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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level 7 기븐
Date :  2011-11-27 00:20
Hits :  5939

감정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거 같네요

아 일단 이건 예전에 유행하던 덕후들의 "흑화된다 큭큭큭" 이런 종류의 글은 아닙니다 ㅡㅡ;;

원래 메갤에 욕하면서 쓰려고 했는데 그냥 좀 더 제대로 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여기에 올립니다.

무슨 메탈과 관계가 있다 이딴 건 아니구요, 그 왜 예전에 보면 잔인한 살인사건이나 뭐 여러가지 불쌍한 사람들이나 여러 범죄들 기타 비인간적인 것들을 보면 뭔가 느껴지는 게 있었는데..

예를 들어 무슨 살인자에 대한 혐오라던지 피해자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 혹은 사회제도에 대한 분노 혹은 단순한 역겨움 거부감 등등이 있는데요

근데 요즘은 진짜 아무것도 느낄 수 없습니다.

누가 고어 사진을 올려놔도 그냥 아무 생각도 느낌도 없이 쳐다보게 되네요.

그리고 여러 살인 강간 인신매매 장기적출 폐륜 소아성애자 시체 조폭 뇌물 뭐 기타등등 이런 거 봐도 예전에 느꼈던 충격이나 혐오나 동정의 감정이 전혀 없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걸 볼 수 있네요.

어떤 블로거가 여러가지 대량학살이나 방사능유출 기타 특이한 걸 주제로 여러 포스팅을 올려 놨는데, 그걸 보다가 문득 내가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슨 비행기 제트엔진에 누가 빨려들어가서 잘게 다져진 고기조각이 되어서 엔진에 들어붙어 있는 사진이 있었는데, 인터넷에 찾아보니까 이건 그냥 어떤 영화 세트장이고 진짜가 아니라는 말이 있더군요. 근데 진짜든 어쨋든 늘어붙어 있는 살점들을 보고서도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기야 어떤 분들은 일부러 고어를 찾아다니고 고어사이트에 맨날 들어가고 하지만, 전 별로 즐기는 건 아닌데 문제는 "즐겁다"라는 감정조차도 진짜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들도 마찬가지인데, 무슨 러시아 병사들이 체첸반군 머리를 잘라서 즐겁게 축구하며 놀았다던가, 교통사고가 났는데 갑자기 어린아이 얼굴이 공처럼 데굴데굴 굴러와서 발 앞에 멈췄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별반 생각이 안 나고, 잘때 혼자 그 장면을 생각해봤는데 별반 느낌이 없습니다.

글구 그것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는 사람이 아프거나 힘들어도 별 생각이 안 들고 그냥 귀찮기만 하고, 그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해도 별반 문제를 못 느끼겠습니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전역하고 나서 생활해보니까 점점 이런 것들을 제 스스로 인지하게 되었네요. 군생활하면서 변한건지..

옛날에 꽃동네갔다가 수녀들이 낙태 반대 영상을 틀어준 거 보고 엄청난 충격을 먹고 그 태아들이 자꾸 생각나고 매우 끔찍하다는 느낌이 들고 개인적으로 종교를 싫어하는지라 그러한 충격적이고 잔인한 영상을 아무 여과 없이 미성년자들에게 함부로 보여줌으로서 쇼크로 인한 선전효과를 누려리교 하는 수녀들에 대한 분노가 샘솟았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예컨대 메갤에 제로팻이 스프아저씨 사진을 올려놓은거 봐도(뭔지 모르면 굳이 찾아서 보려고 하지 마세요 아주 더러움) "아 이거 존나 더럽다" 라는 생각만 들고 아무도 찾아오는 이 없이 저 욕조 안에서 혼자 죽어가고 시체가 다 썩어버린 저 사람에 대한 어떠한 생각이 일체 들지 않습니다.

아주 심각합니다. 이러다 싸이코패스가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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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14 소월랑     2011-11-27 00:29
확실한 건 아니고 저도 주워들었을 뿐입니다만,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감성의 부재를 자각/경험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나 교감이 적을수록 고립감과 감정의 메마름을 느낀다는 거죠.

기븐 님도 그런 경우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혹시나 그렇다면 며칠 컴퓨터를 멀리하고 주변 사람들과 만나 어울려 보세요.
level 7 기븐     2011-11-27 00:38
왠지 맞는 거 같네요. 다만 주변 사람들이 다 군대에 있어서;; 여튼 감사합니다
level 10 큐션     2011-11-27 01:32
주변 사람이 멀리 있는게 아닌듯 해요.. 가족과 친척이 있으니
산이나 바다같은곳을 한번 편한 마음으로 다녀보시는건 어떨까요
level 7 입생로랑     2011-11-27 00:33
스프아저씨 찾아서 봤는데 아예 뭔지도 모르겠네요- -; 어딜 보고 놀라야되는지 감을 못잡겠어요ㅜ
싸이코패스는 심한것같아요^^; 하도 언론이 자극적인 떡밥을 많이 뿌려서 익숙해진걸수도 있어요 그러지마세요ㅋㅋ
기븐님 감정이 사라지면 감수성 풍부한 리뷰는 이제 어떻게 보나요ㅠ;;^^
level 7 기븐     2011-11-27 00:36
헐;;네이버에 쳐도 어떻게 된건지 나옵니다;; 그 이상한 물체가 다 사람임
level Whatever     2011-11-27 08:58
함 보니까 핀란드 출신 엽기데스/그라인드 밴드인 Decay의 커버아트로 사용되었네요 (메킹에도 등록되어있어요)....
level 14 녹터노스     2011-11-27 00:46
저는 징그러운건 잘은 못보겠던데 어찌보면 대단하시네요;
level Whatever     2011-11-27 00:52
저는 예전에 사이코페스로 한번 판정받은 적 있어요... (특별히 사고를 쳐서 그런게 아니라 심하게 공감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그렇게 되었네요...ㅡㅡ;;;)
level 9 Sperism     2011-11-27 12:43
저도 나이먹어가면서 느끼는데 요즘 절실하게 느꼈던게

누군가에게 연애감정을 느끼지 못한게 수년이 되어간다는거....
level 8 SchmerZ     2011-11-27 15:43
죄송합니다만 조금만 진지하게 들어가보겠습니다..
처음에 충격 및 끔찍한 감정을 느끼셨다면 선천적으로 결여된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이코패스의 경우에는 폭력, 살인 장면 이외에도 애정, 우정, 존경심등 각종의 영역에서 결핍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경우는 반복된 학습을 통해서 자극적인 각종 매체, 영상등에 대해 무뎌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전혀 위험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위와 같은 경우에는 여성에 대한 강박관념이 없어 강간, 시간등의 성폭행 없는 단순 연쇄 살인으로 벌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level 8 SchmerZ     2011-11-27 15:46
제가 드리고싶은 말씀은... 외부와의 접촉을 좀 더 자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두엽에 전혀 손상가지 않은 보통 인간으로서 여전히 외부와의 공감능력이 충분히 발휘 될 수 있을거라고 믿고있습니다. 나쁜길로 빠지지 마시고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겠습니다.
level 21 구르는 돌     2011-11-27 21:11
외부와의 접촉이 안되면 개라도 한번 키워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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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co1975 2025-01-01 09:32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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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게 뭔 일이래요... 올 해는 정말이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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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메탈 크리스마스요~ 연말 막바지 음반 스퍼트 되세요들!!
gusco1975 2024-12-24 16:44
메리 크리스마스~!!!
MasterChef 2024-12-14 02:05
물론 이름 바꾼 Patriarkh였지만 볼만한 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