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 the Faith Review

Band	Bon Jovi
Album	Keep the Faith
Type	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November 3, 1992
Genres	Hard Rock, AOR
Labels	Mercury Records
Length	1:05:14
Ranked	#13 for 1992 , #472 all-time

Reviewer :  구르는 돌         Rating :  95 / 100

Bon Jovi의 Keep the Faith는 1992년, 얼터너티브 록의 급부상으로 급격히 변화를 맞이하던 시점에 발매되었다. 많은 밴드들이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려 애쓰던 시기에, Bon Jovi는 그와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Keep the Faith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려는 시도의 결실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용감히 맞선 결정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Def Leppard가 Adrenalize를 발표한 사례와 일맥상통한다. 80년대 글램 메탈의 전성기를 경험한 후, 그들은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 트렌드를 따르기보다는 자신들의 고유한 사운드를 고수하며, 90년대 록의 변화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한 결단을 내렸다.

이 앨범은 이전의 Slippery When Wet과 New Jersey처럼 상업적으로 거대한 성공을 거두진 않았지만, 그만큼 록 밴드로서의 자신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안 록이 기세등등하게 득세하는 시기를 맞이하면서 록 음악 시장의 변화가 예상되었지만 Bon Jovi는 글램 메탈의 미학을 이어가며, 그들을 둘러싼 시대의 흐름에 휘둘리지 않으려 했다. 결과적으로, Keep the Faith는 전형적인 Bon Jovi 사운드를 유지하면서도, 한층 더 성숙하고 직설적인 메시지를 담은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Keep the Faith는 전반적으로 기존의 밴드가 추구하던 사운드를 더욱 진지하고 세련되게 발전시킨 앨범이다. 그 동안의 화려한 메탈 사운드에서에서 벗어나고 있지는 않지만 좀더 그루브 있고 심플한 리듬을 채택하면서도 여전히 강렬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Jon Bon Jovi의 보컬은 여전히 강렬하고 감동적이며, Richie Sambora의 기타는 정통 록의 맛을 잘 살리면서도 조금 더 실험적이고 어두운 톤을 시도하고 있다. 앨범의 사운드는 80년대의 풍미를 남기면서도, 90년대의 록 씬에 적합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하는 Bon Jovi의 야망이 담겨있다. 이 앨범에 담겨진 그들의 비전이 현시점에 비추어봤을 때 현실성이 결여된 듯 보이기도 하지만, 그 당시의 Bon Jovi는 개의치 않았던 것 같다. 90년대 초엽의 Bon Jovi는 Slippery When Wet과 New Jersey 같은 걸작 앨범들에 비길 만한 작품을 남길 역량이 있었다.

수록곡들은 기존 앨범들에 비해 좀더 세련미를 갖추고 있지만, 큰 틀을 벗어나고 있지는 않다. 앨범의 타이틀 트랙 Keep the Faith는 새로운 시대에 맞선 그들의 의지를 드러내는 곡이다. 에너지 넘치는 이 곡은 얼터너티브 록의 물결 속에서 Bon Jovi가 전통적인 노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곡이라 생각된다. 이 곡은 시대의 변화를 맞이하면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고수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I Believe는 이 앨범에서 가장 감동적인 트랙 중 하나로 희망과 믿음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Bon Jovi가 과거의 화력한 록 발라드 스타일을 이어가면서도, 좀더 성숙하고 진지한 톤을 취한 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80년대 록 발라드의 흔적을 남기면서도 90년대의 진지한 록 사운드를 엿볼 수 있다.

에너지 넘치는 I'll Sleep When I'm Dead는 앨범 전체에서 가장 에너지 넘치는 트랙으로 록 음악에 대한 열기를 그대로 담아낸 트랙이다. 빠른 템포와 신나는 기타 리프가 돋보이며, 무엇보다도 포기를 모르는 그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명트랙이다. 따뜻한 감성과 서정적인 기타, 그리고 격정적인 보컬이 앙상블을 이루고 있는 In These Arms는 여전히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트랙이다. Dry County는 기존의 Bon Jovi가 취하던 노선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트랙이지만, 대단히 멋진 트랙이다. 고난과 사회적 문제를 다루면서 인내와 희망을 주제로 한 이 곡은 밴드의 전형에서는 다소 벗어나고 있지만, 90년대 음악 시장의 변화를 직시하면서 음악적 깊이를 더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담긴 트랙이라 가치가 있다.

사랑에 대한 격정을 담아낸 Bed of Roses는 Jon Bon Jovi의 목소리가 가장 강한 매력을 발휘하는 트랙이다. Jon Bon Jovi 애절한 목소리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고백적이고 감동적인 가사로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로 이 곡을 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끌은 바 있다. Woman in Love는 좀더 부드러운 록 발라드로 여성의 내면을 탐구하는 듯한 가사와 멜로디가 돋보이며, 둔중한 베이스 기타의 인상적인 연주로 시작하는 Fear 또한 꽤나 인상적으로 들린다. I Want You는 더 로맨틱하고 섬세한 트랙으로, 듣는 이의 귀를 잡아 끈다. I want you라는 반복적인 가사가 이 곡의 주된 메시지인데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갈망과 욕망을 표현한 것이다. I Want You는 별다른 장식없이 직관적으로 다가가면서 사랑의 열정적인 부분을 농밀하게 포착하고 있다.

Keep the Faith는 Bon Jovi가 새로운 시대에 맞서 싸운 결정적인 작품이다. 이 앨범은 그들이 얼터너티브 록의 물결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고수하려는 용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들의 성숙한 음악적 진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얼터너티브 록의 급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스타일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의 록 사운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그 시대의 변화에 맞서 싸운 앨범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Keep the Faith는 Bon Jovi의 가장 성숙한 앨범 중 하나로 평가되며, 그들의 장기적인 음악적 유산을 더욱 견고히 만든 작품이다. 물론 대중성이나 상업적인 성공은 Slippery When Wet이나 New Jersey처럼 대단하지 않지만, 글램 메탈의 시대를 넘어선 진지하고 깊이 있는 록 음악을 원하는 팬들에게는 여전히 걸작으로 손꼽힐 만한 앨범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