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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Quantum Enigma Review

Epica - The Quantum Enig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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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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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Quantum Enigma

Type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GenresSymphonic Metal
LabelsNuclear Blast
Length1:09:30
Ranked#3 for 2014 , #457 all-time
Album rating :  88.7 / 100
Votes :  47  (4 reviews)
Reviewer :  level 6         Rating :  90 / 100
<맥시멀리즘(Maximalism)>

Epica의 6번째 정규앨범 [The Quantum Enigma]의 사운드는 심포닉 고딕 메탈에서 끌어올 수 있는 모든 피쳐(Feature : 특징)들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결정체라고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심포닉'한 면을 사운드의 베이스로 삼으며 Simone의 보컬이 '고딕'의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출중한 드러밍과 파워풀한 기타 리프에서 볼 수 있듯이 '메탈'적인 부분도 놓지 않고 있는데, 이로 볼 때 이들의 이번 사운드를 '맥시멀리즘(Maximalism)'의 코드로 설명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보컬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사운드 측면에서 고딕적인 어프로치를 통해 정체성을 내세웠던 이들의 초기 디스코그라피들을 고려해보면, 이번작을 이전의 고딕적인 측면은 줄이고 보다 파워풀한 메탈과 장엄한 오케스트라에 집중한 조합으로 설명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앨범은 모든 소리의 요소들을 극단으로 까지 몰고 완벽에 가까운 수준으로 조합했다는 점에서 '메탈+오케스트라'라는 단순한 조합 형식의 코드로 설명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생각이다. 이는 그만큼 Epica의 이번 사운드가 한번 척 듣기에도 출중하다고 느낄 정도로 구성되었음을 반증하기도 한다.

아티스트에게는 음악적으로 무언가 새로운 측면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의무가 있는 동시에, 사운드가 새롭든 이전에 쓰이던 것이든 상관없이 음악적 요소들을 탁월하게 조합하여 '잘 만든' 앨범, 흔히 우리가 '클래식(Classic)'이라고 불리는 작품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도 존재한다. 그런 면에서 Epica의 이번 앨범은 사운드의 '새로운 측면'을 보여주는 면보다 '클래식'을 만드는 부분과 더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측면이 '맥시멀리즘'과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앞서도 말했듯 Epica의 맥시멀리즘의 핵심이 되는 부분은 파워풀한 메탈과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조합이다. 다만 무조건 파워풀하고 장엄한 요소들을 사용했다고 해서 수작 이상이 되기는 힘든데, 이로 볼때 본작을 수작 이상으로 평가하는 데는 그 이상의 요소들이 분명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The Quantum Enigma]에는 메탈과 오케스트라의 극적인 성격을 제대로 서포트 해주는 요소들, 예를 들자면 적재적소에 꽂아 넣는 Simone의 (메조)소프라노 보컬과 극적인 멜로디 라인, 프로그레시브틱한 접근들이 굉장히 탁월하다는 생각이다. 'The Essence Of Silence'의 사비(Sabi : 후렴)와 브릿지(Bridge : 후렴 이전에 등장하는 짧은 마디)는 Simone의 소프라노 부분을 극대화시키는 부분인데, 이는 하쉬 보컬(Harsh Vocal)이 주가 되는 벌스(Verse) 부분의 강렬함과 대비되어 극적인 연출을 보여준다. 후에 이어지는 'Victims of Contingency'는 위협적으로 들리는 오케스트라가 압권인 곡으로 파워풀한 기타 리프와 하쉬 보컬, Simone의 보컬이 자주 교차되며 병렬 진행하는 구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The Quantum Enigma]를 구성하는 곡들은 메탈과 오케스트라의 강점들을 꽉 잡고 있는 동시에 화려한 멜로디 라인과 출중한 보컬과 같은 요소들의 비중을 적절한 비율로 조합하면서 이번작의 성격, 즉 '맥시멀리즘'의 성격을 극단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다. 이러한 이번작의 성격을 가장 훌륭하게 드러내주는 트랙은 단연 'Chemical Insomnia'라는 생각이 드는데, Simone가 가진 음색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동시에 적절하다고 여겨질정도로 구성감있게 짜여진 프로그레시브틱한 곡구성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다양한 느낌을 짧은 플레이타임 속에 녹여내고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하고 싶다.

물론 이렇게 훌륭하고 빡빡한 사운드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이는 앞서도 말했듯 이들의 초기 정체성을 규정했던 고딕적인 어프로치가 거의 없어지고, 다른 심포닉 메탈 밴드들과 유사한 노선을 채택했다는 점과 연결되어 있다. 이들에게서 뭔가 색다른 분위기를 기대했던 청자들에게는 여러모로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라 'Canvas Of Life'가 등장하기 전까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분위기가 다소 부담스럽게 들린다는 점 또한 앨범을 과연 완급조절을 잘한 '클래식'으로 부를 수 있는가하는 의문을 남기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본작을 '클래식'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니어 클래식(Near Classic)'으로 부르는 게 어떨까하는 생각이다. 보다 쉬운말로 하자면 '수작 이상'.

그러나 확실한 것은 [The Quantum Enigma]와 같은 앨범은 결코 흔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음악적 역사에 대항하여 보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심화시키기 위해 작금의 많은 아티스트들이 선택하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맹점이 여러모로 제기되고 있는 요즘 자신감있게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는 길을 선택한 이들의 행보야말로 뚝심있다고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머리로는 부정할 수 없는 감각을 극대화시킨 본작이야말로, 표면적이고 피상적인 변화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청자들과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정체성을 튀게 만들지만 고민하는 얄팍한 아티스트들에게 내리는 묵직한 철퇴와 같다고 생각한다. 자신들만의 것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 중요하지만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듣기에 훌륭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클래식을 만드는 일은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나는 본작을 '니어 클래식'이라고 부르고 싶지만, '이 앨범은 단연 클래식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클래식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이번년도에서 단연 가장 주목해야할 앨범 중 하나다.

http://blog.naver.com/yunjoong90/22005173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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