
Judgement of Heaven (Harris): 앨범 중 가장 밝은 분위기지만 그와는 모순적으로 자신의 괴로운 상황을 토해내며 천국의 응답을 달라고 호소하는 가사를 가졌다. 신을 믿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부분이 많은 곡.
Blood on the World’s Hands (Harris): 처음으로 Harris가 이 앨범에서 Bass 독주로 처음의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그러다가 주요 리프를 치며 다른 악기와 보컬이 합류한다. 현재 세상의 부정적인 면을 비판하듯 표현해내는 가사가 요점. McBrain의 빠른 발의 베이스 드럼 덕분에 날카로운 면이 증폭된다.
The Edge of Darkness (Harris, Bayley, Gers): 1979년 명작 영화 Apocalypse Now (지옥의 묵시록)를 바탕으로 쓴 곡. 인간의 타락과 Willard 대위의 심경을 표현하려 한 것이 돋보인다. Maiden이 늘 보여줬던 Progressive한 면이 이 앨범에서 가장 잘 표현된 곡이라 평한다.
2 A.M. (Bayley, Gers, Harris): 새벽에 늦게 퇴근한 직장인의 허무한 심경을 표현한 곡. 같은 질문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되돌아보게 만듦에 초점을 맞춘 듯싶다.
The Unbeliever (Harris, Gers): 연주와 보컬이 엇갈려 불려지면서 괴상한 느낌을 연출해내다 쓸쓸하게 변해지는 분위기가 흥미롭다. 하지만 중간에 Bayley의 음역의 한계를 대놓고 무너뜨려 그 분위기를 망쳐 논게 아쉽다.
Members:
Guitarist: Dave Murray & Janick Gers
Adrian Smith가 빠졌더라도 두 기타리스트의 궁합도 잘 맞는다. 절대 무시 못할 실력을 가진 두 사람이기에 각 곡의 연주에서나 독주에서나 전체적으로 조화를 잘 이루어나갔다.
Bass: Steve Harris
곡 작업 당시 이혼 소송 중이었던 것의 영향이었던지, 곡들을 모두 전쟁, 우울함, 타락 등의 어두운 주제들을 배경으로 써내려 갔다. 그렇다고 그의 실력이 더 떨어진 건 절대 아니다. 모든 곡에 포함된 그의 돋보이는 베이스 음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각 곡을 잘 이끌어나간다.
Drums: Nicko Mcbrain
일부러 지시를 받은 건지 몰라도 Piece of Mind 때부터 보여졌던, 주어진 박자 속에서 자유롭게 휘두르고 두드려대던 그의 스타일은 여기서 많이 줄어들었다. 대신에 제작 면에서 그의 힘찬 음량을 강조한 걸로 예상하는 데 그래도 그의 영향이 줄어든 게 꽤나 아쉬웠다.
Vocal: Blaze Bayley
예전엔 어땠을지 몰라도 (필자가 갓난아기 때다) 지금도 Iron Maiden에서의 Bayley에 관해서 비판하는 이들이 수두룩한데 몇 가지 요점을 뽑아보면 이렇다.
1. Iron Maiden에서 그를 영입한 이유로 암흑기가 시작됐다
2. 무대에서 날아다니던 Bruce와는 달리 어정쩡하게 한가운데서 노래하고 관객들과 소통하는 방법이 허접하다.
3. 예전 황금기 때의 노래뿐만 아니라 몇몇의 자기 노래마저도 실력 발휘를 못했다.
이 요점들에 대해서 굳이 변호를 해보겠다.
