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DT 이야기 - 드림씨어터 신보에 앞서
세줄요약:
1. DT처럼 오랫동안 대중성/음악성 유지해온 경우는 드물다.
2. 또다른 DT와 비교하면 드림씨어터에 대한 잣대는 부당하다.
3. 크게 성공한 밴드의 역설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고요. 드림씨어터 신보발매를 앞두고 벌써부터 말들이 많네요. 제 생각에는 드림씨어터가 지금 현재 보여주는 커리어 상태는 비슷한 경력의 메탈 역사의 어떤 밴드들과 비교했을때도 두 가지 점에서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첫째는 대중적/평론적으로 좋은 음반을 기복없이 안정적으로 발매하고 있다는 점, 둘째는 그러면서도 꾸준히 나름 실험을 거듭하면서 발전해 나간다는 점이죠.
드림씨어터가 데뷔한지 얼추 30년이 훌쩍 넘어갑니다. 사실상 현대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창시자 급이자, 여전히 이 장르에서 가장 인기있고 가장 핫한 밴드죠. 심지어는 탈퇴한지 10년이 넘어가는 전임 드러머와의 합작 프로젝트(LTE3)만으로 이 계통의 팬들이 들썩이고 많은이들이 기대/실망으로 시끌벅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드림씨어터 이후로 90년대 부터 지금까지 숱한 아류/후배 밴드들이 나왔어요. 그중에 지금껏 드림씨어터가 이룬 것의 절반이라도 비빌만한 안정적인 커리어를 유지하고 있는 밴드가 있을까요? 잊혀진지 오래된 한때의 Shadow Gallery를 생각해보세요. 훌륭한 밴드지만 사실상 오랜 동면속에 있는 Symphony X도 있고. Vanden Plas라던가, Seventh Wonder혹은 Pagan's Mind 같은, 거의 10년만에 들어보는 이름도 있죠. 이들중 일부는 해체했고 일부는 여전히 활동하지만 정말 트렌드를 쫓는 입장에서 보면 철지난 소수가 즐기는 음악일 뿐입니다.
물론 30년간 프로그메탈 씬은 많은 변화를 겪었죠. 오페스나 데빈타운센드, BTBAM, Leprous나 Ihsahn 등을 프로그메탈에 포함시키는 분류법에 따르면 그 범위는 엄청나게 확장되고 거의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전개되어 왔죠. 심지어 Djent까지 포함하면 이제 프록메탈이라는 장르의 외연은 가히 어지러울 정도가 되요. 그럼에도 여전히 또 "정통 프록메탈"을 계승하는 밴드들도 있습니다. 요즘 대표적으로는 Haken이 있죠. 대단한 밴드들이고 요즘 프록 트렌드를 이끄는 밴드들입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정통 "프록메탈"을 이야기할 때, 여전히 드림씨어터는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밴드입니다. 그게 이들이 팝적으로 전향했거나 지극히 대중성을 지향하는 방식으로 선회했거나(이런 위대한 '변절' 을 성공적으로 감행했던 위대한 밴드들도 많지요. 예컨대 In Flames가 떠오르네요) 다른 음악 외적인 가십거리 때문인가요? 사실 워낙 범생이 멤버들인데다가 그나마 트러블메이커였던 포트노이마저 떠난 마당에 이들에 대한 기대/관심/불만은 거의 오로지 이들의 음악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사례로 세계음원시장 점유율 1위인 스포티파이Spotify 청취율 기준으로 한번 얘기해볼께요. 드림씨어터 월별 평균 청취가 약 140만회 정도 됩니다. 그 위대한 오페스가 80만회 정도 됩니다. BTBAM가 30만회쯤 됩니다. 오페스나 BTBAM은 익스트림한 계통인데 어찌 말랑말랑한 정통프록메탈과 비교하냐고요? 그럼 심포니 엑스가 14만회 쯤되고, 하켄이 18만회 입니다. 에버그레이가 16만회쯤 되요. 구력이 더 되는 밴드들, 예컨대 세븐스 원더, 레뎀션, 반덴 플라스, 쓰레숄드, 써커스막시무스 등은 처참합니다. 5만회도 안돼요. 반면 LTE가 16만회쯤 됩니다.
