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leno Review
June 12, 2019
전작 King이 발매된 직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밴드와 함께 했던 두 기타리스트가 밴드를 나가버리고 프란체스코 파올리는 별 수 없이 드럼과 기타, 보컬을 모두 책임져야 할 상황에 놓였다. 보통 같으면 밴드가 공중분해되거나 장기간 휴식기에 접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파올리는 1집 때도 기타와 보컬을 담당했던 주축 멤버인 만큼 이 상황을 본인의 역량으로 극복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1집 때의 Fleshgod Apocalypse와 지금의 Fleshgod Apocalypse는 분명히 음악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기에 그가 다시 기타를 잡고 어떤 음악을 선보일 지 상당히 궁금했는데, 그 결과물은 정말 경이로운 수준이다.
밴드의 색깔은 여전히 '오케스트라가 가미된 멜로딕 데스 메탈'이다. 하지만 전작들과 비교하면 한 가지 확연히 달라진 부분이 있다. 음악의 촛점이 '오케스트라가 가미된'에서 '멜로딕 데스 메탈'로 옮겨졌다는 점이다. Agony와 Labyrinth에서 오케스트라의 영역을 대폭 확대시키며 약간은 난잡하다는 평을 받은 부분이 King에서는 상당 부분 많이 고쳐지긴 했지만 앨범 컨셉 때문인지 여전히 웅장한 스케일에 더 촛점이 맞춰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본작은 여러 부분에서 King의 연장선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메탈 본연의 느낌을 더 살리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특히 이전 작품들에서 문제점으로 지목했던 '리프가 구리다'는 부분은 Carnivorous Lamb와 Sugar만 들어도 상당히 많은 발전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오케스트레이션을 빼고 생각하더라도 타이트하면서도 섬세하게 짜여진 리프만으로도 충분히 귀가 즐거운 앨범이라는 점이다. Oracles의 테크니컬하면서도 다이나믹했던 리프가 파올리의 손에서 탄생했다는 걸 생각하면 과연 이 발전은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초창기의 비교적 원초적인 데스메탈에 가까운 모습으로 회귀한 것은 절대 아니다. 밴드는 이미 멜로딕 데스 메탈로 노선을 틀었고 이에 맞게 멜로디에 촛점을 맞춘 트랙들도 상당히 수준 높게 구현되어 있다. 종합선물세트 격인 Sugar는 물론이고 Worship and Forget, Pissing on the Score 등의 트랙은 Fleshgod Apocalypse 특유의 중세스런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수려하고 캐치한 멜로디를 자랑하며 가볍게 들어도 충분히 좋은 트랙들이다. 반대로 Monnalisa나 Absinthe같은 경우에는 무겁고 화려하며 서정적인 분위기를 통해 앨범의 중심을 잡는 트랙이라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흔히 이야기하는 '멜로딕 데스 메탈'이라기 보단 '멜로딕한 데스 메탈'에 더 가까운 느낌이긴 하나 어쨌든 그 특징만큼은 제대로 살린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아쉬움 점도 있기는 하다. The Day We'll Be Gone은 전작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쳐줬던 베로니카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트랙이지만 굳이 하쉬 보컬을 끼얹었어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트랙이고, Embrace the Oblivion 역시 전작의 Syphilis에 비해선 임팩트가 약한 것 같아서 살짝 아쉬웠다. 끝부분의 서정적인 멜로디는 인상적이고 여운을 남기기에도 충분하긴 하나 조금 더 힘이 들어간 트랙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니면 차라리 10분이 넘어가는 대곡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트랙이다. 한 번쯤은 이들 특유의 웅장함과 멜로딕함, 그리고 파괴력을 오랫동안 느낄 수 있는 곡을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5개의 정규앨범을 거쳐오면서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많은 변화를 거쳐온 Fleshgod Apocalypse이다. 전작이 변화의 종착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본작을 통해 이들은 약간의 변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밴드의 구성이 불안정한 상태인 만큼 다음 앨범 역시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Oracles에서 Agony로 넘어갈 때 만큼의 급작스런 노선 변경이 아니라면 아마도 그 변화는 또 한 번의 진보를 이뤄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앞으로의 앨범이 더욱 기대된다는 말을 8년이 지난 지금도 할 수 있는 이유는 아마 이러한 믿음 때문이 아닐까?
