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Flames –
Sounds of a Playground Fading (2011) |
90/100 Oct 28, 2014 |
인 플레임스는 메탈계 유행의 선두주자다. 이들은 2집과 3집으로 '예테보리 사운드'라는 멜로딕 데스메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으며, 좀 더 밝아진 분위기의 4집과 5집을 발매하며 예테보리 사운드의 발전형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뉴 메탈과 메탈 코어 같은 현대적인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그들만의 음악을 선보였다.
인 플레임스의 음악은 언제나 변화하였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에서는 언제나 인 플레임즈 특유의 풍미가 느껴졌다. 이들의 음악은 과도한 현란함이나 쓸데없는 장식들을 배제하고 모든 사운드를 그들이 있어야 할 곳에 정갈하게 갖추어두었다 . 이들의 음악은 공격적이지만, 동시에 그 속에 서정적이며 비장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다. 어떠한 음악을 하더라도 그 속에 그들만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 플레임즈는 유행만을 맹목적으로 좇는 다른 밴드들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Sounds of playground fading 은 A sense of purpose (2008) 의 음악적 연장선에 있다. 인 플레임스는 전작을 통해 얻었던 음악적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된 음악을 선보인다.
A sense of purpose 는 인 플레임스 특유의 강렬함과 서정성을 뉴 메탈의 영향이 짙은 사운드를 바탕으로 묘사한 음반이다. 이 작품은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사운드를 바탕으로 서정성과 극적인 전개 부분에서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음반의 제목이자 음반의 첫 곡인 Sounds of playground fading 만 듣더라도 이 음반의 방향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 플레임스가 그들 특유의 강렬함과 색깔을 잃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Deliver us, Ropes 같은 곡들에서는 인 플레임스의 이전 작품들에서 느낄 수 있던 강인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 음반에서 가장 뛰어난 점은 구성의 유기성이다. 빠른 템포의 곡들과 느린 템포의 곡들이 적절히 섞여있어 음반을 듣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메탈을 넘어선 음악적 요소들의 적극적인 활용 역시 돋보인다.
가장 주목해야 할 트랙은 12번 트랙, A new dawn 이다. 이 음반 전체의 성격을 가장 단적이고 명확하게 드러내는 곡이자, 이 음반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뚜렷하고 뛰어난 곡이다. 클래식 악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운드에서 느껴지는 극적인 카타르시스가 충만하다.
인 플레임스의 18년 내공이 만개한 음반이다. Sounds of playground fading 에서는 복잡한 리프나 쓸데없는 기교, 지나친 과격함 없이도 감동을 남길 수 있는 음악, 인 플레임스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장르의 구분이나 음악적 범주를 넘어서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이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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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Flames –
Siren Charms (2014) |
80/100 Sep 20, 2014 |
인 플레임스는 메탈계 유행의 선두주자다. 이들은 2집과 3집으로 '예테보리 사운드'라는 멜로딕 데스메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으며, 좀 더 밝아진 분위기의 4집과 5집을 발매하며 예테보리 사운드의 발전형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뉴 메탈과 메탈 코어 같은 현대적인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그들만의 음악을 선보였다.
인 플레임스의 음악은 언제나 변화하였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에서는 언제나 인 플레임즈 특유의 풍미가 느껴졌다. 이들의 음악은 과도한 현란함이나 쓸데없는 장식들을 배제하고 모든 사운드를 그들이 있어야 할 곳에 정갈하게 갖추어두었다 . 이들의 음악은 공격적이지만, 동시에 그 속에 서정적이며 비장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다. 어떠한 음악을 하더라도 그 속에 그들만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 플레임즈는 유행만을 맹목적으로 좇는 다른 밴드들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2011년에 'Sound of playground fading' 이 발매되었다. 3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들의 음악은 변화하였다. 그리고 이들의 음악은 여전히 인 플레임스의 음악이다.
'Siren Charms' 의 음악적 특성은 9~10집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들은 뉴메탈 사운드를 기반으로 인간의 고뇌에 관한 서정적 메탈이란 주제를 9집과 10집에서 일관되게 선보인 바 있다. 'Siren Charms'는 전작들에서 선보인 주제에서 '서정성'이란 소제에 좀 더 초점을 맞추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인 플레임즈의 강렬한 메탈을 맛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쉽기도 하다. 한 편으로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Siren Charms'에서 더욱 독특한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인 플레임즈의 작곡 능력은 굉장히 뛰어나며, 각 음반들에 수록된 느린 템포의 서정적인 곡들1을 통해서도 그 사실을 증명한 바가 있다. 이번 음반에서는 인 플레임즈가 이전 작품들에서 살며시 보여주었던 그들만의 서정미가 만개하여, 메탈계의 트렌드 세터가 평소에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이들의 음악을 보고 있노라면 강렬한 헤비메탈만큼이나 아름다운 발라드 곡들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위대한 밴드, '스콜피온스'의 모습이 비쳐 보이기도 한다.