드림씨어터가 인기많고 짱이니까 건들지마라! 이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드림씨어터는 여전히 이 계통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아듣고 그 신보가 나올때 또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밴드예요. 이 밴드가 쇠락했고 자기복제에 빠지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나온지 제 기억에만 20년쯤 됐습니다. 2001년쯤인가 냈던 6집이 정점이고 그 이후로는 '자기복제' 혹은 '시끄럽고 복잡하게만 만드는 영혼없는 음악'이 됐다고 까여온게 20년인데 그 사이 밴드 위상은 커졌고 심지어 빌보드에서 비비고 있는 밴드가 됐어요. 혹자는 "그거는 드림씨어터니까 그렇지"라고 말할수도 있어요. 근데 그게 무슨 뜻인가요? 드림씨어터는 원래 인기가 있고 음악이 좋은 밴드니까 그렇다는건가요? 아니면 단지 오래됐으니까 축적된 인기가 많을수도 있나요? 그렇다면 페이츠워닝이나 퀀스라이크를 보세요. 이들 밴드가 구리다는 말이 아녜요. 위대한 밴드들이죠. 다만 대중음악이란 결국 소비자들이 판단하는 것이니, 객관적으로 '지금' '현재까지' 필드에서 보여주는 기량과 기대, 그 몸값을 보자는 말이죠.
사실 너무 성공하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듣는 밴드는 언제나 두 가지 쯤의 딜레마에 부딪히는것 같아요. 첫째는, 메탈팬들이 가지고 있는 매니악한 성향이, 한 밴드가 대중적으로 성공하는 쪽으로 이동할때 이를 비난하는 쪽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는 거죠. 둘째는 팬층이 커지면 이제 매니아만 듣는 음악이 아니라 그만큼 그 팬들을 두루 만족시키는게 불가능에 가까워진다는 겁니다. 앨범이 백장 팔리는 그라인드코어 밴드가 받는 기대치와 수십만장쯤 팔리는 대형 밴드가 맞이할 팬들의 눈높이를 생각해보세요. 이들을 충족시키는건 정말 힘든 일이 아닐까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실망'을 말한다는건 대체 이 밴드가 30년동안 얼마나 훌륭하게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길래 아직도 '실망할 꺼리'가 남아있다는 걸까요?
또 하나의 진짜 위대한 DT가 있어요. 많이 변해버린 공룡밴드인 인플레임스와 더욱 대조되는 우리의 Dark Tranquillity. 이들도 거의 30년쯤 되는 구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멜데스에서 여전히 거의 탑티어고, 무엇보다 팬들을 항상 실망시키지않는 음악과 퀄리티로 언제나 칭송만이 자자한 밴드중에 하나입니다. 근데 저는 이 DT(다크트랭퀼리티)가 저 DT(드림씨어터)보다 더 실험적이었다거나 더 계속 새로웠다라고는 전혀 생각되지않아요.
닭트랭도 Haven과 Damage Done 이후로 고착된 작풍에서 종종 작은 변화를 시도하긴 했지만 파격적인 변화는 없었죠. 솔직히 저 개인적으로는 어떤면에서는 Damage Done 이후로는 거의 비슷하다고 느껴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럼, 닭트랭은 그래도 "음악이 좋으니까" 칭송을 받는다면, 드림씨어터의 지난 20년 간은 음악이 과연 나빴나요? 이 기간 (2001-2020) 띄엄띄엄 생각해도 드림씨어터가 보여준 인상적인 순간들이 많았어요. 더군다나 최근작 중의 하나인 The Astonishing(2016)만 상기해보더라도 이 밴드가 실험을 안한다거나 새롭기를 멈췄다는 말은 지나치다 싶어요. 저 2장짜리 2시간 훌쩍 넘기는 이 미친 앨범은 신선하고 풍부한 멜로디들과 락오페라적인 신박한 시도들로 가득차있었죠. 열정과 실험정신이 지나치다면 몰라도 부족하다고 할수 있을까요?
밴드가 오래 명성을 유지하려면 적당히 변화해가면서도 본연의 색을 잃지않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드림씨어터는 메탈리카의 로드/리로드/세인엥거 혹은 메가데스의 리스크급의 대참사(저는 메탈리카의 세 앨범들은 매우 사랑합니다)없이도 꾸준히 팬들을 만족시켜왔고 그러면서도 고인물이 아니라 지금껏 씬을 선도해오는 동시에 본연의 색을 잃지않아왔어요. 여전히 30년전의 음악적 색깔과 성격을 사실상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어떠한 동류의 아류밴드들이나 혹은 완전히 그 틀을 깬 다른 후배밴드들에 비해서도 압도적인 리스너들의 기대와 지지도, 팬층을 유지하고 있고요. 30년이 넘은 또 하나의 "새앨범"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실망이니 기대니 여전히 언급하고 있다는건 정말 드문일 아닐까요?
