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록메탈의 침체가 아니라 DT프레임의 한계?
원론적으로는 프록메탈의 침체가 아니라 오래전 시작된 메탈 쇠퇴기의 증상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특별히 ‘프로그레시브 메탈’이 침체라고 느끼는 분들은 아마 드림씨어터나 심포니엑스 계열의 프록메탈을 전제하고 계시는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프로그레시브는 오히려 데쓰나 블랙, 젠트나 코어 등 익스트림 계열 뿐 아니라 유러피안 파워 메탈에서도 일부 밴드들이 여전히 즐겨 쓰는 장르 형용사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아방가르드와 더불어서 프로그레시브라는 딱지는 그 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다채롭게 사용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그 씬(scene)자체가 콩알만 하다는 거겠지요. 부정할 수 없게도 지금 세상이 메탈을 즐겨듣지 않으니까요.
드림씨어터의 프로그레시브 메탈 뿌리는 사실 핑크플로이드, 러쉬, 아이언메이든, 메탈리카 같은 정통 락/메탈 계열이고, 드림씨어터가 여전히 메탈페스티벌 헤드라이너 위치를 차지한다면 그건 절대적으로 드림씨어터이기 때문이지 이 밴드가 하는 음악스타일의 위상이 높기 때문은 아닐 겁니다. 드림씨어터 계통의 음악을 여전히 성공적으로 하는 밴드는 거의 없습니다. 심포니엑스도 동면에 들어간 지 오래고, 쉐도우갤러리나 레뎀션을 비롯해 그 시절 디티에 버금간다고 여겨진 밴드들의 지금 위치를 보신다면... 레뎀션도 그렇지만 쓰레숄드 같은 밴드도 여전히 좋은 앨범을 내고 있고 하켄 같은 준수한 신참들도 있지만 마켓파급력이나 리스너의 숫자를 고려해보면 이 장르는 이제 아주 마이너한 장르입니다.
어쩌면 DT프레임의 한계라고 생각되는데, 그건 드림씨어터라는, 사실상 전무후무한 스펙의 밴드라서 가능했던 음악의 종류가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운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멤버가 초절기교의 차력쇼가 가능한 슈퍼밴드일 뿐만 아니라, 음악 자체가 그런 테크닉을 극단적인 수준까지 요구하고, 거기에다가 전성기 때는 대중에게까지 어필을 할 수 있었던 정도의 멜로디/송라이팅 능력까지 갖춘 밴드였죠. 그 전에도 그렇지만 드림씨어터 이후로도 이런 정도의 밴드가 또 등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퀸스라이크나 페이츠워닝 같은 선배들이 있었지만 90년대 이후 프록메탈 씬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쳤던 건 아무래도 드림씨어터라는 걸 부정하긴 힘들 것 같고요. 음악을 흉내 내고 테크닉 마저도 꽤나 따라갈 수는 있지만 드림씨어터의 음악이 테크닉 만으로 결코 모사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사실 드림씨어터 종류의 프록메탈 씬에서도 꾸준히 새로운 밴드와 신보들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두 번 듣기는 좋은데 계속 들을 만큼 인상적인 작품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겠지요. 지금 언뜻 생각나서 언급할 수 있는 밴드라면, Pyramid Theorem, Atomic Sympohony, Turbulence, Terra Odium... 지금 생각나는 밴드만 좀 쥐어짜내 봤는데 실은 훨씬 많습니다. 매년 많이 나와요. 그러나 필연적으로, 정말 독특한 음악적 어프로치를 택한 게 아니라면 필연적으로 드림씨어터와 비교되고, 결국 ‘잘 만든 아류냐, 못 만든 아류냐’ 정도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드림씨어터 팬이어서 이렇게 글을 쓰는지도 모르지만, 객관적으로도 디티가 이 씬에 미친 영향력을 제가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드림씨어터 식의 음악은 드림씨어터를 능가하는 밴드가 없고, 실은 드림씨어터 스스로조차도 자신들의 전성기를 기준으로 삼는 팬들에 의해 혹평을 받기 일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찌 보면 드림씨어터와 동시대에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는 음악을 하게 된 밴드들의 숙명이겠지요. 드림씨어터가 없었다면 그들의 음악은 그렇게 나올 수도 없었을 테지만, 드림씨어터와 비슷한 음악을 하는 이상 그들을 뛰어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요. 그래서 드림씨어터 딱지를 피하면서도 충분히 ‘프로그레시브’하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음악들로 돌파구를 찾는 밴드들이 많이 흥하는 것 같습니다. 대체로 결국 툴이나 오페스의 방식을 취할 수도 있고, 아니면 익스트림 계열 밴드들이 아방가르드라는 이름 아래서 표방하는 방식도 있겠고요.
