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Review
November 19, 2023
[Symphony X를 닮고 싶었던 비르투오소의 결실 Completion of Urbanized Symphony X]
이탈리아에서 오소독스한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추구하는 밴드로는 1세대(페이츠 워닝, 워치타워)를 자양분으로 삼았던 엘드리치(Eldritch), 2세대(드림 시어터, 심포니 엑스)를 자양분으로 삼은 DGM이 있고, 나머지 프록/파워 밴드들은 파워 메탈 베이스에 프록의 작법을 얹은지라 노선이 살짝 다릅니다. DGM의 역사에 대해선 지난 앨범 리뷰에서 대략 언급했으니 생략하고, '테크니컬 비르투오소'의 면모를 가장 많이 간직한 이 밴드에 대한 애착만 다시 한 번 상기해봅니다.
현재에 이르러서도 DGM의 사운드의 뼈대는 Different Shape(2007), frAme(2009)에서 구축한 것에 비해 숲은 달라지지 않았고, 항상 나무가 어떤 색으로 변하는 가에 집중하게 되는데, 그러나 의외로 그 나무들이 많이 바뀌면, 숲의 인상까지도 바뀌기 마련입니다. 개인적으로 숲의 인상이 바뀌기 시작하는 지점이 전작 Tragic Seperation(2020)이라 생각되는데, 본작은 거기서 더 나아갔습니다.
현재 DGM의 사운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기타리스트는 심포니 엑스의 기타리스트 마이클 로미오(Michael Romeo)입니다. 마이클 로미오에 대한 '추종(?)'과 동경, 자기화의 단계는 9집 The Passage(2016)에서부터 표면화되기 시작하여(Dogma; 마이클 로미오가 피처링한 트랙.) 전작부터는 상당히 노골적인 면모로 나타나(Flesh and Blood, Turn Back Time) 이번 작품에서도 그 흐름은 계속됩니다. 개별 곡의 인상들이 많이 차별화되는 와중에도, 단 하나의 기제, 도입부만큼은 마이클 로미오식 헤비하고 날카로운 리프 메이킹을 가져간다는 공통점만은 반복되어, The Calling, Neruomancer 같은 트랙에서 두드러집니다.
한편으로는 남방 메탈의 산뜻한 분위기까지 간직하였는데, 이는 후기 드림 시어터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자기화의 다른 면모처럼 다가오기도 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도입부의 심포니 엑스식 헤비니스와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본 앨범에 대해서, 그리고 앨범의 한 트랙에 대해서 상당히 다양하고 드라마틱한 인상을 줍니다. frAme - momentum 시기의 자기 복제에 대한 비판이 무색하게, 이번 앨범의 트랙들은 상당히 개성 넘칩니다. 서슬퍼런 마이클 로미오 식 리프 메이킹(A)과, 미들에 힘을 줘 부드럽게 깐 리프 위에 키보드를 동원해 정 반대의 심상을 자아내는(B) 두 가지의 작법이 본 앨범 감상의 귀추이며, 이 두 가지 기제가 정반합을 이루며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앨범의 화두를 여는 Unravel the Sorrow는 앨범에서 가장 긴 트랙답게 제법 호흡을 요구하는 데, 곡이 전개되면서 헤비니스를 절감하고 키보드가 형성하는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보컬이 들어오며 점점 곡과 앨범으로 몰입하게 하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으며, 이후 전형적인 DGM식 트랙 To the Core를 지나면, 본 앨범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The Calling이 나오는데, 헤비하고 날카로운 도입부 뒤에 보컬 라인을 통해 점점 서정성이 첨가되더니 후렴에 이르러서는 드림 시어터 12집이 연상되는 반전된 분위기가 일품입니다.
Second Chance를 통해 다시 포스트 심포니 엑스 성향의 방점을 찍은 뒤, 다음 트랙 Find Your Way는 도입부에서 흡사 섀도우 갤러리(Shadow Gallery)를 연상케하는 아카펠라를 필두로, 헤비니스가 잠시 물러서고 밝고 희망찬 분위기로 환기시켜줍니다. B성향으로 분위기를 옮겨낸 가운데, 그 분위기를 스트라토바리우스를 연상시키는 박진감으로 풀어낸 Dominate 역시 스타일의 집대성이라 생각될만큼, 그야말로 육즙 터져나오는 텐션이 일품입니다. 개인적으로 3~6번 트랙이 앨범의 하이라이트라 생각됩니다.