1. 물론 필자도 그 당시의 Iron Maiden은 그들의 암흑기를 겪고 있었다는 것에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이 당시 다른 여러 메탈 밴드들과 Nirvana 등의 Grunge와 Alternative Rock 장르의 새 밴드들이 등장해 인기를 끌면서 Heavy Metal의 인기도 주춤하고 있던 때였다. 차라리 Dickinson이 끝까지 함께 있어줬으면 그래도 인기를 계속 어느 정도 유지를 했을 거라 예상한다. 하지만 그는 자진해서 밴드를 나갔고 그 자리에 완전히 다른 음색의 Bayley가 들어왔다. 게다가 이 앨범 작사 작곡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Steve Harris 또한 그의 힘든 시기를 바탕으로 어둡게 곡을 써내려 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 당시 시대에 맞춰 다른 요소를 추가해서 새 모습을 보여주려 한 밴드들은 여럿 있었다. 여러 구체적인 예는 이렇다:
- Anthrax (“Sound of White Noise”, “Stomp 442”, “Volume 8”, “We’ve come for you all”);
- Dio (“Strange Highways”, “Angry Machines”);
- Metallica (“Load”, “Reload”);
- Black Sabbath (“Cross Purposes”, “Forbidden”)
물론 Iron Maiden도 이 변화를 피해가지 못했다. 비록 그전보다는 훨씬 뒤처진 듯 하지만 그렇다고 이 모든 걸 Bayley에게 뒤집어씌우는 건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싶다.
그는 단지 당시의 이미 위태롭던 상황에 더해졌던 요소 중 하나일 뿐이었다.
2. 사실 Dickinson은 거의 실력 복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보컬리스트다. Rob Halford나 Ronnie James Dio와 맞먹는 파워 보컬 강자로 평가받았고 (지금도 그러하고) 더욱이나 Iron Maiden에서는 넓은 음역에 작사, 작곡에서나 무대 매너에서나 빠져서는 안 될 사람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필자가 Bayley가 Maiden과 함께 공연하는 영상을 여럿 보니 왜 그리 비판을 받았는지 알았다. 열창하면서도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관객들의 관심을 유도했던 Dickinson과는 달리 그는 멀찍이 선 채로 노래 부르고 팔만 여기저기 휘두르며 관객들과의 호흡 처리도 자연스레 하지를 못하는 모습이었다.
여기서 또 변호하자면 그는 자신의 전 밴드 Wolfsbane보다 더 이름난 위치에 있던 Iron Maiden과 함께 하는 공연에 꽤나 긴장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사악한 쇳소리의 보컬 Rob Halford를 대신해 Judas Priest에 들어온 Tim Ripper Owens 같이, 전 보컬로 인해 보여줬던 밴드의 이미지를 유지하거나 완전히 바꾸지 않고, 어정쩡하게 이어간다면 허접하다는 평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게 다반사다.
3. 예전 “황금기” 때에 노래들을 소화 못한 것에 대해서는 당연한 것이 Dickinson의 음역에 맞춰 곡들을 계속 연주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Bayley의 음역은 Dickinson에 비해 훨씬 낮고 음색도 확연히 다르다. 필자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Dickinson은 ‘날카롭고 강렬한 보컬’이라면 Bayley는 ‘강렬하지만 어두운 보컬’이다. 물론 둘 다 내지르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처음부터 자신들에게 주어진 배경에서부터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이다.
자신의 한계 밖으로 소리를 내다 보니 당연히 삑 소리는 물론이요, 실력 또한 ‘개판’으로 보여질 수 밖에 없다. Talking Metal Pirate Radio 5화에서 기타리스트 Janick Gers도 “Bruce의 보컬 음역은 Blaze보다 훨씬 높았지만 그에게 자신의 낮은 자연스런 영역을 넘어서서 노래 부르게 강요한 우리의 잘못이 크다. 그에게 계속 옛날 노래를 부르도록 지시를 했고 그의 목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했다”고 그를 변호했다.
