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rmundgand Review
Band | |
---|---|
Album | Jormundgand |
Type | Album (Studio full-length) |
Released | 1995 |
Genres | Black Metal |
Labels | Solistitium Records |
Length | 45:59 |
Ranked | #34 for 1995 , #1,734 all-time |
Album rating : 89 / 100
Votes : 12 (2 reviews)
Votes : 12 (2 reviews)
March 3, 2018
블랙메탈은 프로덕션의 미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블랙메탈을 "헤비메탈의 하위 장르"라고 칭하지 않고 단독 "장르"라고 명한 이유는 블랙메탈은 다른 헤비메탈 장르와 완전히 따로 분류 해야 할 정도로 철학, 사상, 음악적으로 별개의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블랙메탈의 본질은 바로 메이져와 동떨어진 자연 그대로의 거친 텍스쳐라고 생각하는 블랙메탈 리스너가 많을 것이다. 그도 그런것이 블랙메탈만큼 자연과 연관된 메탈 장르가 없다. 블랙메탈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매우 중시하는 음악 장르이고 이런 사상적 배경은 프로덕션에도 영향을 미쳤다. 블랙메탈 리스너들은 고전 블랙메탈에서 느껴지는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텍스쳐를 사랑한다. 자연 그대로인것이 가장 탁하고 거칠며, 조악한 것이다. 이걸 표현해내는게 블랙메탈 레코딩이다. 로-블랙메탈 밴드가 단지 영세하고 바보라서 그런 질감을 들려주는게 아니다. 분명 주제의식이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블랙메탈 밴드들이 대부분 숲을 배경으로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는게 다 의미가 있는 것이다.
조금 더 첨언하자면, 우리가 흔히 형제처럼 생각하는 익스트림 메탈의 양대 산맥인 데스메탈과 블랙메탈은 사실 꽤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다.
(아류가 아닌 본류)데스메탈이 인간의 유한성과 거기서 오는 좌절과 분노, 내면의 성찰, 상상속의 이(異)세계 탐구, 궁극적으로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받아들이고 더 단단한 자아로의 초월을 추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우울증으로 자살하는 뮤지션 대부분은 사랑과 희망을 노래하는 메이져 뮤지션이다.), 블랙메탈은 자연(신)의 위대함과 신성함, 경외감,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인간 역사와 신화, 그리고 (가장 중요한)자연위에 절대자로서 군림하려 하는 기독교적 세계관에 맞서 흔히 불경스런 것으로 여겨지는 악(evil)을 전면적으로 표출함에 초점이 맞춰진다. 즉, 데스메탈이 인간성에 집중한다면 블랙메탈은 우리가 살아 숨쉬는 자연과 세계(속세가 아닌 영적인 영역의)에 집중한다.
여기서 마지막 부분, 블랙메탈이 기독교에 대항한다는 의미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자면, 서울 인구 절반 조금 넘는것에 불과한 노르웨이가 전 세계 블랙메탈의 성지가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로부터 오딘 유일신 국가였던 노르웨이 민족은 다소 폭압적인 교세 확장성을 보이는 기독교가 침투한것에 유독 강한 반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연을 경외하고 어우러짐을 중시하는 오딘 유일신 종교 국가에서, 자연위에 주인으로 군림하며 모든것의 절대자인 신이 등장하는 기독교 세계관과 복음주의로 인한 민간 신앙에의 급속한 침투는 받아들여지기 힘들었음에 분명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을 토대로 노르웨이의 반기독교적 사상과 그에 따른 문화적 파생물인 블랙메탈은 급속도로, 그리고 정교하게 발전해 나갔다.
지금 리뷰할 Helheim이 바로 대표적인 노르웨이 블랙메탈 밴드이다. 그리고 그들의 첫번째 작품 Jormundgand는 노르웨이 블랙메탈의 성전같은 작품이다. 본작은 노르웨이를 넘어 현재까지도 세계 블랙메탈 역사상 최고의 앨범중 하나로 손꼽히는 절대 걸작이다.