7번 트랙 Eve는 연주곡으로, 이번엔 정반대로 존 페트루치(John Petrucci)를 연상케하는 사운드로, 차분한 템포 위에 점층적 전개로 앨범 감상에 있어서 휴식과 재도약을 준비시켜줍니다. DGM이 순수 연주곡을 트랙으로 실은 게 몇 곡 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그 중 최고라 할만 합니다. 이후 나머지 3개의 트랙은 더 긴장하고 들을 것 없이, 기존 DGM의 사운드와 이 앨범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분위기를 밸런스 있게 담으며 편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안배했습니다.
간만에 앨범 나와서 반가운 것도 있었지만, 두 번 세 번 들어야 비로소 개별 트랙이 하나하나씩 귀에 들어왔던 그 동안의 DGM에 비해, 이번엔 트랙 하나 거를 타선이 없을만큼, 나무도 숲도 첫 인상을 상당히 강하게 각인되었습니다. 그야말로 DGM 커리어 하이의 갱신이라 할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와 꽤나 만족스럽게 들었습니다.
Best Tracks - To the Core, The Calling, Find Your Way, Dominate
이탈리아에서 오소독스한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추구하는 밴드로는 1세대(페이츠 워닝, 워치타워)를 자양분으로 삼았던 엘드리치(Eldritch), 2세대(드림 시어터, 심포니 엑스)를 자양분으로 삼은 DGM이 있고, 나머지 프록/파워 밴드들은 파워 메탈 베이스에 프록의 작법을 얹은지라 노선이 살짝 다릅니다. DGM의 역사에 대해선 지난 앨범 리뷰에서 대략 언급했으니 생략하고, '테크니컬 비르투오소'의 면모를 가장 많이 간직한 이 밴드에 대한 애착만 다시 한 번 상기해봅니다.
현재에 이르러서도 DGM의 사운드의 뼈대는 Different Shape(2007), frAme(2009)에서 구축한 것에 비해 숲은 달라지지 않았고, 항상 나무가 어떤 색으로 변하는 가에 집중하게 되는데, 그러나 의외로 그 나무들이 많이 바뀌면, 숲의 인상까지도 바뀌기 마련입니다. 개인적으로 숲의 인상이 바뀌기 시작하는 지점이 전작 Tragic Seperation(2020)이라 생각되는데, 본작은 거기서 더 나아갔습니다.
현재 DGM의 사운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기타리스트는 심포니 엑스의 기타리스트 마이클 로미오(Michael Romeo)입니다. 마이클 로미오에 대한 '추종(?)'과 동경, 자기화의 단계는 9집 The Passage(2016)에서부터 표면화되기 시작하여(Dogma; 마이클 로미오가 피처링한 트랙.) 전작부터는 상당히 노골적인 면모로 나타나(Flesh and Blood, Turn Back Time) 이번 작품에서도 그 흐름은 계속됩니다. 개별 곡의 인상들이 많이 차별화되는 와중에도, 단 하나의 기제, 도입부만큼은 마이클 로미오식 헤비하고 날카로운 리프 메이킹을 가져간다는 공통점만은 반복되어, The Calling, Neruomancer 같은 트랙에서 두드러집니다.
한편으로는 남방 메탈의 산뜻한 분위기까지 간직하였는데, 이는 후기 드림 시어터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자기화의 다른 면모처럼 다가오기도 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도입부의 심포니 엑스식 헤비니스와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본 앨범에 대해서, 그리고 앨범의 한 트랙에 대해서 상당히 다양하고 드라마틱한 인상을 줍니다. frAme - momentum 시기의 자기 복제에 대한 비판이 무색하게, 이번 앨범의 트랙들은 상당히 개성 넘칩니다. 서슬퍼런 마이클 로미오 식 리프 메이킹(A)과, 미들에 힘을 줘 부드럽게 깐 리프 위에 키보드를 동원해 정 반대의 심상을 자아내는(B) 두 가지의 작법이 본 앨범 감상의 귀추이며, 이 두 가지 기제가 정반합을 이루며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앨범의 화두를 여는 Unravel the Sorrow는 앨범에서 가장 긴 트랙답게 제법 호흡을 요구하는 데, 곡이 전개되면서 헤비니스를 절감하고 키보드가 형성하는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보컬이 들어오며 점점 곡과 앨범으로 몰입하게 하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으며, 이후 전형적인 DGM식 트랙 To the Core를 지나면, 본 앨범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The Calling이 나오는데, 헤비하고 날카로운 도입부 뒤에 보컬 라인을 통해 점점 서정성이 첨가되더니 후렴에 이르러서는 드림 시어터 12집이 연상되는 반전된 분위기가 일품입니다.
