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less Review
July 3, 2016
'꿈'이라는 소재는 당연스럽게 '몽환적'이라는 느낌을 떠올리게 해 준다.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신기한 일들, 혹은 자신이 바래왔거나 현실에선 일어나기 힘든 사건의 전개, 말 그대로 우리가 '꿈꿔왔던'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는 곳이 바로 꿈이다. 물론 몽환적인 느낌이 예술로 치환될 때에는 보통 정신나간 듯한 이미지나 마약, 환각제 같은 것들을 거하게 빤 다음에 만들어 낸 것 같은 작품들이 떠오를 때도 있지만 꿈 그 자체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그런 부류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자연스러운 쪽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꿈의 다른 측면을 생각해보자. 모든 꿈들이 언제나 몽환적인 이미지만을 연상시키는가? 어떤 꿈들은 너무나도 생생하게 뇌리에 박혀 꿈에서 깬 다음에도 잊을 수 없을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다. 심한 경우에는 어떤 이들에게 꿈과 현실의 착란을 일으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가능하지 못 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실 이런 유형의 소재는 한 두번 등장한 것이 아니긴 한데, 가장 대표적인 예로 영화 '인셉션'을 생각해보자. 비록 조작된 것이긴 하지만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져 파멸에 이른 멜처럼, 우리는 가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고 잊을 수 없는 경험을 꿈에서 하기도 한다.
Fallujah의 이번 앨범은 그러한 유형의 꿈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분명히 꿈을 꾸고 있지만 현실보다도 더 현실처럼 생생하게 다가오는 이미지들. 이들이 그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사용한 두 번째 소재는 '죽음'이다. 생각해보라. 꿈에서 죽음을 경험한다면 어떨 것 같은가? 보통의 꿈처럼 죽는 순간 깨어나는 그런 것이 아닌, 고통도 감각도 생각도 의식의 흐름마저도 멈춰버린 절대적인 '공허'를 경험한다면, 그것을 깨어나는 순간 보통의 꿈처럼 잊어버릴 수 있을까? 그것은 아마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악몽이자, 가장 생생한 꿈이 될 것이다. 마치 꿈을 꾸고는 있지만 그 꿈 자체마저도 없는(Dreamless) 것 처럼.
그렇다면 이제 중요해진 건 이들이 그것을 얼마나 잘 표현했는가이다. 개인적인 평가는 '시도는 좋았으나 부족한 점이 많다' 이다. 우선 이들은 본인들이 해왔던 방식의 작곡을 과감히 파괴해버림으로써 이것을 이루려고 했다. 테크니컬 메탈 밴드 답게 칼같은 트레몰로와 박자쪼개기, 빠르면서도 정확한 타격을 보여주는 드러밍, 거기에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해줄 엠비언트적인 느낌을 더함으로써 완성했던 이전 작품들의 곡들과는 다르게, 이들은 모던 멜데스에서나 들을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현대적인 방식의 작곡법으로 곡들을 완성했다. 덕분에 다소 난해하게 들릴 수 있었던 전작들의 곡들과는 달리, 본작의 곡들은 보다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이해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들이 테크니컬 메탈 밴드라는 걸 알 수 있는건 여타 밴드들보다 빠르고 화려한 기타 리프와 드러밍 정도라고 생각한다. 물론 테크니컬 데스를 즐겨듣는 사람들에게 이것은 굉장히 큰 마이너스 요소일 수 있겠으나, 기존의 몽환적인 느낌에 얹어진 모던함은 '꿈을 꾸면서도 깨어있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꽤나 큰 시너지로 작용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바로 그 '몽환적인' 분위기이다. 다른 분이 이미 언급했지만 이번 앨범에서 이들이 엠비언트를 다루는 부분, 이 밴드가 다른 밴드들과 차별화될 수 있었던 그 아트모스퍼릭함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나온 다른 앨범들에 비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꿈과 죽음이라는 소재를 혼합하는 데에 있어서 이렇게나 가볍고 형편없는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것은 사실상 키보드를 난사해대는 3류 심포닉 블랙 메탈 밴드나 멜로딕 데스 메탈 밴드들과 다를 바가 없는 부분이다. 이들 특유의 분위기에 매료되었던 사람들이라면 이 점에 대해서는 아마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물론 전작의 분위기도 무슨 블랙메탈 마냥 무거웠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앨범의 제목과 커버를 접하고 첫 트랙인 Face of Death를 들었을 때의 그 기대감을 생각해 본다면 이후 트랙에서 느껴지는 실망감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
물론 이 앨범 자체가 엄청난 졸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모던한 감각이 잘 반영된 탓에 캐치한 멜로디들도 많이 들어갔고 곡들 자체의 퀄리티가 낮은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뭔가 제대로 된 게 나오겠지 하고 기대했던 입장에서는 약간은 실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흥미로운 소재를 잡아놓고 그것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점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으로 어떤 노선을 탈 지는 더 지켜봐야 할 듯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집의 느낌을 더 살리는 쪽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하지만 꿈의 다른 측면을 생각해보자. 모든 꿈들이 언제나 몽환적인 이미지만을 연상시키는가? 어떤 꿈들은 너무나도 생생하게 뇌리에 박혀 꿈에서 깬 다음에도 잊을 수 없을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다. 심한 경우에는 어떤 이들에게 꿈과 현실의 착란을 일으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가능하지 못 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실 이런 유형의 소재는 한 두번 등장한 것이 아니긴 한데, 가장 대표적인 예로 영화 '인셉션'을 생각해보자. 비록 조작된 것이긴 하지만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져 파멸에 이른 멜처럼, 우리는 가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고 잊을 수 없는 경험을 꿈에서 하기도 한다.
