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 Be Your Hero Review

Band	Rhapsody of Fire
Album	I'll Be Your Hero
Type	EP
Released	June 4, 2021
Genres	Power Metal
Labels	AFM Records
Ranked	#130 for 2021 , #6,447 all-time

Reviewer :  건치미소         Rating :  90 / 100

2016년 파비오 리오네의 탈퇴 이후, 랩소디 오브 파이어의 활동에는 항상 의문부호가 붙게 마련이었다. 2012년부터 이어진 루카 투릴리스 랩소디와의 분열된 팬덤간의 갈등 사이에서 역사를 이어받았음에도 항상 정통성과 명분에 대한 공격을 받아 왔는데, 파비오의 탈퇴 이후 이러한 공격은 더욱 매서워 졌다. 설상가상으로 2019년 파비오는 루카 투릴리와 손을 잡아버리고 뛰어난 명작 Zero Gravity를 만들면서, '랩소디 오브 파이어는 끝이다' '허울만 좋은 허수아비 일 뿐'이라는 여론의 냉담한 평가를 받게 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루카 투릴리와 리오네의 프로젝트는 알다시피 전성기시절 멤버가 스타로폴리를 제외하고 모두 있는반면, 정작 본가인 RoF는 터줏대감 스타로폴리와 창립멤버, 그나마도 오랜기간 밴드를 떠나있던 로베르토 데 미켈리 뿐이고 나머지는 다 뉴페이스였으니 명분적인 면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 했던 것이다. 그와중에 음악을 잘만드냐면 딱히 그렇지도 못 했고. 이렇게 랩소디 오브 파이어는 기나긴 역사를 등지고 서서히 저물어 갈 것으로 보였다.

허나 스타로폴리는 순순히 운명에 순응하지 않을 모양이다. 탄탄한 기본기 아래 그동안의 작업물과는 다른 시도를 하려 했다. 물론 그 시도가 참신하냐 하면 그건 또 아니지만, 20년동안 밴드의 프론트맨으로 자리했던 파비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듯 하다. 모두들 알다시피 지아코모 볼리의 보컬은 파비오 리오네와 완벽히 대척점에 있는 보컬이다. 그는 리오네와 다르게 시원한 고음과 날카로운 음색을 지녀 중후한 저음과 깊은 울림의 파비오와는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허나 스타로폴리는 전작에서는 여전히 파비오에 어울리는 작곡을 했고, 결국 이는 볼리의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하게 했다. 이번엔 다르다. 이제 경험이 쌓여 영점이 잡힌 볼리의 보컬에 걸맞는 작곡과, 그에 맞게 달라진 성향의 레코딩이 눈에 띈다. 보다 정석적인 북유럽식 파워메탈의 느낌을 받았다. 특히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이 스트라토바리우스. 새로운 시도라기엔 이미 여러번 시도된 방식이지만, 랩소디에게 이런식의 음악은 이전에 해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전체적으로 공허하던 믹싱도 풍성해졌고 깔끔해 졌다.

보다 정확한 평가는 이번 가을에 나올 정규앨범을 들어보고 결정해야겠으나, 현재로서는 매우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과연 스타로폴리와 로베르토는 볼리와 함께 변화에 성공하고 앞으로의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을것인가?