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DA Review
August 20, 2019
‘한국판 OOO'라는 수식어를 넘어서
국내 록/메탈 밴드들에게 가장 흔히 뒤따른 수식어 중 하나는 일명 ‘한국판 OOO', 즉 해외 유명 밴드의 사운드를 현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표현일 것이다. 이러한 표현은 대개 세계 굴지의 밴드들에 맞먹는 음악을 국내에서도 구축했다는 칭찬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어떻게 보면 이는 결국 그러한 밴드들이 이미 정립한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볼 수도 있다.
이에 많은 국내 밴드들은 해외 밴드들에게는 없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해 실험을 이어갔다. 그중 일부 밴드들은 국악으로 눈을 돌렸고, 이 결과 록/메탈과 국악의 크로스오버 혹은 국악과 한국의 전통적 소재에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탄생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은 쉽게 빛을 발하지 못했다. 물론 새드 레전드나 도깨비 같은 밴드가 독특한 한국적 정서를 담아내며 훌륭한 음악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오직 소수의 팬들만이 그들의 음악을 알아주었을 뿐이었다(물론 이는 익스트림 메탈의 장르적 한계라고 볼 수도 있기는 하다). 극히 드물게 故 신해철의 ‘Into The Arena’같은 곡이 국내에서 상당한 파급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국악과 록/메탈의 결합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러던 와중에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했던 잠비나이는 몇 년 사이에 단순히 록/메탈과 국악의 크로스오버뿐 아니라 퓨전 국악 전반에 걸쳐 귀감이 되었다. 정규 1집 ‘차연’이 제 10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크로스오버 부문에서 수상했고, 정규 2집 ‘은서’는 해외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으며 잠비나이의 이름을 알려 나가고 있다. 이들은 국내뿐 아니라 글래스톤베리, 헬페스트 등 해외의 굵직한 음악 페스티벌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오고 있으며, 특히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무대에 서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주목받기 이전에 해외에서 이미 입지를 차곡차곡 쌓아오고 있는 이들은 지난 6월 정규 3집 ‘온다’로 컴백해 건재함을 알리는 동시에 보다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전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는 이번 작품은 1, 2집에서 보여준 잠비나이만의 특색에 이전과는 또 다른 시도가 돋보인 앨범이었다.
첫 번째 곡 ‘Sawtooth’는 이전 1, 2집과 마찬가지로 앨범의 포문을 여는 킬링 트랙이다. 다만 3분 남짓했던 ‘소멸의 시간’이나 ‘벽장’과는 달리 7분이 넘어가는 이 곡은 우선 조용하게 시작했다가 해금을 비롯한 악기들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며 분위기를 고조시켜나간다. 이후 잔잔하면서도 스산한 분위기 속에서 곡이 진행되다가 갑자기 격렬한 기타 리프가 터져 나오며 분위기가 절정에 달한 후 곡이 마무리된다.
앨범 발매 이전 가장 먼저 공개되었던 ‘Square Wave’는 잠비나이의 곡들 중에서 비교적 접근성이 높다고 할 수 있는 곡으로, 부드러운 여성 보컬과 몽환적인 분위기가 인상깊은 트랙이다. 다만 유독 이 곡은 기타 톤이 어딘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그 점만 제외하면 역시 좋은 곡이었다. 한편 불안정한 도입부가 두드러지는 세 번째 곡 ‘사상의 지평선’은 처절하게 울부짖는듯한 해금의 연주와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기타 리프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2번 곡에 이어 이번에는 혼성 보컬을 시도한 ‘검은 빛은 붉은 빛으로’는 광기 어린 연주와 보컬이 서로 주고받으며 잠비나이만의 독특한 개성을 잘 드러낸 또 하나의 킬링 트랙이었다. 다섯 번째 곡 ‘나무의 대화’는 13분이 넘어가는 대곡이다. 확실하지는 않으나 2010년 발매된 EP ‘잠비나이’의 마지막 곡이었던 ‘나무의 대화 2’를 리메이크한 것 같았다. 곡은 우선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하게 흘러가며 판소리스러운 보컬이 등장해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이후 후반부 전개에서 조금씩 고조되는 분위기로 은은한 전개를 펼쳐나간다.
쓸쓸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하는 ‘작은 위로가 있는 곳에’는 곡 후반부의 연주 파트에서 처연한 감수성을 한 번 더 폭발시키며 훌륭한 끝맺음을 선보였다. 그리고 짤막한 전주곡 이후 이어지는 마지막 곡 ‘온다’는 거문고와 드럼이 비장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다시 한번 혼성 보컬이 등장해 더욱 스케일을 키웠다. 이후로도 분위기를 이어가며 웅장한 분위기 속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며 앨범을 마무리했다. 특히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마지막 클라이맥스 부분이 깊은 인상을 남겨 주었다.
