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dition Hüman Review

Band	Queensrÿche
Album	Condition Hüman
Type	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October 2, 2015
Genres	Heavy Metal, Progressive Metal
Labels	Century Media Records
Length	53:24
Ranked	#131 for 2015 , #4,368 all-time

Reviewer :  Apache         Rating :  85 / 100

마지막으로 대지를 활보하던 공룡이 쓰러진 자리에 더 이상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여겼을 때, 후세의 학자들은 그 쓰러진 자리에서 화석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장대한 크기의 화석은 수많은 후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고대로부터 이어지는 용에 대한 전설들, 그리고 용을 기리는 창작들은 거기서부터 시발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것이 개인적인 추측이다. Queensryche는 그런 화석 중 하나였다. 모두가 기리는 거대한 창작의 원천이 되는 화석, 그리고 화석이기 때문에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거대한 과거의 유산이라고 모두가 생각했다.

그런 그들이 Geoff Tate라는 거물까지도 해고해 가며 발표한 앨범이 [Queensryche]라는 이름의 셀프 타이틀 앨범이었고, 이 앨범을 통해 그들은 자신이 더 이상 화석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현재진행형의 유산임을 포효하듯 선언했다. 그리고 그 후속 앨범인 [Condition Human]은 그들이 자신의 찬란했던 과거에 바치는 헌정이라고 할 수 있을 그런 앨범이다. [Queensryche]가 발매되기도 이전부터 신임 프런트맨 Todd La Torre가 밝혔듯이, 이들의 창작열은 한 순간도 식지 않은 채 후속 앨범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발표한 이 앨범, [Condition Human]은 이들이 빛났던 시기의 성취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당신은 Queensryche가 가장 빛났던 시절이 언제라고 생각하느냐, 이렇게 묻는다면 아마 크게 두 가지의 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The Warning]과 [Rage for Order]의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의 매력이 묻어나는 시대, 그리고 [Operation-Mindcirme]과 [Empire]로 대표되는 정련된 이들 특유의 프로그레시브한 미학이 빛나는 시대. 그리고 나는 이들이 가장 빛났던 시기가 후자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Condition Human]은 후자의 시대를 되돌리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Empire]를 연상시키는 사운드로 돌아온 가운데, [Operation-Mindcirme]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트랙이 감춤칼로 들어가 있는 그런 앨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마지막 대곡 Condition Human은 [Operation-Mindcrime]의 Suite Sister Mary를 연상시키는 면까지 느껴질 지경이다. 밴드가 근 몇 년 동안 낸 곡 중에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지점은 2%, 한 끗이 모자란 사운드. 과거로 돌아간 것은 좋은데, 과거 이상의 것을 느끼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요약해야 할 것 같다. 아울러, 오랜 세월 밴드를 지켜 온 드러머 Scott Rockenfield의 사실상 마지막 참여작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약간은 아쉬움이 느껴진다.

어쨌든, 아직 이들이 과거를 누볐던 거대한 공룡일 뿐 아니라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진행형의 공룡임을 엄숙하게 모두에게 포효하는 그런 앨범이다. 후기 Queensryche가 더 이상 변질된 새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공룡임을 드러내는 그런 멋진 앨범. 전작보다 더 나아진 면이 많아서 전작보다 상향된 점수를 매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