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 In
Register
Free Board
Name :  level 5 snowbird
Date :  2024-02-12 00:57
Hits :  3635

Crimson Glory 재결성 소식

안녕하세요. 메탈킹덤에는 거의 12년만이네요.
나이 먹으면서 헤비메탈을 안 듣게 된 것은 아닌데 새로운 음악을 찾아 듣지는 않고 예전에 좋아했던 곡들만 자주 듣게 되더라구요.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에 정보를 찾으러 오는 경우도 뜸해지구요.

팝도 듣고 한국 노래도 듣고 클래식도 듣고, 헤비메탈이 제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그룹 단 하나를 꼽으라면 십 수 년째 여전히 Crimson Glory 입니다.
얼마나 좋아했냐면, 구할 수 있는 부틀렉은 전부 가지고 있었고 당시에 못 하던 영어로 공식 홈페이지나 Midnight 개인 페이지에서 열심히 질문도 하고, 밴드 멤버 주변인들과 메신저 친구 추가를 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주로 안 좋은...) 얘기들도 듣고 그랬습니다. Midnight 본인이 직접 해 준 얘기들도 대부분 기억납니다.

Heart of Steel 은 부르기 너무 어려워서 라이브에서 한 적이 없다
Transcendence 고음역은 가성으로 낸 거다
헤비메탈은 원래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다.
고음역에서는 롭 핼포드의 영향을 받았다. (몇 명 더 언급했는데 다 기억이 안 납니다 ㅠ)
Lost Reflection 은 친구 집에서 자다가 꿈 꾸고 나서 썼다. 보컬 녹음 원테이크였다.

이건 본인이 해 준 얘기였고

같은 학교에 다녔고 뒷자리에 앉아서 수업을 듣곤 했다.
처음 밴드에 가입할 때에는 자기가 고음역을 낼 수 있는 줄도 몰랐다.
평소에는 수줍음 많은 성격이었다.
2집 앨범에 있는 드럼은 드럼 셋이 망가져서 드럼 머신 프로그램으로 만든 거다

이건 다른 멤버들이 해 준 얘기입니다.
이외에 안 좋은 이야기들은 대부분 악랄하다기보다는 좀 철없는 행동 얘기였고요.
이걸 어떻게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지 저도 신기하네요.


해외에 여러 번 나갔다 오느라 컴퓨터가 계속 바뀌면서 음원은 거의 다 잃어버렸는데, 지금까지도 구할 길이 없는 Love Me, Kill Me 같은 짧은 미공개 트랙들이 너무 아쉽습니다. 아직도 멜로디는 다 기억이 나요 ㅠㅠ.
재정에 여유가 있을 나이가 아니었는데도 돈 많이 써서 희귀 앨범도 많이 샀었고 지금도 집 지하실 창고에 대부분 남아 있습니다. 인터넷이 워낙 좋아져서 음악을 들을 때 CD를 넣을 필요가 없다 보니 꺼내지는 않게 되네요.
2000년대 중반에 이베이에서 20~50만원 가량에 거래되던 M 앨범은 표지도 깨끗하게 잘 관리했으나 이제는 유튜브에서 언제든 들을 수 있네요..완전 손해...

2009년에 대학 그만두고 다시 수능 공부 하다가 Midnight이 위 출혈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슬퍼했던 기억도 나고, 2012년 늦은 나이에 군대에 간 해에 새 보컬 Todd La Torre 를 구해서 재결성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도 정말 설렜습니다. 이 때에는 리드 기타리스트 Jon Drenning이 마약 거래 혐의로 체포 후 투옥되고 붕 뜬 밴드에서 토드가 탈퇴해서 Queensryche 로 가 버리는 바람에 결국 데모 한 곡을 남기고 재결성이 무산되었었죠. 이번 재결성 후 인터뷰에서는 그냥 자연스럽게 밴드가 곡을 쓰는 데 나오지 않게 됐다고 말하던데 아는 사람들은 어차피 다 알고 있습니다 ㅋㅋ

그런데 얼마 전에 유튜브 추천 목록에 재결성 소식이 또 뜨길래 반가운 마음에 새로 생긴 홈페이지 찾아가서 음원도 사고 인터뷰도 찾아 들었으나...