앨범 전체적으로 볼 때 이번에도 역시 잠비나이만의 특색이 잘 드러나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었다. ‘Sawtooth’나 ‘온다’ 같은 눈에 띄는 킬링 트랙과 전반적인 분위기와 구성 모두 지난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뛰어났다. 이번 3집에서 눈에 띄는 새로운 시도는 가장 먼저 보컬 스타일의 변화를 들 수 있겠다. 우선 ‘Square Wave’처럼 처음으로 여성 보컬이 주도하는 곡들이 등장했고(물론 1집의 수록곡인 Grace Kelly에서 여성 보컬을 사용한 적 있기는 하지만 이번 앨범과 같은 적극적인 방식은 처음이었다), 여기에 혼성 보컬 또한 활용하는 등 전반적으로 보컬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나무의 대화’처럼 10분이 훌쩍 넘는 대곡을 비롯하여 구성 면에서도 다소 변화를 주었다.
그리하여 전작에 비해 부분적으로는 보다 밝고 부드러운 인상을 주었지만, 여전히 무시무시하고 광기 어린 측면 또한 부각되었다. 개인적으로는 2집 '은서'를 약간 더 좋게 들었지만, 이번 작품 역시 전 세계에서 오직 잠비나이만이 구사하는 독특한 스타일을 잘 살려낸 올해의 수작 중 하나라는 데에는 의심이 없다. 초기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식으로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 역시 지속적으로 새로움을 추구함으로써 보다 나은 음악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였기에 계속 변화를 거듭하는 이들의 실험정신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이들이 이룬 가장 큰 성취는 앞서 서두에서 언급한 소위 ‘한국판 OOO’라는 훈장 겸 낙인에서 탈피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때까지 국내에서도 많은 록/메탈 밴드들이 우수한 음악을 들려주었지만, 먼저 등장한 해외 뮤지션들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해외의 선배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국악과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독자적인 음악을 추구하려 했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잠비나이가 마침내 전 세계에 둘도 없는 국악과 록/메탈 사운드의 크로스오버를 성공적으로 이루어 냄으로써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동시에 세계적인 스타일을 정립해냈다. 그리하여 ‘한국판 OOO’라는 수식어 없이 오직 ‘잠비나이’라는 이름을 당당히 알려 나가고 있는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은 뻔하지만 본질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기존 해외 예술가의 스타일을 본받아 비슷한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낸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평가가 웬만해서는 본래의 스타일을 넘어서기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단지 내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먹히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차별화가 필요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차별화의 방식은 무척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지만, 방법이 많다고 해서 결코 쉬운 일은 더욱 아니다. 하지만 결국 잠비나이는 국악과 록/메탈 사운드를 절묘하게 결합함으로써 마침내 차별화를 이룩해내는 데 성공했고, 현재도 조금씩이기는 하지만 꾸준하게 그 명성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잠비나이의 성공은 단지 국내의 록/메탈 장르뿐 아니라 퓨전 국악 전반에 걸쳐 경종을 울릴 만한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들이 아직까지도 국내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작년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무대에 서기도 했던 이들이 여전히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애초에 퓨전 국악이든, 포스트 록이든 간에 잠비나이의 음악 스타일 자체가 현재 대중의 트렌드와는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이번 3집 ‘온다’를 통해 갑작스럽게 대중 친화적 방향으로 노선을 트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독자적인 스타일의 정립과 확대에 몰두해 있음을 증명했다. 그리하여 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씩 입지를 다져나가며 독보적인 음악적 위치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들의 진보가 계속될 수 있기를 바란다.
94/100
국내 록/메탈 밴드들에게 가장 흔히 뒤따른 수식어 중 하나는 일명 ‘한국판 OOO', 즉 해외 유명 밴드의 사운드를 현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표현일 것이다. 이러한 표현은 대개 세계 굴지의 밴드들에 맞먹는 음악을 국내에서도 구축했다는 칭찬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어떻게 보면 이는 결국 그러한 밴드들이 이미 정립한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볼 수도 있다.
