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venstorm Review
Band | |
---|---|
Album | Ravenstorm |
Type | Album (Studio full-length) |
Released | 2003 |
Genres | Black Metal |
Length | 24:35 |
Album rating : 85 / 100
Votes : 1 (1 review)
Votes : 1 (1 review)
April 3, 2023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까지, '로우블랙메탈' 혹은 '정통 블랙메탈'의 양적, 질적 성장을 주도한 나라중에 독일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정말로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의 밴드들이 독일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중 몇몇은 블랙메탈 사에 있어서 유의미한 결과와 이름을 남기고 사라졌지만 절대 다수는 '똥블랙'이라는 아주 커다란 슬픔의 낙인이 찍힌 채 장당 1유로, 1달러의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그렇게 사라진 이들이 전부 '무가치한 음악'을 담고 있느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물론 이러한 평과는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적어도 제대로 된 녹음과 곡의 구성, 연주력, 장르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따져본다면 충분히 합격선에 도달할 수 있었던 이들도 많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각각 4천원이라는 가격에 얻어왔던 여러 장의 cd들 중 이 Frozen Death라는 밴드가 위에 두서없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이다.
1998년 결성해서 언제 어떻게 사라져갔는지도 모를 이 최악의 작명센스를 가진 밴드는 2000년에 Winter Domain, 2003년에 Ravenstorm이라는 밴드명 만큼이나 우울하기 짝이 없는 센스의 데모를 발행했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은 Midwinter Records라는 역시나 참담한 이름을 가진 소규모 레이블에서 나온 두 데모의 합본이다.
'해치운다'라는 느낌으로 플레이 했을 때, 먼저 2003년도의 Ravenstorm을 들으며 나는 '어어어? 이거 괜찮은데?'하고 솔직히 당황했다. 정석적으로 플레이되는 각 파트와 깔끔한(블랙메탈이라는 것을 감안하자) 녹음상태, 그리고 수려한 멜로디와 사악함의 조화 등은 '독일 로우블랙메탈의 매력'이라는 애매모호한 말을 설명할 때 충분히 좋은 예로 삼을 수 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물론 Odal 만큼 멜로디가 뽕이 차지도 않았고 Katharsis처럼 광기에 젖어있지도 않다. 하지만 그 중간 어딘가에서 꽤나 균형잡힌 사운드와 탄탄한 실력으로 자신들만의 작품을 제대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것도 '데모'를 말이다.
게다가 이들의 장점으로 꼭 꼽고 싶은 것은 바로 곡들에 대한 진중한 접근이다. 동시대의 수많은 똥블랙들이 그랬듯 앳모스페릭으로 포장한 무의미한 반복은 찾아볼 수 없다. 모든 곡들이 탄력을 가지고 있고 날카롭게 날이 서 있다. 뚜렷한 기승전결을 가진 와중에 각 곡마다 저만의 멜로디가 선명하게 부각된다.
인상적인 멜로디가 넘실거리는 2003년의 데모가 끝난 이후, 2000년의 데모를 들으면서는 이들이 3년 사이 충분히 발전을 했지만, 2000년에도 그저 열정만 앞세우는 이들이 아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분명 Ravenstorm보다는 더 거칠고 조악했지만 이들의 멜로디 감각은 충분히 살아있었다. 곡에 따라서는 오히려 거친 일면이 더 장점으로 부각되기도 할 정도였다.
다만 가장 마지막 곡, 자신들이 원래 어떤 음악을 했었는가를 보여주고 싶었을까 싶은 트랙 The Cunt Song은 차라리 넣지 않는 것이 더 좋았다는 생각.
저력이라는 것은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이런 무명의 밴드들의 음반을 집어들 때마다 그 '저력'이라는 것이 있는지 늘 두근거리며 플레이한다. 그리고 이런 앨범을 만나는 때엔 정말로 작지만 깊은 감사를 느낀다.
