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페 공연 후기
여자친구와 함께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여자친구는 메탈을 듣지 않는 친구라서 거의 반강제로 같이 갔습니다. 그런데 여자친구 덕분에 마지막에 엄청난 물건을 득템하게 되는데요. 공연후기 올려 보겠습니다.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네시 사십분쯤에 홍대 도착해서 티켓받고 매표소에서 파는물건을 (티셔츠, 공연 밴드 CD 등) 살펴본후 공연장에 들어갔습니다. Remnants of the Fallen의 공연이 한창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은 없더군요. Remnants of the Fallen의 공연이 끝나고 다섯시 조금 넘었을때는 인원이 백명남짓 되어 보이더군요 사진 첨부 합니다.
공연장이 많이 크지 않음에도 자리가 많이 비어있는게 보입니다.
두번째로 Eye Of Voience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특별히 기억나는건 없었고 체력안배를 하느라 뒤쪽에 배치된 의자에서 여자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관람을 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공연이었던 Down Hell 부터는 본격적으로 공연을 보고 싶어서 앞으로 나갔습니다. 평소에 잘듣진 않았지만 꽤나 유명한 팀이기에 펜스앞까지 가서 몸을 풀겸 뛰면서 재밌게 봤습니다. 공연중 보컬분의 마이크 스탠드가 넘어지는걸 놓쳐서 마이크가 꺼진게 기억나네요. 중간중간에 관객으로 오신분과 주거니 받거니 얘기도 했는데 상당히 웃겼습니다. 그리고 보다보니 보컬분은 Dark Tranquillity 티셔츠를, 새로 들어왔다고 소개해주신 여자 베이스 분은 Arch Enemy 티셔츠를 입고 있었던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다운헬의 공연은 지나갔는데 이들의 마지막곡은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제목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시는분은 좀 가르주시길) 그 이후에 공연을 보다가 중간에 나가서 떡볶이를 먹고 왔는데 들어오니까 죄송하게도 Ninesin의 공연이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Silent Eye의 공연때는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서 Silent Eye가 연주해주는 공연을 들으면서 똥을 쌌습니다. 현란한 Silent Eye의 키보드 멜로디에 맞춰서 똥을싸는 신기한 경험도 가지고 오게 됐네요. 후에 홀가분한 몸과 마음으로 Oathean의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끝으로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Dark Tranquillity. 가까이에서 보고싶은 마음에 여자친구와 맨앞 두세번째줄 오른쪽쯤에서 봤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자리잡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아홉시가 되자마자 칼같이 공연의 막이 올라가고 이때부터 공연장은 폭발하게 되는데 모두 반쯤 미쳐 있었던것 같습니다.
Dark Tranquillity의 공연으로 들어가보면 셋리스트가
1.Terminus (Where Death Is Most Alive)
2.In My Absence
3.The Treason Wall
4.Lost to Apathy
5.The Wonders at Your Feet
6.The Mundane and the Magic
7.Monochromatic Stains
8.The Sun Fired Blanks
9.ThereIn
10.Punish My Heaven
11.Iridium
12.Zero Distance
13.Icipher
14.Dream Oblivion
15.Misery's Crown
16.Final Resistance
17.The Fatalist
이 순서였던것 같은데 정확하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들만 쏙쏙 뽑아서 리스트를 만든것 같은 이번 공연은 정말 초대박 이었습니다. Terminus (Where Death Is Most Alive)를 시작으로 제가 거의 앞쪽에 있었는데 뒷쪽은 어땠는지 몰라도 제가있던 앞쪽 부분에서는 거의 전곡 멜로디가 터져나올때 마다 워워워로 따라부르며 공연을 채웠고 데미지던 앨범 곡 들은 거의 떼창 수준이었습니다. Monochromatic Stains나 Misery's Crown이 나왔을때는 반쯤 미쳐있어서 소리지르면서 싱얼롱했던 기억뿐이고...
그리고 정말이지 미카엘 스탄네의 무대 매너는 최고였습니다. 공연내내 눈맞춰주고 손잡아주고 공연중 따듯한 미카엘의 손을 다섯번은 넘게 잡은거 같은데 (미카엘 손등에 털이 상당하더군요) 정말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공연중에 재밌었던건 파도타기로 어떤 외국인 여자가 무대쪽으로 옮겨 지니까 미카엘이 그 외국인 여자의 손을 잡아서 무대로 끌어 올렸는데 바로 미카엘한테 앵겨서 뽀뽀를 하더군요. 이 후에 뒤로 돌아 나가다가 무대에서 자빠져서 허우적 거리는걸 보고 많이 웃었습니다. (미카엘도 웃겼었는지 공연 중간에 다니엘 안톤손과 넘어진 여자에 대해 얘기하는것 같더군요) 그리고 어떤사람이 파도타기로 무대 올라가서 자꾸 생수 먹다 남은걸 주니까 미카엘이 끝까지 안받았던 기억도 나네요.