나는 여기서 아직도 두 가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왜 밴드가 Bayley의 음역에 맞춰 옛 곡들을 연주하지 않았는지, 또 Dickinson 때의 노래보다 훨씬 그의 음색에 맞는 Di’anno 때의 노래를 넣지를 않았는지를 말이다. “Iron Maiden”, “Wrathchild”, “Running Free”, “Sanctuary” 말고 “Phantom of the Opera”, “Remember Tomorrow”, “Killers” 등도 충분히 인기가 많았던 곡들인데 말이다.
결론적으로 Bayley는 절대 실력이 모자라는 보컬이 아니다. 그 만의 강렬한 음색이 충분히 돋보이며 한편으론 웅장하게 다른 편으론 부드럽게 분위기를 이끌어 갈 줄 아는 실력을 가졌다. 표현력이나 음역 범위를 따지면 물론 넓은 음역에서 내지르는 Dickinson를 못 따라간다. 하지만 Dickinson는 Dickinson이고, Bayley는 Bayley다.
Conclusion:
몇몇 곡에서 비슷비슷하게 전개되는 흐름이 지루함을 더하고, 여러 음악적 시도가 밴드 전체의 음악을 어정쩡하게 바꾸었고, 특히 보컬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못하더라도 앨범 전체의 어두운 분위기에 그에 맞는 Bayley의 새로운 보컬이 합해져 인상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 Iron Maiden의 앨범들 중 걸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법 만족할 만한 앨범이라 평한다.
Best tracks: “Sign of the Cross” “Man on the Edge” “The Edge of Darkness”
Worst tracks: “The Unbeliever”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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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Sabbath –
Dehumanizer (1992) |
100/100 Sep 1, 2014 |
Ronnie James Dio와 Black Sabbath의 10여년 만의 결합. 누가 알았겠나? 이들이 다시 뭉칠 줄을… 그러나 이들이 처음 만난 1980년과는 달리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디오는 ‘블랙 사바스’를 떠나 자신이 직접 만든 밴드 Dio로 성공을 거둬 이미 유명세를 탄 상태였고 ‘블랙 사바스’는 디오가 떠난 이후로 Tony Iommi (토니 아이오미) 말고 그 밖의 수 많은 맴버 교체로 인해 거의 Tony Iommi band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그의 개인 밴드이다시피 된 상태였다.
그러던 중 1990년 Miinneapolis, Dio가 Lock up the Wolves 투어에 한창인 도중에 Geezer Butler가 연락해 같이 Black Sabbath에 재결합하자고 제안하고 디오도 마침 새로운 변화를 원했던 터라 동의했다. (둘은 이 때 피날레로 함께 Neon Knights를 연주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블랙 사바스로 합류하게 된 그들. 당시에 보컬이었던 Tony Martin은 자신의 솔로 앨범 만들기에 신경 쓰겠다며 나갔고 베이스에 Neil Murray는 전(前) 앨범 Tyr 투어 이후 팀을 나간 상태였으므로 토니 아이오미와 드러머 코지 파월(Cozy Powell) 키보드 제프 니콜스(Geoff Nicholls)만이 있던 상태였다.
그렇게 만나 시작된 앨범 제작. 이들의 상태는 어땠을까? 과거와는 달리 각자의 경력을 넉넉히 쌓아온 각자였던 만큼 제작 과정 당시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하지 않았다. 디오가 말하길 과거에 만들었던 Heaven and Hell, Mob rules 앨범보다 더 단순하지만 더 무거운 앨범을 만들기 원했다고 한다. 토니 아이오미는 한 몫 더해 아예 앨범 전체에 사악한 리프로 무장하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밖의 의견들은 모두 제각각이기에 서로 의견 충돌이 잦았고 (특히 분노가 절정으로 치솟았을 때 Rainbow에서 디오와 동료였던 Cozy Powell 왈. “한 번만 더 저 난쟁이가 나한테 명령을 퍼붓기만 해봐!”) 이런 상황 가운데 드러머 코지 파월은 사고로 입원, 모두의 만장일치로 비니 어피세(Vinny Appice)가 돌아와 Mob rules의 라인업이 재결성됐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앨범. 총평부터 이야기하자면 (정말 농담 아니고) 너무 HEAVY하다. 정말로.
