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antasia –
Moonglow (2019) |
90/100 Feb 24, 2019 |
본업보다 아반타시아로 더 바쁜 듯한 토비아스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호화게스트들과 함께 이번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메탈 오페라 시리즈가 나왔을 때만 해도 단발성 프로젝트로 끝날것이라 생각한 사람도 많았을테지만 벌써 어느 중견밴드 못지 않은 앨범들을 발매했으며 벌써 9번째 앨범이 된 본 앨범은 여태까지의 아반타시아 앨범처럼 게스트싱어들에게 배역을 분배하고 스토리라인을 짜는 락 오페라 형식을 띄는 대신에 예전의 프로젝트 슈퍼 밴드들 처럼 피쳐링 앨범의 형태를 띄고 있는다. 장르는 좀 다르지만 같은 락 오페라 프로젝트 밴드인 Ayreon의 디스코그라피로 따지면 The Universal Migrator 연 작 앨범과 같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저번 Ghostlight 앨범때는 전작 The mystery of the time의 연작의 형태로 이어지다 보니 전작의 라이프모티프를 가져가면서 약간은 소극적인 시도들을 버무려낸 것이 결과가 영 시원치 않았는데, 이번 앨범 Moonglow에서는 한곡 한곡의 디테일에 집중하기로 한 토비의 선택이 잘 먹힌것 같다.
이번 앨범에서 엄청 신선하고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것은 아니나, 디테일한 면에서 약간의 변화와 변주를 통해서 익숙하지만 새로운 면을 맛볼 수 있었고, 저번 앨범의 Mystery of a blood red rose에서도 느꼈듯 토비의 미트로프에 대한 사랑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게 느껴졌다. 혹은 TSO와 비슷한 분위기를 가져가려 하면서도 이제껏 해왔던 Scarecrow스러운 아반타시아의 색을 놓치지 않았다. 첫번째 트랙인 Ghost in the moon은 The mystery of the blood red rose의 확장판이면서도 더욱 긍정적인 변화를 지닌 곡이며 후반부의 극적인 진행이 돋보인 오프닝 트랙으로, 10여분에 가까운 곡을 토비 혼자서 커버함에도 별다른 부족함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Book of shallows 는 본 앨범에서 가장 공격적인 곡으로 같은 독일메탈의 동지들인 한지와 특히 짧은 파트배분에도 엄청난 카리스마를 보여준 밀레가 돋보였으며, 타이틀 곡인 moonglow 같은 경우는 기존의 아반타시아의 싱글곡들 같다기 보다는 나이트위시의 싱글곡을 듣는 듯한 진행에 의외의 신선함을 느꼈다. The raven child는 1초 차이로 곡의 길이도 노린 듯한 자타공인 아반타시아의 최고 명곡인 The scarecrow에 켈틱 사운드를 버무려 한지의 지원에 힘입어 기존의 아반타시아 캐리머신인 존 란데와 같이 드라마틱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새롭게 리어레인지한 2019년판 The scarecrow라고 봐도 무방하다.
앨범의 중반부에 접어드는 Starlight에서는 The raven child의 후폭풍을 뒤로 하고 무난무난한 미들템포 진행되는 곡이며 이제는 빠지면 섭한 믿고 쓰는 덴마크산 폭격기 로니 엣킨즈가 활약한다. 다음 이어지는 트랙들인 Invincible과 Alchemy는 이앨범에서 가장 놀랬던 부분으로 저번 앨범의 개인적인 워스트 트랙중 하나였던 Seduction of decay 덕분인지 가장 기대를 하지 않았던 어찌보면 지나간 시대의 퇴물로 취급했었던 내가 죄송해질 만큼.. 제프 테이트가 정말로 퀸스라이크의 엠파이어 시절로 돌아간 듯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곡들이며, 역시 클라스는 영원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더욱히 그의 개인커리어가 꼬일대로 꼬인 것과 이전까지의 망가져있던 목소리와 대비되어 이번에도 토비가 키스케의 기사회생을 도왔듯 제프 테이트의 명예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기대가 살짝 생겼다. 특히 alchemy의 코러스부분도 그렇지만 역시 곡명 그대로 연금술로 살려낸 듯 제프 테이트 특유의 읊조리듯 때려박는 전성기 시절을 생각케 하는 벌스 부분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다음 트랙인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은 초기 에드가이 시절의 내달리던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키보드 인트로로 시작되는데 무려 6명의 보컬을 때려박은 통에 약간은 정신이 없었다. 에릭 마틴은 존 란데와 로니 엣킨즈 틈에 끼어 주눅든 듯이 보여 이곡에서 조금 억울할 것 같았고 마무리 부분도 중간에 끊긴 느낌이 들었다. 