여튼 공연중에 몇몇 재밌는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것은 공연중에 간간히 파도타기로 관객이 무대 올라가서 태극기를 꽤나 자주 흔들었고 결국엔 미카엘도 태극기를 받아들고 흔들다가 태극기에 미카엘이 뽀뽀를 했던것도 기억이 납니다. 미카엘은 노래 한곡이 끝나면 드럼앞쪽에 가져다 놓은 캔맥주를 한모금씩 마시더군요. (공연이 끝날때쯤엔 서너캔정도 마신듯 보였음)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타리스트 마틴 헨릭손을 너무 좋아하는데 트레이드 마크였던 드레드 머리를 싹다 짜르고 삭발을 했더군요. 최근에 머리를 보니까 많이 빠지는것 처럼 보였는데, 그래서 짤랐는지는 몰라도 여튼 곰같고 푸근한 이미지는 여전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위치해 있던 자리가 공연장 오른쪽 이어서 공연내내 마틴을 계속 봤는데 신기하게 저와 눈을 계속 맞춰 주었고 미소를 보내 주더군요. 그리고 곡이 끝날 때마다 마틴이 저를 쳐다보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줬는데,(저 혼자만의 착각일수도 있음) 정말 너무나 사랑스러운 형님 이었습니다.
틈틈히 찍은 사진인데 (사진을 많이 올리고 싶어도 저주받은 사진찍는 실력에, 모두 흔들려서 안타깝게 형체를 알아볼수가 없습니다.) 디멘션 제로 에서 기타치다가 닭트랭 베이스로 넘어온 다니엘 안톤손과 삭발한 마틴 형님이 보이는군요. 그리고 팔찌를 찬 제 여자친구의 팔이 주인공 인것같은, 미카엘의 열정적인 공연모습 사진 입니다.
그리고 공연은 눈깜짝 할 사이에 Dark Tranquillity의 공식 라스트송 Final Resistance가 흘러 나왔습니다. 이때 정말 관객들 모두 열정적으로 마지막 혼을 불태우신듯 합니다. 곡이 끝날때 즈음 아 벌써 공연이 끝이구나 시간참 빨리간다 싶었는데 Final Resistance 를 부르고 나서 The Fatalist 를 정말 마지막으로 공연은 마무리 됩니다. The Fatalist 곡이 끝날무렵 미카엘은 관객한테 다이빙을 하게 되는데요, 제가 있는 반대방향으로 다이빙을 해서 아쉽게 미카엘의 몸을 탐해보진 못합니다. 공연은 이렇게 Dark Tranquillity와 관객 모두 하얗게 재가 되도록 태워졌고, 저또한 나름대로 좋은 자리에서 한시간 반동안 미친듯이 뛰고 흔들고 온몸에 땀이 흠뻑젖게 놀았던것 같습니다. 제 뒷쪽 그러니까 공연장 중간 부분에서는 슬램존이 만들어지고 서클핏도 만들고 모슁도 하고 난리도 아니었던것 같은데 여튼 제가 앞쪽에 있었기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공연이 끝난후 멤버들이 펜스 앞까지 내려와서 앞줄에 있는사람이랑 악수를 해줬는데 기타리스트 니클라스 선딘은 이미지 대로 악수는 안하고 그냥 손한번 삭훑고 가더군요 미카엘은 뭐 공연 내내 손을 너무 많이 잡았음에도 또 악수하고 (열번은 악수한듯) 베이스인 다니엘 안톤손도 친절하게 제손을 잡아주시고, 드러머인 안더스 지바르프도 역시 친절히 잡아주시고 그런데 키보드 치는 마틴 브랜스트름 요놈시키는 제가 그렇게 손을 뻗었는데 저는 안잡아 주더군요 그래서 억지로 손등을 마구 만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역시나 나의 마틴 헨릭손 형님은 (공연중에 계속 저와 아이컨택 했던게 저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었는지) 저와 손을 진짜로 오랬동안 서로 꽉잡고 있었는데요, 오른손으로는 제손을 잡은채로 왼손으로 다른 관객분들 에게는 악수를 짧게 짧게 해줬을 때 정말 너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여튼 니클라스 선딘 빼고 손은 모두 원없이 주물러 봤다는거.