그 전에 Tony Martin 때의 앨범들을 이미 접하신 분들은 당황해 하실 정도로 분위기가 완전 다르다. 어떠냐고? 느낌만 가지고 보면 한 쪽에서는 사신이 주문을 퍼붓고 다른 한 쪽에서는 화가 잔뜩 난 거인이 난동을 피워대는 듯하다.
이전 블랙 사바스가 내놓았던 모든 앨범들을 들으신 분들은 각각의 분위기가 어떤지 기억이 나실 것이다. 오지 오스본이 참여한 앨범엔 사악하면서 음산한 분위기에 반전적으로 철학적인 메시지를 주거나 (War pigs, Children of the Grave) 실험적인 흐름을 주는 등 (Sabbath bloody Sabbath…) 후에 헤비메탈 추종자들에게 미래의 길을 제공해 주었다면 그 후에 합류한 디오는 분위기를 완전 뒤바꿔서 주특기인 판타지적인 요소를 집어넣어 또 다른 블랙 사바스를 보여주었다. (전 밴드인 레인보우 분위기가 약간 보이긴 하다…) 그 이후의 합류된 이안 길런(Ian Gillan)은 자신 또한 블랙 사바스의 색에 잘 맞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고 토니 마틴(Tony Martin)은 디오 시절의 웅장함을 한층 더 강조해 예전의 분위기와는 확실히 다른 블랙 사바스를 보여주었다.
이 앨범은 어떨까? 확실히 좋은 소식은 최강 보컬 디오가 돌아왔다. 하지만 그가 참여한 작사/곡 능력은 자신이 주특기로 하던 판타지에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컴퓨터가 신적인 존재로 변한 가정된 미래를 비롯해 (Computer God), 기독교의 텔레비전 전도 (Televangelism) (TV Crimes), 사후 세계에 대한 공포 (After All (The Dead)), 광기 (Master of Insanity), 죄인들의 자손들의 죄책감 (Sins of the Father), 개인주의의 강조 (I) 외계와의 소통 (Letters from Earth) 등 이런 주제들을 보면 “이게 디오가 참여한 앨범이라고?” 하며 의외라 하실 분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주제들이 혹시 이 앨범을 망쳐놓았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서로 의논이라도 했듯 음악만 가지고 보면 과거 Ozzy 때의 사운드가 들린다. (특히 Black Sabbath 1집 타이틀곡과 After all (The Dead)과는 분위기가 너무나도 비슷하고 무섭다... 이 곡을 Ozzy가 불렀으면 어땠을까 상상한다… ) 더 이상 예전 디오 시절의 사운드는 거의 들리지도 않는다. 신비로움도, 환상적인 것도 없는, Doom metal에 가까운, 오직 무거움과 분노만 가득 담겨져 있다.
왜 이런 분위기였을까? 아까 밝힌 대로 당시에 다수의 충돌이 있던 Black Sabbath 맴버들 사이의 분위기가 우선 화기애애하지 않고 끊임없는 긴장감이 지속됐다. 또한 그 당시 정통 헤비 메탈의 시대는 새로운 메탈, 그런지(Grunge)와 그 밖의 얼터니티브 록(Alt. Rock)의 등장으로 큰 위기를 맞았다. 그들만의 시대가 저물어가자 그에 대한 절망과 분노 또한 엄청났을 테고 이 분위기가 고스란히 이 앨범의 사운드에 들어갔을 듯 싶다.