발매 전에 가장 기대했던 곡중에 하나인데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앨범의 끝이 다다를 무렵 흘러나오는 Lavender는 AOR 레전드 밥 캐들리가 캐리하는 곡으로 wicked trilogy 시절의 느낌의 강하게 나는 곡으로 정말 밥 캐들리를 위한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 앨범의 정규 트랙 넘버로는 마지막 트랙으로 마무리하게 되는 Requiem for a dream은 명불허전 키스케의 목소리가 빛을 발하는 곡으로 보통은 키스케가 참여한 곡들이 전반부에 배치된 이전 앨범들과는 다르게 비장함 마저 느껴졌다. 진부할 수도 있는 기타솔로 부분은 쳐내버리고 베이스 솔로와 키보드 솔로로 버무려 어떻게 보면 가장 뻔할 수도 있는 부분을 커버한 토비의 재치가 돋보였다. 그다음은 마이클 셈벨로의 히트곡 매니악 커버로 넘어가는데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에서 다소 빛을 발하지 못한 에릭 마틴의 목소리가 드디어 활약한 곡이며, 토비아스가 무슨 생각으로 이곡을 정규트랙에서 마지막 순서로 놨는지 그의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Requiem for a dream에서 비장하게 마무리하는 느낌에서 갑자기 분위기가 전환되니 당황스러웠다. 아마 토비아스의 성격상 이 당황스런 느낌을 노린 것 같기는 한데 아무리 그래도 보너스 트랙으로 배정된 heart로 끝내고 Maniac으로 돌리는게 앨범의 완성도 상에서는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개인적인 의견이 있다.
어찌됐든 저번 앨범에서의 부진을 딛고 다시 파워메탈의 기수로서 돌아온 아반타시아를 파워메탈의 오랜 팬이라면 반길 수밖에 없는 소식이며, 파워메탈의 장르적 한계상 고이고 고인 이 메탈씬에서 이런 빈틈없는 완성도로 또 테두리 안에서 끊임없이 다른 시도들을 하려하는 앨범을 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베스트 피처링 맴버로는 예전부터 아주 좋아하던 한지 아저씨와 크리에이터의 밀레 그리고 다시 부활한 제프 테이트를 뽑고 올해 첫 리뷰를 마칠까 한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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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reon –
The Theory of Everything (2013) |
100/100 Apr 30, 2017 |
'The Theory of Everything'
'모든것의 이론' 제목부터 의미심장한 Ayreon의 9번재 정규앨범. Ayreon 특유의 광활하고 풍부한 사운드는 여전하며, 하나씩 쭉 늘어놓으면 입 아픈 특급 게스트들부터 적재적소에 배치된 각자의 배역들에 충실한 앨범이다. 전작 01011001에서는 'Forever' 라는 Ayreon의 우주 연대기의 한축인 외계 종족의 일대기와 인류의 멸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고 이번에는 The Human Equation처럼 다시 인간들 사이의 이야기로 돌아와 싱어 게스트들이 각자의 역할을 맡았다.
이번 앨범의 주 내용은 '모든것의 이론'을 풀어나가는 '천재'와 그의 '아버지'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로 1시간 30분 이라는 긴 러닝타임과 CD 2장에 담아내었다. 인간을 주체로 다룬 The Human Equation이 인간의 감정이 주제였다면, The Theory of Everything에서는 인간의 열망, 열정 그로 인해 벌어진 비극을 주제로 하였다. 결정적인 차이라면 The Human Equation은 결국 The Dream Sequencer에 의해 시뮬레이팅 된 기억에 불과했고 The Theory of Everything은 Lucassen의 SF 연대기에서 독립된 이야기로 기능한다.
도입부에 해당하는 Prologue : The Blackboard 에서 '천재'를 그리워하며 '선생님' 과 '소녀'i의 읊조리는 독백 같은 가사로 시작하여 11년전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천재'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첫장 Phase 1 : Singularity 에서는 자신의 연구에 빠져 집안일에 소홀한 '아버지'와 논쟁하는 '어머니' 그리고 천재성이 발현된 '천재'와 그로 인해 범인들이 이해하지 못할 고통을 겪는 '천재' 그리고 그의 천재성을 발견한 '선생님' , 자신보다 주목받는 '천재'를 시기하는 '라이벌'과 '라이벌'의 시기와 모함을 막아준 '소녀'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그리고 The gift에서 평소 소홀히 대하던 아들의 천재성을 '선생님'을 통해 알게된 '아버지'는 자신의 '모든것의 이론'에 대한 연구에 아들이
도움이 될수도 있겠다 생각하고 The Theory of Everything Part 2에서 '어머니'와 함께 각자 다른 생각을 품고 아이를 치료하기로 한다.