밴드의 색깔은 여전히 '오케스트라가 가미된 멜로딕 데스 메탈'이다. 하지만 전작들과 비교하면 한 가지 확연히 달라진 부분이 있다. 음악의 촛점이 '오케스트라가 가미된'에서 '멜로딕 데스 메탈'로 옮겨졌다는 점이다. Agony와 Labyrinth에서 오케스트라의 영역을 대폭 확대시키며 약간은 난잡하다는 평을 받은 부분이 King에서는 상당 부분 많이 고쳐지긴 했지만 앨범 컨셉 때문인지 여전히 웅장한 스케일에 더 촛점이 맞춰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본작은 여러 부분에서 King의 연장선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메탈 본연의 느낌을 더 살리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특히 이전 작품들에서 문제점으로 지목했던 '리프가 구리다'는 부분은 Carnivorous Lamb와 Sugar만 들어도 상당히 많은 발전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오케스트레이션을 빼고 생각하더라도 타이트하면서도 섬세하게 짜여진 리프만으로도 충분히 귀가 즐거운 앨범이라는 점이다. Oracles의 테크니컬하면서도 다이나믹했던 리프가 파올리의 손에서 탄생했다는 걸 생각하면 과연 이 발전은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초창기의 비교적 원초적인 데스메탈에 가까운 모습으로 회귀한 것은 절대 아니다. 밴드는 이미 멜로딕 데스 메탈로 노선을 틀었고 이에 맞게 멜로디에 촛점을 맞춘 트랙들도 상당히 수준 높게 구현되어 있다. 종합선물세트 격인 Sugar는 물론이고 Worship and Forget, Pissing on the Score 등의 트랙은 Fleshgod Apocalypse 특유의 중세스런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수려하고 캐치한 멜로디를 자랑하며 가볍게 들어도 충분히 좋은 트랙들이다. 반대로 Monnalisa나 Absinthe같은 경우에는 무겁고 화려하며 서정적인 분위기를 통해 앨범의 중심을 잡는 트랙이라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흔히 이야기하는 '멜로딕 데스 메탈'이라기 보단 '멜로딕한 데스 메탈'에 더 가까운 느낌이긴 하나 어쨌든 그 특징만큼은 제대로 살린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아쉬움 점도 있기는 하다. The Day We'll Be Gone은 전작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쳐줬던 베로니카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트랙이지만 굳이 하쉬 보컬을 끼얹었어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트랙이고, Embrace the Oblivion 역시 전작의 Syphilis에 비해선 임팩트가 약한 것 같아서 살짝 아쉬웠다. 끝부분의 서정적인 멜로디는 인상적이고 여운을 남기기에도 충분하긴 하나 조금 더 힘이 들어간 트랙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니면 차라리 10분이 넘어가는 대곡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트랙이다. 한 번쯤은 이들 특유의 웅장함과 멜로딕함, 그리고 파괴력을 오랫동안 느낄 수 있는 곡을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5개의 정규앨범을 거쳐오면서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많은 변화를 거쳐온 Fleshgod Apocalypse이다. 전작이 변화의 종착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본작을 통해 이들은 약간의 변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밴드의 구성이 불안정한 상태인 만큼 다음 앨범 역시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Oracles에서 Agony로 넘어갈 때 만큼의 급작스런 노선 변경이 아니라면 아마도 그 변화는 또 한 번의 진보를 이뤄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앞으로의 앨범이 더욱 기대된다는 말을 8년이 지난 지금도 할 수 있는 이유는 아마 이러한 믿음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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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video | ||
---|---|---|---|---|---|
1. | Fury | 4:38 | 93.3 | 6 | Audio |
2. | Carnivorous Lamb | 4:39 | 92 | 5 | Lyric Video |
3. | Sugar | 4:17 | 94.4 | 8 | Music Video Music Video |
4. | The Praying Mantis' Strategy | 1:04 | 83.8 | 4 | |
