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 In
Register
Free Board
Name :  level 15 MMSA
Date :  2020-02-17 00:29
Hits :  5999

Insomnium+Red Moon Architect 공연 후기

드디어 가장 좋아하는 밴드 중 하나인 Insomnium을 지난 14일 밤에 보고 왔습니다.

위치는 핀란드 중남부 도시 Jyväskylä의 소규모 공연장에서 진행되었고, 어림잡아서 4~500명은 온 것 같았습니다. 언뜻 보기에 적은 숫자인 것 같지만 여러 도시에서 연속적으로 공연을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큰 공연장이 필요하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당연히 이날 표는 매진되었습니다.

오프닝 밴드로는 Red Moon Architect라는 자국 핀란드의 둠 메탈 밴드가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메탈 아카이브 등에는 멜로딕 데스/둠 메탈로 소개되어 있지만 이날 공연한 곡들은 데스 둠이나 퓨너럴 둠에 가까운 스타일을 보여주었습니다. 둠 메탈 계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남성 그로울링 보컬+여성 클린 보컬 조합을 사용하는 밴드이고, 장르 특성상 테크닉적 면모보다는 위압적인 분위기 위주의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공연 자체는 꽤나 좋은 인상을 남겨 주었고, 진중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진지한 퍼포먼스도 볼만했습니다. 헌데 공연 이후 멤버들이 스스로 주섬주섬 무대를 정리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여져서 다소 짠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왕이면 커튼이라도 설치해 주지...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어쨌거나 오후 10시 무렵에 드디어 Insomnium의 본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신작 Heart Like a Grave의 마지막 곡 Karelia의 앞부분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고, 곧이어 Valediction으로 본격적인 공연이 개시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공연 라인업이 세 명의 기타리스트가 모두 참여한 완전체 라인업이었다는 점입니다.
이전에 작성한 Heart Like a Grave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기타리스트 Ville Friman의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최근 Insomnium은 그를 제외하고 Markus Vanhala와 Jani Liimatainen두 명으로 투어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이번 공연은 아무래도 자국 핀란드에서 하는 공연이다 보니 세 명의 기타리스트가 모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연하게도 완전체 라인업을 볼 수 있었던 저로서는 큰 행운이었고, 또한 3기타로 라이브를 진행한다고 해서 조금도 난잡해지거나 하지 않는 깔끔함을 보여주며 역시나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셋리스트는 대략 절반 가량이 지난 신보 수록곡이었고, 나머지 곡들은 3~6집의 킬링 트랙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먼저 보컬/베이스를 맡고 있는 Niilo Sevänen은 이미 잘 알려진 명성을 증명하듯 스튜디오 버전에 일치하는 수준의 깔끔한 보컬 실력을 보여주었고, Markus와 Jani의 클린 보컬 듀오 역시 매력적이었습니다.

기타 솔로는 대부분 Markus Vanhala가 담당했고, 이제는 어엿한 Insomnium의 핵심 멤버로서 현란한 애드립과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더해진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새 멤버 Jani Liimatainen와의 우정을 과시하는 듯한 재미있는 제스처 역시 기억에 남았습니다.

다른 멤버들 역시 음악의 진지한 테마에 비해 다들 웃음기를 띄고 무대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어 더욱 보는 맛을 더해주었던 것 같네요.

모든 곡들이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곡들은 스튜디오 버전의 에픽한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낸 Pale Morning Star, 거친 면모가 부각되는 Ephemeral, 그리고 The Killjoy나 Into the Woods와 같은 이전 앨범들의 명곡들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또한 앙코르 무대의 The Primeval Dark과 이어지는 While We Sleep,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Heart Like a Grave와 다시 한번 등장해 공연을 마무리한 Karelia 아웃트로는 그야말로 완벽한 구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안 그래도 못 하는 것 하나 없는 Insomnium의 완벽에 가까운 면모를 입증해준 아주 훌륭한 공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아직도 깊은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네요.