팬심/빠심에서 비롯해 쓴 글에 불과하고 다른 밴드들과의 비교가 불편하실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치만 특히 드림씨어터에게, 혹은 다른 여타 대단히 성공했고 꾸준히 이를 유지하는 일부 레전드 밴드들에게 항상 반복되는 이런 논란에 대해 본질을 한번 다시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써봤어요.
마지막으로 다시 다른 DT, 닭트랭을 언급하자면, 이들의 월별 청취량은 26만회쯤 되요. 그런데 인플레임스는 180만회쯤 됩니다. 그러나 누가 이제 이 둘을 대중적 인기나 세일즈로 비교하나요? 이제 닭트랭과 인플은 아예 가는 길이 달라진 것이고, 닭트랭은 정통의 길에 남아있으니 누구도 단순히 이런 대중성으로 두 밴드를 비교하진 않을거예요. 아니, 오히려 메탈팬들은 이런 경우에 인플은 대중성에 타협해서 변절했고 닭트랭이 진짜다 라고 환호하지요. 그런데 반면 드림씨어터를 보세요. 이들이 변절한 적이 있었나요? 후배밴드들 보다 구린가요? 정통성을 잃었나요? Pull Me Under나 Metropolis pt.1 시절의 감성과 구조를 사실상 계승/발전시키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사람들이 기대하고 찾아들을 수 있다면, 데뷔한지 30년이 훌쩍 넘어가는 밴드가 무엇을 어떻게 더 잘할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선례가 과연 얼마나 있는지 궁금해요. 저는 팬이라서 그렇긴하겠지만, 메탈계에서, 특히 코어나 얼터계열이 아닌 정통성에 집착하는 메탈계통의 다른 장르들을 돌아봐도 이런 케이스는 정말 드물겁니다.
그니까 결론은 새앨범 나오면 일단 적당히 들어보고 평가합시다ㅎㅎ
1. DT처럼 오랫동안 대중성/음악성 유지해온 경우는 드물다.
2. 또다른 DT와 비교하면 드림씨어터에 대한 잣대는 부당하다.
3. 크게 성공한 밴드의 역설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고요. 드림씨어터 신보발매를 앞두고 벌써부터 말들이 많네요. 제 생각에는 드림씨어터가 지금 현재 보여주는 커리어 상태는 비슷한 경력의 메탈 역사의 어떤 밴드들과 비교했을때도 두 가지 점에서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첫째는 대중적/평론적으로 좋은 음반을 기복없이 안정적으로 발매하고 있다는 점, 둘째는 그러면서도 꾸준히 나름 실험을 거듭하면서 발전해 나간다는 점이죠.
드림씨어터가 데뷔한지 얼추 30년이 훌쩍 넘어갑니다. 사실상 현대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창시자 급이자, 여전히 이 장르에서 가장 인기있고 가장 핫한 밴드죠. 심지어는 탈퇴한지 10년이 넘어가는 전임 드러머와의 합작 프로젝트(LTE3)만으로 이 계통의 팬들이 들썩이고 많은이들이 기대/실망으로 시끌벅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드림씨어터 이후로 90년대 부터 지금까지 숱한 아류/후배 밴드들이 나왔어요. 그중에 지금껏 드림씨어터가 이룬 것의 절반이라도 비빌만한 안정적인 커리어를 유지하고 있는 밴드가 있을까요? 잊혀진지 오래된 한때의 Shadow Gallery를 생각해보세요. 훌륭한 밴드지만 사실상 오랜 동면속에 있는 Symphony X도 있고. Vanden Plas라던가, Seventh Wonder혹은 Pagan's Mind 같은, 거의 10년만에 들어보는 이름도 있죠. 이들중 일부는 해체했고 일부는 여전히 활동하지만 정말 트렌드를 쫓는 입장에서 보면 철지난 소수가 즐기는 음악일 뿐입니다.