앞서 말한대로 본작은 자연을 노래한다. 적절한 에코를 통해 자연 그대로의 텍스쳐로 표현해낸다. 마법같은 프로덕션을 통해 불쾌하지 않은 선에서 선명함을 유지해낸다. 거칠지만 더 없이 인간적이다. 사악하지만 순수하기에 그 처절함이 싫지 않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바이킹 블랙메탈 답게 기백이 넘치며 완급 조절을 통한 파트 설정이 드라마틱하다. 1, 2번 트랙은 강력하게 돌진하고, 3번 트랙에서 한번 힘을 빼주면서 포크적이고 전통적 색감을 덧칠해준 뒤에 4, 5번 트랙에서 다시 한번 저돌성을 과시한 뒤, 6번트랙에서 선선한 감각을 유지하다가 최종장 Nattravnens Tokt로 강력하게 휘몰아치는 화려한 엔딩이 아주 인상깊게 남는다.
2018년 현재의 블랙메탈 밴드들은 아주 깔끔한 레코딩을 자랑하고, 화려한 악기 세션, 더더욱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 창출에는 아주 능숙하지만, 이러한 스마트함은 고전 블랙메탈에서 느꼈던 자연의 생생함을 살려내기는 힘들다. 즉, 현대 블랙메탈은 본질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블랙메탈 팬들이 유독 고전의 향수에 집착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 세상 모든 소리가 악기 없이도 구현 가능한 혁명적 디지털 음악 시대에, 블랙메탈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최근의 블랙메탈은 이것도 저것도 다 사악하고, 다 과격하고, 다 불경한데, 왜 끝까지 완청 가능한 블랙메탈 앨범은 줄어드는 것일까? 이러한 고민과 갈증이 계속 되고 블랙메탈의 본류가 그리울 수록 수록 고전 중의 고전 Helheim의 Jormundgand는 더더욱 빛나는 위대한 유산으로 기억될 것이다.
블랙메탈의 본질은 바로 메이져와 동떨어진 자연 그대로의 거친 텍스쳐라고 생각하는 블랙메탈 리스너가 많을 것이다. 그도 그런것이 블랙메탈만큼 자연과 연관된 메탈 장르가 없다. 블랙메탈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매우 중시하는 음악 장르이고 이런 사상적 배경은 프로덕션에도 영향을 미쳤다. 블랙메탈 리스너들은 고전 블랙메탈에서 느껴지는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텍스쳐를 사랑한다. 자연 그대로인것이 가장 탁하고 거칠며, 조악한 것이다. 이걸 표현해내는게 블랙메탈 레코딩이다. 로-블랙메탈 밴드가 단지 영세하고 바보라서 그런 질감을 들려주는게 아니다. 분명 주제의식이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블랙메탈 밴드들이 대부분 숲을 배경으로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는게 다 의미가 있는 것이다.
조금 더 첨언하자면, 우리가 흔히 형제처럼 생각하는 익스트림 메탈의 양대 산맥인 데스메탈과 블랙메탈은 사실 꽤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다.
(아류가 아닌 본류)데스메탈이 인간의 유한성과 거기서 오는 좌절과 분노, 내면의 성찰, 상상속의 이(異)세계 탐구, 궁극적으로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받아들이고 더 단단한 자아로의 초월을 추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우울증으로 자살하는 뮤지션 대부분은 사랑과 희망을 노래하는 메이져 뮤지션이다.), 블랙메탈은 자연(신)의 위대함과 신성함, 경외감,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인간 역사와 신화, 그리고 (가장 중요한)자연위에 절대자로서 군림하려 하는 기독교적 세계관에 맞서 흔히 불경스런 것으로 여겨지는 악(evil)을 전면적으로 표출함에 초점이 맞춰진다. 즉, 데스메탈이 인간성에 집중한다면 블랙메탈은 우리가 살아 숨쉬는 자연과 세계(속세가 아닌 영적인 영역의)에 집중한다.