여담으론 이번 공연이 지금까지 본 모든 메탈 공연중에서 가장 '얌전했던' 공연이었습니다. 보통 공연 한 번 가면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정신이 없는 경우도 많은데 이번엔 딱 한 두번 정도를 제외하고는 미는 느낌조차 느끼지 못했을 정도로 평화로운(?) 관객석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공연장에 여성팬 비중이 높았네요. 제가 있던 펜스에서는 저 포함 서너 명 정도를 제외하곤 전부 여성 관객이었을 정도로 생각보다 여성 관객이 많았습니다.

어쨌거나 정말 만족스러웠던 공연이었습니다. 다음에는 한국에서 볼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Share on Facebook
Share on Twitter
Post   list
File :
n6302r4540.jpg  (141 KB)    download :  0
n6303r97493.jpg  (167 KB)    download :  0
n6304r50449.jpg  (121 KB)    download :  0
n6305r82324.jpg  (167 KB)    download :  0
n6306r13019.jpg  (146 KB)    download :  0
n6307r15985.jpg  (195 KB)    download :  0
level 14 XENO     2020-02-17 02:33
크으 인섬니움 공연 정말 보고 싶습니다. ㅠㅠ
level 15 MMSA     2020-02-17 18:05
언젠가 한번 꼭 내한해줬으면 좋겠네요
level 12 제주순둥이     2020-02-17 03:10
같은 밴드라도 핀란드에서 공연을 보면 뭔가 느낌이 되게 색다를 것 같습니다. 인섬니움 음악 특성상 뭔가 모슁같은 거 하기도 애매해서 진중하게 관람하게도 될 것 같구요 ㅎㅎ 부럽습니다.
level 15 MMSA     2020-02-17 18:05
네 관객석 분위기가 생각보다 훨씬 얌전했네요ㅋㅋ
level 10 마르코     2020-02-17 12:47
살면서 핀란드 한번은 가보고 싶은데..ㅠ 부럽습니다!
level 15 MMSA     2020-02-17 18:07
앞으로는 평생 올 일이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공연 즐기다 가려고 합니다~
level 8 또니지     2020-02-17 18:29
진심 부럽습니다~~~~ ㅎㅎ
많은 공연 행복하게 즐기다 건강하게 오십시요~~~
level 15 MMSA     2020-02-18 00:06
감사합니다!!
level 14 녹터노스     2020-02-17 18:57
인섬니움 제발 한번 보고 싶네요 ㅜ
한국 내한은.. 힘들겠지요? 부럽습니다~
level 15 MMSA     2020-02-18 00:07
Omnium Gatherum처럼 좀 왔으면 좋겠네요
NumberTitleNameDateHits
Notice타인의 평가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level 21 Eagles2012-07-2719372
Notice앨범 평가 시 평작을 70점으로 설정해 주세요.level 21 Eagles2009-09-1128503
Notice게시판 안내입니다.level 21 Eagles2004-01-1929178
32223Himmelkraft(토니 카코) - Paika [1]level 6 Petrichor1 h ago30
32222워메탈 밴드,대거 내한. [2]  level 1 Meio1 h ago88
32221티셔츠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3]  level 1 브라우니5 h ago118
32220린치 몹 최근 라이브 영상 [4]level 15 metalnrock9 h ago98
32219건즈앤로지스 내한할거같은데 [4]level 2 ihsahnn12 h ago302
32218W.E.T. 신곡 나왔네요. [1]level 16 나의 평화16 h ago104
32217steve vai가 친 게임 음악level 15 metalnrock23 h ago102
32216끝없는 눈이나 비나.. [6]level 18 Evil Dead2025-01-31256
32215인공지능 음악 대박이네요. [3]level 14 b1tc0!nguЯu2025-01-31327
32214미탈리카 [5]  level 5 Erzsebet Bathory2025-01-30379