물론 30년간 프로그메탈 씬은 많은 변화를 겪었죠. 오페스나 데빈타운센드, BTBAM, Leprous나 Ihsahn 등을 프로그메탈에 포함시키는 분류법에 따르면 그 범위는 엄청나게 확장되고 거의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전개되어 왔죠. 심지어 Djent까지 포함하면 이제 프록메탈이라는 장르의 외연은 가히 어지러울 정도가 되요. 그럼에도 여전히 또 "정통 프록메탈"을 계승하는 밴드들도 있습니다. 요즘 대표적으로는 Haken이 있죠. 대단한 밴드들이고 요즘 프록 트렌드를 이끄는 밴드들입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정통 "프록메탈"을 이야기할 때, 여전히 드림씨어터는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밴드입니다. 그게 이들이 팝적으로 전향했거나 지극히 대중성을 지향하는 방식으로 선회했거나(이런 위대한 '변절' 을 성공적으로 감행했던 위대한 밴드들도 많지요. 예컨대 In Flames가 떠오르네요) 다른 음악 외적인 가십거리 때문인가요? 사실 워낙 범생이 멤버들인데다가 그나마 트러블메이커였던 포트노이마저 떠난 마당에 이들에 대한 기대/관심/불만은 거의 오로지 이들의 음악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사례로 세계음원시장 점유율 1위인 스포티파이Spotify 청취율 기준으로 한번 얘기해볼께요. 드림씨어터 월별 평균 청취가 약 140만회 정도 됩니다. 그 위대한 오페스가 80만회 정도 됩니다. BTBAM가 30만회쯤 됩니다. 오페스나 BTBAM은 익스트림한 계통인데 어찌 말랑말랑한 정통프록메탈과 비교하냐고요? 그럼 심포니 엑스가 14만회 쯤되고, 하켄이 18만회 입니다. 에버그레이가 16만회쯤 되요. 구력이 더 되는 밴드들, 예컨대 세븐스 원더, 레뎀션, 반덴 플라스, 쓰레숄드, 써커스막시무스 등은 처참합니다. 5만회도 안돼요. 반면 LTE가 16만회쯤 됩니다.
드림씨어터가 인기많고 짱이니까 건들지마라! 이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드림씨어터는 여전히 이 계통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아듣고 그 신보가 나올때 또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밴드예요. 이 밴드가 쇠락했고 자기복제에 빠지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나온지 제 기억에만 20년쯤 됐습니다. 2001년쯤인가 냈던 6집이 정점이고 그 이후로는 '자기복제' 혹은 '시끄럽고 복잡하게만 만드는 영혼없는 음악'이 됐다고 까여온게 20년인데 그 사이 밴드 위상은 커졌고 심지어 빌보드에서 비비고 있는 밴드가 됐어요. 혹자는 "그거는 드림씨어터니까 그렇지"라고 말할수도 있어요. 근데 그게 무슨 뜻인가요? 드림씨어터는 원래 인기가 있고 음악이 좋은 밴드니까 그렇다는건가요? 아니면 단지 오래됐으니까 축적된 인기가 많을수도 있나요? 그렇다면 페이츠워닝이나 퀀스라이크를 보세요. 이들 밴드가 구리다는 말이 아녜요. 위대한 밴드들이죠. 다만 대중음악이란 결국 소비자들이 판단하는 것이니, 객관적으로 '지금' '현재까지' 필드에서 보여주는 기량과 기대, 그 몸값을 보자는 말이죠.
사실 너무 성공하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듣는 밴드는 언제나 두 가지 쯤의 딜레마에 부딪히는것 같아요. 첫째는, 메탈팬들이 가지고 있는 매니악한 성향이, 한 밴드가 대중적으로 성공하는 쪽으로 이동할때 이를 비난하는 쪽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는 거죠. 둘째는 팬층이 커지면 이제 매니아만 듣는 음악이 아니라 그만큼 그 팬들을 두루 만족시키는게 불가능에 가까워진다는 겁니다. 앨범이 백장 팔리는 그라인드코어 밴드가 받는 기대치와 수십만장쯤 팔리는 대형 밴드가 맞이할 팬들의 눈높이를 생각해보세요. 이들을 충족시키는건 정말 힘든 일이 아닐까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실망'을 말한다는건 대체 이 밴드가 30년동안 얼마나 훌륭하게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길래 아직도 '실망할 꺼리'가 남아있다는 걸까요?
또 하나의 진짜 위대한 DT가 있어요. 많이 변해버린 공룡밴드인 인플레임스와 더욱 대조되는 우리의 Dark Tranquillity. 이들도 거의 30년쯤 되는 구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멜데스에서 여전히 거의 탑티어고, 무엇보다 팬들을 항상 실망시키지않는 음악과 퀄리티로 언제나 칭송만이 자자한 밴드중에 하나입니다. 근데 저는 이 DT(다크트랭퀼리티)가 저 DT(드림씨어터)보다 더 실험적이었다거나 더 계속 새로웠다라고는 전혀 생각되지않아요.