여기서 마지막 부분, 블랙메탈이 기독교에 대항한다는 의미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자면, 서울 인구 절반 조금 넘는것에 불과한 노르웨이가 전 세계 블랙메탈의 성지가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로부터 오딘 유일신 국가였던 노르웨이 민족은 다소 폭압적인 교세 확장성을 보이는 기독교가 침투한것에 유독 강한 반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연을 경외하고 어우러짐을 중시하는 오딘 유일신 종교 국가에서, 자연위에 주인으로 군림하며 모든것의 절대자인 신이 등장하는 기독교 세계관과 복음주의로 인한 민간 신앙에의 급속한 침투는 받아들여지기 힘들었음에 분명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을 토대로 노르웨이의 반기독교적 사상과 그에 따른 문화적 파생물인 블랙메탈은 급속도로, 그리고 정교하게 발전해 나갔다.
지금 리뷰할 Helheim이 바로 대표적인 노르웨이 블랙메탈 밴드이다. 그리고 그들의 첫번째 작품 Jormundgand는 노르웨이 블랙메탈의 성전같은 작품이다. 본작은 노르웨이를 넘어 현재까지도 세계 블랙메탈 역사상 최고의 앨범중 하나로 손꼽히는 절대 걸작이다.
앞서 말한대로 본작은 자연을 노래한다. 적절한 에코를 통해 자연 그대로의 텍스쳐로 표현해낸다. 마법같은 프로덕션을 통해 불쾌하지 않은 선에서 선명함을 유지해낸다. 거칠지만 더 없이 인간적이다. 사악하지만 순수하기에 그 처절함이 싫지 않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바이킹 블랙메탈 답게 기백이 넘치며 완급 조절을 통한 파트 설정이 드라마틱하다. 1, 2번 트랙은 강력하게 돌진하고, 3번 트랙에서 한번 힘을 빼주면서 포크적이고 전통적 색감을 덧칠해준 뒤에 4, 5번 트랙에서 다시 한번 저돌성을 과시한 뒤, 6번트랙에서 선선한 감각을 유지하다가 최종장 Nattravnens Tokt로 강력하게 휘몰아치는 화려한 엔딩이 아주 인상깊게 남는다.
2018년 현재의 블랙메탈 밴드들은 아주 깔끔한 레코딩을 자랑하고, 화려한 악기 세션, 더더욱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 창출에는 아주 능숙하지만, 이러한 스마트함은 고전 블랙메탈에서 느꼈던 자연의 생생함을 살려내기는 힘들다. 즉, 현대 블랙메탈은 본질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블랙메탈 팬들이 유독 고전의 향수에 집착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 세상 모든 소리가 악기 없이도 구현 가능한 혁명적 디지털 음악 시대에, 블랙메탈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최근의 블랙메탈은 이것도 저것도 다 사악하고, 다 과격하고, 다 불경한데, 왜 끝까지 완청 가능한 블랙메탈 앨범은 줄어드는 것일까? 이러한 고민과 갈증이 계속 되고 블랙메탈의 본류가 그리울 수록 수록 고전 중의 고전 Helheim의 Jormundgand는 더더욱 빛나는 위대한 유산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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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
---|---|---|---|---|
1. | Jormundgand | 7:47 | - | 0 |
2. | Vigrids Vård | 8:14 | - | 0 |
3. | Nidr Ok Nordr Liggr Helvegr | 4:28 | - | 0 |
4. | Gravlagt I Eljudne | 8:45 | - | 0 |
5. | Svart Visdom | 9:06 | - | 0 |
6. | Jotnevandring | 2:26 | - | 0 |
7. | Nattravnens Tokt | 5:10 | - | 0 |
10,434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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