결론은 프로그레시브라는 이름은 여전히 진보적인 음악을 추구하는 밴드들의 전망 좋은 형용사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훌륭한 밴드들이 많고요. 그러나 ‘드림씨어터’ 프레임의 프로그레시브 메탈은, 분명히 고사되고 쇠퇴한지 오래라는 걸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이 씬의 태양이자 선구자였던 드림씨어터의 벽이 너무 높고 강고한데, 심지어 은퇴도 하지 않은 현역이니까요. 내가 이론물리학을 전공해서 위대해지고 싶은 대학원생인데, 아인슈타인이 아직 펄펄하게 살아있는 격 아닐까요.
드림씨어터의 프로그레시브 메탈 뿌리는 사실 핑크플로이드, 러쉬, 아이언메이든, 메탈리카 같은 정통 락/메탈 계열이고, 드림씨어터가 여전히 메탈페스티벌 헤드라이너 위치를 차지한다면 그건 절대적으로 드림씨어터이기 때문이지 이 밴드가 하는 음악스타일의 위상이 높기 때문은 아닐 겁니다. 드림씨어터 계통의 음악을 여전히 성공적으로 하는 밴드는 거의 없습니다. 심포니엑스도 동면에 들어간 지 오래고, 쉐도우갤러리나 레뎀션을 비롯해 그 시절 디티에 버금간다고 여겨진 밴드들의 지금 위치를 보신다면... 레뎀션도 그렇지만 쓰레숄드 같은 밴드도 여전히 좋은 앨범을 내고 있고 하켄 같은 준수한 신참들도 있지만 마켓파급력이나 리스너의 숫자를 고려해보면 이 장르는 이제 아주 마이너한 장르입니다.
어쩌면 DT프레임의 한계라고 생각되는데, 그건 드림씨어터라는, 사실상 전무후무한 스펙의 밴드라서 가능했던 음악의 종류가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운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멤버가 초절기교의 차력쇼가 가능한 슈퍼밴드일 뿐만 아니라, 음악 자체가 그런 테크닉을 극단적인 수준까지 요구하고, 거기에다가 전성기 때는 대중에게까지 어필을 할 수 있었던 정도의 멜로디/송라이팅 능력까지 갖춘 밴드였죠. 그 전에도 그렇지만 드림씨어터 이후로도 이런 정도의 밴드가 또 등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퀸스라이크나 페이츠워닝 같은 선배들이 있었지만 90년대 이후 프록메탈 씬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쳤던 건 아무래도 드림씨어터라는 걸 부정하긴 힘들 것 같고요. 음악을 흉내 내고 테크닉 마저도 꽤나 따라갈 수는 있지만 드림씨어터의 음악이 테크닉 만으로 결코 모사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사실 드림씨어터 종류의 프록메탈 씬에서도 꾸준히 새로운 밴드와 신보들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두 번 듣기는 좋은데 계속 들을 만큼 인상적인 작품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겠지요. 지금 언뜻 생각나서 언급할 수 있는 밴드라면, Pyramid Theorem, Atomic Sympohony, Turbulence, Terra Odium... 지금 생각나는 밴드만 좀 쥐어짜내 봤는데 실은 훨씬 많습니다. 매년 많이 나와요. 그러나 필연적으로, 정말 독특한 음악적 어프로치를 택한 게 아니라면 필연적으로 드림씨어터와 비교되고, 결국 ‘잘 만든 아류냐, 못 만든 아류냐’ 정도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드림씨어터 팬이어서 이렇게 글을 쓰는지도 모르지만, 객관적으로도 디티가 이 씬에 미친 영향력을 제가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드림씨어터 식의 음악은 드림씨어터를 능가하는 밴드가 없고, 실은 드림씨어터 스스로조차도 자신들의 전성기를 기준으로 삼는 팬들에 의해 혹평을 받기 일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찌 보면 드림씨어터와 동시대에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는 음악을 하게 된 밴드들의 숙명이겠지요. 드림씨어터가 없었다면 그들의 음악은 그렇게 나올 수도 없었을 테지만, 드림씨어터와 비슷한 음악을 하는 이상 그들을 뛰어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요. 그래서 드림씨어터 딱지를 피하면서도 충분히 ‘프로그레시브’하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음악들로 돌파구를 찾는 밴드들이 많이 흥하는 것 같습니다. 대체로 결국 툴이나 오페스의 방식을 취할 수도 있고, 아니면 익스트림 계열 밴드들이 아방가르드라는 이름 아래서 표방하는 방식도 있겠고요.