32213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그러는데 도와주세요ㅜㅜ [3]level 1 브라우니2025-01-30335
32212연휴 마지막? 곡 [4]level 18 Evil Dead2025-01-30172
32211Xenoyr(Ne Obliviscaris) 탈퇴소식. [2]level 12 Azle2025-01-29259
32210Morbid Angel 1집과 크툴루 신화 [5]level 18 Evil Dead2025-01-29268
32209Heavenly 신곡 나온 줄 알았는데 [6]  level 1 shushu2025-01-29287
32208계급장 다는 방법 좀... [6]level 1 브라우니2025-01-29335
32207Pest Control 라이브 [2]level 18 Evil Dead2025-01-29135
32206머틀리크루 숨겨진? 명곡 [5]level 3 sojuoneshot2025-01-28364
32205아 바이닐.. [14]  level 18 Evil Dead2025-01-27471
32204중고로도 못구하는 블랙메탈 앨범 [2]  level 18 The DEAD2025-01-27484
32203[재발매LP] wildside, hardline ~ [4]level 3 matallica2025-01-27186
32202cradle of filth 25년 3월 예정작 중 두 곡은 나왔네요 [8]level 15 metalnrock2025-01-27262
32201요즘 Rym 에서 펑크를.. [4]level 18 Evil Dead2025-01-27220
32200최근 제프 루미스의 앨범에 관심이갑니다 [2]level 4 jun1635162025-01-27271
32199TESTAMENT [6]level 3 sojuoneshot2025-01-26419
32198도프레코드 방문. [9]  level 18 Evil Dead2025-01-26747
32197리카의 메탈음악 방송 60회차 업로드 되었습니다. (1월 25일) [4]level 6 Lica2025-01-26102
32196Metal A to Z: [O]nmoyuza [4]level 10 제츠에이2025-01-25185
32195Zornlevel 18 Evil Dead2025-01-25138
32194올드스쿨 데스메탈.. [18]  level 13 GFFF2025-01-25483
32193whitesnake 지금까지 모은 앨범들 [27]  level 15 metalnrock2025-01-25381
32192R.I.P - John Sykes [8]  level 15 meskwar2025-01-25293
32191Dark Tranquility 공연 매진이네요. [11]  level 11 bogny2025-01-25642
32190Yellowcake 사운드에level 18 Evil Dead2025-01-25110
32189설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9]  level 11 D.C.Cooper2025-01-24287
32188루카 형님은 뭘하고 있을까요?? [4]level 16 나의 평화2025-01-24343
32187새해 첫 구매 입니다 [15]  level 16 MasterChef2025-01-24411
   
Info / Statistics
Artists : 48,466
Reviews : 10,579
Albums : 174,743
Lyrics : 218,759
Memo Box
view all
서태지 2025-01-28 16:15
저도 날씨빨로 블랙메탈을...ㅋㅋ 진짜 오랜간만에 Nargaroth - Black Metal Ist Krieg 듣고 있어요!
jun163516 2025-01-28 09:47
눈이 엄청나게 내렸습니다 그런지 블랙메탈을 듣습니다 다들 즐거운 명절되시고 안전운전하십시오
앤더스 2025-01-26 10:55
즐거운 설명절 되세요 ^^
metalnrock 2025-01-21 19:37
구입 못했네요 ㅎㅎ
파란광대 2025-01-20 20:19
닭탱 내한이 그새 매진됐네요 아주 기대가 됩니다
gusco1975 2025-01-01 09:32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앤더스 2024-12-30 20:02
2024년도 한해 고생하셨습니다. 연말 잘 마무리 되시길요!
gusco1975 2024-12-30 11:31
2024년 마지막까지...
버진아씨 2024-12-29 18:26
와.... 이게 뭔 일이래요... 올 해는 정말이지;; ㅠㅠ
Evil Dead 2024-12-28 11:08
Sepultura 개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