Second Chance를 통해 다시 포스트 심포니 엑스 성향의 방점을 찍은 뒤, 다음 트랙 Find Your Way는 도입부에서 흡사 섀도우 갤러리(Shadow Gallery)를 연상케하는 아카펠라를 필두로, 헤비니스가 잠시 물러서고 밝고 희망찬 분위기로 환기시켜줍니다. B성향으로 분위기를 옮겨낸 가운데, 그 분위기를 스트라토바리우스를 연상시키는 박진감으로 풀어낸 Dominate 역시 스타일의 집대성이라 생각될만큼, 그야말로 육즙 터져나오는 텐션이 일품입니다. 개인적으로 3~6번 트랙이 앨범의 하이라이트라 생각됩니다.
7번 트랙 Eve는 연주곡으로, 이번엔 정반대로 존 페트루치(John Petrucci)를 연상케하는 사운드로, 차분한 템포 위에 점층적 전개로 앨범 감상에 있어서 휴식과 재도약을 준비시켜줍니다. DGM이 순수 연주곡을 트랙으로 실은 게 몇 곡 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그 중 최고라 할만 합니다. 이후 나머지 3개의 트랙은 더 긴장하고 들을 것 없이, 기존 DGM의 사운드와 이 앨범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분위기를 밸런스 있게 담으며 편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안배했습니다.
간만에 앨범 나와서 반가운 것도 있었지만, 두 번 세 번 들어야 비로소 개별 트랙이 하나하나씩 귀에 들어왔던 그 동안의 DGM에 비해, 이번엔 트랙 하나 거를 타선이 없을만큼, 나무도 숲도 첫 인상을 상당히 강하게 각인되었습니다. 그야말로 DGM 커리어 하이의 갱신이라 할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와 꽤나 만족스럽게 들었습니다.
Best Tracks - To the Core, The Calling, Find Your Way, Domin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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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video | ||
---|---|---|---|---|---|
1. | Unravel the Sorrow | 6:53 | 92.5 | 2 | Music Video |
2. | To the Core | 5:56 | 97.5 | 2 | Music Video |
3. | The Calling | 6:51 | 95 | 2 | Lyric Video |
4. | Second Chance | 5:36 | 92.5 | 2 | |
5. | Find Your Way | 5:24 | 92.5 | 2 | |
6. | Dominate | 5:13 | 92.5 | 2 | |
7. | Eve | 4:10 | 92.5 | 2 | |
8. | Journey to Nowhere | 6:07 | 92.5 | 2 | |
9. | Leave All Behind | 5:06 | 90 | 2 | |
10. | Neuromancer | 6:13 | 90 | 2 |
Line-up (members)
- Fabio Constantino : Drums
- Andrea Arcangeli : Bass
- Simone Mularoni : Guitars
- Emanuele Casali : Keyboards
- Mark Basile : Vocals
10,378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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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inGi 95/100
Oct 10, 2020 Likes : 14
DGM은 1994년부터 시작한 제법 경력 있는 밴드이지만, 밴드의 주도권을 쥔 멤버들이 세대 교체되듯 바뀌어나가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DGM은 사실 2000년대 밴드라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딱 10여년 전, 밴드 간판은 1985년에 내걸었지만, 굴러들어온 돌 티모 톨키가 밴드를 개조하여 1990년... Read More
Different Shapes Review (2007)
구르는 돌 80/100
Oct 3, 2020 Likes : 3
DGM을 주목받게 만들어준 수작 FrAme은 이들의 주목받지 못했던 과거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였다. 이 정도 실력있던 밴드가 여러 장의 앨범을 만들어낼 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사정이 궁금하여 FrAme의 전작인 Different Shapes를 들어봤다. FrAme과 거의 같은 프레임에서 제작된 앨범임을 확인했다. D... Read More
Passing Stages: Live in Milan and Atlanta Review (2017) [Live]
SamSinGi 95/100
Feb 23, 2020 Likes : 2
세대교체 완료 후 메이저로 등극한 DGM의 커리어를 결산하는 라이브 앨범으로, 밀라노의 공연은 The Passage의 수록곡을, 애틀란타의 공연은 frAme과 Momentum 앨범 수록곡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탈리아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강자답게 거의 완벽한 연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두가 각... Read More
FrAme Review (2009)
구르는 돌 80/100
Mar 6, 2012 Likes : 2
2009년 DGM은 갑작스럽게 주목받는 밴드가 되었다. 이 무명 밴드가 발표한 수작에 Progressive Metal 팬들은 호들갑스럽게 반응했다. 밴드에게 FrAme는 7번째 작품이건만 팬들은 갓 데뷔한 신인이 발표한 걸작을 대하는 태도로 이들을 환대했다. 그도 그럴게 DGM은 그동안 메탈 팬들의 시야에 들어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