결론은 프로그레시브라는 이름은 여전히 진보적인 음악을 추구하는 밴드들의 전망 좋은 형용사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훌륭한 밴드들이 많고요. 그러나 ‘드림씨어터’ 프레임의 프로그레시브 메탈은, 분명히 고사되고 쇠퇴한지 오래라는 걸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이 씬의 태양이자 선구자였던 드림씨어터의 벽이 너무 높고 강고한데, 심지어 은퇴도 하지 않은 현역이니까요. 내가 이론물리학을 전공해서 위대해지고 싶은 대학원생인데, 아인슈타인이 아직 펄펄하게 살아있는 격 아닐까요.
소월랑 2023-08-18 13:51 | ||
댓글로라도 추천 박고 가겠습니다 | ||
더이상은 2023-08-18 15:35 | ||
네 맞습니다 프록메탈이 꼭 DT류 심포니엑스류만 있는게 아니라서.. | ||
SamSinGi 2023-08-18 21:31 | ||
마지막에 비유가 찰떡이네요. '드림시어터'라는 밴드가 후발주자들 뿐 아니라 본인들에게도 하나의 규격이 되어버렸다는 게 본질이라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 ||
sierrahotel 2023-08-18 23:16 | ||
좋은 글입니다. 개인적으로도 DT의 포맷을 벗어나야 좀 더 들을만한 밴드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DT의 포맷을 따르는 밴드들 중 DT보다 음악을 잘 만드는 밴드가 솔직히 없습니다. 물론 제임스 라브리에보다 노래를 잘 부르는 보컬리스트는 매우 많지만....[]~( ̄▽ ̄)~* | ||
쇽흐 2023-08-19 01:16 | ||
전반적으로 동감합니다. 다만 프록메탈이란 장르 자체가 말씀하신 소위 'DT류 프록메탈'을 제외하고 따로 볼 수 있는 성질의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 장르의 정립, 발전, 완성까지 전부 해내버린 밴드라... 아인슈타인을 빼놓고 물리학을 논할 수 없듯, DT를 빼놓고 '일반적인' 프록메탈을 논하기는 힘들다는게 제 의견입니다. 언급하신 것처럼 아방가르드나 익스트림 프록 등과 같은 다른 성질의 것으로 묶인다면 충분히 가능하겠지만요. | ||
lastsummerdream 2023-08-19 11:37 | ||
본문류의 DT 스타일 말한다면 안듣는 장르이지요. 개인적으로 드림씨어터는 시디장에 하나도 없긴 합니다. 글도 흠.. 드림씨어터 평을 했었나 기억도 가물가물^^;; fallujah in mourning wilderun dgm between the buried me enslaved born of osiris 이런류도 프로그래시브라고 하면 죽었다 생각 안합니다^^ | ||
lastsummerdream 2023-08-19 11:46 | |||
사족이지만 이런류가 요즘 안나오는건 음반사들도 안팔리는 장르에 대한 제지를 하는것도 있고 현생 문제.. 돈문제도 있지 않나 생각도 드네요 요즘 전세계적으로 환율도 요동치고 벌이들도 없는데 음감할수 있는 사람들도 줄고 얼마전 독일 우천으로 페스티벌 취소도 있고 지긋이 들을수 있는 환경이 없으니 자연스레 밴드들 수입이나 활동도 주니 죽은것처럼 보인게 아닌가 싶네요^^ | |||
reerror 2023-08-22 13:05 | ||
DT가 은퇴를 않하고 게속 활동을 할거라면, 라브리에와는 헤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앨범이든 라이브든 라브리에 목소리는 감동을 싸그리 잘라버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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