둘째장 Phase 2 : Symmetry 에서 부모는 '천재'와 함께 '정신과 의사'를 방문하게 되고 '정신과 의사'는 '천재'가 겪고 있는 증상을 물어보고 100만분의 1의 꼴로 나타나게 될 정도의 특별한 서번트 증후군을 겪고 있음을 알린다. 그리고는 자신이 개발하고 있는 새 약물을 '천재'에게 투여하는게 어떻겠냐고 권유한다. 그에 '아버지'는 적극 찬성하고 '어머니'는 부작용을 우려하며 격렬히 반대해 서로 논쟁이 오가고(The Argument I) 연구에 눈이먼 '아버지'와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고 서로 간극이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는 '천재'를 시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정하는 자신의 딜레마에 빠진 '라이벌'은 자신이 자신이 천재임을 인정받고자 다짐하고(The Rival's Dilemma) '선생님'과 '소녀'는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천재'를 돕기로 한다.(A Reason to Live - Potential) 한편 상태가 나아지지 않는 '천재'를 보고 '정신과 의사'의 권유가 잊혀지지 않던 '아버지'는 결국 '정신과 의사'를 몰래 만나 약을 건네 받고는(Dark Medicine) '천재'가 먹는 음식에 조금씩 투여하기 시작한다. 이에 '천재'는 영문을 모른채 자신의 증상이 점점 나아지고 자신의 눈에 보이는 형태, 방정식이 점점 정립되기 시작하며 살아있음을 느끼며 '아버지'의 연구를 돕기 시작한다.(Alive!) '어머니'는 '아버지'의 약물 투여를 모른채 나아진 '천재'를 보고 기뻐한다.(The Prediction)
셋째장 Phase 3 : Entanglement 에서 어느덧 '선생님' 과 '천재'는 절친한 사이가 되었고 '선생님'은 '천재'의 호전된 상황에 기뻐하며 적극 그를 돕기로 한다. (Transformation) 자신감을 찾은 '천재'와 '라이벌' 간의 언쟁이 오가고, '라이벌'은 언젠가 자신이 필요하게 될꺼라며 조소하며 '천재'의 암울한 미래를 암시한다.(Collision) 결국 '천재'에게 부작용이 찾아오게 되고 '천재'는 자신의 아버지가 몰래 벌인 추악한 일을 모두 알게되며 아버지를 저주한다.(Side Effects) 결국 집을 나와 방황하게된 '천재'는 자신의 친구들에게 이사실을 털어놓게 된다.(Frequency Modulation) '소녀'와 살게된 '천재'는 그녀의 보살핌에도 불구하고 불시에 찾아오는 압도된 혼돈에 괴로워 한다. 이제는 저명한 화학자가 된 '라이벌'은 '천재'에게 자신이 합성해줄 약을 볼모로 잡아 은행의 보안 알고리즘 해킹을 공모하게 되고, '소녀'는 이 사실에 실망하고 떠나게 된다.(Quid Pro Quo ~ Fortune?)
네번째 장 Phase 4 : Unification 에서는 '천재'의 소재를 알지 못하는 '소녀'와 '어머니'는 슬픔에 잠긴다.(Mirror of Dreams) '천재'의 거취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인 '선생님'은 '모든것의 이론'을 연구할 거처를 구하게 되고 '천재'와 '라이벌'이 벌인 은행사기로 얻는 돈으로 등대를 하나 사서 '모든것의 이론'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나간다.(Lighthouse) 여전히 연구에 눈이 먼 '아버지'는 아들을 집에 데리고 와야한다며 '어머니'와 또 다시 싸우게 되며 '어머니'는 그런 그를 저주한다.(Argument II) 결국 서로 이혼하게 되고(Parting) '아버지'는 '천재'의 등대를 찾아가서 아들의 용서를 구하고 '모든것의 이론'에 대한 연구는 아직 늦지 않았다며 함께하자고 하고, 그런 아버지를 조소하던 '천재'는 결국 자신의 열망과 아버지의 열망이 같은 것임을 깨닫고 함께하기로 한다.(The visitation) 그렇게 아버지와 아들은 '모든것의 이론'에 대한 연구를 그날 밤 함께하며 평소보다 많은 약을 먹은 '천재'는 모든것을 뚜렷하게 느끼게 되어 드디어 '모든것의 이론'의 완성에 다다른 의미의 탄성 "유레카!"를 아버지와 함께 외치며 '천재'의 마지막 밤은 지나가게 된다. 모든것을 쏟아부은 '천재'는 마지막 남은 힘으로 '선생님'에게 보낼 편지하나를 쓰게되고 '모든것의 이론'에 대한 연구가 끝났음을 알리고 자신에게 보내준 호의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마침글을 적는다.(The Note) 그 다음날 아침. 등대에 찾아간 '선생님'은 '천재'의 죽음을 알게되고 그의 손에 구겨진 종이를 발견하고는 '소녀'에게 그의 부고를 전한다.(The Uncertainty Principle) '어머니'도 그의 부고를 알게되어 등대로 달려오나 아들의 처참한 몰골을 보고는 쓰러지게되고, 마지막장(The Theory of Everything Part3)에서 '소녀'와 함께 아직 세상이 '모든것의 이론'을 알 준비가 안됐음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모두가 떠나간 등대에서 '선생님'은 홀로 생각에 잠긴다.(The Blackboard (Reprise))