물론 이 음반에서 아쉬운 점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곡 사이의 유기성이 줄어들었다는 점이 많이 아쉽다. 음악의 구매 단위가 음반에서 디지털 싱글 곡들로 올며간 것도 오래전의 일이지만, 음반을 통째로 즐길 때의 재미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언제나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나 점점 고조되는 극적 긴장감을 'A new dawn' 이란 메탈 대곡을 통해 발산하는 전작, 'Sound of playground fading'의 탁월한 구성을 보면 더욱 그렇다. 곡 하나하나의 질은 나쁘지 않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 음반에서 꼭 들어보아야 할 곡을 꼽기가 힘들다는 점도 많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 플레임즈가 자신들이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다. 이들은 이번에도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냈다. 이들의 음악은 여전히 한번쯤은 꼭 들어보아야 할 가치가 있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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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as Priest –
Redeemer of Souls (2014) |
85/100 Jul 30, 2014 |
주다스 프리스트는 내 인생의 절반이었다. Painkiller 란 게임을 하다 우연히 동명의 노래를 접한 이후로, 주다스 프리스트는 내 삶과 함께해왔다.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 언젠가는 나도 유명한 뮤지션이 되어서 무대에서 환호를 받겠다는 꿈을 꾸기도 했고, 할리 데이비슨의 바이크를 사고 말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주다스 프리스트가 벌써 17번째 음반을 발매했다. 1974년에 Rocka Rolla 로 데뷔한 이래로 만 40년만이다. 2012년 '마지막 월드투어' 를 한다던 그들이 다시 새로운 음반을 들고 돌아왔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언제나 내 우상이었던 밴드의 모습을 계속 볼 수 있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 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다스 프리스트를 '고전 헤비메탈 밴드'라 한다. 하지만 '헤비메탈'이라는 하나의 단어만으로 주다스 프리스트의 모든 것을 말하기에는 그 단어의 의미가 지나치게 협소하다.
프로그레시브 하드 록 사운드를 바탕으로 데뷔앨범을 발표하였던 이들은 곧이어 Sad wing of destiny 에서 본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프로그레시브 록을 제시했다. 80년도에는 'British Steel' 앨범으로 전형적인 헤비메탈의 모습을 제시하였으며, 91년도에는 쓰래쉬 메탈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Painkiller'를 선보이며 그들이 언제나 발전하는 밴드임을 알렸다. 고전적인 사운드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Angel of Retribution, 주다스 디스코그래피 사상 최초의 2CD 컨셉 앨범인 노스트라다무스까지. 주다스 프리스트는 굉장히 변화무쌍한 밴드였다.
이들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하는 통상 17번째 스튜디오 앨범, Redeemer of souls 가 다소 아쉬운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의 모든 음악적 시도와 실험이 언제나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다스 프리스트는 결코 한 자리에 서서 안주하는 법이 없었다.
반면 이들의 신보 'Redeemer of Souls' 에서 그다지 커다란 변화를 찾기 힘들다. 역시 주다스 프리스트지만, 역시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악이다. 노련하지만 신선하지는 않다. 프라이멀 피어의 음반을 씨디롬에 넣고 돌렸을때 받았던 느낌과 꽤나 비슷하다. 각각의 곡들은 좋지만, 각각의 곡들만이 가지는 특색이나 개성이 다소 부족하다.
음반 내용물의 퀄리티가 동일하지 않다는 점 역시 아쉬웠다. 1번에서 6번 트랙까지는 그야말로 최고다. 그 뒤로 이어지는 곡들도 괜찮지만, 이미 앞에서 들었던 곡들보다는 탁월하지 못하다.
충분히 좋은 음악이다. 주다스 프리스트를 한번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이게 바로 주다스 프리스트다' 하며 자랑스럽게 내밀만 한 음악이다. 하지만 이들은 더 잘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이번 음반을 듣는게 완전히 기쁘지만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주다스 프리스트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그들은 나의 우상이었고, 탁월한 음악으로 내 인생을 풍요롭게 했던 내 영혼의 구원자이니까.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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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as Priest –
Sad Wings of Destiny (1976) |
95/100 Jun 20, 2014 |
나이가 들고 나서야 비로소 맛을 알게 되는 음식이 있다. 당장에 입맛을 잡아 끌 단 맛도 없고, 눈물을 쏙 빼놓을 만큼 맵거나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그것만의 독특한 식감과 향취를 가진 음식들. 한때는 그 음식을 먹기 어렵게 했던 풍미는 언젠가 매력으로 다가와 그 음식을 찾게 한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2집인 Sad wings of destiny를 듣고 나서 느껴지는 것들도 그와 비슷하다. 나 역시 다른 젊은 메탈 헤드들처럼 주다스 프리스트의 헤비메탈 걸작 'Painkiller (1990)'을 들으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밴드들의 다양한 음반을 찾아보는 동안 '메탈 갓'의 초기 시절 음악을 들어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 했다.