5. | Monnalisa | 5:24 | 88.6 | 7 | Music Video |
6. | Worship and Forget | 4:32 | 90.7 | 7 | Music Video |
7. | Absinthe | 6:09 | 90 | 5 | |
8. | Pissing on the Score | 4:30 | 93 | 5 | |
9. | The Day We'll Be Gone | 5:58 | 91 | 5 | |
10. | Embrace the Oblivion | 7:50 | 89 | 5 | |
11. | Veleno | 2:42 | 87.5 | 4 | |
12. | Reise, Reise (Rammstein cover) (bonus track) | 4:42 | 94 | 5 | Audio |
13. | The Forsaking (Nocturnal Version) (bonus track) | 6:00 | 86.3 | 4 |
Line-up (members)
- Francesco Paoli : Vocals, Guitars, Drums, Music, Lyrics
- Paolo Rossi : Bass, Clean Vocals
- Francesco Ferrini : Piano, Music
17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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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retina 100/100
Jun 12, 2019 Likes : 16
전작 King이 발매된 직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밴드와 함께 했던 두 기타리스트가 밴드를 나가버리고 프란체스코 파올리는 별 수 없이 드럼과 기타, 보컬을 모두 책임져야 할 상황에 놓였다. 보통 같으면 밴드가 공중분해되거나 장기간 휴식기에 접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파...
kurtkobain 70/100
Nov 27, 2019 Likes : 11
어디까지나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이후엔 오직 필자의 편의를 위해 경어체로 작성합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사견으론 어디까지나 '현시점'에선 익스트림 계열을 선호하는 메탈헤드와 힙스터는 사실 상당히 큰 공통점을 가지고있다. 결코 대중적이지 않은 음악을 탐닉한다는, 소... Read More
NC Duality 100/100
Jul 8, 2016 Likes : 5
이탈리아의 심포닉 데스메탈를 대표할만한 Fleshgod Apocalypse 의 신보이다.
원래는 1집 Oracles에서부터 시작된 무자비하게 공격적으로 나오는 테크니컬 데스메탈속의 클레시컬한 오케스트레이션의 조합을 만들어냄으로써 상당히 화재가 되었던 밴드였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2집 Agony 부터 테... Read More
Mafia Review (2010) [EP]
Zyklus 84/100
Aug 20, 2010 Likes : 2
2009년 데뷔작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데쓰메탈팬들의 환호를 받았던 Fleshgod Apocalypse 가 돌아왔다. 전작에 못지않은 파괴력과 클래시컬함을 겸비한 것은 기본이고, 특이한 점은 전작에선 볼 수 없었던 클린보컬의 등장인데 (Thru Our Scars 와 Conspiracy Of Silence), 다소 멜로디가 곁들여진 흡... Read More
TheBerzerker 65/100
Jan 12, 2014 Likes : 1
쭉 한번 플레이 해보고 처음 받았던 느낌은 와 ㅁㅊ다 ㅁㅊ어 였다. 드럼이 시종일관 작살나는 테크닉을 선보인다. 본래 Fleshgod Apocalypse가 보여줬던 음악, 즉 1집에서 들려줬던 Technical Death Metal 느낌에서 조금 더 웅장해지고 심포닉해진 느낌을 주는 사운드로 바뀌었는데 보통 밴드가 스타일... Read More
NC Duality 100/100
Dec 29, 2013 Likes : 1
독특한 장르로 수많은 메탈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신 이탈리아 출신 심포닉 테크니컬 데스메탈밴드입니다.
1집은 그저 피아노만 추가된 테크니컬 데스메탈 같은 느낌을 주었지만, 2집부터 본격적으로 오케스트레이션이 대폭 도입되여 과격함속에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그리고 2... Read More
NC Duality 95/100
Dec 29, 2013 Likes : 1
이탈리아출신 심포닉 테크니컬 데스메탈밴드입니다.
'심포닉 테크니컬 데스'라는 독특한 장르로 1집부터 많은 메탈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셨죠. (저두 그중에 하나)
하지만 1집은 개인적으로 피아노만 추가된 '테크니컬 데스메탈' 이라는 생각밖에 들이않았습니다만, 2집부터 본격적으로...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