앨범의 참여인원을 보면 우선 Mob rules 라인업이 귀환했다. 그러나 디오는 더 이상 Children of the Sea, Die young 때의 부드러움을 지니지 않고 분노에 울부짖듯 목소리에 힘을 잔뜩 준 채 질러댄다. Tony Iommi는 예전 Headless Cross나 Tyr 때의 소리는 저리 가라는 듯 Riff-master답게 과거 Ozzy 때와 비교될 만큼의 무겁고 음침한 리프를 내뿜어댄다. Geezer Butler는 과거와 다르게 작사 작업에 다른 이들과 함께 한 덕분에 자신의 베이스 사운드를 마음놓고 실험할 수 있었다. 특히 Master of Insanity 초입부의 그의 솔로는 그의 역할은 역시 베이시스트라는 걸 보여준다. 가장 어린 Vinny Appice는 아예 뭐든 박살내겠다고 마음먹은 듯 심하게 두들겨댄다. 과거 참여 앨범에서 잘 들려주지 못했던 그의 엄청나게 큰 드럼 사운드는 알맞게 믹싱된 덕분에 이 앨범에서 라이브를 듣는 듯 제대로 들려준다.
필자가 이 앨범에 대한 평을 내기 위해서 들었을 땐 여러 이유로 세상에 대해 화가 잔뜩 났을 때였다. 이 상황에서 앨범 수록곡 전부를 반복해 들으면 들을수록 가지고 있던 화가 풀어지기는커녕 더 커져갔다. 이 앨범이 무서운 이유가 그거다. 들으면 무슨 이유에서든 화가 나고 크게 흥분됀다. 가사에 동감을 하든, 심하게 헤비한 사운드에 미쳐가든, 가벼운 분위기라곤 전혀 없는 것에 놀라든, 뭐든 간에 말이다.
다양한 주제에 극도로 무서운 사운드를 입힌 게 나한테는 심한 충격을 주어서일까. 나는 이 앨범이 너무 맘에 든다. 곡들도 품질 관해서 깊게 트집 잡을 만한 것도 안 보인다. 정작 있더라도 그냥 눈감아주고 싶다. 장담컨대 이 앨범은 그 많은 Black Sabbath의 가장 Heavy한 앨범들 중에 하나다.
Highlights: “I”, “Computer God”, “After all (The Dead)”, “TV Crimes”, “Master of Insanity”, “Time Machine”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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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 –
The Last in Line (1984) |
90/100 Apr 5, 2014 |
Dio 2집 “The Last in Line” 리뷰
Intro:
사람들이 1970년대 리치 블랙모어(Ritchie Blackmore)가 결성한 레인보우(Rainbow) 밴드를 이야기할 때 그 이름을 “Ritchie Blackmore’s Rainbow”라고 한번이라도 거론할 경우 꽤나 언짢아할 사람이 있다.
누굴까? 빙고, 바로 결성 당시 초기 보컬리스트인 로니 제임스 디오(Ronnie James Dio)다. 어느 밴드에 있던 간에 이 분은 자기 주장을 확고히 했고 자기보다 더 이름을 날리고 있던 기타리스트 리치 블랙모어나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의 토니 아이오미(Tony Iommi)가 동료로 있을 때에도 전혀 기죽지 않고 자기만의 색깔을 지켰다.
물론 이 성격으로 인해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생겼다 . 좋은 점은, 일단 자기 방법으로 자기가 속한 밴드를 어느 상황이었던 간에 크게 이름을 날리게 하는데 이바지했고, 나쁜 점은, 자신의 존재감을 분명하게 하려는 것 때문에 자기 밴드 단원들과의 불화가 생겨 레인보우와 블랙 사바스 모두 자신의 의지로 탈퇴했다. (웃기는 건 블랙 사바스 때는 Live Evil 녹음 당시의 불화가 있었는데 시작의 불씨는 엄청 취해 있던 엔지니어였던 것…참…)
어쨌든 간에, 이로 인해 시작된 Dio 솔로 밴드 프로젝트. Black Sabbath 때부터 친구였던 파워 드러머 비니 아피세(Vinny Appice)를 시작으로 디오는 레인보우 때 동료 베이시스트 지미 베인(Jimmy Bain), 그리고 거의 신인이나 다름없던 기타리스트 비비안 켐벨(Vivian Campbell)을 차례차례 불러모았다.