원년 멤버 Jon Drenning은 역시나 빠지고, Infidel Rising 이라는 밴드의 Travis Wills 를 새 프론트맨으로 낙점했더라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K66dL16MVy0


보시다시피 그냥 특색 없는 모노톤 보컬리스트입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좀 미안한 감이 없잖아 있는데, 좋게 생각하고 좋게 말해주려고 해도 Crimson Glory라는 이름에 걸맞는 사람이 아니예요. 제 생각에는 차라리 밝은 분위기의 유럽 쪽 파워메탈이라면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저는 Astronomica 보컬이었던 Wade Black도 좋아하고, Todd 도 마음에 들었고 솔직히 그 자리에 개를 한 마리 앉혀도 일단 좋다고 지지할 골수 중 한 명인데 그래도 이 친구는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사실 팬들은 밴드에게 영광을 가져다 준 예전 보컬과 비슷한 사람을 원하고, 밴드는 그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혀 다른 스타일의 보컬을 찾는 것은 이 바닥에 굉장히 흔한 일이죠. 그렇지만 이번 일은 단순히 그런 맥락에서 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4번째 앨범의 Wade Black이나 JP의 Owens 는 스타일이 정말 달라서 그렇지 노래 참 개성있게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Travis Wills 는 농담 안 섞고 그냥 유튜브에 Power Metal 치고 아무 곡이나 무작위로 누르면 나올 것 같은 목소리입니다.


사실 밴드의 메인 송라이터는 Jon Drenning 이랑 베이시스트 Jeff Lords 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밴드 특유의 몽롱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는 터치라든지, 시적인 가사는 전부 Midnight 의 작품입니다. (Painted Skies 나 Lost Reflection이 Midnight이 쓴 곡입니다)
그런 것 치고 곡 자체는 잘 뽑혔다고 생각하지만 보컬 때문에 몰입이 안 되네요.
저를 포함한 많은 올드 팬들이 화난 이유 중 다른 하나는, 사실...

https://www.youtube.com/watch?v=9klXPBstCzI

https://www.youtube.com/watch?v=7k1se_UCAoM


이 친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커버곡은 대부분 찾아 들어보았고, 그 중에는 Yannis Papadopulos 가 부른 Masque of the Red Death 같이 마음에 드는 작품도 있었지만 사실 '와, 진짜 잘 하는데' 라는 생각은 이 사람이 부른 노래를 듣고 20년 만에 처음 해 봤습니다.
AI를 이용해서 커버곡을 만들어 보면 유명한 보컬 대부분을 제법 비슷하게 흉내내는데 Midnight은 어떻게 훈련을 시켜도 비슷하게 뽑히지 않더라고요. 아마 가수를 특정짓는 부분이 보컬 톤이 아니라 마치 연극을 하는 것처럼 노래에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련 직종 종사자분이 공을 들이면 좀 비슷하게 나올 수 있을까요?

실제로 밴드 멤버들이 이 사람의 목소리에 영감을 얻어서 같이 곡도 썼지만 곡을 쓰는 데 있어서 견해 차이로 결국 갈라서기로 했다고 합니다. 현재 트리뷰트 앨범인 Transcended 를 작업중이라는데, 공개한 샘플 보면 직접 쓴 곡들도 있는 것 같아서 더 기대가 됩니다. 아마 저처럼 옛날 앨범을 그리워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이 쪽이 본체 같으실 수도 있어요.

