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아래 글 리플에도 달아두었습니다만, 안그래도 Nightwish의 최근작에 대한 리뷰를 쓰면서 궁금한 점이 생겼었는데, 이번 기회에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리플로 달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요; 아마 내용이 꽤 큰 부분이 veg님이 하신 말씀에 대한 의견일 것 같아서, 불쾌함을 쪽지나 댓글로 표현하시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의문은 두가지입니다.
1. '메탈임'을 기준으로 앨범리뷰의 점수를 매기는 것이 적절한가?
2. 메탈킹덤에 등록을 제한하는 기준인 '메탈임'은 무엇인가?
2를 쓰면서 '메탈임'을 기준으로 등록을 제한하는 것은 정당한가? 라는 질문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만, 이건 내일 태양이 동쪽에서 뜬다는 것만큼이나 자명한 것이라 이야기하지 않으려 합니다.
일단 2에 관해서인데, 제가봐도 RHCP는 논쟁거리도 안 될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좀 더 논쟁거리가 될만한 밴드였다면 좋았을 것을;; 그런데 오히려 이것이 제겐 더 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내가 봐도 RHCP는 메탈이 아닌데, 내가 생각했을 때 메탈의 요소를 가지고 있는 Animals as Leaders같은 밴드가 어떤사람에겐 내게 RHCP가 보이듯 보이겠구나, 싶더라고요.
veg님께서 메탈아카이브를 기준으로 한다고 하셔서 들어가 봤어요. 얘들이 제시하는 기준이란
First and foremost, for a band to be metal, it must have metal riffs.
Second, for the lesser-known bands, we need compelling evidence that the band is metal.
Third, for a band to be acceptable, it must have at least one fully, unambiguously metal album.
1. 메탈밴드가 되기 위해서는 '메탈리프'를 포함하여야 한다.
2. 듣보잡밴드들의 경우 메탈이라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3. 앨범 전체가 메탈인 앨범을 하나라도 가져야만 메탈밴드로 인정된다.
"We do NOT accept the following (this is our decision, please don't argue this):"
이하의 것들은 인정 안 한다. (우리가 정한 것이니 논쟁은 금지함.)
'이하'에는 코어, 디젠트, 프로그레시브록같은 것이 들어가네요.
가장 원초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메탈리프'일 것인데, 그것에 대한 명확한 개념규정은 어디에도 없으니(소거적 정의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Q. 메탈은 무엇인가? A. 펑크가 아니고, 코어가 아니고...) 'don't argue this'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결국 메탈아카이브도 어떻게보면 자의적으로 기준을 판단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네요.
명확한 정의가 없는 이상, 이 뒤의 논의는 수많은 의견들의 수렴으로 갈 수밖에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메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생각되고, 그것이 음악에 반영된 것이 보인다면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많은 분들은 당연히 여러가지 다른 생각들을 갖고 계시겠죠. 그 생각들이 궁금합니다. '어디까지가 메탈이냐'를 묻는다고 한다면, 진짜 다양한 경계선들이 나올 것 같아요.
그리고 이게 1번문제랑 연결이 되는데, 전에는 '등록으로 이미 한번 필터링을 하는데 점수에서 한번 더 '메탈임'이라는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메탈임'의 폭이 넓어지면 또 상황이 달라지니까요..
어떻게 보면 이 문제를 리뷰점수를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얼마나 좋은 음악인지를 나타내는 척도'이냐,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 음악이냐의 척도'이냐의 둘 사이에서요. 후자라면 당연히 메탈팬들이 모인 이 사이트에서 메탈임에 더 충실한 음악이 점수가 높은 건 당연한 일이겠죠.
광태랑 2014-07-06 02:23 | ||
정말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사실 8년째 메탈을 듣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친구가 '메탈이 뭐야?' 라고 물어보면 시원하게 대답할 수가 없네요. 그저 메탈과 안메탈을 들려주면서 비교하게 하는 수밖에요. 꼭 집어 말하긴 힘들지만, 예를 들어 블랙 사바스의 파라노이드 앨범은 시끄럽진 않지만 메탈이고 슬립낫이나 Korn은 겁나 시끄럽지만 메탈이 아니듯이 느낌을 가지고 구분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그 기준이 리프라고 보는데, 후자의 팀들은 겁나게 다운튜닝한 개방현을 가지고 리듬 쪼개기만 할 뿐 Electric Eye나 Holy War같은 곡을 들을 때 느껴지는 리프의 짜임새가 없는 느낌이랄까요... 그걸 '메탈임'으로 정의하려고 하면 또 나이트위시같은 밴드는 메탈로 인정하는 현실이 발목을 잡네요. 메탈 아카이브는 최고의 메탈 커뮤니티라고 할 만한 곳인데 그런 곳에서도 저렇게 애매한 표현을 쓴 것을 보면 명확한 기준은 없는 게 아닐까요? 물론 RHCP는 용납 못한다능 | ||
제주순둥이 2014-07-06 02:33 | |||
동감. 저도 메탈헤드라고 하긴 하지만 메탈이 뭐냐고 하면 저도 바로 얘기는 못할 거 같네요. 확실히 사이트가 메탈킹덤이니만큼 메탈밴드를 올려야 하는 게 맞지만 메탈이라는 장르만 따진다면 여기에서 빼야할 밴드가 수두룩 한 것 같네요. 참고로 전 점수매길 때 그냥 앨범이 좋으면 좋은 점수를 주는거지 메탈이 아니라고 점수를 빼는 경우는..거의 없습니다. Anathema가 대표적인 경우인데 초반에는 둠메탈이지만 지금은 장르를 바꿨는데 We Are Here Because We Are Here부터는 아예 앨범을 올리지 말아야 하는 것도 조금 이상하네요. | |||
광태랑 2014-07-06 02:25 | ||
그나저나 님 아이디 감마레이 앨범 이름인가요? 맞다면 반갑습니다. | ||
SighNoMore 2014-07-06 03:31 | |||
맞습니다. 저도 반갑습니다. | |||
--헐-- 2014-07-06 02:50 | ||
명확한 정의가 없는 이상, 이 뒤의 논의는 수많은 의견들의 수렴으로 갈 수밖에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 이 말이 맞다고 봅니다. 음악이 법처럼 글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거면 좋겠지만 음악은 결국 사람이 "개인적"인 느낌으로 감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확히 기준을 말로 표현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특히 프로그레시브 메탈/록은 록 + 메탈 + 재즈 + 심지어는 클래식까지 짬뽕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 다했지요...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들에게 얼마나 "메탈"스럽게 들리느냐... 이게 관건이라고 봅니다. | ||
AlcesteNoire 2014-07-06 12:20 | ||
일단, 메탈이란 무엇인가 뭐 이런 원론적 얘기를 떠나서...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연주한것도 아니고, 작곡도 자기가 한것도 아니고, 얼굴마담 보컬마담만 하는 밴드는 좀 없어졌으면 좋겠네요 ^^ | ||
휘루 2014-07-08 02:10 | ||
이미 많은 사운드 발전을 이뤄 놓았고 여러가지의 스타일과 장르의 접목으로 인해 메탈이냐 아니냐를 나누는 것이 거의 무의미 해졌다고 생각드네요. 애초에 나눌 수 있는 건 정통메탈이냐 비정통메탈이냐 차이겠죠. 개인적으로는 최소한 곡의 절반이상의 리프가 헤비하거나 듣고 헤드뱅잉 반응이 오면 메탈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 ||
▶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7]
2014-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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