앨범의 전체적인 내용은 이러하며 The Human Equation의 감정 묘사와 트라우마에 대한 해석도 신박했지만 본격적인 Rock Opera로서의 인물간의 갈등, 감정의 변화를 탁월한 보이스 캐스팅으로 감탄을 이끌어낸다. 어떤 배역도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지 않는데 '천재' 역의 Tommy karevik의 섬세한 감정표현과 '아버지' 역의 Mike Mills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어떤짓이든 할만큼의 열망에 가득찬 목소리는 특기할 만하며 '선생님' 역의 JB의 관록이 가득찬 목소리와 '라이벌' Marco Hietala의 신경질적이고 시기심 가득한 목소리, 아들을 염려하는 따뜻한 모성애의 '어머니' Cristina Scabbia 등등.. 하나씩 열거해서 말하자면 더욱 길어질 것만 같다. 거기에 이 모든 목소리를 적재 적소에 배치하는 Lucassen의 작곡 컨트롤에는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거기에 세션 연주자들 까지 특급 게스트 들이니.. Progressive Waves에서 제목 그대로 진화의 물결 그자체라 할수 있는 故 keith emerson와 Jordan Rudess의 솔로 파트가 나올땐 바지가 축축해지며 키보드 깎는 장인 Rick Wakeman의 Surface Tension, Quantum Chaos 같은 연주곡에서 조차 치밀하게 배치된 미니무그 솔로에 넋이 나간다.
혹자는 이앨범이 너무나 길고, 또 싱글로 뽑을만한 곡이 없어서 실망이었다는 평도 있는데, 내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이 싱글지향이 아닌 장 단위로 4장으로 사건의 기승전결을 정리하고 서로 대화하듯이 풀어냈기에 더욱더 감정과 스토리 전달에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같은 곡으로 장마다 분위기가 바뀌는 The Theory of Everything은 각 장을 정리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의미전달에 충실하다. 특히 마지막 Part 3에서 '소녀'와 '어머니'가 같이 외치는 "Our world is not ready to know The Theory of Everything"에서 아들과 아버지의 지식에대한 끝없는 갈증으로 인해 벌어지게된 비극을 뇌리에 박히는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이미 충분히 길게 써놨지만.. 더 길게 말하면 너무 주절주절 늘어놓기식 평이 될 것같아 이만 글을 줄이고 살며시 100점을 감히 눌러놓고 간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단점들이 없다고 할수는 없지만 장점이 그 단점들을 덮고도 남으며 개인적으로는 이전까지 Ayreon의 최고 명작으로 생각했던 The Human Equation보다 높게 쳐주고 싶은데 결국 Dream Sequencer의 일부로 끝나버린 The Human Equation보다 독립적이고 본질적인 인간에 대해 이야기해서 더 정이간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이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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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ovarius –
Eternal (2015) |
90/100 Sep 27, 2015 |
벌써 그들의 통산 15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톨키가 떠난지도 7년이나 지났고 그사이 4장이나 되는 앨범을 발표했다. 톨키시절의 화려했던 클래식 스트라토바리우스는 더이상 없지만 이제는, 그 과거를 다 털어도 될만큼의 세월이 지나지 않았나 싶기도하고, 전작으로 어느정도 새로운 스트라토바리우스에 대한 입지를 확고히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데,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입지 구축을 넘어서 예전 스트라토바리우스의 경지를 뛰어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1번트랙 My eternal dream 부터 시작되는 그 강렬한 브라스 인트로는 전성기 시절 Infinite 앨범의 Freedom을 적당히 상기시키 면서도 그와는 대비되는 무게감으로 치달리기 시작하는데 아직까지 옛 스트라토바리우스의 향수에 젖어있는 사람에게도 먹힐만큼 잘만들었다.