세월이 많이 지났어도 팬덤의 충성도가 꽤 탄탄한 밴드라서 아직 좋아하는 분들도 조금 계실 것 같은데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
Share on Facebook
Share on Twitter
Post   list
level 18 이준기     2024-02-12 06:15
정보 감사합니다 ^^ 찐팬이시네오
level 6 zmbie     2024-02-12 11:14
너무나도 귀중한 정보네요
앞으로도 밴드내 비하인드 스토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level 10 ggerubum     2024-02-12 11:42
그런데 곡 자체는 전성게 때 크림슨글로리가 뽝 느껴지는데요!?! 전주 들을 때 뽝 설레고 중간에 어쿠스틱 필도 뽝 그 때 그 느낌이네요. 말씀하신대로 보컬은 아쉽습니다 ㅠㅜ 하지만 충분히 기대됩니다 ^^ 좋은 정보 너무나 감사합니다~
level 5 snowbird     2024-02-12 19:01
예 저도 곡 자체는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토드 끼고 Garden of Shadows 했을 때보다 훨씬 마음에 들어요.
그래서 더욱 아쉽습니다 ㅠㅠ 완벽한 사람이 있는데 왜...
level 15 metalnrock     2024-02-12 11:48
곡을 쓰는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성기 때의 폼이 작곡에 나타나야 할텐데 말이죠. 토드 라 토레 같은 보컬 다시 구할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level 14 쇽흐     2024-02-12 12:56
저도 여전히 Crimson glory 너무나 좋아합니다만, 예전의 영광을 찾긴 쉽지 않다 생각합니다. 토드가 보컬일때 뭐 하나 했어야하는데 너무 큰 기회를 놓쳤어요.
level 5 snowbird     2024-02-12 19:03
Mystique 이 커버 샘플 두 곡을 공개했는데 톤은 조금 달라도 노래를 부르는 방식이 소름끼치게 똑같습니다.
토드도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는데 미스틱은 미드나잇이 환생한 것 같아요.
새 보컬이 토드 정도만 되었어도 '그래 뭐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지' 했겠는데 이건... ㅠㅠ
level 6 고무오리     2024-02-12 22:15
미드나잇 같은 보컬이 흔치 않겠죠 아쉽네요
level 14 B1N4RYSUNSET     2024-02-12 23:13
얼마나 별로인가 들어봤는데 나쁘지 않은데요? 라이브만 탄탄하게 한다면 괜찮을것 같습니다.
level 19 앤더스     2024-02-13 17:19
전설적인 그룹의 귀환이네요. ㄷㄷ
level 5 florida2107     2024-02-16 02:27
음 일단 노래는 확실히 좋네요 ㅎㅎㅎ
근데 확실히 보컬이 거의 7할은 먹고 들어갔던 크림슨 글로리였다보니 들으면서 저도 살짝 어느 부분에서 팬들이 아쉬워한건지는 대충 이해가 가는것도 있어요
level 5 snowbird
  Crimson Glory 재결성 소식 [11]
2024-02-12
3636
2014-10-04
5176
NumberTitleNameDateHits
Notice타인의 평가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level 21 Eagles2012-07-2719112
Notice앨범 평가 시 평작을 70점으로 설정해 주세요.level 21 Eagles2009-09-1128266
Notice게시판 안내입니다.level 21 Eagles2004-01-1928935
31950Jinjer가 한국 오네요 [3]  level 12 Azle5 h ago96
31949헬로윈 - save us [1]level 1 megatd8 h ago85
31948아 앨범들이.. [7]  level 18 Evil Dead13 h ago246
3194730명의 기타리스트를 한곡에 담기 [3]level 1 megatd20 h ago167
31946Power trip 나머지 멤버들이 만든밴드 [7]level 2 sojuoneshot2024-11-20324
31945첫 글이네요!! 가입인사 드려요 (좋아하는 앨범들 추가) [23]  level 1 r_r_r_r2024-11-20424
3194411월 비오면.. [4]level 18 Evil Dead2024-11-20200
31943옛 라이선스 lp들. [11]  level 20 똘복이2024-11-20315
31942시니스터 내한공연 공지 안내 드립니다! [3]  level 5 GORECA2024-11-19397
