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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커다란 슬픔의 눈 (The Eyes Tremendous Sorrow) Review

Oathean - 아주 커다란 슬픔의 눈 (The Eyes Tremendous Sorrow)
Band
Albumpreview 

아주 커다란 슬픔의 눈 (The Eyes Tremendous Sorrow)

Type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GenresMelodic Black Metal
LabelsJusin Productions
Length39:57
Ranked#207 for 1998 , #9,176 all-time
Album rating :  58.3 / 100
Votes :  34  (1 review)
Reviewer :  level 11         Rating :  85 / 100
우리나라 익스트림 메탈 음악의 기념비가 될 수 있었던 이 앨범은 15년이 지난 후 리더의 회계적 문제로 비아냥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 분이라고 과만 있는게 아니라 공도 있으며, 메탈 신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하면 어느정도의 과도 이해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문제가 터지고 그것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민낯은 그가 이룩한 공뿐만 아니라 밴드와 레이블의 공, 더 나아가 전체 "홍머"메탈씬의 공에 타격을 입혔습니다. 모든 것은 자업자득이나, 그 씬을 응원하던 한 리스너로서 허탈하기만 합니다. 이렇게 조소의 대상으로만 남기에는 아까운 앨범일텐데요.

정의연 역시 지난 30년간의 성취가 대표의 여러 회계적 의혹들로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정의연 대표 역시 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도 있겠으나, 문제가 터지고 그것에 대응하는 과정을 지켜볼 때 자신의 공뿐만 아니라 조직의 공, 더 나아가 위안부 운동 전체의 공까지 사라지게 생겼습니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은 듯 하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지지했던 한 시민으로서 착잡하기만 합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의 당위성이 이것으로 사라져서는 안될텐데요.

이 앨범에 대한 변호를 좀 하고 싶습니다. "임피어"로 대표되는 앨범을 둘러싼 비아냥은 자업자득일지라도, 앨범 그 자체에 대한 평가도 유의미하다고 봅니다. 블랙메탈의 한국식 수용이라는 점에서 Sad Legend 보다 완성도는 뒤쳐지더라도 다듬어지지 않은 원초적인 모습이 있는 준수한 앨범이라 봅니다. 전체적인 흐름과 개연성은 떨어져도 장면 장면의 미장센이 뇌리에 남는 영화를 보는 느낌 같다고 해야 할까요. 지금 시점에는 낡은 작법이어도, 90년대 후반의 시점엔 경쟁력 있고 유효한 작법이었다고 봅니다. 오늘날 이 앨범을 처음 접했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저는 그 당시 이 앨범을 접했기에 지금도 한 번씩 괜찮게 찾아 듣습니다.

해금, 대금, 구음 등 국악기의 활용과 한의 정서는 지금 시점에서는 식상할지 모르나, 그 당시에는 (최초의 시도라고 할 수는 없어도)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평가합니다. 언제부턴가 한국적 블랙메탈 팀의 수가 많아지면서 국악기와 한을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에 신선함보다는 피로함, 반감, 비판이 음악신에 등장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적 블랙메탈은 어느 순간 사라지게 되었는데요, 이렇게 된 지금에서는 한국식 블랙메탈의 명맥이 계속 이어졌어도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예테보리 사운드처럼 홍대 사운드 혹은 한의 블랙메탈과 같이 블랙메탈의 하부 장르로서 입지를 가질 수도 있었겠으나, 마찬가지로 한국적 블랙메탈의 유산이 끊긴 것 역시 "임피어"의 유산이겠지요.

공교롭게도 이 앨범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해 헌정한, 그러나 실제로는 결례 혹은 2차가해를 범한 곡이 있습니다. (사실 이 곡은 그 분이 아닌 다른 멤버가 작사를 했기에, 그 분을 향한 비판의 화살은 적절하지 않으며, 또한 누가 작사를 했든 피해자에 대한 이해와 태도가 사회적으로 성숙하지 않았던 시절에 멋모르고 한 실수라고 변호하고 싶습니다.) 정의연 대표 혹은 정의연에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존재도 이 곡과 다를 것이 없었던 것은 아닌가요. 위안부 할머니란 그저 사업의 아이템 혹은 본인들 활동의 홍보모델이 아니었는지요. 세상일에 목적과 도구, 본질과 곁가지의 구분이 모호할 때가 많으나, 정의연 대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목적으로 대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제3자의 위치에서는 도구로 활용했다는, 시쳇말로 '위안부 팔이'를 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

음악은 음악, 리더는 리더로 구분해서 평가될 수 있으면 좋겠으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또한 대표의 문제와 구분해서 평가될 수 있으면 좋겠으나, 이제 그러기는 쉽지 않겠지요.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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