2번트랙 Shine in the dark는 처음 싱글로 공개된 트랙으로 미들템포 진행의 스트라토 바리우스표 러브송 트랙이며
3번트랙 Rise Above it은 제목처럼 점점 위로 올라가는듯한 진행으로 상승감이 느껴지는 트랙이며 전작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스트라토바리우스를 대변하는듯한 곡이다. 4번트랙 lost without a trace는 차가운 북유럽의 기운을 한껏 받은 트랙으로 Polaris 앨범의 Winter skies가 생각나게 한다.
5번 트랙 Feeding the fire는 인트로에서 그들의 히트곡중 하나인 Hunting high and low를 적절히 상기시키면서 누구처럼 대놓고 가져다 쓰지 않고 적절히 그때의 향수를 자극시키고, 후렴구서부터 되살아난 코티펠토의 목소리로 심금을 울린다. 가사 내용은 다소 SOS와 비슷한 내용. 이어지는 6 번트랙은 무난한 미들템포 진행으로 이어가며 7번트랙 Man in the mirror는 강렬한 인트로가 튀어나오며 청자를 사로잡고,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사용하면서도 전작의 Halcyon days 처럼 다소 당황스러운 진행은 피하고, 곡의 템포 조절을 통해 더욱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여준다.
9번 트랙은 스트라토바리우스 앨범에서 빠지지 않는 이번 앨범 유일의 발라드 트랙으로, 전작의 If The Story is over 만큼의 여운은 없었다는게 좀 아쉽다.
10번트랙 Lost Saga는 초중기의 Vision이나 Infinite, 후기의 Elysium에 이르기까지의 스트라토바리우스의 대표 대곡들과는 다르게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데, 가사부터가 서사적인 기조로 마치 출항 전 바이킹 전사의 독백같은 느낌을 주었고, 곡의 진행도 기존 스트라토바리우스 보다는 블라인드 가디언류의 'Epic'에 가깝다고 해야할 정도로 판이하게 다르다.
드럼파트도 매우 흥미로웠는데 멜데스에서나 자주 쓰이던 박자를 곡 중간에 끌고와서 후렴과 약간의 엇박으로 흘러나올때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물론 기존 스트라토바리우스의 노선에서는 벗어나서 호불호가 갈릴수도 있겠다고 느꼈지만, 20년 넘게 외길을 파온 밴드에서 이런 종류의 신선함을 느낄수 있다는건 고무적인일이다.(신선했지만 최악이였던 매니악 댄스는 예외다..)
전체적으로 앨범 밸런스 부터 잘 잡혀있으며, 전작들에서 느껴지는 후반부 쳐지는 양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부에 배치된 Man in the mirror나 Few are those또한 훌륭한 곡이며 Lost Saga는 듣는 순간 내가 Vision 다음으로 꼽는 스트라토바리우스의 대표 대곡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전작에서 다소 건조하게 느껴지던 분위기마저, 옛 스트라토 바리우스 특유의 차갑고 시린 분위기를 적절하게 섞으면서도 전작에서 선보인 좋은 요소들은 다 쓸어 담았다.
가장 걱정이 되었던 코티펠토의 목소리는 분명 예전같지 않지만 최근들어 목상태가 호조인지(실제로 완전 상태가 안좋았던 12~13년도 라이브와 비교하면 14년도 후반기부터 Forever Free같은 트랙을 무리없이 부를 정도로 라이브 상태가 확실히 좋아졌다.) 전 앨범들에서 보이던 답답한 보컬링이 줄어들고 중음역대에서 무리하지않고 적정선에서 깔끔한 목소리를 내주고 있으며, 전작에서의 약간은 부자연스러웠던 보컬라인을 잘 살려주면서 짬밥을 그냥 먹기만 한게 아닌걸 증명했다. 더욱이 톨키 시절 무리한 작곡(스튜디오에서도 불안하면 말다한거 아닌가?)으로 인해 혹사당했던 과거의 다소 불안정했던 목소리와도 대비된다. 기존 멤버들이야 걱정할 일이없고, 전앨범부터 새로 들어온 롤프의 혈기넘치는 드러밍까지 합해서 그야말로 완벽한 조합으로 인해 완벽한 앨범이 탄생했다.
주절주절 많이 써놨지만 역시 My eternal dream에서 코티펠토가 그들의 의지를 담아 외치는
"I'll go on, I'll be strong, all I need is my eternal dream!" 이 한마디로도 이앨범의 가치는 충분히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
16.09.28 Lost Saga 평 수정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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