닭트랭도 Haven과 Damage Done 이후로 고착된 작풍에서 종종 작은 변화를 시도하긴 했지만 파격적인 변화는 없었죠. 솔직히 저 개인적으로는 어떤면에서는 Damage Done 이후로는 거의 비슷하다고 느껴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럼, 닭트랭은 그래도 "음악이 좋으니까" 칭송을 받는다면, 드림씨어터의 지난 20년 간은 음악이 과연 나빴나요? 이 기간 (2001-2020) 띄엄띄엄 생각해도 드림씨어터가 보여준 인상적인 순간들이 많았어요. 더군다나 최근작 중의 하나인 The Astonishing(2016)만 상기해보더라도 이 밴드가 실험을 안한다거나 새롭기를 멈췄다는 말은 지나치다 싶어요. 저 2장짜리 2시간 훌쩍 넘기는 이 미친 앨범은 신선하고 풍부한 멜로디들과 락오페라적인 신박한 시도들로 가득차있었죠. 열정과 실험정신이 지나치다면 몰라도 부족하다고 할수 있을까요?
밴드가 오래 명성을 유지하려면 적당히 변화해가면서도 본연의 색을 잃지않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드림씨어터는 메탈리카의 로드/리로드/세인엥거 혹은 메가데스의 리스크급의 대참사(저는 메탈리카의 세 앨범들은 매우 사랑합니다)없이도 꾸준히 팬들을 만족시켜왔고 그러면서도 고인물이 아니라 지금껏 씬을 선도해오는 동시에 본연의 색을 잃지않아왔어요. 여전히 30년전의 음악적 색깔과 성격을 사실상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어떠한 동류의 아류밴드들이나 혹은 완전히 그 틀을 깬 다른 후배밴드들에 비해서도 압도적인 리스너들의 기대와 지지도, 팬층을 유지하고 있고요. 30년이 넘은 또 하나의 "새앨범"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실망이니 기대니 여전히 언급하고 있다는건 정말 드문일 아닐까요?
팬심/빠심에서 비롯해 쓴 글에 불과하고 다른 밴드들과의 비교가 불편하실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치만 특히 드림씨어터에게, 혹은 다른 여타 대단히 성공했고 꾸준히 이를 유지하는 일부 레전드 밴드들에게 항상 반복되는 이런 논란에 대해 본질을 한번 다시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써봤어요.
마지막으로 다시 다른 DT, 닭트랭을 언급하자면, 이들의 월별 청취량은 26만회쯤 되요. 그런데 인플레임스는 180만회쯤 됩니다. 그러나 누가 이제 이 둘을 대중적 인기나 세일즈로 비교하나요? 이제 닭트랭과 인플은 아예 가는 길이 달라진 것이고, 닭트랭은 정통의 길에 남아있으니 누구도 단순히 이런 대중성으로 두 밴드를 비교하진 않을거예요. 아니, 오히려 메탈팬들은 이런 경우에 인플은 대중성에 타협해서 변절했고 닭트랭이 진짜다 라고 환호하지요. 그런데 반면 드림씨어터를 보세요. 이들이 변절한 적이 있었나요? 후배밴드들 보다 구린가요? 정통성을 잃었나요? Pull Me Under나 Metropolis pt.1 시절의 감성과 구조를 사실상 계승/발전시키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사람들이 기대하고 찾아들을 수 있다면, 데뷔한지 30년이 훌쩍 넘어가는 밴드가 무엇을 어떻게 더 잘할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선례가 과연 얼마나 있는지 궁금해요. 저는 팬이라서 그렇긴하겠지만, 메탈계에서, 특히 코어나 얼터계열이 아닌 정통성에 집착하는 메탈계통의 다른 장르들을 돌아봐도 이런 케이스는 정말 드물겁니다.