이에 많은 국내 밴드들은 해외 밴드들에게는 없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해 실험을 이어갔다. 그중 일부 밴드들은 국악으로 눈을 돌렸고, 이 결과 록/메탈과 국악의 크로스오버 혹은 국악과 한국의 전통적 소재에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탄생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은 쉽게 빛을 발하지 못했다. 물론 새드 레전드나 도깨비 같은 밴드가 독특한 한국적 정서를 담아내며 훌륭한 음악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오직 소수의 팬들만이 그들의 음악을 알아주었을 뿐이었다(물론 이는 익스트림 메탈의 장르적 한계라고 볼 수도 있기는 하다). 극히 드물게 故 신해철의 ‘Into The Arena’같은 곡이 국내에서 상당한 파급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국악과 록/메탈의 결합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러던 와중에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했던 잠비나이는 몇 년 사이에 단순히 록/메탈과 국악의 크로스오버뿐 아니라 퓨전 국악 전반에 걸쳐 귀감이 되었다. 정규 1집 ‘차연’이 제 10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크로스오버 부문에서 수상했고, 정규 2집 ‘은서’는 해외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으며 잠비나이의 이름을 알려 나가고 있다. 이들은 국내뿐 아니라 글래스톤베리, 헬페스트 등 해외의 굵직한 음악 페스티벌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오고 있으며, 특히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무대에 서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주목받기 이전에 해외에서 이미 입지를 차곡차곡 쌓아오고 있는 이들은 지난 6월 정규 3집 ‘온다’로 컴백해 건재함을 알리는 동시에 보다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전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는 이번 작품은 1, 2집에서 보여준 잠비나이만의 특색에 이전과는 또 다른 시도가 돋보인 앨범이었다.
첫 번째 곡 ‘Sawtooth’는 이전 1, 2집과 마찬가지로 앨범의 포문을 여는 킬링 트랙이다. 다만 3분 남짓했던 ‘소멸의 시간’이나 ‘벽장’과는 달리 7분이 넘어가는 이 곡은 우선 조용하게 시작했다가 해금을 비롯한 악기들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며 분위기를 고조시켜나간다. 이후 잔잔하면서도 스산한 분위기 속에서 곡이 진행되다가 갑자기 격렬한 기타 리프가 터져 나오며 분위기가 절정에 달한 후 곡이 마무리된다.
앨범 발매 이전 가장 먼저 공개되었던 ‘Square Wave’는 잠비나이의 곡들 중에서 비교적 접근성이 높다고 할 수 있는 곡으로, 부드러운 여성 보컬과 몽환적인 분위기가 인상깊은 트랙이다. 다만 유독 이 곡은 기타 톤이 어딘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그 점만 제외하면 역시 좋은 곡이었다. 한편 불안정한 도입부가 두드러지는 세 번째 곡 ‘사상의 지평선’은 처절하게 울부짖는듯한 해금의 연주와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기타 리프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2번 곡에 이어 이번에는 혼성 보컬을 시도한 ‘검은 빛은 붉은 빛으로’는 광기 어린 연주와 보컬이 서로 주고받으며 잠비나이만의 독특한 개성을 잘 드러낸 또 하나의 킬링 트랙이었다. 다섯 번째 곡 ‘나무의 대화’는 13분이 넘어가는 대곡이다. 확실하지는 않으나 2010년 발매된 EP ‘잠비나이’의 마지막 곡이었던 ‘나무의 대화 2’를 리메이크한 것 같았다. 곡은 우선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하게 흘러가며 판소리스러운 보컬이 등장해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이후 후반부 전개에서 조금씩 고조되는 분위기로 은은한 전개를 펼쳐나간다.
쓸쓸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하는 ‘작은 위로가 있는 곳에’는 곡 후반부의 연주 파트에서 처연한 감수성을 한 번 더 폭발시키며 훌륭한 끝맺음을 선보였다. 그리고 짤막한 전주곡 이후 이어지는 마지막 곡 ‘온다’는 거문고와 드럼이 비장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다시 한번 혼성 보컬이 등장해 더욱 스케일을 키웠다. 이후로도 분위기를 이어가며 웅장한 분위기 속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며 앨범을 마무리했다. 특히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마지막 클라이맥스 부분이 깊은 인상을 남겨 주었다.
앨범 전체적으로 볼 때 이번에도 역시 잠비나이만의 특색이 잘 드러나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었다. ‘Sawtooth’나 ‘온다’ 같은 눈에 띄는 킬링 트랙과 전반적인 분위기와 구성 모두 지난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뛰어났다. 이번 3집에서 눈에 띄는 새로운 시도는 가장 먼저 보컬 스타일의 변화를 들 수 있겠다. 우선 ‘Square Wave’처럼 처음으로 여성 보컬이 주도하는 곡들이 등장했고(물론 1집의 수록곡인 Grace Kelly에서 여성 보컬을 사용한 적 있기는 하지만 이번 앨범과 같은 적극적인 방식은 처음이었다), 여기에 혼성 보컬 또한 활용하는 등 전반적으로 보컬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나무의 대화’처럼 10분이 훌쩍 넘는 대곡을 비롯하여 구성 면에서도 다소 변화를 주었다.