31941이앨범 구입할수 있는 방법을 [13]level 18 Evil Dead2024-11-19501
31940저도 앨범(아티스트) 하나만 찾아주세요 ㅜㅜ 파워메탈계열 [18]level 13 MelodicHeaven2024-11-19518
31939Sabbat 듣네요 [7]level 18 Evil Dead2024-11-19214
31938Faüstlevel 18 Evil Dead2024-11-19104
31937키보디스트의 조용한 피아노 솔로앨범 추천 부탁드립니다. [5]level 11 KingOfMelody2024-11-19210
31936Arch Enemy - blood in the water [1]level 1 megatd2024-11-19186
31935Veilburner [2]level 18 Evil Dead2024-11-18181
31934오늘 스래시메탈 뭐듣나 [15]level 18 Evil Dead2024-11-18365
31933남은 4일(화~금)동안 건투를 빕니다! [2]level 13 AlternativeMetal2024-11-18278
31932백사 - crying in the Rain [6]level 1 megatd2024-11-18237
31931DT 40주년 투어 리스본 공연 다녀왔습니다. [5]  level 3 Mestalgia2024-11-18366
31930Deathcrush [2]level 18 Evil Dead2024-11-17254
31929어떤 노래를 4년째 찾고 있습니다level 1 mstxlla2024-11-17289
31928리카의 메탈음악 방송 52회차 업로드 되었습니다. (11월 16일) [2]level 5 Lica2024-11-17162
31927소돔 1집 리마버전을 [3]level 18 Evil Dead2024-11-16364
31926비메탈) 락밴드 Slot Machine 좋네요. [2]level 16 나의 평화2024-11-16213
31925MEGADETH - 입틀막 [3]level 1 megatd2024-11-16384
31924Scour 신곡 공개. (필립 안젤모) [3]level 16 나의 평화2024-11-16334
31923Inquisition 신보 가사에 대하여 [2]level 18 Evil Dead2024-11-16292
31922타이슨 [4]level 18 Evil Dead2024-11-16290
31921Sylvaine - Hellfest 2024 - ARTE Concert [4]level 15 metalnrock2024-11-16248
31920Tony Iommi & Xerjoff - Scent of Darklevel 15 metalnrock2024-11-16173
31919Sodom - The Crippler [5]level 18 Evil Dead2024-11-16229
31918고어그라인드 코어 live [2]level 2 sojuoneshot2024-11-15233
31917cancer 처음 들어보는데 앨범커버 원본을 찾아봤네요 [12]level 15 metalnrock2024-11-15352
31916칠레 데스래시 메탈 밴드 추천 [10]level 18 Evil Dead2024-11-15282
31915Cradle of Filth 의 명곡 [3]level 1 megatd2024-11-15296
31914요즘 다시 블랙메탈이 땡기는군요 [6]level 3 jun1635162024-11-15263
   
Info / Statistics
Artists : 47,258
Reviews : 10,430
Albums : 170,215
Lyrics : 218,137
Memo Box
view all
버진아씨 2024-11-22 02:44
오페스 신보 미쳤네요;; 미카엘은 그저 사랑입니다.
AlternativeMetal 2024-11-20 21:23
내복 든든히 입고! 두툼히 코트 걸치고! 목폴라 받쳐 입으시고!
Evil Dead 2024-11-18 18:16
글입력이?
gusco75 2024-11-18 09:08
날이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gusco75 2024-11-15 10:56
이상하게 오늘은 Dissection "Unhallowed" 땡기네요. 이런 날 조심해야는데...
똘복이 2024-11-14 21:10
Imprecation Imprecation Imprecation Imprecation Imprecation Imprecation
Evil Dead 2024-11-14 17:13
Slayer 좋아요~
소월랑 2024-11-14 11:37
비 오네요 November Rain 들어줘야겠습니다
악의꽃 2024-11-13 21:00
환율 속상하네요. :(
gusco75 2024-11-13 16:52
쪽지 기능도 있나보군요...사용을 안해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