정말로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의 밴드들이 독일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중 몇몇은 블랙메탈 사에 있어서 유의미한 결과와 이름을 남기고 사라졌지만 절대 다수는 '똥블랙'이라는 아주 커다란 슬픔의 낙인이 찍힌 채 장당 1유로, 1달러의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그렇게 사라진 이들이 전부 '무가치한 음악'을 담고 있느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물론 이러한 평과는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적어도 제대로 된 녹음과 곡의 구성, 연주력, 장르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따져본다면 충분히 합격선에 도달할 수 있었던 이들도 많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각각 4천원이라는 가격에 얻어왔던 여러 장의 cd들 중 이 Frozen Death라는 밴드가 위에 두서없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이다.
1998년 결성해서 언제 어떻게 사라져갔는지도 모를 이 최악의 작명센스를 가진 밴드는 2000년에 Winter Domain, 2003년에 Ravenstorm이라는 밴드명 만큼이나 우울하기 짝이 없는 센스의 데모를 발행했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은 Midwinter Records라는 역시나 참담한 이름을 가진 소규모 레이블에서 나온 두 데모의 합본이다.
'해치운다'라는 느낌으로 플레이 했을 때, 먼저 2003년도의 Ravenstorm을 들으며 나는 '어어어? 이거 괜찮은데?'하고 솔직히 당황했다. 정석적으로 플레이되는 각 파트와 깔끔한(블랙메탈이라는 것을 감안하자) 녹음상태, 그리고 수려한 멜로디와 사악함의 조화 등은 '독일 로우블랙메탈의 매력'이라는 애매모호한 말을 설명할 때 충분히 좋은 예로 삼을 수 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물론 Odal 만큼 멜로디가 뽕이 차지도 않았고 Katharsis처럼 광기에 젖어있지도 않다. 하지만 그 중간 어딘가에서 꽤나 균형잡힌 사운드와 탄탄한 실력으로 자신들만의 작품을 제대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것도 '데모'를 말이다.
게다가 이들의 장점으로 꼭 꼽고 싶은 것은 바로 곡들에 대한 진중한 접근이다. 동시대의 수많은 똥블랙들이 그랬듯 앳모스페릭으로 포장한 무의미한 반복은 찾아볼 수 없다. 모든 곡들이 탄력을 가지고 있고 날카롭게 날이 서 있다. 뚜렷한 기승전결을 가진 와중에 각 곡마다 저만의 멜로디가 선명하게 부각된다.
인상적인 멜로디가 넘실거리는 2003년의 데모가 끝난 이후, 2000년의 데모를 들으면서는 이들이 3년 사이 충분히 발전을 했지만, 2000년에도 그저 열정만 앞세우는 이들이 아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분명 Ravenstorm보다는 더 거칠고 조악했지만 이들의 멜로디 감각은 충분히 살아있었다. 곡에 따라서는 오히려 거친 일면이 더 장점으로 부각되기도 할 정도였다.
다만 가장 마지막 곡, 자신들이 원래 어떤 음악을 했었는가를 보여주고 싶었을까 싶은 트랙 The Cunt Song은 차라리 넣지 않는 것이 더 좋았다는 생각.
저력이라는 것은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이런 무명의 밴드들의 음반을 집어들 때마다 그 '저력'이라는 것이 있는지 늘 두근거리며 플레이한다. 그리고 이런 앨범을 만나는 때엔 정말로 작지만 깊은 감사를 느낀다.
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
---|---|---|---|---|
1. | Winter Domain | 3:46 | - | 0 |
2. | Funeral Path | 3:39 | - | 0 |
3. | Cold Misanthropic Winter | 2:58 | - | 0 |
4. | Dark Morningstar | 3:42 | - | 0 |
5. | Beyond the distant Sun | 4:31 | - | 0 |
6. | In the Sign of Winter | 5:57 | - | 0 |
10,378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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