그렇게 끝인사로 악수를 다하고나서 (여기서 부터 여자친구가 득템을 하게 됩니다.) 맴버들이랑 악수하고 정신없는데 갑자기 맴버들이 뭔가를 던지더군요. 자세히 보니까 자신들이 공연중에 썼었던 기타 피크랑 드럼 스틱을 선물로 던지고 있었습니다. 막 악수하고 정신없는데 던지니까 정말 미치겠더군요. 그런데 마침 제 앞쪽으로 안더스가 드럼 스틱을 던지길래, 와 저거 잡은사람 진짜 좋겠다 하면서 멍하게 있다가 문득 누가 드럼스틱을 잡았나 하고 보니까 놀랍게도 공연에 미쳐서 흔드느라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있었던 제 여자친구가 그 드럼스틱을 잡고 제 앞에서 좋아서 뛰고 있는게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뺐었습니다. 그리고 누가 던졌는지 정신이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는데(아마도 제기억엔 얼핏 다니엘이 던진것으로 기억 됩니다.) 바로 또 피크가 제 앞으로 날라오더군요, 그런데 사람들이 그걸 못잡고 놓쳐서 바닥으로 기타 피크가 떨어졌는데 모두가 그걸 줏을라고 자리에 앉아 바닥에 붙어서 피크를 찾는 진풍경이 연출 되기도 했는데요, 저는 누가 줍겠지하고 가만히 있다가 무심코 바닥을 보니까 저의 발 바로앞에 기타피크가 보이더군요. 빛보다 빠르고 레간자 보다 조용하게 낼름 줏었습니다. 막 바닥에 붙어서 피크를 찾으시던 분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텐데 괜히 죄송해 지네요. 어쨌든 이렇게 여자친구 덕에 결과적으로 Dark Tranquillity가 이번 공연에 사용했던 드럼 스틱과 기타 피크를(피크는 마틴이 쓰던거라고 생각하고 간직하려 합니다.) 극적으로 손에 넣게 됩니다.
이렇게 폭풍같은 공연이 끝나고 나서 저에게는 평생 행복했던 기억으로 간직될 Dark Tranquillity가 던져준 선물들과 함께 매표소에서 포스터를 하나 집어들고 공연장을 빠져나오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앞쪽에서 공연을 관람해서 음향이 뭉개지게 들렸던것만 아니었다면 제게는 최고의 공연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관객이 적었지만 관객분들 모두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열정적으로 놀았고, Dark Tranquillity 형님들의 무대 매너와(특별히 마틴) 공연 후에 얻게된 기념품 때문에도 너무나 기분좋고 꿈만같은 공연 이었습니다... 제일 기분좋은건 역시나 볼때 마다 이날의 추억을 되새겨줄 드럼 스틱과 기타 피크 입니다만, 어쨌든 다음에 이 형님들이 또 언제 다시 한국에 올지 모르겠지만 죽어도 다시 가겠습니다. 이날 못오신 분들도 다음에 함께 하길 기대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에서 얻게된 드럼스틱과 기타피크 그리고 티켓을 포스터 위에 올려놓고 찍은 사진을 끝으로 후기를 마칩니다.
*처음 후기 작성했을때 음향이 안좋았다고 언급한 부분 삭제합니다. 다른분 후기에 공연 녹음한걸 들어 보니 제가 있던 위치 탓인듯 합니다.
DemonRider 2012-04-01 06:46 | ||
집에 갈때 같이 엘베 탔던 분이시군요 드럼스틱 들고 여친하고 얘기하시던 ㅋ | ||
닭트랭 2012-04-01 07:10 | |||
저를 보셨군요 저도 분명히 DemonRider님을 뵈었을텐데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네요 반갑습니다 ㅋㅋㅋ | |||
랍할포드 2012-04-01 10:57 | ||
아..피크.. 부럽습니다..ㅜㅜ | ||
닭트랭 2012-04-01 15:44 | |||
너무 자랑만 해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부러워 해주시면 해주실수록 저는 더 뿌듯해 지네요 ㅋㅋㅋ | |||
Southern Kor 2012-04-01 13:09 | ||
ㅋㅋ후기 재밋네요 똥싸며 사일런트아이ㅋㅋㅋㅋㅋ 전 미카엘 다이빙할때 있었는데 우와 상당히 무겁더군요 ㅋㅋ | ||
닭트랭 2012-04-01 15:45 | |||
아 부럽습니다. 저도 미카엘이 다이빙하길레 어떻게 한번 밑에서 받쳐보려고 그쪽으로 이동하긴 했는데 결국 만져보지도 못했습니다. | |||
opeth_choi 2012-04-02 01:51 | |||
Roca 2012-04-02 14:46 | ||
아.. 이걸 못가다니.. 몰랐다니 내가 고자라니 진짜 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