그리고 마침내 발표된 1집 Holy Diver. 자신이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를 했고 직접 제작한 이 앨범은 1983년 발표 후 대박을 쳤고 훌륭한 앨범으로 호평받았다. 주변의 이름난 동료들 없이 디오 혼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만족 못하겠다는 것이었을까? 디오 밴드 맴버들은 바로 다음 앨범 제작을 시작했고 1년 후 다시 아주 만족스러운 앨범을 들고 나왔으니 바로 2집 “The Last in Line”이다.
General:
이 앨범의 특징은 우선 새 Keyboard 멤버와 더 빨라진 곡들이다. 전 앨범 Holy Diver 때와는 달리 디오는 이번엔 보컬에만 집중하기로 했는지 Keyboard에 Rough Cutt 멤버였던 Claude Schnell를 영입했다. 정식으로 키보드 맴버가 참여하기 시작한 것 때문인지 1집보다는 약간 대중이 듣기 편하기 좋게 곡들이 흘러간다. (팝 메탈의 시작? 그런 뽕 Rock은 말고!!)
Members:
Ronnie James Dio: 형님 보컬은 어떻게 표현하면 가장 적합한지 고민된다. 사자나 호랑이가 가장 적합하다고 해야 할 듯. 젊을 때나 늙으셨을 때나 자신의 목소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강렬하게 표현하신다. Elf 데뷔 때 이후로 10년이랑 세월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개인적으로 이분을 젊으셨을 때와 나이 들으셨을 때의 라이브를 수십번이고 들어본 한 광팬으로서의 결론이다.)
Vivian Campbell: 팬들 사이에서나 원 맴버들 사이에서는 Dio 밴드 최고의 기타리스트로 뽑히는 비비안 캠벨. 2집에서도 그의 연주는 느린 곡이든 빠른 곡이든 기막히게도 각 곡에 맞게 연주한다. 묘사하자면 Gary Moore에 John Sykes를 섞어놓은 소리라고 해야 하나? We Rock, I speed at night, One Night in the City 때의 그의 리프는 정말 최고다.
Vinny Appice: Black Sabbath 때 Bill Ward을 대신한 자였으나 그로 인해 많이 주목을 못 받았던 드러머. 그 서러움을 날려버리기로 했는지 Holy Diver와 같이 이번 앨범에도 작곡에 참여를 많이 했다. 예: The Last in Line 타이틀 초입부에 보통처럼 4박자에 들어가는 것보다 5박자로 맞춰 예상치 못하게 들어가는 것도 그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본 앨범은 그가 참여한 앨범 중 가장 좋아하는 앨범. 특히 We Rock이나 I speed at night의 빠른 템포의 곡들은 자신이 가장 즐겨하는 연주 방식이라고.
Jimmy Bain: 비비언의 빈틈없는 연주. 비니 어피스의 더 빠른 드럼 연주. 이 두 가지 특징은 베이스 주자로 그에게 하여금 과묵하게 루트음을 지키게 하였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의 베이스 연주는 차분하고 단순하게 코드와 리듬의 진행에 따라 거의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 외에는 들려주지 않는다. 그나마 베이스 톤이 중음 위주로 귀에 잘 들리게 되어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로니와 같이 Rainbow에 들어갔을 정도로 상당한 실력과 테크닉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이런 스타일로 연주한다는 것이 놀랍다. 이는 왠만한 음악성과 자제력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안정된 연주 방식 때문인지 Ronnie는 Jimmy를 원 맴버 중 가장 많이 밴드에 참여하도록 했다. 안정적이게 연주를 받춰 수 있는 사람을 원했기 때문.)