그리하여 전작에 비해 부분적으로는 보다 밝고 부드러운 인상을 주었지만, 여전히 무시무시하고 광기 어린 측면 또한 부각되었다. 개인적으로는 2집 '은서'를 약간 더 좋게 들었지만, 이번 작품 역시 전 세계에서 오직 잠비나이만이 구사하는 독특한 스타일을 잘 살려낸 올해의 수작 중 하나라는 데에는 의심이 없다. 초기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식으로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 역시 지속적으로 새로움을 추구함으로써 보다 나은 음악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였기에 계속 변화를 거듭하는 이들의 실험정신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이들이 이룬 가장 큰 성취는 앞서 서두에서 언급한 소위 ‘한국판 OOO’라는 훈장 겸 낙인에서 탈피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때까지 국내에서도 많은 록/메탈 밴드들이 우수한 음악을 들려주었지만, 먼저 등장한 해외 뮤지션들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해외의 선배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국악과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독자적인 음악을 추구하려 했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잠비나이가 마침내 전 세계에 둘도 없는 국악과 록/메탈 사운드의 크로스오버를 성공적으로 이루어 냄으로써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동시에 세계적인 스타일을 정립해냈다. 그리하여 ‘한국판 OOO’라는 수식어 없이 오직 ‘잠비나이’라는 이름을 당당히 알려 나가고 있는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은 뻔하지만 본질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기존 해외 예술가의 스타일을 본받아 비슷한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낸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평가가 웬만해서는 본래의 스타일을 넘어서기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단지 내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먹히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차별화가 필요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차별화의 방식은 무척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지만, 방법이 많다고 해서 결코 쉬운 일은 더욱 아니다. 하지만 결국 잠비나이는 국악과 록/메탈 사운드를 절묘하게 결합함으로써 마침내 차별화를 이룩해내는 데 성공했고, 현재도 조금씩이기는 하지만 꾸준하게 그 명성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잠비나이의 성공은 단지 국내의 록/메탈 장르뿐 아니라 퓨전 국악 전반에 걸쳐 경종을 울릴 만한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들이 아직까지도 국내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작년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무대에 서기도 했던 이들이 여전히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애초에 퓨전 국악이든, 포스트 록이든 간에 잠비나이의 음악 스타일 자체가 현재 대중의 트렌드와는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이번 3집 ‘온다’를 통해 갑작스럽게 대중 친화적 방향으로 노선을 트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독자적인 스타일의 정립과 확대에 몰두해 있음을 증명했다. 그리하여 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씩 입지를 다져나가며 독보적인 음악적 위치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들의 진보가 계속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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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video | ||
---|---|---|---|---|---|
1. | Sawtooth | 7:39 | 92.5 | 2 | Audio |
2. | Square Wave | 5:05 | 90 | 1 | Audio |
3. | 사상의 지평선 (Event Horizon) | 3:55 | 95 | 1 | |
4. | 검은 빛은 붉은 빛으로 (Sun. Tears. Red) | 5:51 | 95 | 1 | Audio |
5. | 나무의 대화 (In the Woods) | 13:16 | 85 | 1 | |
6. | 작은 위로가 있는 곳에 (Small Consolation) | 5:18 | 85 | 1 | |
7. | 그대가 지내온 아픔들이 빛나는 축복의 별이 되어 (Onda Prelude) | 2:18 | 90 | 1 | |
8. | 온다 (Onda) | 7:07 | 100 | 1 |
Line-up (members)
- 이일우 (Lee Ilwoo) : 생황(sanghwang), Guitars, 피리(piri), 태평소(taepyoungso)
- 김보미 (Kim Bomi) : 해금(haegeum), Triangle
- 심은용 (Shim Eunyong) : 거문고(geomungo)
10,437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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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SA 95/100
Aug 31, 2021 Likes : 6
지난 6월 말 운 좋게도 잠비나이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라이브 공연을 보고 난 뒤에 잠비나이만이 가지고 있는 힘과 매력을 더욱 절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소위 말하는 ‘한’의 정서나 아니면 최근에 주목받은 이날치 같은 경우의 ‘흥’과 같은 요소들을 차용한 퓨전 국악 아티스트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