Fallujah의 이번 앨범은 그러한 유형의 꿈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분명히 꿈을 꾸고 있지만 현실보다도 더 현실처럼 생생하게 다가오는 이미지들. 이들이 그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사용한 두 번째 소재는 '죽음'이다. 생각해보라. 꿈에서 죽음을 경험한다면 어떨 것 같은가? 보통의 꿈처럼 죽는 순간 깨어나는 그런 것이 아닌, 고통도 감각도 생각도 의식의 흐름마저도 멈춰버린 절대적인 '공허'를 경험한다면, 그것을 깨어나는 순간 보통의 꿈처럼 잊어버릴 수 있을까? 그것은 아마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악몽이자, 가장 생생한 꿈이 될 것이다. 마치 꿈을 꾸고는 있지만 그 꿈 자체마저도 없는(Dreamless) 것 처럼.
그렇다면 이제 중요해진 건 이들이 그것을 얼마나 잘 표현했는가이다. 개인적인 평가는 '시도는 좋았으나 부족한 점이 많다' 이다. 우선 이들은 본인들이 해왔던 방식의 작곡을 과감히 파괴해버림으로써 이것을 이루려고 했다. 테크니컬 메탈 밴드 답게 칼같은 트레몰로와 박자쪼개기, 빠르면서도 정확한 타격을 보여주는 드러밍, 거기에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해줄 엠비언트적인 느낌을 더함으로써 완성했던 이전 작품들의 곡들과는 다르게, 이들은 모던 멜데스에서나 들을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현대적인 방식의 작곡법으로 곡들을 완성했다. 덕분에 다소 난해하게 들릴 수 있었던 전작들의 곡들과는 달리, 본작의 곡들은 보다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이해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들이 테크니컬 메탈 밴드라는 걸 알 수 있는건 여타 밴드들보다 빠르고 화려한 기타 리프와 드러밍 정도라고 생각한다. 물론 테크니컬 데스를 즐겨듣는 사람들에게 이것은 굉장히 큰 마이너스 요소일 수 있겠으나, 기존의 몽환적인 느낌에 얹어진 모던함은 '꿈을 꾸면서도 깨어있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꽤나 큰 시너지로 작용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바로 그 '몽환적인' 분위기이다. 다른 분이 이미 언급했지만 이번 앨범에서 이들이 엠비언트를 다루는 부분, 이 밴드가 다른 밴드들과 차별화될 수 있었던 그 아트모스퍼릭함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나온 다른 앨범들에 비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꿈과 죽음이라는 소재를 혼합하는 데에 있어서 이렇게나 가볍고 형편없는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것은 사실상 키보드를 난사해대는 3류 심포닉 블랙 메탈 밴드나 멜로딕 데스 메탈 밴드들과 다를 바가 없는 부분이다. 이들 특유의 분위기에 매료되었던 사람들이라면 이 점에 대해서는 아마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물론 전작의 분위기도 무슨 블랙메탈 마냥 무거웠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앨범의 제목과 커버를 접하고 첫 트랙인 Face of Death를 들었을 때의 그 기대감을 생각해 본다면 이후 트랙에서 느껴지는 실망감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
물론 이 앨범 자체가 엄청난 졸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모던한 감각이 잘 반영된 탓에 캐치한 멜로디들도 많이 들어갔고 곡들 자체의 퀄리티가 낮은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뭔가 제대로 된 게 나오겠지 하고 기대했던 입장에서는 약간은 실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흥미로운 소재를 잡아놓고 그것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점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으로 어떤 노선을 탈 지는 더 지켜봐야 할 듯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집의 느낌을 더 살리는 쪽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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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
---|---|---|---|---|
1. | Face of Death | 3:30 | - | 0 |
2. | Adrenaline | 4:21 | 100 | 1 |
3. | The Void Alone | 4:54 | 100 | 1 |
4. | Abandon | 4:31 | - | 0 |
5. | Scar Queen | 4:04 | - | 0 |
6. | Dreamless | 6:18 | - | 0 |
7. | The Prodigal Son | 4:17 | - | 0 |
8. | Amber Gaze | 4:32 | - | 0 |
9. | Fidelio | 2:44 | - | 0 |
10. | Wind for Wings | 6:14 | - | 0 |
11. | Les Silences | 5:56 | 100 | 1 |
12. | Lacuna | 4:53 | - | 0 |
Line-up (members)
- Alex Hofmann : Vocals
- Scott Carstairs : Guitar
- Brian James : Guitar
- Rob Morey : Bass
- Andrew Baird : Drums
10,444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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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미소 90/100
Sep 12, 2022 Likes : 2
Fallujah는 테크니컬 데스에 특유의 몽환적이고 앳모스피릭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밴드이다. 다만 이전 앨범에서는 그런 점이 많이 희석되어서 다소 혹평을 받은 부분이 있다. 특히나 바뀐 보컬이 기존 Fallujah의 음악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번 앨범에서는 보컬이 Kyle Schaefer로 다... Read More
Stradivarius 85/100
Aug 6, 2014 Likes : 1
사운드 스케이핑과 기타 태핑을 이용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내는 정규 2집이다. 데뷔 앨범부터 많은 팬들의 찬사를 받았던 Fallujah는 이 앨범에서 한 단계 더 진보된 Atmospheric/Techinical Death Metal의 모습을 완성시킨 것으로 보인다. 여타의 테크니컬 메탈 밴드에게 꿀리지 않는 연주력을...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