Claude Schnell: Holy Diver 투어 때부터 Dio와 함께 해온 키보드 연주자. 이 분이 합류한 덕분에 밴드는 여러 가지의 요소를 자기들의 곡에 실험해볼 수 있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Egypt (The Chains Are On) 초반부. 그의 매혹적인 연주는 과연 바로 고대 이집트의 배경을 연상케 만든다.
Songs (Tempo):
We Rock: (Fast) 락이나 메탈 마니아들이 들으면 바로 공감할 만한 곡이다. (“이거 우리 얘기네!”) 라이브 엔딩 때 가장 많이 쓰였던 곡으로 관객들과 소통할 때에는 이 곡이 최고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듯 싶다. Appice와 Campbell의 조합은 최고.
The Last in Line (Slow): 타이틀 곡. 전 앨범 타이틀 Holy Diver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짧게 분위기를표현하자면, 조용히 지나가다가 순식간에 찔러 꽃는다. 전에도 그랬듯 디오의 비유적인 송라이팅은 여기서도 계속 되는데 아마 저승으로 빠져드는 영혼들의 처지를 묘사한 듯 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 디오의 가사는 늘 여러 방법으로 이해가 가능하니 각자의 생각에 맡기겠다.) Vivian의 기타 리프는 여기서도 빛을 발하는데, 전체적으로 크고 웅장한 느낌이 절로 난다.
Breathless (Medium): 팬들과 관객들이 자신의 곡을 따라 하는 걸 목격하고 나서의 느낌으로 작사한 듯. (난 늘 궁금하다. 이 분의 한 곡, 한 곡의 작사 배경이…:P)
I speed at night (Very Fast): 이 앨범에서 몇 안 되는 고속 템포의 곡이다. 중간 템포가 중심적인 디오 밴드에서 빠른 곡이 나올 줄은 몰랐고 또 놀랐다. 그래서일까? 각 맴버들의 실력을 최대치로 발휘한 듯하다. Vinny, Vivian, Jimmy, Claude의 기막힌 조화.
One night in the city (Medium): 한 판타지를 들려주는 듯한 가사가 인상적인데 Vivian의 기타 리프가 그 느낌을 최대화했다. 중간에 기타와 조화를 이루는 Claude의 keyboard가 또 돋보인다. 이 곡으로 인해 나는 다른 팀원을 영입한 게 정말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Evil Eyes (Fast): 그 전 곡과는 다르게 좀 밝아진 분위기에 더 빨라졌다. 이 곡을 듣고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Sauron의 눈이 생각난 건 나뿐만이 아닐 듯하다. 기타 라인과 솔로, 중독성도 아주 좋다.
Mystery (Slow): 이 앨범에서 가장 대중적인 분위기의 곡. 밝은 분위기는 물론이고, 키보드가 가장 많이 쓰여진 곡. 가사는 노인들의 현명함을 과대평가하지 말라는, 각 사람은 모두 불가사의라는 말로 꽤 재미있는 느낌을 주는데 헤비한 것을 추구하는 이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듯하다.
Eat your heart out (Medium): Straight to the Heart의 못한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그렇게 다른 곡보다 많이 돋보이는 점은 못 찾았다.
Egypt (the Chains are on) (Slow): 이 앨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 성경 속 출애굽의 고대 이집트를 연상케 만드는 초반부 키보드 연주와 가사, 기타 라인이 돋보인다. 이 조합 덕분에 각자의 표현이 극대화됐다. 분위기가 많이 바뀌는 점이 겹쳐 한 서사시의 느낌이 나오게 된다.
Conclusion: Holy Diver가 끝나기 무섭게 바로 만든 앨범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은 품질을 자랑한다. 전통 Heavy Metal은 물론이고 Speed, Power, Progressive한 요소가 섞여 훌륭한 앨범을 만들어냈다. Holy Diver와 비교만 하려고 들지 말고 각 곡의 다른 느낌을 먼저 찾아내면서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디오의 전성기, 참맛을 맛보려면 들어보시길.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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