그니까 결론은 새앨범 나오면 일단 적당히 들어보고 평가합시다ㅎㅎ
B1N4RYSUNSET 2021-09-23 14:04 | ||
좋은 글이네요! 저도 동의합니다. 드림씨어터처럼 꾸준하게 프로페셔널함을 유지하면서 우수한 작품을 양산하는 그룹이 얼마나 될까요. 대중의 인기도 거머쥐면서 말이죠. | ||
SamSinGi 2021-09-23 14:16 | ||
격한 공감합니다. | ||
scratch 2021-09-23 14:43 | ||
말씀처럼 드림씨어터가 프록메탈 계열에서는 원체 인기가 있고 관심의 대상이니 신보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따지고 보면 하켄은 밴드 시작했을 때와 지금은 약간 스타일이 다르고 반덴 플라스나 에버그레이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그들에 대해서는 별 다른 언급이 없습니다. 그나마 사람들이 신보에 대해 기대하고 실망하는 건 드림씨어터이기 때문이겠죠. | ||
Mefisto 2021-09-23 17:27 |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
Lune 2021-09-23 17:38 | ||
두 DT의 팬으로서 아주 공감합니다. | ||
BlueZebra 2021-09-23 19:38 | ||
정말 좋은 글입니다. | ||
DT2508 2021-09-23 22:52 | ||
팬심이 담긴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같은 마음입니다. | ||
버진아씨 2021-09-23 23:02 | ||
찐팬 린정합니다. ㄷㄷㄷ 원래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 빠와 까의 비율이 대략 7:3 정도로 유지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드림씨어터 정도면 최소한 빠는 못 되더라도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충분히 존중 받을만한 업적을 남기고 있다고 봅니다. | ||
Inverse 2021-09-24 19:28 | ||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bogny 2021-09-24 23:46 | ||
많은 공감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DT와 같은 멋진 밴드와 동시대에 살면서 그들의 음악에 호흡할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 ||
Worms 2021-09-25 15:27 | ||
저는 지금까지 드림씨어터가 준 감동 덕분에, 밴드를 인간적으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기대보다 조금 부족했더라도 변화가 없었더라도, 그들의 노고에 강한 끌림과 살아갈 영감을 받습니다. | ||
elbinium 2021-09-27 09:47 | ||
지금이 뭘 잘못하고 있는게 아니라 그냥 예전이 그리운 것이겠죠. 그리고 애정없이 비난만 늘어놓는 사람들은 그냥 안티일 뿐이니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수십년된 밴드한테 커리어의 정점기같은 혁신적이고 천재적인 영감 새로움으로 가득찬 신세계같은 그런 음반, 혹은 그 시절과 똑같은 느낌의 음악을 하길 기대하고 그와 지금의 활동을 비교한다는 것부터가 말도 안되는 요구이자 그저 판타지인 것이겠지요. 날씨 계절 우리의 사고 감정 경험 그 모든것은 시시각각 변화하는게 삶의 이치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림씨어터같이 성실하고 꾸준한 밴드가 어딨겠습니까. 특정 앨범 몇 장이 아닌 그들의 이러한 끝없는 활동이 바로 그들 커리어의 가장 빛나는 순간들이고 그러한 정점을 꾸준하게 수십년째 이어가고 있는 것 자체가 놀랍고도 감동적인것 같습니다. 음악도 실망시키지 않고 확립된 본인들 스타일을 유지하고 그 안에서 발전해 가려는 노력들도 배울게 많구요. 커리어 최정점의 가장 빛나던 순간의 앨범 몇 장을 가지고 왜 그때처럼 못하느니 뭐니 수십년째 계속 비교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6집또한 2,3집 빠들에겐 아주 별로인 앨범일 수 있는것이고 그냥 그 앨범들을 비교가 아닌, 계속 듣고 오래도록 좋아하면 될 일 입니다. 케빈무어 포트노이는 더이상 없지만 그 앨범들을 만든게 바로 이들 자신이구요. 구분할 필요가 사실 전혀 없는 것이지요. 이번 에일리언도 여러번 듣다보니 중독성이 상당하더라구요. 잘 알고 있는 익숙하고 좋아하는 사운드, 전개라서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ㅎㅎ 늘 그랬듯 기대하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팬심 가득한 마음이 담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
ween74 2021-09-27 14:29 | ||
드림씨어터의 엄청난 팬은 아니지만 30년이상동안 이렇게 꾸준히 활동하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존중받을만한 가치가 있지요... 존경받을만한 밴드입니다... 물론 닭트랭은 저의 최애 밴드들중 하나 입니다... | ||
sierrahotel 2021-10-03 11:10 | ||
심지어 드림 씨어터의 신보는 LTE3에 이어 이번에 한국에 라이센스로도 CD 발매가 되더군요. 요즘 세상에 라이센스라니.... 일단 LP를 구매할 예정이지만 라이센스 기획자의 성의를 생각해서 라이센스 CD도 구매할까 생각 중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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