마침내 이 음반을 듣고 났을 때, 나는 감동과 한탄을 동시에 느꼈다. 이렇게 좋은 음반을 이제야 듣게 되었다는 게 안타까웠고, 세월을 뛰어넘는 서정성과 섬세함에 큰 감동을 받았다.
레드 제플린, 핑크 플로이드 그리고 비틀즈. 주다스 프리스트의 'Sad wings of destiny'에는 모범적이고 훌륭한 세 명의 선배들의 영향이 짙게 배여있다. 물론 이들이 선배들의 음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쇳소리가 묻어나는 롭 핼포드의 미성은 주다스 프리스트만의 색깔을 나타내는 가장 큰 요소다. 고전적인 록 창법 속에서도 특유의 존재감을 뽐내는 롭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메탈 갓의 색다른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지만, 음악적으로도 풍성하고 만족스러운 음반이다. 풋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능숙한 완급 조절과 극적이고 서정적인 구성은 그야말로 최고다. 주다스 프리스트 특유의 손길로 빚어낸 프로그레시브 록의 향취는 정말이지 짙고 아름답다.
Victim of changes, Dreamer Deceiver - Deceiver로 이어지는 프로그레시브 대곡 삼연타가 청자의 마음을 흔든다. 철학적이고 은유적인 가사를 음미하고 있노라면 이들이 규칙에서 일탈하자는 (Breaking the law! breaking the law!) 단순하고 신명 나는 후렴구를 노래하던 그 밴드와 같은 밴드라는 사실조차 의심하게 된다. 해맑은 발라드 곡인 Epitaph 의 존재는 꽤나 이색적이다. The Ripper 나 Tyrant는 신 나는 하드 록 음악이다. 이들의 음악적 변화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트랙.
발매한지 40년이 되어가는 꽤나 고전적인 음반이다. 기존의 유명한 주다스 프리스트 음악들과는 다른 모습이 어색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음반에는 40년의 간극조차 뛰어넘을 수 있는 예술성과 에너지가 있다. 이 음반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있을지는 몰라도, 단 한 번만 듣고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확신한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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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ke Of Tears –
Headstones (1995) |
90/100 Jun 13, 2014 |
꽃을 피우려 하는 꽃봉오리는 너무나 짦은 시간만을 스쳐가기에 오히려 더 아름답다. 둠 메탈의 성향이 짙은 1집에서 보다 서정적이고 애상적인 색채를 띄게 되는 이후의 작품들 사이에 위치한 레이크 오브 티어즈의 2집 'Headstones'은 그들이 음악적으로 변화해나가는 찰나의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특히나 아름다운 음반이다.
상처의 부기가 쭉 빠진듯 한 담담하고 애상적인 분위기가 눈에 띈다. 전작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거칠고 자글거리는 기타 톤은 한층 듣기 편해졌다. 고통에 신음하는 듯 괴로워하던 보컬 역시 긴장을 풀었다. 어쿠스틱 기타를 도입해 서정성을 극대화한 'headstones' 와 'twilight' 는 체념과 포기의 덧없음을 잘 표현해냈다. 'a Forign road' 와 'Dreamdemons' 는 전작의 스타일이 짙은 곡들로써 한층 부드러워진 음반 전체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그들의 음악적 정체성을 굳건히 하면서도 좀 더 친절해진 사운드가 마음에 든다.
본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The path of the god' 는 레이크 오브 티어즈 특유의 비장미를 만끽할 수 있는 본 음반 최고의 곡이다. 키보드와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되는 쓸쓸한 도입부를 지나 펼쳐지는 13분간의 서사시는 밴드의 역량을 가득 담아내어 비범하다 . 전작의 'Upon the highest mountains'와 함께 들어본다면 레이크 오브 티어즈의 스타일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방식으로 그들만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잔잔한 애수를 고요하고 담담하게 읇조리는 밴드, 레이크 오브 티어즈. 덧없는 것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며 음악적 과도기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스케치해낸 뛰어난 음반.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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